검색
[모연화의 관점] 잘 사용하면 약이 되는 공포소구(24)
기사입력 : 23.03.08 05:50:13
1
플친추가





공포는 위험의 가능성을 높게 지각할 때 느끼는 무섭고 두려운 감정이다. 공포 소구(fear appeal)는 사람들의 생존 욕구를 자극해 보호 동기를 유발하는 메시지 전략을 뜻하며, 헬스 캠페인에서 자주 활용된다. 구체적으로 권고하는 건강 행동을 따르지 않을 경우 경험할 수 있는 부정적인 결과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방식을 취한다.

예를 들어 2020년 9월 서울시는 청사 벽에 어느 마스크를 쓰시겠냐는 질문 아래 방역 마스크를 쓴 사람과 산소마스크를 쓴 사람을 대비 시켜 보여주고, 방역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산소마스크를 쓰게 될 수 있다는 위협을 한 포스터를 공개했다.

다른 예로, 2015년 보건복지부는 '후두암 1㎎ 주세요'라거나 '폐암 한 갑, 뇌졸중 두 갑 주세요'라는 메시지를 전면에 세운 금연 캠페인을 펼쳤다. 2014년에는 '흡연은 뇌졸중 발병률을 3배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라는 메시지와 뇌졸중으로 고통받는 사람의 이미지를 활용하여 금연 행동을 권고하고자 했고 말이다.

헬스 캠페인에서 공포 소구는 건강하지 않은 행동에 관한 '혐오감'을 갖게 해 그 행동을 싫어하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안전띠 미착용 결과를 처참하게 묘사하는 공익광고나 비만으로 만성질환 합병증이 심해져 휠체어를 타는 모습을 묘사한 포스터 등은 자극적인 결과를 보여주며, 권고된 행동의 필요성을 느끼게 만든다.

이 같은 공포 소구는 그 행동을 시작조차 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훨씬 효과적이다. 가령, 흡연, 마약, 의약품 남용 영역에 사용되는 공포 소구는 백지상태 청중의 마음에 더 닿게 되어있다.

하지만 공포 소구의 강도가 세다고 무조건 태도 변화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공포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인 위테(Witte) 교수는 확장병행과정모델(Extended Parallel Process Model, EPPM)을 통해 공포에 관한 특이점이 위협 통제(threat control) 혹은 공포 통제(fear control)의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X
AD
질염엔 세나트리플로 이벤트참여 →
위협 통제 과정은 다음과 같다. 메시지를 읽은 수용자가 공포를 느낀다. 그리고 권고된 행동이 공포를 피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생각을 한다. 아울러, 자신이 그 권고 행동을 잘 이행할 수 있다는 느낌이 든다. 그렇다면 메시지 수용자는 위험을 통제하기 위해 메시지 속에 제시된 권고 사항을 따르는 것이 바로, 위협 통제 과정이다.

반면, 공포 통제는 메시지를 읽은 수용자가 너무 무섭고 두려워 메시지를 회피하는 상황, 즉, 공포 자체를 (보지 않음으로서) 통제하는 과정을 일컫는다. 타조가 위협을 받을 때 머리만 숨기는 것과 비슷하다고나 할까?

사실 공포 통제는 눈을 감고 공포로부터 회피해 자신의 마음을 보호하는 심리적 방어기제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사회 심리학자인 윌리엄 맥과이어(William McGuire) 교수는 사람들이 감당할 수 없는 공포 크기를 사용하거나 너무 장시간 동안 같은 공포 소구를 되풀이 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설명한다. 반복된 기조의 메시지는 심리적 반발(Psychological Reactance)을 일으켜, 공포를 무시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한편, 공포 소구는 헬스 마케팅에도 심심찮게 활용된다. 기업인이자 쇼핑호스트인 장문정 작가는 그의 유튜브 방송 콘텐츠를 통해 공포 소구로 뇌에 관련한 보험 판매 메시지 전략을 여과 없이 보여줬다. 전 세계적으로 2초에 한 명씩 뇌졸중 환자가 생겨나고 6초에 한 명씩 사망한다는 메시지로 공포감을 조성하고 예방의 목적으로 뇌졸중 보험상품을 구매하라는 것이 요지였다.

화장품에서도 공포 소구는 활용된다. 선크림을 바르지 않은 트럭 운전사의 피부 사진이 대표적인 예라 하겠다. 건강기능식품, 운동 프로그램, 의약외품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영역에서 공포 소구는 활용된다. 직접적이고 적나라한 메시지에 익숙지 않은 사람들에게 공포 소구는 과하다는 느낌도 들지만, 건강에 대한 위협은 생존에 대한 위협이기 때문에, 건강 영역에서 공포 소구만큼 잘 먹히는 소구는 없다.

때때로 약사는 매일 약 먹기와 같은 [귀찮은] 건강 행동을 [위협 메시지]를 활용해 설득해야 한다. 이런 경우, 앞서 설명한 공포 소구의 전략과 이론을 현장에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누구를 대상으로" "어느 타이밍에" "어느 정도의 강도로" "어느 정도의 기간" 공포를 사용해야 하는지 말이다.

아울러 혹여 내가 사용하는 공포 소구가 심리적 반발로 무시되고 있는 건 아닌지, 점검해 보는 것도 중요하다. 만약, 그렇다면 복기해 봐야 한다. 대상 오류인지, 타이밍 오류인지, 강도 오류인지, 기간 오류인지 말이다.
데일리팜(dailypharm@dailypharm.com )
글자크기 설정
가나다라마바사
가나다라마바사
가나다라마바사
관련기사
  • OTC제품 운영 및 관리 바로가기
  • (안연케어)원주 의약품 물류센터 관리약사 채용 바로가기
  • MSL - Oncology 바로가기
  • 품질보증팀장, 품질관리약사 모집 바로가기
  • Product Manager (Vyepti) 바로가기
  • 안산 QA 매니저(경력 3년↑) 채용 바로가기
  • 충북 음성 관리약사(제조/품질) 경력무관 바로가기
  • 제이씨헬스케어 전주지점 관리약사님 모집 바로가기
  • 화성 향남 제조/품질관리 부문별 약사 채용 바로가기
  • 화성 향남 제조관리약사 (경력 7년↑) 채용 바로가기
  • R&D센터 연구원 채용(경력무관) 바로가기
  • 2025년 정기 공채 바로가기
  • [동국제약] 신입/경력 채용(헬스케어/개발/글로벌/영업/마케팅/디자인/물류) ~ 5/21 바로가기
  • 환인제약(주) 5월 수시채용(5/14(수) 13:30까지) 바로가기
  • 명문제약(주) 고형제 팀장 인재모집 바로가기
  • 서울특별시 종로구 임기제공무원(약사) 임용계획 공고 바로가기
  • 대단한 글입니다. 애매하게 언뜻 아는 듯한 내용이 교과서처럼 정리된 느낌입니다.
    23.03.14 23:15:02
    0 수정 삭제 2 0
0/300
 
메일보내기
기사제목 : [모연화의 관점] 잘 사용하면 약이 되는 공포소구(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