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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제비 환수법, 제약계 '기한이익' 충격파…약국은 미소
    기사입력 : 23.04.28 05:5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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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P토픽] 거부권 가능성 희박…정부 공포 후 6개월 뒤 시행

    '이길 자신 있는' 약가인하 소송만 집행정지 전략 가능

    약국, 널뛰기 약가 줄어 반품 갈등 등 일부 해소 전망

    [데일리팜=이정환 기자] 제약바이오 업계 시선이 집중됐던 약가인하 집행정지 약제비 환수·환급 법안이 27일 저녁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제약사들의 집행정지 전략에 상당한 충격파를 예고했다.

    단편적으론 입법 목표인 약가인하 집행정지가 유발하는 건강보험 재정 누수·손실 문제가 축소될 가능성이 커진다. 제약사들이 승산있는 소송에 대해서만 약가인하 집행정지를 신청하는 환경이 즉각 구축되는 영향이다.

    반면 제약사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하고 집행정지 제도를 형식 뿐인 제도로 형해화 하며 행정법 체계를 훼손한다는 지적이 있는 만큼, 약제비 환수법 시행 후 제약사들이 헌법재판소에 위헌 소송을 제기할 확률도 생겼다.

    일선 약국가는 정부 약가인하 처분과 제약사 집행정지 신청으로 몸살을 앓았던 '널뛰기 약가' 문제가 대폭 줄어드는 효과를 볼 전망이다.

    ◆약제비 환수법, 내용은=본회의를 통과한 법안의 쟁점은 국민건강보험법 내 '보험약제 행정쟁송 결과에 따른 환수·환급 제도'를 도입하는 제101조의2 신설이다.

    해당 조항은 정부의 약가인하 처분 후, 제약사가 법원에 처분 취소 소송과 집행정지 가처분을 신청했을 때 작동한다.

    먼저 법원이 제약사가 신청한 약가인하 집행정지를 인용하고, 처분 취소 소송에서 제약사가 이겼을 때는 환수·환급 필요성이 없다.

    집행정지가 인용되고 취소 소송에서 제약사가 졌을 때, 정부는 집행정지 인용 시점부터 제약사 패소 시점까지 제약사에게 지급한 약가 즉, 인하되지 않은 약가를 소급계산 해 환수한다.

    제약사 입장에서 패소 가능성이 큰 약가인하 처분에 대해서는 집행정지 신청을 하지 않을 확률이 높아지는 이유다. 제약사가 집행정지 기간 미인하 약가분 소급 환수라는 부담을 짊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제약사의 약가인하 집행정지가 인용되지 않고, 취소 소송에서 제약사가 승소했을 때는 정부가 약가인하 시점부터 승소 때까지 인하한 약하를 소급계산해 제약사에 환급해줘야 한다.

    법원이 정부가 부당하게 제약사 약가를 인하했다는 판단을 내렸으므로, 그에 상응하는 약가피해를 다시 돌려주는 의미다.

     ▲약제비 환수·환급법 관련 복지부 입장.


    ◆입법 배경은=약제비 환수·환급 법제화 배경은 최근 10여년 간 제약사들이 약가인하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하는 비율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1년부터 2022년까지 총 64건의 약가인하 취소 소송이 제기됐으며, 최근 소송이 대폭 증가하는 추세다.

    약가인하 취소 소송 유형은 크게 3종류다. 특허 만료로 최초 제네릭 등재에 따른 오리지널 약가인하 처분을 받은 제약사의 취소 소송으로, 64건 중 20건을 차지했다.

    재평가 등 가산종료, 급여기준 축소 약가인하에 반발한 제약사가 취소 소송을 제기한 건수도 21건이다. 리베이트 적발 약제 약가인하에 대한 취소 소송도 23건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2018년 이후 5년 간 총 44건으로 소송 제기 증가 추세가 뚜렷하다는 게 복지부 입장이다.

    복지부는 제약사가 신청한 집행정지 신청을 대부분 인용하면서 취소 소송 최종 판결 때까지 인하해야 할 약가를 인하하지 못하면서 건강보험 재정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며 약제비 환수법 필요성을 주장 중이다.

    일부 제약사들이 1심(행정법원 원심), 2심(고등법원 항소심), 3심(대법원 상고심) 판결 결과가 나올 때까지 약가인하 처분이 되지 않는 현실을 이용해 승·패소 가능성을 따지지 않고 취소 소송과 집행정지부터 신청하는 풍토가 관행화 했다는 지적이다.

    복지부는 해당 주장에 대한 근거도 제시했다. 특허만료 후 제네릭 출시로 약가가 30% 깎여야 하는 오리지널 약가인하 소송 20건 중 패소 사례가 0에 수렴해 문제라는 것이다.

     ▲약가인하 소송 통계.


    복지부는 2018년 이후 집행정지가 인용된 약가인하 소송 42건에 대해 2021년 6월까지 제약사 약가인하 지연으로 약 4000억원의 건보 재정 손실이 발생했다고 추정한다.

    복지부 직권조정으로 인하됐어야 할 약가가 깎이지 않은 게 약 3700억원이며 리베이트로 인하됐어야 할 약가는 약 300억원이다.

    ◆제약계 영향은=약제비 환수·환급법의 본회의 처리로 입법을 위해 필요한 절차는 정부 공포 뿐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해당 법의 부당성을 이유로 일명 거부권으로 불리는 '재의 요구권'을 행사할 수 있지만, 정치적 부담으로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게 국회와 제약계 중론이다.

    결국 법이 공포되면 제약사들은 '이길 자신이 있는' 약가인하 처분에 대해서만 취소 소송을 제기하고 집행정지를 신청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소송에서 지면 정부가 집행정지 기간 내 인하되지 않은 약제비를 소급계산해 제약사에 징수할 수 있어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는 데다가, 소송을 제기해 얻을 실제 이익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복지부로서는 약가인하 소송에 들어가는 행정피로를 줄이고 건보재정 건전성을 강화하는 효과를 누릴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약가인하 처분을 받은 제약사가 재판청구권 침해 등을 이유로 약제비 환수 조항에 대한 위헌심판을 제기할 가능성도 생긴다.

    실제 약제비 환수법이 시행 이후 최초로 법 조항 적용을 받아 기한의 이익을 누리지 못하게 될 제약사는 국산신약을 보유한 국내 한 제약사 일 것으로 점쳐진다.

    약제비 환수법이 없었던 과거에는 오리지널을 다수 보유한 글로벌 제약사들이 특허만료 제네릭 출시 약가인하 처분 즉시 집행정지를 주로 신청하고 취소 소송을 제기, 길게는 3년 이상 약가인하를 지연시켜 처방매출 하락을 막는 이익을 챙겼지만 법 통과 이후에는 공교롭게 국내 제약사가 이익을 볼 수 없는 첫 번째 사례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법 시행으로 약가인하 집행정지 기한의 이익을 놓치게 될 제약사가 추후 복지부 행정처분 시 약제비 환수법 위헌소송을 제기할지 여부도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약국은 미소=반면 약제비 환수법 통과는 일선 약국가와 대한약사회에게는 호재란 평가다.

    약국은 오리지널 약가인하, 리베이트 약가인하, 가산재평가 약가인하 때마다 제약사가 집행정지와 취소 소송을 제기하면서 약값이 몇번씩 오르내리는 '널뛰기 약가' 문제를 오랜기간 지적해왔다.

    약국은 복지부 인하 처분과 제약사 소송의 직접 이해당사자가 아닌데도, 약가 등락이 반복돼 행정업무 부담이 커지고 경제 손실이 발생한다고 토로한다.

    약사회도 해당 법안 발의 당시 "제약사의 무분별한 행정쟁송이 반복되면서 보험약가가 빈번하게 오르내려 약국은 과중한 반품 업무와 함께 차액정산 부담까지 짊어지고 있다"면서 "약국의 장기간 경제적 손실을 막기 위해 법안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약사회는 "약가 변동이 요양기관의 약제비 산정과 구입가중평균가 산정에 영향을 줘 추후 행정처분 위험이 높아지는 문제도 법안으로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약제비 환수 조항이 정부 공포로 발효되면 제약업계는 물론 약국 경영에도 적잖은 변화가 생기게 된다.

    한편 약제비 환수 조항은 정부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한다. 해당 규정은 법 시행 이후 청구 또는 제기되는 행정심판·행정소송부터 적용한다.
    이정환 기자(junghwanss@dailyphar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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