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침체 등의 여파로 경영여건이 위축되면서 제약업계의 임금인상율이 예년에 비해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제약사 노사 대부분이 인상폭을 낮추거나 작년과 비슷한 수준에서 임금협상을 타결지은 결과다.

이 같은 사실은 한국노총 산하 화학노련이 집계한 올해 임단협 자료 중 데일리팜이 의약분과 소속 제약사만을 분리해 비교한 결과 드러났다.

2일 비교결과에 따르면 올해 임금협상이 타결된 주요 제약사 16곳의 평균 임금인상율은 5.55% 수준이었다.

이는 화학노련 산하 122개 업체 평균 5.43%보다는 높았지만, 지난해 조사된 26개 제약사 평균 5.70%와 비교해서는 소폭 하락한 수치다.

업체별로는 녹십자, 삼진, 초당을 제외하고 대부분 인상율이 낮아졌거나 지난해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구체적인 타결현황을 보면, 녹십자는 지난해 기본급 대비 6.5% 인상됐지만, 올해는 기준이 연봉으로 바뀌고 인상율도 1% 증가한 7.5%로 나타났다.

아스트라제네카는 2년치 임금협상을 일괄타결 올해와 내년에 각각 6.5%씩 임금을 인상키로 합의했다.

여기다 일괄타결 축하금으로 올해는 70만원, 내년에는 50만원을 더 지급한다.

삼진제약은 지난해 기본급 대비 5%였던 것이 올해는 6%로 인상율이 1% 포인트 상승했다.

마찬가지로 초당약품도 지난해 4.3%에서 5.3%로 1% 포인트 더 인상됐다.

반면 국제약품은 지난해 7% 인상했지만, 올해는 임금을 동결하고 특별상여금만 100% 지급키로 합의했다.

또 일동제약은 6%→5.4%, 일양약품은 5.6%→4.86%, 태평양제약은 7.5%→6.2%, 한독약품은 6.1%→4%, 화이자는 5.9%→5% 등으로 각각 인상율이 하락했다.

이밖에 보령제약, 현대약품 등은 전년과 같은 인상율을 유지했다.

이와 관련 화학노련은 “지난 9월 18일 기준 전체 433개 조직 중 임·단협 타결조직은 122곳으로 교섭진도율은 28.2%, 임금인상율은 5.43%에 불과하는 등 전반적으로 예년에 비해 교섭진도율과 인상율이 낮아졌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올해 임금인상 요구율이 평균 8.07%인 점을 감안하면 타결율은 목표치를 훨씬 밑도는 수준이다.

화학노련은 이에 대해 “세계 경제의 악화, 국제 유가 및 국제원자재가 급등 등에 따른 국내 경제이 어려움, 소비자물가 상승, 고용불안 등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