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트루다, 면역항암제 중 최초 HER2 양성위암 치료 허가
글로벌서 유효성 확인한 키트루다, 아시아 임상서도 생존기간 개선
옵디보, 키트루다와 함께 HER2 음성 위암 치료옵션 등극…사망위험 감소
[데일리팜=손형민 기자] 새롭게 추가된 면역항암제 옵션들이 난치암으로 분류되는 위암의 치료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전이성 위암은 오랜 기간 신약 불모지로 분류됐다. 지난 20여 년 간 위암 영역에서 새로운 치료제 개발을 위해 다양한 임상 연구가 진행됐지만 대부분 실패로 끝났다. 위암은 종양 특성상의 이질성(heterogeneity)으로 인해 치료제 개발과 임상 연구를 통해 효능을 입증하는 것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간 라파티닙+파클리탁셀, 라파티닙+항암화학요법, 트라스투주맙엠탄신, 트라스투주맙+퍼투주맙+항암화학요법 등 다양한 치료제가 임상에서 실패를 맛봤다. 전이성 위암 1차 치료 선택지는 오래 전 도입된 항암화학요법과 2010년 HER2 양성 위암 1차 치료에 허가된 트라스투주맙+항암화학요법뿐이었다.
다만 위암 환자에게 면역항암제라는 새로운 희망이 생겼다. 지난해 오노와 BMS가 개발한 옵디보가 국내 허가 2년여 만에 HER2 음성 위암에 급여 적용되면서 면역항암제 옵션이 확대됐다.
또 작년 12월 MSD의 키트루다는 전이성 HER2 양성 위암 1차 치료로 허가를 받은 데 이어 최근 3월 HER2 음성 위암에까지 적응증을 확대했다. 키트루다는 HER2 양성 위암에 허가받은 최초 면역항암제 옵션으로 등극했다.
키트루다, HER2 양성 위암 1차 치료에 13년 만 신규 치료옵션 등극
키트루다는 지난해 12월 PD-L1 양성으로서 수술이 불가능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HER2 양성 위 또는 위식도접합부 선암 환자의 1차 치료에서 트라스투주맙과 플루오로피리미딘,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과의 병용요법으로 적응증이 확대됐다.
키트루다의 국내 허가로 인해 2010년 허셉틴(트라스투주맙) 허가 이후 13년 만에 위암 1차 치료옵션에 변동이 생겼다.
면역항암제 옵션이 전무하던 HER2 양성 위암에서 키트루다의 첫 발걸음을 남긴 연구가 국내에서 진행된 임상2상 PANTHERA 연구다. PANTHERA는 라선영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를 비롯한 한국 연구진이 한국인 위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으로 연구 결과 키트루다+트라스투주맙+항암화학요법 병용요법군은 76.7%의 높은 객관적 반응률(ORR)을 보였다.
또 기존 표준치료요법인 트라스투주맙+항암화학요법 병용요법 대비 전체 생존기간(OS) 중앙값을 약 6개월 연장하는 등 유의미한 치료 혜택을 확인했다. 한국인 대상 임상에서 유효성을 확인한 MSD는 글로벌 임상3상 KEYNOTE-811연구로 확장해 효능과 안전성을 확인했다.
KEYNOTE-811 임상 연구 결과, 키트루다 병용요법은 PD-L1 CPS 1 이상인 환자에서 대조군 대비 무진행 생존기간(PFS)을 유의미하게 개선했다.
중앙 추적관찰 기간 38.5개월 시점에서 키트루다 병용요법은 대조군 대비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29% 감소시켰다. 또 키트루다 병용요법은 대조군의 15.7개월보다 4개월 이상 개선된 20.0개월의 OS 중앙값을 보이며 OS에서도 긍정적인 경향을 확인했다.
데이터에서 주목할 만한 수치는 ORR이다. 키트루다 병용요법의 ORR은 73.2%를 기록했다. 그 중 완전관해(CR)를 보인 환자의 비율도 16.4%로, 대조군의 10.1% 대비 높았다.
라선영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PANTHERA 연구에서 확인된 긍정적인 경향은 KEYNOTE-811 연구에서도 일관되게 나타났다. 특히 기존 환자의 OS가 15개월 정도였던 것을 고려하면 키트루다 병용요법은 30%가량 OS 개선을 이뤄낸 것으로 볼 수 있다. 면역항암제 치료옵션이 없어 고통이 크던 HER2 양성 위암 환자의 생존기간 연장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키트루다, 옵디보 이어 HER2 음성 위암 1차치료에 승인
전이성 HER2 음성 위암의 1차 치료의 표준요법은 2020년까지만 해도 과거에 도입된 항암화학요법에 머물러 있었다. 환자들의 생존율은 일반적으로 12개월을 넘지 못해 생존 기간 연장에 대한 의료 현장의 미충족 수요가 높았다.
옵디보는 HER2 음성 위암 1차 치료에 허가와 보험급여가 적용되며 최초의 면역항암제 치료 옵션으로 자리했다.
옵디보는 2021년 6월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위선암, 위식도 접합부 선암 또는 식도선암의 1차 치료로 플루오로피리미딘과 백금 기반 화학요법과의 병용요법으로 국내 허가됐다.
옵디보는 국내 허가를 획득한 지 약 2년 만인 지난해 9월 1일부터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위선암, 위식도 접합부 선암 또는 식도선암의 1차 치료에서 HER2 음성이며 PD-L1 CPS 5 이상인 환자를 대상으로 급여가 적용되고 있다.
옵디보+항암화학요법 병용은 CheckMate-649 임상3상 임상 3년 장기 추적 관찰 결과에서 PD-L1 발현율에 관계없이 화학요법 단독요법 대비 장기적인 생존 이점을 확인했다.
옵디보 병용요법군은 전체 환자군에서 OS 중앙값 13.7개월과 3년 전체 생존율 17%를 기록하며, 항암화학요법 단독요법군(11.6개월, 10%) 대비 유의한 생존 개선 혜택을 확인했다. 옵디보는 사망 위험을 66%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옵디보.
다만 PD-L1 CPS 발현율 5 미만(약 40%)의 환자는 옵디보를 급여 처방받을 수 없다.
키트루다는 HER2 음성 위암 1차 치료에서 PD-L1 발현율과 상관없이 항암화학요법 대비 임상적 유용성을 입증했다.
KEYNOTE-859 임상 결과, 중앙추적 관찰기간 31개월 시점에서 키트루다+항암화학요법 병용요법의 OS 중앙값은 12.9개월로, 항암화학요법 단독요법의 11.5개월 대비 높았으며, 사망 위험을 22% 감소시켰다.
특히 PD-L1 발현율에 따른 세부 분석에서도 키트루다 병용요법은 유의미한 임상적 혜택을 확인했다. PD-L1 CPS 1 이상 10 미만 환자군에서 키트루다 병용요법은 사망 위험을 17% 감소시켰다. 현재 면역항암제 급여 혜택을 보지 못하는 환자군인 PD-L1 1 이상 4 이하인 환자에서도 사망 위험을 22%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키트루다 병용요법은 2차 평가변수인 PFS 또한 유의미하게 개선했다. 키트루다 병용요법의 PFS 중앙값은 6.9개월로 항암화학요법의 5.6개월 대비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24%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키트루다 병용요법은 아시아인 하위 분석 결과에서도 효과를 보이며 한국인 환자에서 생존기간이 더욱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형성하고 있다. 키트루다 병용요법은 항암화학요법의 13.0개월 대비 17.3개월이라는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을 확인하며 사망 위험을 29% 감소시켰다.
라 교수는 “항암 치료에서 1차 치료는 환자들의 향후 치료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아주 중요한 시기인데 이전까지 전이성 위암의 1차 치료에 적용할 수 있는 옵션이 매우 제한적이어서 의료 현장의 미충족 수요가 컸다”며 “키트루다가 전이성 위암 1차 치료에서 확인한 임상적 혜택은 매우 의미 있는 성과”라고 전했다.
손형민 기자(shm@dailyphar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