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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선] 혈우병치료제 선택권과 환자의 눈물[데일리팜=노병철 기자] 최근 12세 미만 혈우 환자에 대한 혁신신약 헴리브라주사제 투약이 일시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치료가 중단되자 소아 혈우 환자 보호자들은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급여기준 개정·확대·삭제 당위성을 호소하는 내용의 글을 게재했다. 이후 관련 청원을 지지하는 국민 참여 수는 현재 1만명을 넘은 상황으로 파급·설득력을 얻고 있다. 논란이 되고 있는 혈우병A 항체·비항체 치료제 헴리브라 투약 중단 사태의 발단은 급여기준에 대한 다소 모호한 해석에 근간을 두고 있다. 올해 2월 적용된 헴리브라 급여기준은 ▲ITI(면역관용요법·항체제거)에 실패한 환자 ▲ITI 대상 요건에 부합하면서도 실시가 불가능하다라는 의사의 소견서가 있는 경우 ▲ITI 성공 이후 항체가 다시 생성된 경우에 한해서만 인정된다. 아울러 항체가 있는 혈우병 환자에 대한 급여가이드라인은 면역관용요법을 우선 고려해 치료할 것을 권고하고 있어 주치의와 환자로 하여금 처방 선택권을 제한할 소지가 다분해 보이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심평원은 고항체이면서 1~5년 미만의 항체환자, 출혈이 잦은 환자, 두개강 내의 출혈이 보이는 환자 등에 대해서는 면역관용요법을 먼저 실시해야 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 면역관용요법에 사용되는 약제로는 그린에이트, 애드베이트, 이뮤네이트, 베네픽트 등이 있다. 항체를 제거하는 면역관용요법의 최대 단점은 주 2~3회 정맥주사를 통해 투약하는 점인데, 12세 미만 소아는 혈관을 찾기 어려울뿐더러 1~2년여가 소요되는 치료기간 동안 정맥주사를 맞는 것 자체가 고통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피하주사제인 헴리브라는 투약이 간편하고 편리해 정맥주사에 따른 통증·공포심이 훨씬 덜한 장점이 있어 선호·만족도가 높다. 헴리브라의 투약은 정부가 그동안 강조해 온 보장성 강화/약제비 절감에 대한 방향성과도 일치한다. 헴리브라의 1년 간 약제비는 60~70kg 성인 기준 3~4억원, 12세 미만 소아의 경우 1억2000만원 가량으로 우회치료제인 노보노디스크제약의 노보세븐알티·다케다제약의 훼이바 보다 저렴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우회치료제에는 투여 방법에 대한 기준은 있지만 소아 환자에 대한 면역관용요법 기준은 없다. 때문에 약물 간 규제 형평성 부분에서도 제한이 가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성인과 소아에 대한 면역관용요법 처치 기준 불균형도 문제다. 성인에 대해서는 우선적으로 면역관용요법을 실시할 필요가 없지만 소아에 대해서만 면역관용요법을 1차적으로 고려하라는 방침 자체가 난센스다. 기존 우회치료제에 대해서도 면역관용요법을 선제적으로 고려해 투약하라는 규정이 없는데 무슨 이유로 투약편의성이 높고, 약제비가 저렴한 혁신신약에 대해서만 제동을 걸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헴리브라가 대체약제 대비 약가가 월등히 높다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12세 미만에 대해서 유독 면역관용요법을 먼저 실시한 후 실패한 환자에 대해서만 헴리브라를 투약할 수 있다는 급여기준은 쉽게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만약 헴리브라에 대한 소아급여가 인정되지 않는다면 출혈 시 마다 투여해야 하는 우회치료제로 돌아갈 수밖에 없어 이점이 많은 좋은 약물을 두고 사서 고생을 해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더군다나 면역관용요법은 이틀에 한번 정맥주사로 고용량의 8인자를 투여해 항체를 없애는 방법으로 약 1~2년 가량의 치료기간이 소요되며, 성공률도 70% 정도로 낮은 편이다. 더욱이 항체가 제거된다 하더라도 또다시 항체가 생성될 우려도 있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현재 국내 항체 환자는 50여명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중 면역관용요법 시행자는 11명이고, 이중 9명이 12세 미만이다. 12세 미만 혈우 환자에 대한 급여기준 문제의 올곧은 방향성 설정은 재외국의 이와 관련한 사례를 면밀히 들여다 볼 필요도 있다. 영국 등 선진국에서 채택하고 있는 가이드라인도 국내와 유사하게 항체를 없애는 면역관용요법을 제일 먼저 고려토록 권고하고는 있다. 그러나 환자의 출혈 양상 등을 살피면서 규정에 함몰되지 않고 헴리브라를 적용하도록 치료 범위를 넓혀주고 있다. 즉 이들 국가는 면역관용요법은 의료진과 환자의 선택과 판단의 문제이지 의무적 시행은 아니라는 합리적 기준을 견지하고 있다. 때문에 이번 사태의 해결 실마리는 환자 상황을 고려한 의료진의 소신있는 약물 투약권 보장에 있다. 급여기준에 명시돼 있듯 '의사의 소견서가 있을 경우 투약 가능'이라는 대목을 확신하고, 의사 고유의 처방권을 실행으로 옮길 수 있는 용기가 절실하다. 이번 사태는 급여기준에 대한 해석의 오해지 아직 심평원의 공식 입장·결론이 발표되지 않은 점도 일말의 기대와 희망을 걸 수 있는 부분이다. 희귀병을 앓고 있는 것도 가슴 아픈데, 빠르고 확실한 치료법이 존재하고 있음에도 멀고 험난하면서 불확실한 처치방법을 택하라고 하는 일은 환자의 약물 선택권과 존엄성을 침해하는 것과 다름없다. 1~3회 내외로 마무리되는 독감·간염백신 주사를 맞는 것도 어떤 사람에게는 극도의 고통과 공포심을 줄 수 있다. 그런데 5살 어린 환자에게 수백번에 달하는 정맥주사 면역관용요법을 고집·강요하는 것은 효율적 질병치료 우선의 원칙과도 정면으로 대치됨을 보건당국은 다시금 상기할 필요가 있다.2021-04-16 06:16:45노병철 -
[칼럼] 코로나 치료제 임상3상, 식약처 규제완화 필요국내 제약사들이 코로나19 예방과 치료 임상시험의 환자모집에 난관을 겪으면서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예방의약품과 치료의약품 개발 마지막 단계인 3상 임상시험이 모두 국내에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백신 3상 임상시험은 미국의 경우 3.2만 명 정도의 건강한 일반인이 참가 하는데 우리나라 경우 코로나19 발생률이 미국의 4.5%로 70만 명 정도가 참가해야만 백신의 유효성을 검증할 수 있다. 이런 규모의 임상시험이 국내에서 불가능하다는 것은 이해가 된다. 백신은 건강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지만, 예방(post exposure prophylactic treatment-코로나19 노출 후 감염예방치료) 의약품은 백신과는 달리 코로나19 환자에 노출이 되어 감염위험이 높은 사람을 대상으로 하고, 치료의약품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동일한 의약품을 예방과 치료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예방과 치료 모두 시간을 다투는 문제다. 최근 언론보도에 따르면, 약물 재창출을 방법으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뛰어든 국내 제약사들 대부분 글로벌 임상을 계획 혹은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충분치 않기 때문에 코로나19 예방과 치료 3상 임상시험이 국내에서 불가능하다고 한다. 그러나 하루에 400~700명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4차 대유행이 눈앞에 다가오는 상황에서 예방과 치료 임상시험이 국내에서 불가능하여 해외로 나가야 한다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해외에서 진행해야 한다면 비용문제는 차치하더라도 심각한 시간적 지연이 발생한다. 시간과 싸워야 하는 예방과 치료는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고, 필요하면 규제를 바꿔서라도 시간을 단축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식약처에서 후진적이고 경직된 규제를 임시라도 완화하여 준다면 코로나19 예방과 치료 임상을 지금이라도 국내에서 할 수 있고 3~4개월이면 완료될 수 있다. 해외로 나간다면 임상시험 준비에만 6개월 이상 걸린다. 우선 예방을 보자. 전문가에 의하면 확진자 가족이 감염되어 양성 판정을 받을 확률이 미국의 경우 10.5%이고 국내의 경우 7.55%라고 한다. 편의상 확진자 가족의 감염-양성율을 8%라고 하자. 만약 1,000명의 가족은 예방약을 처방하고 1,000명은 위약을 처방하고 몇 명이 양성 판정이 되는가를 관찰한다면 예방약의 유효성을 결정할 수 있다. 처음 120명이 양성판정이 날 때 데이터 분석을 하여 80명이 위약군 40명이 예방약군으로 나뉘면 50% 예방효과가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고 110명 10명으로 나뉘면 90% 예방효과가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 리제네론 (Regeneron)사의 항체의 예방효과는 1,605명의 확진자 가족이 참여하는 임상시험을 통해 최근 검증되었다. 코로나19 치료는 일반적으로 주로 초기의 경증/중등증(mild/moderate) 환자를 대상으로 1,000명의 환자가 통계학적으로 요구된다. 국내에서 최근 하루에 400~600명의 확진자가 발생한다. 4월 6일 기준으로 병원입원 또는 생활치료센터에 격리되어 있는 확진자는 7,214명이다. 이 가운데서 임상시험에 적절한 환자 1,000명을 모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1~2개월 정도 치료하면서 관찰하면 임상시험 결과가 나올 것이다. 식약처의 승인에 필요한 기간 1개월을 추가하면, 1개월의 준비기간, 2~3개월의 환자모집 및 치료기간이 지나면 결과가 나타날 것이다. 지금 시작하면 여름까지는 예방임상시험과 치료임상시험 결과가 나올 수 있다. 금년 여름까지 마칠 수 있는 국내 제약사의 예방과 치료 3상 임상시험 걸림돌은 식약처의 관리기준이다. 식약처는 다음과 같은 파괴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 미국이 코로나19 대유행 초기에 취한 조치다. 보수적인 일본도, 임상시험 후진국인 중국도 채택했다. 첫째, 병원중심 임상시험에서 환자중심 임상시험으로 전환이다. 식약처장이 지정하는 의료기관 특수연구기관 외의 의료시설 및 생활치료센터 격리 중에도 임상시험에 참여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 다시 말하면, 환자는 어느 곳에 있든지 대형 병원에 가지 않더라도 임상시험에 등록하고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임상시험 참여동의를 원격으로 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 셋째, 원격진료에 의한 비대면 방식을 통해 환자가 이동 없이 거주지 또는 입원한 의료시설에서 진료 처방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환자상태는 e-COA (electronic clinical outcome assessment)방법으로 진료하고 타액 PCR 방법으로 원격으로 수집하여 센트럴 랩(central lab)에서 감염을 진단한다. 혈액 샘플이 요구되는 경우 입원한 의료시설에서 또는 임상 간호사(nurse practitioner)를 격리중인 자택으로 파견하여 채취할 수 있을 것이다. 넷째, 임상시험 약물을 임상시험 참여자에게 배달하는 것을 허용해야 한다. 다섯째, 근거자료, 근거문서, 기본문서의 원격 수집을 하는 원격 임상시험 모니터링을 허용해야 한다.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 초기 前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은 말라리아 치료제가 예방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미국 미네소타 대학교와 캐나다 맥길 대학교 마니토바대학교 앨버타 대학교에서는 미국 FDA와 캐나다 보건당국(Health Canada)의 임상시험 승인을 받고 3월 17일 임상시험을 시작하여 5월 6일 중단했다. 중단된 이유는 중간분석에서 말라리아 치료제가 예방 효과를 보일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예방효과의 가능성이 보였다면 임상시험은 2~3개월 더 계속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동 임상시험은 모두 원격으로 진행되었다. 국내에서 코로나19 예방과 치료 임상시험을 모두 원격으로 시행하는 데 좋은 선례가 될 수 있다. 국내 CRO들은 이런 업무에 요구되는 인프라와 시스템을 갖추었고 준비도 되어있다. 국민 건강과 생명을 보호한다는 차원에서 식약처의 결단만이 요구된다.2021-04-14 17:02:21데일리팜 -
[기자의 눈] 씨젠의 매월 실적 공시 '세가지 의미'[데일리팜=이석준 기자] 씨젠이 올해부터 매월 실적 공시를 내고 있다. 통상 실적 공시가 3개월마다 이뤄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회사는 예상대로 '주주와의 소통 강화'를 위해서라고 답변했다. 씨젠의 매월 실적 공시에는 회사의 표면적 답변 외에도 세 가지 의미가 있다고 본다. 먼저 씨젠의 지위 상승이다. 씨젠은 어느덧 제약바이오주를 대표하는 기업이 됐다. 코로나19 확산에 주력사업 진단기기 부문이 호조를 보이면서 시가총액이 5조원에 육박하는 회사로 성장했다. 이는 코스닥 기업 중 3위에 위치한다. 실적도 마찬가지다. 씨젠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6762억원으로 전년(224억원) 대비 30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1220억→1조1252억원)은 9배 이상, 순이익(267억→5031억원)은 18배 이상 늘었다. 한때는 이름도 생소했던 씨젠의 반란이다. 외형이 커지고 몸값이 뛴 만큼 주주와의 소통, 즉 책임 경영도 중요해졌다. 씨젠의 매월 실적 공시 도입은 지위 상승만큼 책임경영을 선도하려는 기업 의지가 반영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두번째는 실적 자신감이다. 씨젠은 1월 1270억원, 2월 996억원, 3월 1285억원 매출을 올렸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어닝서프라이즈 실적으로 기저효과 등이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매월 전년동월대비 증감율을 공개하며 사업의 진행 경과를 알렸다. 실적 자신감에 대한 표현으로 읽힌다. 지난해 반짝 성과가 아닌 매월 안정적인 실적을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실제 회사는 지난해 실적 발표에서 "코로나19 종식 여부와 관계 없이 약 150종에 달하는 분자진단 시약을 사용할 고객들을 전 세계적으로 확보했다. 이를 고려할때 올해도 전년대비 매출 증가를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세번째는 신뢰 회복이다. 씨젠은 지난 3월 사업보고서 거짓 기재로 과징금(25억원)을 맞았다. 금융위는 씨젠이 2011~2019년 실제 주문량을 초과하는 과도한 물량의 제품을 대리점으로 임의 반출하고 이를 전부 매출로 인식해 매출액 등을 과대 또는 과소 계상했다고 지적했다. 회계처리기준위반은 기업 신뢰도에 부정적이다. 특히 시가총액 최상위 업체 씨젠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 매월 실적 공시는 회계처리기준위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어느정도 해소할 이벤트가 될 수 있다. 주주와 경영 성과를 투명하고 빠르게 공개한다는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사업 예측가능성 부문에서도 높은 점수를 살 수 있다. 씨젠의 매월 실적 공시는 업계에서 이례적이다. 다만 숨은 의미를 따져보면 씨젠이 얻는 효과는 일석삼조일 수 있다.2021-04-14 06:08:47이석준 -
[데스크 시선] 정부, 제네릭 정책 고민 하고 있나[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지난 2018년 불순물 발사르탄 파동 이후 정부의 제네릭 정책은 많은 변화가 일었다. 제네릭 난립 해결이라는 명분 아래 허가와 약가제도에 적잖은 손질이 있었다. 약가제도 개편으로 지난해 7월부터 제네릭 제품은 생동성시험 직접 수행과 등록 원료의약품 사용을 모두 충족해야만 현행 특허만료 전 오리지널 대비 53.55% 상한가를 받을 수 있다. 1가지 요건이 충족되지 않을 때마다 상한가는 15%씩 내려간다. 개편 약가제도에는 급여등재 시기가 늦을 수록 상한가가 낮아지는 계단형 약가제도가 담겼다. 특정 성분 시장에 20개 이상 제네릭이 등재될 경우 신규 등재 품목의 상한가는 기존 최저가의 85%까지 받게 된다. 식약처는 위탁제네릭에 부여했던 허가 규제 완화를 모두 박탈했다. 지난해 10월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 개정 공포를 통해 오는 2022년부터 위탁 제네릭에 면제됐던 허가용 제품 의무생산이 다시 시행된다. 식약처는 위탁 제네릭을 우선판매품목허가(우판권)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우판권은 허가특허연계제도 시행 이후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를 가장 먼저 회피한 제네릭에 부여하는 혜택이다. 규제가 강화되자 현장에서는 이상한 현상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오리지널 의약품을 보유한 업체들이 위탁사 모집으로 동일 성분·용량 의약품을 20개 이상 채우기 시작했다. 계단형 약가제도 적용으로 후발주자들의 약가를 크게 떨어뜨리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정부가 약속한 제네릭 최고가 요건을 채우고도 약가가 최고가의 60% 수준으로 낮아지는 사례도 예고됐다. 계단형 약가제도의 세부 규정을 보면 기존에 등재된 동일 약물이 20개가 넘으면 최고가 요건 충족 여부와 무관하게 ‘2가지 요건 미충족 약가의 85%’ 또는 ‘종전 최저가의 85%’ 중 더 낮은 약가를 받는다. 이 경우 ‘2가지 요건 미충족 약가의 85%’가 적용돼 최고가 대비 61.4%(최고가x0.85x0.85x0.85) 수준으로 낮아진다. 오리지널 의약품과 포장만 바꾼 위임제네릭이 후발주자의 시장 진입 동기를 저지하는 도구로 악용된다는 비판이 나온다. 심지어 위임제네릭은 생동성시험을 진행하지 않아도 오리지널 의약품과 동시에 시장에 진입하면 최고가를 받을 수 있다. 제네릭 업체 입장에서도 동일 시장에서 20번째 안으로 들어오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시장성이 크지 않거나 제제 개발이 어려워 제네릭 개수가 많지 않은 시장에서도 위수탁을 이용해 20개를 채우려는 시도가 곳곳에서 엿보인다. 제약사 입장에선 당장 판매할 계획이 없더라도 약가선점을 위해 제네릭 시장에 먼저 뛰어드는 것이 최우선 전략으로 떠올랐다. 정부의 규제 손질 움직임에 제네릭 난립 현상은 더욱 심화했다. 정부가 제네릭 규제 강화를 천명하자 2019년 1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허가받은 제네릭은 무려 5488개로 월 평균 323개 진입했다. 2018년 1년 간 허가받은 제네릭은 총 1110개로 월 평균 93개로 집계됐다. 1년새 허가건수가 3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개편 약가제도가 시행되자 제네릭 허가건수는 급감했다.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 50개 안팎의 제네릭 허가 건수를 기록하며 무차별적인 제네릭 진입 관행이 잦아드는 듯 했다. 하지만 지난 1분기 허가받은 총 654개로 다시 증가 추세를 나타냈다. 1월 102개, 2월 375개, 3월 177개로 월 평균 218개의 제네릭이 신규 진입했다. 지난해 하반기 제네릭 허가 건수 감소는 새로운 제도에 따른 효과가 아니라 제약사들이 규제 강화 이전이 최대한 제네릭을 많이 장착하면서 발생한 허가 공백인 셈이다. 정부가 지난 2년간 제네릭 난립 해소를 명분으로 추진한 각종 제도가 오히려 제네릭 범람을 부추겼고, 시장에서는 약가 선점을 위해 이상한 전략이 횡행하는 부작용이 확산하는 모양새다. 제약사들은 제네릭 약가인하에 따른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더욱 많은 제네릭 시장에 뛰어들 태세다. 제네릭 난립을 해소하기 위해 꺼낸 정책이 난립을 더욱 부추기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는 얘기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제네릭 정책을 다시 고민해봐야 한다. 새로운 제도의 허점이 노출됐다면 신속하게 대책을 마련하는 유연한 정책도 필요하다. 이미 현장에서 많은 문제가 펼쳐지고 있는데도 대책을 찾기는 커녕 방관만 하고 있다면 무책임한 태도다.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도 무능이다.2021-04-12 06:10:40천승현 -
[기자의 눈] 갈길 먼 고가백신 자주권과 대책[데일리팜=정새임 기자] 자궁경부암 백신 가다실9, 그리고 로타바이러스 백신 로타텍과 로타릭스. 필수 접종으로 여겨지는 백신이지만 소비자 접근성은 도리어 떨어지고 있다. 외국계 제약사들이 일제히 가격을 인상하면서다. 가다실9와 로타텍은 이달부터 공급가가 각각 15%, 17%씩 올랐다. 로타릭스도 다음달부터 약 12% 비싸진다. 공급가가 올라가면 소비자 접종가도 따라가는 게 수순. 벌써 일부 병원에서는 선결제를 한 소비자에게 추가 비용을 요구하고 있다. 이미 가다실9는 45~60만원 선으로 부담이 상당했던 백신이다. 2016년부터 만 12세 여성 청소년을 대상으로 자궁경부암 백신 무료 접종을 실시하고 있지만, 2003년 이전 출생자와 남성은 대상이 아니어서 본인 부담으로 백신을 맞아야 한다. 신생아에게 로타바이러스 백신을 맞춰야 하는 부모 역시 부담을 느끼긴 마찬가지다. 공급가 인상을 이유로 4월부터 대다수 병원들이 접종가를 높이면서 부모가 내야 할 비용이 평균 5~6만원 늘어났다. 로타바이러스 백신은 신생아가 맞춰야 할 필수 백신으로 여겨지지만, 국내에서는 국가예방접종(NIP) 사업에 포함되지 않아 무조건 비급여로 접종해야 한다. 자궁경부암이나 로타바이러스 백신의 가격장벽이 점점 높아지니 소비자 불만이 터져나올 수밖에 없다. 오죽하면 가다실9의 경우 가격 인상을 반대하는 국민청원까지 등장했을 정도다. 자궁경부암 백신은 여성뿐 아니라 남성도 맞아야 할 백신이라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 제조사인 한국MSD도 조세호, 유병재 등 남성 개그맨을 광고모델로 쓰며 남성 접종 필요성을 알렸다. 60만원이 넘는 비용을 내라면서 남성 접종률이 높아지길 바라는건 어불성설이다. 안타깝게도 제약사가 비급여 품목의 가격을 올리는걸 제재할 근거는 없다. 다만 국민보건 관점에서 국가가 나설 수 있는 부분은 NIP 확대 그리고 백신 국산화 지원이다. 전자는 직접적으로 국민 부담 비용을 줄이는 것으로 가장 확실한 방법이지만 재정 부담이 크다. 또 전자는 투입된 재정이 오롯이 외국 기업에 들어가므로 내수에서 선순환하지 못한다는 문제가 있다. 후자는 국산 백신 상용화를 지원함으로써 공급을 늘려 가격 인하를 유도하는 간접적인 방식이다. 물론 시장에서 가격 인하 효과가 얼마나 있을지 예측하기 힘들지만, 국산 백신이 탄생하면 수급과 관리가 한결 안정적이다. 이는 국산 백신 자급률을 높여 '백신 주권'을 확보하겠다는 정부 기조와도 맞닿아 있다. 현재로서 자궁경부암 백신, 로타바이러스 백신 모두 다국적 제약사 제품 뿐이므로 가격이 오르거나 품절이 생겨도 대처할 방법이 없다. 하루빨리 국산 백신이 등장해 국민 건강권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2021-04-12 06:10:01정새임 -
[칼럼] 국산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성공하려면코로나 백신 트렉커(Coronavirus Vaccine Tracker)에 의하면 4월 2일 현재 100개의 백신이 임상시험 중이며, 29개가 3상 임상시험 진행 중이다. 그 가운데 국산 백신은 없다. 국내에서 진행 중인 코로나 백신 임상시험은 7개 사의 8개 백신이 (국산 7개) 모두 초기 단계에 있다. 초기 단계를 거치면 백신의 성공가능성을 점치는 2상 임상시험을 거친다. 2상 임상시험에서 백신의 안전성과 면역반응이 검증되면 마지막 단계인 3상 임상시험에 진입하여 백신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검증하게 된다. 2상 임상을 통과하는 것은 쉽지 않다. 전통적 백신 강자(powerhouse)인 화이자, 사노피, GSK, 머크 가운데 화이자만 2상 임상시험을 통과하고 3상 임상시험도 성공했지만, 나머지는 2상 임상시험에서 실패했다. 초기 임상시험 단계에 있는 국산 코로나 백신 7개 가운데 몇 개나 2상 임상시험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할지는 예측할 수 없지만 최소 1-2개는 3상 임상시험에 진입할 것이라고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지난 3월 미국에서 임상시험을 마친 아스트라제네카의 경우 3만2000여명이 참여하여 위약 대비 76%의 효과를 보였다고 한다. 2021년 3월 21일 현재 미국 코로나 감염률 대비 감염률이 4.5% 정도인 우리나라에서 동일한 임상시험을 하려면 70만명 가량이 참여해야 한다. (미국 인구 14%가 백신으로 인한 면역력이 생겼고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마스크 착용을 강제하면서 2021년 3월 21일 현재 미국은 10만명당 17명이 감염 되고 있으며 한국의 경우 대략 10만명당 0.775명이 감염된다.) 국산 코로나백신 3상 임상시험이 금년 말까지는 시작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국내에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더욱이 정부의 계획대로 연말까지 집단면역이 달성된다면 국산 백신 개발을 막대한 돈을 들여서 계속해야 하는지 불분명하다. 세계 10대 경제 대국인 우리나라가 코로나 백신 접종을 102번째로 시작하는 나라가 되었고 4월 초 현재 접종률이 111번째 나라라는 것은 견디기 어려운 일이다. 국민의 자존심뿐만 아니라 경제적 손실도 말로 할 수 없다. 더욱이 '백신 이기주의'로 정부의 백신 접종 계획에 차질이 일어날 수 있고 국가적 손실도 막대할 것이다. 미래에 나타날 새로운 감염질환 대유행에 대비차원에서라도 백신 자주권이 확보되고 백신 선진국이 반드시 되어야 한다. 국내 6개 회사가 7개의 백신을 개발하고 초기 임상시험 단계에 있다는 것은 백신기초과학기술은 세계적 수준에 도달하여 있음을 보여준다. 문제는 대규모 3상 임상시험이다. 항체 형성만을 검증하는 3상 임상시험만으로 코로나 백신승인을 받을 수 있는 시기가 오겠지만, 코로나 백신의 안전성 유효성이 국제적으로 공인되려면 당분간은 반드시 대규모 3상 임상시험이 요구된다. 연말쯤으로 기대되는 국산 백신 3상 임상시험에 앞서 전략적 검토가 필요할 것 같다. 우선 백신의 용도가 분명해야 할 것이다. 1차 백신 용도냐 또는 부스트(boost)용이냐 또는 다양한 변이 대응 용도냐에 따라서 임상시험 계획이 크게 다르게 될 것이다. 국산 백신 3상 임상시험이 끝날 때가 되면 선진국에서 개발된 백신이 국내에도 충분이 공급되어 있을 것이기 때문에 국내에서 1 차 백신 용도로서는 제한이 있을 것이다. 거의 모든 선진국과 개발 중도국들도 한국과 유사하게 선진국에서 개발된 백신이 충분히 공급되어 있을 것이다. 국산 백신은 현실적으로 선진국 또는 개발 중도국에서 1차 백신 용도로는 어려울 것이다. 1차 백신 용도 타겟(target) 국가는 개발도상국이 될 것이고 그런 국가들의 의료 환경에 적절한지를 면밀하게 검토해야 할 것이다. 가격, 공급·보관 방법 등이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4월 현재 미국 또는 유럽에서 승인된 백신이 4개고 금년 가을까지는 최소 2-3개가 추가 승인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수의 개발도상국에서 인도와 중국에서 개발된 백신을 승인하고 있다. 개발도상국에서 1차 백신 용도로 3상 임상시험을 한다고 해도 위약 대조군 임상시험은 비윤리적이므로 해당국가에서 승인된 백신을 대조군으로 사용해야 할 것이며 임상시험 방법에도 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다. 한번 실패를 경험한 사노피와 GSK는 아스트라제네카(AZ), 화이자·바이오엔텍(PB) 또는 모더나 백신 보다 다양한 변이에 효과적일 것이라는 가정아래 새로운 백신 3상 임상시험을 아프리카에서 시작했다. 캐나다의 메디카고(Medicago)는 담배 잎 (tobacco plant)에서 만들어 낸 코로나 백신 3상 임상시험을 GSK와 금명간에 시작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메디카고 백신은 저장조건이 양호하며 특히 값이 저렴할 것으로 기대된다. 영국에서는 AZ 백신과 PB 백신을 교차 투여할 수 있는가를 임상시험으로 검증하고 있다. 즉 1차 투여 AZ 2차 투여 PB의 안전성 유효성, 1차 투여 PB 2차 투여 AZ의 안전성 유효성, 1차 투여 PB 2차 투여 PB의 안전성 유효성을 비교하는 임상시험을 시작한다고 한다. 선진국에서 이미 1차 용도의 임상시험이 끝나고 있음을 눈여겨 보아야 할 것이다. 국내 백신 회사들도 제품의 성격에 따라 목표를 분명히 세우고 개발전략을 세워야 세계 시장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이다.2021-04-08 16:45:28데일리팜 -
[기자의 눈] 지자체의 절박함과 약국의 고민[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최근 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일 700명대를 보이며 '4차 대유행'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8일 0시 기준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는 700명으로 지난 1월 7일 869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91일 만에 최다 기록이다. 정부는 내주부터 적용할 '사회적 거리두기'와 전국 5인 이상 모임금지 등 방역조치 조정안을 오늘(9일) 발표할 예정이다. 특히 소규모 모임 등을 통한 확산세가 늘어나자 지자체가 약국과 병의원에 SOS를 보내고 있다. 확진자 동선 가운데 약국과 병의원이 포함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곳을 활용해 유증상자를 조기에 발견하겠다는 것이다. 경남 진주시가 가장 먼저 시행한 '해열진통제 구매자 검사관리 시스템'이 확진자 발견에 효과를 보이자 전국 지자체 역시 이를 벤치마킹해 해열진통제를 구매하거나 처방받은 이들에 대해 '24시간' 또는 '48시간' 내에 진단검사를 받도록 하는 행정명령을 발령하고 있다. 강원도와 전라북도 역시 같은 내용의 행정명령을 4월 각각 발령했다. 진주시는 해열진통제 구매자 검사관리시스템이 집단감염예방 모범 방역사례로 평가됐다고 밝혔고, 정세균 국무총리 역시 진단검사 안내를 받은 사람에 대해 이를 의무화하는 명령이 지역사회 감염전파 차단에 효과적인 대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시는 병원 360곳과 의원 2414곳, 약국 1571곳, 구·군보건소 16곳 등 총 4361곳에, 광주시는 병의원 1036곳과 약국 677곳에 코로나 검사를 안내하는 포스터를 배부키로 했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지사나 군수 등이 직접 약국과 병의원 등을 방문해 직접적으로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 충북 부지사와 도청 팀장급 이상 공무원들은 점검반을 구성해 병의원과 약국 914곳을 직접 방문해 협조를 당부했다. 이미 공적마스크 시국에서 길게 늘어선 마스크 구매 행렬객들을 일일이 응대했던 약국은 국가 재난 상황 속에서의 공적 역할 수행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 다만 약국의 희생이 당연하게 여겨지는 것은 아닌지, 과연 이같은 상황 속에서 정부가 90%를 지원하는 비접촉 체온계를 신청해 받아도 될지에 대해서는 확신이 서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지자체가 해열진통제 구매자를 수기명부로 작성케 하자, 한 약국에서는 소비자가 '약도 내 마음대로 못 사느냐, 다시는 이 약국에 오지 않겠다'고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는 설명이다. '백신접종 후 타이레놀을 복용하라'는 정부 지침에 약국은 타이레놀 수급에 애를 먹기도 했다. 취지에는 공감하나 '안전지대 일 수 없는' 약국에서 근무하고 있는 약사들의 불안도 커져만 가고 있다. 공적인 기능 수행 속에서 아슬아슬한 외줄타기로 하고 있다는 게 약국의 얘기다. 한 약국 약사는 "코로나 이후 개인적인 삶이 사라진 약사로서의 삶만 살고 있다. 문화생활은 커녕 1년 넘게 외식 조차 해본 적이 없다. 언제까지 이래야 할지 모르는 상황 속에서 마스크를 판매하고 이제는 증상자를 걸러내야 하는 임무까지 주어지고 있다"며 "특히 아이에게 가장 미안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약사도 "비접촉 체온계가 약사들의 노고를 대신하는 대체품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특히 체온계로 고열 환자를 걸러내는 역할까지 약국이 맡아야 하지 않을까 걱정되기도 한다"며 "AZ접종이 보류되고 개국약사들 역시 백신을 맞지 않은 상황에서 개인 약사들의 말 못할 고민 중 하나일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 확진환자가 방문한 서울지역 약국은 7일 기준 3425곳이다. 하지만 일부 지자체는 동선 등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실제 5000곳(중복 포함)을 넘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4차 대유행 기로 앞에서 '방역 긴장감을 높여야 한다'는 얘기와 땜질식 지원, 땜질식 방역이 아닌 전반적인 대책이 절실해 보인다.2021-04-08 15:55:14강혜경 -
[기자의 눈] 난매, 소매업자와 전문직의 갈림길[데일리팜=정흥준 기자] 대형약국의 도넘은 난매 행위로 지역 약국들이 발칵 뒤집혔다. 면대 의혹부터 사입가 수준의 초저가 공세까지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다. 인근 약국들은 이미 초토화됐다. 지역 약사들은 상생을 위해 수차례 소통을 시도했지만 "대형약국의 입장을 이해해달라"는 말에 번번히 부딪혔다. 결국 서울시약사회는 공단에 기업형 면대 정황에 대한 조사 의뢰를 하며 대응에 나섰고, 어제(6일) 저녁엔 서울 24개 분회장들이 모여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에 이르렀다. 서울에서만 3개구에서 관련 약국들이 문제에 연루돼있고, 또다른 지역으로 약국을 확대해나갈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일부 약사 커뮤니티에서는 다음 약국 개설 지역이 기정 사실화돼 알려질 정도로 약사들이 느끼는 우려감은 크다. 그동안 없었던 문제처럼 왜 유난이냐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이번 논란은 자본에 의한 약국 판매 질서의 붕괴가 일부 난매 지역에만 한정되지 않는다는 경고의 메시지를 준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난매로 인한 잡음이 상대적으로 없었던 노원구였기 때문에 "앞으론 어디라도 가능하고, 다음엔 우리 동네가 될 수도 있다"는 불안을 약사들에게 심어주고 있는 것이다. 약국 입지의 수급 불균형, 코로나로 인한 처방의 불안정, 매년 배출되는 신규 약사 등을 감안하면 이같은 대형약국들이 지역 곳곳에 우후죽순 늘어나지 않으리란 보장도 하기 힘들다. 또한 이는 지역 약사회가 우려하는 법인약국의 빌미가 될 수도 있다. 지역 약국들이 십수년간 환자들과 쌓아왔던 신뢰가 가격과 함께 무너지는 건 순간이다. "그동안의 복약상담은 무용지물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오로지 가격에만 매몰되는 서비스로 약국들이 하향평준화될 것"이라는 약사들의 말도 모두 현실이 될 수 있다. 작년 홍남기 부총리가 약사와 편의점 주인을 비교하면서 약사들의 공분을 샀다. 정부가 보건의료인으로서 약사를 인식하지 않고 있다는 게 드러났다는 이유였다. 당시 코로나 방역에 기여했던 약국의 역할, 공공심야약국과 방문약료 등으로 사회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약사들에 대한 평가절하라는 실망감이 컸다. 하지만 약사들의 공든 탑이 안에서부터 무너지고 있는 건 아닌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보건의료전문가와 소매업자의 갈림길에서 결국 소매업자의 길을 선택하는 약사들이 더 많아질 때 직능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는 훨씬 더 냉정할 것이다.2021-04-06 20:09:14정흥준 -
[칼럼] 동맥경화와 발기부전 치료어느 날 60세가 넘은 신사 K씨가 병원에 내방했다. "어떻게 오셨습니까?" "00신문 칼럼보고 왔습니다. 아주 재미있어 애독자가 되었습니다." "아! 그래요? 감사합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제가 그동안 사귀었던 여자친구들이 몇 명 있었는데 끝을 못 내주니까 모두들 다 떠나버려 아직까지 혼자입니다." "아! 그럼 아직까지 총각이세요? 빨리 좋은 파트너를 만나 결혼 하셔야 겠군요. 특별히 건강이 안 좋은 데라도 있나요? 혹시 수술 받거나 먹고 계신 약이라도?" "젊어서 불의의 사고로 손상을 입어 수술을 받았습니다. 그 때문에 장애가 좀 남아 컴플렉스가 있지요. 혈압이 조금 높아 약을 먹고 매일 헬스 운동을 하고 저녁엔 가끔 와인 한잔씩 하지요." 우선 기본 혈액 화학 검사, 소변검사 및 발기초음파 검사를 했다. 최신 혈액 자동 분석기로 15분 만에 모든 결과가 나온다. 간기능, 신장기능, 혈당 및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HDL 및 LDL 등 모두 정상 소견이다. "건강관리를 아주 잘하셨는데요. 아주 좋습니다." "건강은 다 좋은데 유독 그곳만 힘을 못 써요." 발기초음파 검사를 해보니 해면체의 섬유화가 심하고 동맥 최대 혈류속도가 약하고 정맥으로 피가 새어나가 발기유지가 어려운 상태였다. "동맥경화증이 진행돼 이미 기질적 변화가 왔네요. 약물로는 더 이상 어렵겠군요." "네. 약을 먹어도 관계도중에 시들어 버리고 망신만 당해 수술받기로 결심했습니다. 바로 해주세요." "내일은 주말이고 선약이 있어 좀 곤란한데요." "어렵게 결심하고 찾아왔는데 빨리 해주세요. 저는 아무데나 누워 있어도 좋습니다." 60 넘게 혼자 고민만 하다가 이제야 결심을 하고 나니 한시가 급한 것이다. "왜 이렇게 늦게 오셨어요? 그동안 치료방법이 있는 것을 모르셨나요?" "여기저기 선전하는 것들을 보았는데 도무지 믿음이 안 가서 망설였지요. 칼럼을 계속 읽으니까 이제야 확신이 서서…." 딱한 사정과 간청에 또한 필자 칼럼의 열렬한 팬이라는데 마음이 동했다. 할 수 없이 좋아하는 주말 운동 스케줄이 K씨의 수술 스케줄로 바뀌었다. 최근 새롭게 개발된 국소마취방법으로 세조각 보형물 삽입수술을 45분 만에 잘 끝냈다. 국소마취로 했으므로 곧바로 걸을 수 있고, 서너 시간 후에는 퇴원도 가능하나 지방에서 올라와 하룻저녁 입원하기로 했다. 밤에 당직하며 심심하길래 "그동안 젊은 시절을 어떻게 혼자 지내셨습니까?"라고 물었다. "몸에 장애가 있어 컴플렉스로 젊은 시절 고민하다 시기를 놓쳤습니다. 그 후 바쁘게 자영업해 경제적 안정이 되니… 어느덧 50대가 되었고 그 후엔 이 문제로 지금까지 망설이며 혼자 고민해 온 게지요…." "결혼하고 싶은 좋은 친구가 있었습니까?" "같이 여행도 하고 좋았는데 결국 이 문제가 해결 안 돼 서먹해지고 자꾸 피하는 것 같고 저도 점점 자신이 없어지고." "이제는 틀림없이 상대방을 항상 K.O시킬 수 있으니까 아무 걱정 마시고 회복 기간 동안 어떻게 프러포즈할지 멋있는 작품을 잘 구상해 보세요." "정말 그럴까요? 최대로 빠르면 며칠 만에 가능한가요?" "정상적으로는 수술 후 6주부터입니다. 급한 사람은 못 참고 3주 만에 하기도 하나, 최소 4주 정도는 지나야 합니다. 이번 일차 性功작전은 성공했으니까, 최종 成功작전은 선생님이 멋있게 만들어 보세요." '초특급'으로 하루 만에 새 총각이 되어 일요일 아침 퇴원하는 K씨는 희망에 가득 찬 환한 얼굴이었다. *이 칼럼은 최형기 세브란스병원 명예교수의 비뇨기 임상 경험을 근간으로 작성되었습니다.2021-04-06 12:24:49데일리팜 -
[칼럼] 의약품 사용에 관한 약사의 환자 안전관리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었습니다. 백신 접종을 통한 집단면역 형성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백신 부작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백신 접종이 시작된 이후 이상반응 의심신고는 누적 1만309건으로 누적 접종자 79만9090명의 1.29% 수준입니다. 아직 백신과 이상반응간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확인된 바 없지만, 국민들은 이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며 지켜보고 있는 듯합니다. 백신과의 인과관계와는 별개로 이상반응에 관심을 가지는 현상 자체는 의약품의 안전한 사용 및 부작용 관리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진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이를 계기로 의약품 사용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기를 희망하는 취지에서 안전한 의약품 사용과 관련하여 약사의 의무와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해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역할에 대해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약사법상 약사는 의약품을 조제하는 경우에 의약품 정보를 미리 확인해야 합니다(제23조의2). 현재 법령에서 확인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정보는 중복처방 여부, 병용금기, 연령금기, 임부금기 등으로 주로 의약품 안전성에 관한 정보입니다. 또한 약사는 의약품을 조제하면 구두 또는 서면을 통해 복약지도를 실시해야 합니다(제24조제4항). 특히 복약지도서에는 의약품의 명칭, 용법·용량, 효능·효과, 부작용, 저장방법, 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절차 안내와 같은 정보 중 약사가 환자에게 복약지도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정보가 포함되어야 합니다. 현행 약사법은 주로 의약품 자체의 안전성 정보 확인 및 전달에 관하여 약사의 의무를 규정하고 있는 것으로 볼 때, 의약품의 안전한 사용에 있어서 약사의 역할이 중요함을 인지하고 이를 강조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한편 약사의 책임에 대한 판례의 태도는 다음과 같습니다. 판례는 약사가 과실로 처방전과 다르게 조제한 사안(제주지법 2014가합5513)이나 장청소약을 요청한 환자에게 모기기피제를 판매하면서 복약지도를 하지 않은 사안(대전지법 2017가합20353)에서는 주의의무 위반을 이유로 약사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였습니다. 그러나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이 포함된 감기약을 먹고 약의 부작용으로 보이는 듯 한 증상으로 인해 병원을 방문하였으나 동일한 성분의 약을 처방받아 복용하였다가 증상이 악화되어 실명에 이른 사안에서는 의사의 주의의무 위반만을 인정하고 약사가 감기약에 대한 복약지도를 해태한 잘못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하여 약사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바 있습니다(서울고등법원 2017. 4. 4.선고, 2013나2010343판결). 여기서 주목할 점은 약사가 모든 부작용을 설명하지 않았거나 같은 효능의 다른 성분과 비교하여 설명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에 대하여 주의의무 및 설명의무 위반을 인정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즉, 판례는 의약품 복용 후 부작용이 나타났다고 하더라도 약사가 약사법에 규정된 의무를 다한 이상 약사에게 이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의약품의 부작용이란 예상치 못하게 나타나는 경우도 있고 극히 드물게 나타나는 경우도 있어서 약사가 모든 정보를 설명하고 투약을 관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환자가 의약품 복용으로 인해 이미 부작용을 경험한 바 있다면 이 환자에게 동일 성분 의약품을 투약하지 않음으로써 부작용 발생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작년 DUR시스템을 통해 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 대상자의 부작용 유발 의약품 정보를 의사 및 약사의 처방·조제 시 제공하는 시범사업을 시행하였습니다. 시범사업 당시에는 5개 성분이 포함된 의약품을 선정하여 운영하였으나 향후 대상의약품이 확대될 예정입니다. 또한 의약품 부작용으로 피해를 겪은 환자가 부작용이 발생한 의약품을 추후 재복용 하게 될 경우 DUR을 통해 관련 부작용 피해 정보를 환자에게 즉시 설명하도록 함으로써 부작용 의약품 처방 및 조제를 예방하는 한편, 부작용 피해를 겪은 환자 스스로 복약하는 의약품에 대해 보다 정확이 알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약사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입니다. 현재는 주로 투약 전 관리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으나, 법 개정을 통해 이상반응 모니터링 및 이를 반영한 개인별 사후관리까지 가능해진다면 의약품으로 인한 피해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개인별 부작용 정보 수집과 제공에 있어 개인정보에 관한 문제는 여전히 존재하는 바, 개인정보의 처리 방법에 대한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향후 DUR시스템을 통해 제공되는 부작용 정보의 범위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약사는 이를 바탕으로 조제 및 투약 시 해당 의약품이 환자에게 투여된 후 부작용이 발생한 의약품과 동일한 성분의 의약품인지 여부를 확인함으로써 보다 안전한 의약품 사용이 가능해지기를 기대해봅니다.2021-04-05 09:31:56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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