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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임신중지 의약품 미프진 도입 초기 2년간 의료기관 내 처방·조제 후 원외 약국 조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약사사회에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의약분업 체계에서 의사의 처방에 따른 전문의약품 조제는 원칙적으로 약사의 영역인데 특정 의약품의 안전관리와 법적 불확실성을 이유로 일정 기간 의료기관 내 조제를 허용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문제 제기다.특히 약사들은 미프진 자체보다 정부가 특정 의약품을 대상으로 '원내조제 후 원외조제 전환'이라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향후 다른 의약품 도입 과정에서도 유사한 방식이 적용될 경우 의약분업 원칙을 흔드는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우려다."법적 공백을 왜 분업 예외로?"…약사사회서 반론정부는 미프진 도입 초기 의료기관 내 처방·조제를 검토하는 배경 중 하나로 현행 형법상 약사의 형사처벌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헌법재판소가 2019년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대상은 여성의 자기낙태죄와 형법 제270조 제1항 가운데 '의사' 부분이다. 국회가 2020년 말까지 대체입법을 하지 않으면서 해당 부분은 효력을 잃었지만 같은 조항의 '약제사' 부분은 결정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남아 있다.현행 조항은 약제사가 여성의 촉탁 또는 승낙을 받아 낙태하게 한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약제사는 형법 제정 당시 사용되던 약사 직역의 옛 명칭으로 이후 약사법상 명칭이 '약사'로 정비됐지만 해당 형법 조문에는 과거 표현이 그대로 남아 있어 현행 약사에 대한 적용 가능성이 제기된다.정부가 받은 법률자문에서도 현행 법체계에서 약사가 임신중지 의약품을 조제하면 처벌될 소지가 있는 것으로 검토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관련 법 정비 전까지 의료기관 안에서 미프진을 처방·조제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이유다.병원 밖 조제를 허용하기 위해서는 약사 처벌 조항 등 관련 법 정비가 필요하다는 게 정부 판단인 것이다.하지만 약사사회에서는 바로 이 지점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정부가 법률자문 등을 통해 약사의 형사처벌 가능성을 우려하는 이유는 이해하더라도 그 해법이 특정 전문의약품을 일정 기간 의약분업에서 제외하는 것이어야 하느냐는 것이다.법률상 불확실성이 문제라면 관련 법을 정비한 뒤 기존 의약분업 체계 안에서 약국 조제가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순서 아니냐는 주장이다.지역의 한 약사는 "약사가 여성의 요청으로 낙태를 하게 하는 것이 아닌 의사의 처방에 의해 조제하는 것인데 이것이 왜 불법이라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이런 논리라면 앞으로 신규 허가되는 위험도가 높은 의약품도 의약분업 예외가 돼야 한다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약사들이 우려하는 지점도 미프진이라는 하나의 의약품에 국한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번을 계기로 안전관리 필요성이나 법적 불확실성을 이유로 특정 전문약에 대해 일정 기간 원내조제를 우선 적용하고 이후 원외조제로 전환하는 방식이 제도적 선례로 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미프진의 특수성과 초기 안전관리 필요성을 인정하더라도 이를 곧바로 의료기관 내 조제의 근거로 연결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반응도 나온다. 특히 정부가 약사의 형사처벌 가능성을 원내조제의 이유로 들고 있는 만큼 한시적인 분업 예외를 만드는 것보다 법적 공백을 우선적으로 해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급여·처방범위·가격·사용보고도…약사회 "관리체계 우선"현재로서는 미프진 도입까지 제도적으로 처리해야 할 부분이 적지 않다. 따라서 약사회도 원내, 원외 조제에 대한 논의 이전 관련한 관리체계 정립이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을 정부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가 원내조제 여부를 논의하기에 앞서 미프진 도입 이후 실제 적용할 구체적인 안전관리 체계를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선 건강보험 급여 적용 범위를 어떻게 설정할지도 정해야 할 부분이다. 도입 초기 제도적인 문제로 비급여가 적용될 경우 환자 부담과 직결되는 가격을 어떻게 관리할지도 과제다. 처방 범위 역시 정리가 필요하다. 미프진 처방을 산부인과 의사로 제한할 것인지, 전체 의사에게 허용할 것인지 등에 대한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약사회 관계자는 “복지부로부터 관련 검토 내용에 대한 설명은 들었다. 관련 법률이 정비되지 않은 상황 등을 고려해 약 2년간 원내 조제하고 안전성을 확인한 뒤 의약분업 원칙에 따라 원외 조제로 전환하는 방안이었다”며 “한시적 의약분업 예외가 필요한 만큼 고시에 종료 시점을 명시하는 일몰제 방식도 거론됐다”고 말했다.현행 법적 공백 때문에 일정 기간 원내조제가 불가피하다는 정부 판단이 나오더라도 이를 논의하기 위한 전제조건부터 마련돼야 한다는 게 약사회 측 시각이다.약사회 관계자는 "부득이하게 2년 정도 한시적으로 분업에서 제외하는 상황을 가정하더라도 사용보고와 관리 등을 어떻게 할 것인지 전반적인 대책이 정해지고 공개돼야 한다"며 "그런 부분이 납득되고 동의될 수 있을 때 약사회도 이번 제도 시행과 관련한 의견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결국 미프진 도입을 둘러싼 논의는 허가와 사용 여부를 넘어 의약분업의 기본 원칙을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의 문제로 번지는 모습이다.법적 공백과 초기 안전관리 필요성을 이유로 우선 원내조제를 허용한 뒤 관련 법을 정비할 것인지, 법적 불확실성을 먼저 해소하고 안전관리 체계를 마련해 기존 의약분업 틀 안에서 약국 조제를 시행할 것인지가 향후 미프진 도입 과정의 또 다른 쟁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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