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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약국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주목받았던 약국 화장품 시장이 다시 움직이고 있다.10여년 전에도 제약사와 화장품 업체들은 약국 전용 브랜드를 잇달아 선보이며 시장 확대에 나섰지만 기대만큼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상당수 업체가 사업을 축소하거나 철수했고 약국 역시 화장품을 부가상품 수준으로 운영하는 데 머물렀다.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제약사들은 더마코스메틱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시작했고 K-뷰티 열풍을 타고 한국 약국은 외국인 관광객들의 새로운 쇼핑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여기에 약국 화장품을 연구하고 교육하는 학회까지 출범하면서 업계에서는 "이번에는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산업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과거 한 차례 실패를 경험했던 약국 화장품 시장, 이번에는 무엇이 달라진 것일까. "약사가 상담·판매하는 화장품"…기대 컸지만 시장은 기대 이하약국 화장품은 새로운 시장이 아니다. 2010년대 중반부터 약국은 민감성 피부와 기능성 화장품 시장의 새로운 유통채널로 주목 받았다. 약국에 대한 소비자 신뢰와 약사의 전문성을 앞세워 백화점이나 화장품 전문점과 차별화된 시장을 만들 수 있다는 기대도 컸다.실제 일부 업체는 약국 전용 브랜드를 선보였고 약국을 중심으로 한 유통 전략을 내세우기도 했다.하지만 시장은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당시 약국 화장품 시장이 안착하지 못한 이유로 ▲일반 화장품과 차별화 부족 ▲제약사 등 관련 업체의 제한적 투자 ▲약국 내 상담·판매 시스템 미흡 ▲높은 가격대 ▲소비자의 낮은 인지도 등이 꼽힌다.무엇보다 소비자에게 약국은 어디까지나 의약품을 조제, 구매하는 공간이란 인식이 강하다보니 화장품을 구매하기 위해 일부러 약국을 찾는 문화 자체가 형성되지 못했던 것이다. 비교적 높은 약국 화장품 가격대도 소비자의 접근성을 낮추는 이유로 꼽혔다. 최근 약국 화장품 시장을 바라보는 업계의 시각은 과거와 달라졌다. 가장 큰 변화는 제품보다 약국과 소비 환경 변화에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창고형·마트형 약국 당장 이후 일반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등을 소비자가 직접 둘러보고 비교하며 구매하는 쇼핑형 약국이 확산되고 있는 저도 시장 변화에 한몫을 하고 있다는 것. 기존 동네 약국에서는 약사가 권하는 제품을 중심으로 화장품이 판매됐다면 대형 약국에서는 소비자가 직접 제품을 살펴보고 선택하는 소비 환경이 형성되고 있다는 설명이다.업계에서는 같은 제품이라도 일반 동네 약국과 대형 판매 중심 약국에서의 소비자가 받아들이는 이미지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고 분석한다.약국이 단순 '조제를 받는 공간'에서 건강과 뷰티를 함께 쇼핑하는 공간이란 인식이 확대되면서 실제 특정 약국 화장품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약국을 찾는 소비층이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회복·재생’ 관심 증가…K-뷰티 열풍도 ‘한몫’약국 화장품 시장 확대의 또 다른 배경으로는 피부과 시술의 대중화를 꼽는 시각도 적지 않다. 레이저 시술과 리프팅, 스킨부스터 등 피부과 시술이 일상화되면서 시술 이후 피부 진정과 장벽 회복을 위한 사후관리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이 과정에서 PDRN과 EGF, 세라마이드, 판테놀 등 피부 회복과 재생을 강조한 성분에 대한 소비자 관심도 크게 높아졌다.과거에는 브랜드를 중심으로 화장품을 선택했다면 최근에는 성분을 직접 검색하고 비교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전문적인 상담이 가능한 약국의 경쟁력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업계 관계자는 "같은 제품이라도 약국에서 어떤 방식으로 진열되고 상담되는지에 따라 소비자가 느끼는 브랜드 이미지가 달라진다"며 "과거에는 약국이 제품을 권했다면 지금은 소비자가 특정 제품을 찾아 약국을 방문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K-뷰티 열풍도 약국 화장품 시장을 다시 움직이는 중요한 배경으로 꼽힌다. 최근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틱톡 등 SNS에서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국 약국에서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을 구매하는 콘텐츠가 꾸준히 확산되고 있다.이른바 'K-약국 투어'가 새로운 관광 콘텐츠로 주목받으면서 서울 명동과 강남, 성수, 부산 등 주요 관광지를 중심으로 외국인을 겨냥한 대형 약국도 늘어나고 있다. 이에 맞춰 외국어 POP를 비치하거나 택스리펀 서비스를 도입하고, SNS를 통해 제품을 소개하는 약국들도 증가하는 추세다.과거에는 약국이 소비자에게 화장품을 권했다면 이제는 소비자가 먼저 특정 제품 구매를 위해 약국을 찾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부산에서 약국을 운영 중인 한 약사는 "10년 전과 가장 달라진 점은 제품보다 소비자"라며 "예전에는 약사가 설명해야 판매가 이뤄졌다면 최근에는 소비자가 성분과 제품을 미리 검색한 뒤 약국을 찾는 경우가 크게 늘었다. 특히 SNS를 확인해 특정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약국을 찾아오는 외국인 관광객이 확실히 늘었다"고 말했다.이어 "피부과 시술 증가와 K-뷰티 확산, 외국인 관광객 유입이 맞물리면서 약국이 화장품을 판매하는 공간을 넘어 신뢰할 수 있는 전문 채널로 다시 평가받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판매를 넘어 산업으로…남은 과제는 ‘전문성’이 같은 시장 변화는 관련 업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전통적인 의약품 사업 외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제약사들은 의약품 연구개발 과정에서 축적한 기술과 원료를 바탕으로 더마코스메틱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약국 전용 브랜드를 넘어 온라인과 H&B스토어, 면세점, 해외시장까지 유통 채널을 넓히는 움직임도 활발하다.전문의약품 시장 성장 둔화와 일반의약품 경쟁 심화 속에서 의약품 연구개발 경험을 기반으로 한 기능성 화장품이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소비자의 선택 기준이 브랜드에서 성분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도 이전과 다른 변화로 평가한다. 성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수록 이를 설명하고 상담할 수 있는 약사의 역할도 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최근 한국약국화장품학회 출범 역시 이런 변화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으로 평가된다. 판매 중심 시장을 넘어 연구와 교육, 전문성을 갖춘 산업으로 발전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됐다는 의미다.다만 시장 확대만으로 약국화장품의 미래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기능성 성분과 전문 상담을 내세우는 만큼 객관적인 근거와 검증 체계, 상담 표준화 역시 함께 갖춰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양덕숙 약국화장품학회 출범위원장(약학박사)은 "최근 뷰티 트렌드는 단순 미용을 넘어 문제성 피부의 장벽 개선, 탈모예방, 항노화 등 고기능성 성분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며 "전문 화학 성분이나 바이오 성분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급증하는 한편 검증되지 않은 정보 속 부작용을 겪거나 올바른 사용법을 알지 못하는 사례도 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양 위원장은 "관련 산업이 성장하고 있지만 임상 약사, 학계, 산업계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약국 중심 플랫폼이 부재한 상황"이라며 "이런 시장 환경에서 전문가인 약사 역할이 필수적이라는 인식에서 학회를도 출범하게 됐다. 확장되는 더마코스메틱 시장에서 전문가인 약사가 제대로 된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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