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조제장비 직접 개발"...소청과 약국 무한도전
- 강혜경
- 2025-10-31 11:2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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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평택 열린온누리약국 강재현 약사
- 원하는 기능 직접 구현…주변 약사들도 '엄지 척'
- 가루약·시럽 토출기까지 직접 개발
- "세심함에 단골 될 수밖에 없네" 입맛 까다로운 엄마들까지 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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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이 많이 가는 가루약·시럽제 조제는 물론 젊은 엄마들의 입맛까지 맞추는 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경기도 평택시 열린온누리약국은 단골이 많기로 소문난 약국이다.
소아과 1타 약국이라는 물리적 이점도 있지만, 엄빠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이유는 세심하지만 빠른 속도와 자상함에 있다. 단골 약국으로 정평 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이 할애됐다. 그 바탕에는 현실고충이 반영됐다는 게 강재현 약사(38·삼육대)의 얘기다.
◆깨져버린 워라밸…'이 길이 맞나?'= 기존 약국을 양수한 시점은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2년 1월이었다. 약국장, 근무약사, 직원 2명이 함께 근무하는 구조였지만 약국은 북새통이었다.

연필을 들고 총 투약량을 계산하고 패취류, 츄정 같은 외용제는 색연필로 칠해가며 검수했지만 건수가 많아 보니 이마저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일요일까지, 긴장의 날들이 이어지다 보니 퇴근 후에는 쓰러져 잠들기 바빴고 가정을 돌볼 틈도 없었다. '이게 맞나? 해법은 없을까?'
◆HTML부터 차근차근…독학으로 익힌 프로그래밍= 돌이켜 보면 그에게 효율은 매우 중요했다.
학창시절에는 매크로를 게임에 적용했고, 야간 병동에서 근무할 당시에는 처방전이 들어오면 소리로 알림이 울리게 했다.
조제대 위 CCTV를 설치하고 가루약·시럽제 계산 표를 만들어 부착하기도 했지만 한계가 뚜렷했기에 그는 HTML을 독학으로 배우기 시작했다. 웹 페이지를 작성하기 위해 사용되는 기본적인 마크업 언어를 유튜브로 배우고 시행착오를 겪으며 구축해 나갔다.
첫 시작은 조제 총량을 계산하는 정도였지만 '베이직'을 기반으로 계속해 기능을 쌓아 올려갔다.


3년이 흐르면서 리액트, 서버 구축 등까지 프로그래밍 실력도 일취월장했다. 현재는 꾀나 만족스러운 기능들이 구현되고 있다.

터치 화면에서 환자 호출 버튼을 누르면 굳이 환자를 부르지 않아도 모니터에 음성 호출이 가능하고, PC에 이전 복용약과 새로운 복용약 등이 구분돼 떠 복약지도도 용이하다.
재고를 자동으로 계산해 설정한 수량 이하로 떨어지면 알림이 뜨고, 약국 전용폰을 두지 않더라도 입고 내역을 환자에게 알림으로 보내 환자가 약국을 방문하도록 하는 기능도 가능하다.

가장 붐비는 요일과 시간대, 일별 예상 방문 환자수도 프로그램을 통해 사전에 알 수 있다. 이 모든 게 '팜스퀘어'라는 프로그램 안에서 가능한 기능들이다.
"저와 근무약사님의 필요에 의해 만든 기능들인 거죠. 생각보다 필요치 않아 삭제한 기능들도 많아요. 얼마든지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는 게 특징이죠."
현재는 약국용 AI 챗봇과 생성AI를 개발 중이다. 의약품 데이터를 학습시킨 전용 AI 챗봇을 만들어 약국이 손쉽게 이를 활용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다제약물 복용자들의 이력을 손쉽게 관리할 수 있는 생성AI 역시 개발이 진행 중이다.
◆프로그래밍 넘어 가루약·시럽 토출기까지= 강재현 약사의 도전은 프로그래밍에 그치지 않았다.
그는 소아과 약국의 숙원이라고 할 수 있는 간편 가루약·시럽 토출기까지 개발에 나섰다.

머릿 속에서만 구현하던 기기를 만드는 것은 프로그래밍과는 또 다른 차원의 일이었다. 뿐만 아니라 비용적인 부분도 무시할 수는 없었다.
"그러던 중 작년 초 예비창업패키지 공모에 합격했고, 올해 초에는 창년창업사관학교에 입교하게 돼 뜻을 이어갈 수 있게 됐습니다."
작년 6월 마이팜이라는 회사를 출범해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으로부터 지원금과 전문가 컨설팅 등도 구하고 있다.
"총량에 따라 가루약이 토출되는 1구짜리 가루약 토출기인데, 곧 완성품이 나올 예정이예요. 우연히 시흥시 소상공인 대상 진흥사업에 선정되면서 시럽 토출기도 제작하게 된 거죠."
500ml, 1l 등 덕용 병에 담긴 시럽을 빨아 올려 시럽병에 소분하는 방식이다.
예비창업패키지, 청년창업사관학교 등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정보를 공유하다 보니 머릿 속에 그렸던 아이디어가 하나 둘 실현되고 있다는 게 그의 얘기다.
"아직까지 얼마나 더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야 할 지는 모르겠지만, 좀 더 정확하게, 스마트하게 약국을 운영할 수 있게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변함 없어요. 약국에서 근무하셨던 약사님들, 새롭게 알게 되는 약사님들을 만나서 불편한 부분을 청취하고 아이디어를 얻고 있는 중입니다."
그는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약국들이 수고를 더는 데 일조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뭔가 목표를 가졌다기 보다 제 약국의 고충을 줄이고자 시작한 프로그래밍과 토출기 개발이지만, 저와 같은 약사님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어요. 약국은 제품을 판매하는 곳이 아닌 전문성과 지식을 판매하는 공간이잖아요. 약국이 소비자들의 문제점을 해결해 줄 수 있는 공간으로 갔으면 좋겠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운영을 효율화 해야겠죠. 이 과정에서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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