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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약국 화장품, 이번에도 시장만 키워줄 것인가[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약국 화장품 시장이 다시 움직이고 있다. PDRN, EGF, 엑소좀 등 이른바 고기능성 성분을 앞세운 제품군이 빠르게 늘고 제약사와 유통업체도 잇따라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일부 약국에서는 화장품이 일반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못지않은 주요 매출 품목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으며, 국내는 물론 외국인 관광개를 겨냥한 화장품 전문 약국들도 들어서고 있다. 지금의 분위기를 두고 10여 년 전 한차례 불었던 약국 화장품 바람과는 다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먼저 소비자의 인식이 변화했다는 것이 가장 큰 변화의 시작이라는 분석이다. SNS와 온라인 콘텐츠를 통해 성분을 미리 검색하고 약국을 찾아 피부 상태와 제품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 소비자의 변화는 곧 관련 업계를 움직이고 있다. 제약사뿐만 아니라 학계, 약사단체에서도 관련 교육과 연구에 나서는 등 시장을 둘러싼 움직임 역시 과거보다 구체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분명 약국 화장품은 약사들에게는 새로운 가능성이다. 조제와 의약품 판매에 편중된 약국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고 약사의 상담 영역을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시장이 커진다는 사실만으로 약국의 미래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약사사회는 이미 여러 차례 비슷한 경험을 했다. 약국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영양제와 건강기능식품이 대중화된 이후 홈쇼핑과 온라인, 대형 유통채널로 빠르게 확산됐다. 약국이 시장을 만드는 데 기여했지만 정작 시장의 주도권은 다른 유통채널로 넘어갔다. 10여년 전에도 약국 화장품 시장은 똑같은 길을 걸었었다. 현재의 붐도 또 다시 같은 길을 반복할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제품이 알려지고 소비자 수요가 확대되면 업체들은 약국에만 머물지 않기 때문이다. 드럭스토어와 온라인몰, 라이브커머스 등 더 넓은 판매채널을 찾게 된다. 약국에서 성장한 제품이 어느 순간 약국보다 온라인에서 더 싸고 쉽게 판매되는 상황도 충분히 반복될 수 있다. 결국 약국이 단순한 판매처에 머문다면 이번에도 시장만 키워준 뒤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 현재의 분위기가 일부 관광 상권이나 대형 약국만의 성공 사례로 그쳐서도 안 된다. 화장품을 대량으로 진열하고 소비자가 직접 고르게 하는 방식은 매출 확대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약국만의 차별성을 설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약국이 가져야 할 경쟁력은 결국 약사의 설명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같은 PDRN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더라도 의약품과 화장품은 사용 목적과 허가 기준이 다르다. 피부 상태와 연령, 사용 중인 의약품에 따라 적합한 제품과 사용법도 달라질 수 있다. 소비자가 광고 문구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영역을 구분하고 설명하는 것이 약사의 역할이다. 약국 화장품이 일부 대형 약국의 전유물이나 일시적인 유행으로 끝날지, 약사의 새로운 전문 영역으로 자리 잡을지는 지금부터의 선택에 달렸다. 약국은 화장품을 판매하는 또 하나의 유통채널이 될 수도 있고, 소비자가 성분과 제품을 믿고 상담받을 수 있는 전문 공간이 될 수도 있다. 이번 시장에서도 약사가 단순히 제품을 진열하고 판매하는 역할에 머문다면 과거의 실패는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약국 화장품 시장의 성패는 제품의 유행이나 매대의 크기가 아니라 약사가 전문 상담가로서 얼마나 확실한 주도권을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2026-07-31 06:00:44김지은 기자 -
[기자의 눈] 라면 팔고 약도 팔고…마트에 갇힌 창고형약국[데일리팜=강혜경 기자] 대형마트나 아울렛 내 100평, 150평 규모 약국이 들어서는 풍경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공간적 여유와 함께 주차, 유동인구까지 보장된 대형마트 내 창고형 약국이 바이블 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온라인 쇼핑이 늘어나면서 오프라인 매출이 줄어드는 대형마트들에게 창고형 약국은 꽤나 매력적인 장소로 어필됐다. 대형마트처럼 카트를 끌고 다니면서 약과 건강기능식품을 원하는 쓸어 담을 수 있다는 '마트'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확실한 집객이 가능한 모델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약국 입장에서도 별도 건물이나 주차관리 요원을 두지 않아도 되고, 일정 수준 이상의 마트 이용객이 담보되다 보니 윈윈이라는 차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얻었다. 이 과정에서 대형마트 내 입점해 있던 약국들이 애먼 피해를 입은 경우도 있다. 임대 만료에 맞춰 재계약 갱신을 하지 않겠다는 통보를 하는가 하면, 기존 10평 약국이 상존해 있음에도 100평 규모 약국을 입점시키는 등 상도의를 벗어난 시도도 빚어졌다. 결국 홈플러스, 롯데마트, 하나로마트 이마트 같은 대형마트들이 공평하게(?) 창고형 약국을 입점시키며 하나의 사업 영역으로 여기는 지경에 이르렀다. 문제는 대형마트 내 약국들이 갖는 리스크다. 특히 홈플러스 사태가 창고형 약국에 시사하는 바는 작지 않다고 본다. 홈플러스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와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이 2000억원 자금 지원을 두고 극적 합의에 성공하면서, 청·파산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하고 회생절차를 이어갈 수 있게 됐지만 홈플러스 이슈가 메가팩토리약국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보면서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약이 진열돼 있어야 할 약장에 라면, 햇반, 과자가 빼곡히 쌓여있고, 약국인지 마트인지 분간하기 힘든 모습을 보면서 소비자들이 '혁신'이라고 입을 모았던 창고형 약국이 얼마나 초라해질 수 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약국이 단순히 저렴한 생필품을 사러 가는 마트의 연장선으로 전락할 때 복약지도와 건강상담이라는 약사 본연의 역할은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다. 앞선 단락에서 '윈윈'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대형마트 내 창고형약국은 철저히 갑과 을의 계약에 갇히는 구조다. 약국에 대해 좋은 위치를 선점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6개월, 1년의 렌트프리 기간을 보장한다는 달콤한 제안 뒤에는 대형마트의 경영 악화 이슈가 도사리고 있다. 내방객수가 줄어들고, 주요 3개 대형마트의 매출액 역시 줄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형 유통업체는 공간 채우기식 입점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지역 상권과의 상생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가격 경쟁력에만 가치를 부여하는 창고형 약국의 영업 방식 역시 제고해야 할 부분이다. 생명과 건강을 다루는 약국, 약사 마저 무한 가격 경쟁과 규모의 경제라는 정글로 내몰리는 것이 과연 우리 사회에 이로운 일일까. 편리함의 대가로 더 소중한 가치를 잃어가고 있는 게 아닌지 냉정한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다.2026-07-30 06:00:46강혜경 기자 -
[기자의 눈] 보건의료 쟁점 현안, 복지위 결기가 필요하다[데일리팜=이정환 기자] 22대 국회 후반기 보건복지위원회가 원 구성을 마치고 본격적인 입법 활동에 나선다. 새롭게 꾸려질 복지위가 얽히고설킨 보건의료 쟁점 현안 해결 일선에 서게 되는 셈이다. 구체적으로 수 년째 시범사업틀 안에 갇혀 있는 비대면진료는 오는 12월부터 본격적으로 제도화되지만, 여전히 처방일수·의약품 제한 범위가 확정되지 않았다. 편의점 안전상비의약품 품목 수 확대와 판매 점포 규제 완화 역시 후반기 복지위가 심사해야 할 주요 입법이다. 보건복지부 정은경 장관은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편의점약을 11개에서 20개로 늘리고, 24시 운영 점포가 아니더라도 안전상비약을 취급·판매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여러차례 보고했다. 약국이나 24시 편의점이 없는 속칭 무약촌 지역 소비자 의약품 접근성 강화가 명분이지만, 약사들은 약사 면허가 없는 비전문가의 의약품 취급 확률이 지나치게 커진다는 이유로 강하게 반대중이다. 이와 함께 수급 불균형 사태가 촉발될 때마다 수면 위로 떠오르는 제한적 성분명 처방 의무화도 쟁점 법안이다. 이들 현안의 공통점은 의사, 약사, 산업계, 그리고 국민(소비자)이란 이해관계자의 입장이 복잡다단하게 충돌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복지부를 비롯한 유관 정부부처도 쉽사리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입법, 행정에 상대적으로 소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새 판을 짠 22대 후반기 복지위가 직역 간 이해관계 대립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명확하고 정교한 정책 바로미터(기준점)를 제시하는 숙제를 얻게 된 셈이다. 비대면진료는 코로나19 팬데믹 시절 한시적 허용을 거쳐 현재 시범사업 형태로 연명하고 있다. 입법이 성공했지만, 디테일이 여전히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국민 편의성과 플랫폼 업계 육성, 의료·약국 생태계 붕괴 저지라는 어려운 미션을 동시에 성공시킬 수 있는 해법 마련에 국회가 적극 참여해야 한다. 의약품 수급 불균형 사태가 일상화되면서 제한적 성분명 처방 논의 역시 미룰 수 없는 현실적 과제다. 의사협회의 처방권 침해 주장과 약사회의 대체조제 활성화·성분명 처방 요구가 격렬하게 충돌하는 지점을 상호 합의 가능한 상황으로 이끌어가는 역할도 후반기 복지위원들이 해내야 한다. 국가적 수급 불안정에 직면한 특정 의약품에 한해 제한적으로 성분명 처방을 도입하는 방안 마련을 위해 의사, 약사 직능 싸움을 넘어선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대안이 복지위원들로부터 제시되길 바란다. 안전상비약 품목 확대·판매점 규제 완화 역시 국민의 야간·휴일 의약품 접근성 개선 요구와 약사회의 복약 지도 부재·부작용 위험 경고란 쟁점이 맞부딪힌다. 약물의 전문가는 약사인 만큼 복지부와 약사단체가 소모적인 대립없이 협의점을 찾을 수 있게 국회가 개입할 필요가 크다. 그동안 쌓인 상비약 판매 데이터와 부작용 통계를 객관적으로 검증하고, 국민 편의와 안전성이라는 두 가치가 조화를 이루는 선에서 품목 재조정과 관리 체계 강화를 위한 입법적 결단을 내려야 한다. 22대 후반기 복지위가 묵은 보건의약 쟁점 현안들에 어떤 기준점을 제시하느냐에 따라 대한민국 보건의료 미래 지형이 달라지게 된다. 국회의 결기 있는 입법 행보를 기대한다.2026-07-29 06:00:46이정환 기자 -
[특별기고] 신뢰 받는 약사로 서기 위한 길지난 3편에서 우리는 개설·운영·광고에 걸쳐 세워지고 있는 세 개의 빗장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마지막에 이렇게 적었다. 아무리 튼튼한 빗장도 안에서 문을 열어 주는 손이 있다면 무용지물이라고. 법은 바깥의 침입을 막는 울타리일 뿐, 그 울타리를 끝까지 지탱하는 마지막 기둥은 결국 약사 개개인의 자리다. 네 번의 연재를 마무리하는 이번 편은, 바로 그 기둥에 관한 이야기다. 면허는 자본이 탐내는 이름값이다. 그러나 그 이름을 끝까지 내 것으로 지켜 내는 힘은 법조문이 아니라 다른 곳에서 나온다. 대체될 수 없는 전문성, 흔들리지 않는 도덕성, 그리고 홀로 무너지지 않도록 곁을 지키는 공동체. 이 세 가지가 맞물릴 때, 비로소 자본이 넘볼 수 없는 마지막 빗장이 완성된다. 전문성 — 자본이 끝내 복제하지 못하는 단 하나 자본은 약국의 거의 모든 것을 복제할 수 있다. 값비싼 인테리어도, 눈에 띄는 간판도, 진열대의 각도와 동선까지도 돈이면 똑같이 만들어 낸다. 그러나 자본이 끝내 복제하지 못하는 것은 조제대 앞에서 환자의 얼굴빛을 살피고, 처방전 너머의 병력을 읽어 내며, 이 약과 저 약이 몸 안에서 부딪치지 않을지 헤아리는 그 전문적 판단의 순간이다. 복약지도는 안내문을 소리 내어 읽는 일이 아니다. 여러 병원을 오가며 받아 온 약들이 서로 충돌하지 않는지 가려내고, 어르신 환자분이 스스로 삼키기 어려운 제형을 알아채며, 말로 다 하지 못한 불안을 눈빛에서 먼저 읽는 일이다. 이것이 약사만이 할 수 있는 일이고, 자본이 결코 사들일 수 없는 자산이다. 역설적이게도 면허대여의 유혹을 이기는 첫 번째 힘은 도덕적 결심이 아니라, 나를 대체 불가능하게 만드는 실력에서 나온다. 자본이 약사의 손을 필요로 하는 한, 약사는 결코 간판으로만 존재하지 않는다. 도덕성 — 매일 아침 다시 서명하는 약속 면허는 한 번 취득하면 액자에 걸어 두는 자격증이 아니다. 매일 아침 조제실 문을 열 때마다 다시 서명하는 약속에 가깝다. 어제의 신뢰가 오늘의 태만을 덮어 주지 않기 때문이다. 국민이 처방전을 내밀며 아무 의심 없이 치료약을 받아 가는 것은, 자신의 이름을 걸고 판단하는 약사가 서 있기 때문이다. 면허란 결국 국가가 약사 개인에게 맡겨 둔, 국민의 신뢰를 담보하는 증표다. 유혹은 늘 험악한 얼굴로 오지 않는다. 친절하고 다정한 얼굴로 다가온다. 그 대가로 매달 받은 돈은 통장에 잠시 머물다 사라지지만, 그 이름에 남은 형사처벌과 면허취소의 기록은 평생 나를 따라다닌다. 도덕성이란 거창한 신념이 아니라,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내 이름을 지키겠다는 냉정한 계산이기도 하다. 공동체 — 빗장은 혼자 잠글 수 없다 면허대여의 유혹은 대개 고립에서 싹튼다. 홀로 짊어진 개국 대출과 매달 돌아오는 임대료의 무게 앞에서, ‘투자를 받아 크게 시작하자’는 제안은 유일한 동아줄처럼 보인다. 벼랑 끝에 선 사람에게 내려온 밧줄이 실은 올가미일 수 있다는 사실은, 혼자일 때 가장 보이지 않는 법이다. 자본이 노리는 것도 바로 그 고립의 순간이다. 그래서 마지막 빗장은 혼자 잠글 수 없다. 이웃한 약국의 불빛이 켜져 있을 때, 내 약국의 빗장도 더 단단해진다. 경영난을 먼저 겪은 선배의 한마디, 수상한 제안을 함께 뜯어보아 줄 동료, 그리고 개별 약사가 감당하기 벅찬 문제를 직능 차원에서 받아 안는 약사회의 존재가 그 불빛이다. 서울시약사회를 통한 자정 노력과 회원 보호 체계를 통해, 어느 회원도 홀로 벼랑 끝에 내몰리지 않도록 곁을 지키고자 한다. 부당한 제안을 받았을 때 혼자 삼키지 말고 동료와 약사회의 문을 두드리는 것, 그것이 개인의 판단력을 넘어선 공동체의 방어선이다. 네 개의 빗장, 그리고 우리의 이름 돌아보면 이 연재는 하나의 문장을 향해 걸어왔다. 1회에서 우리는 빌려준 면허가 자신을 겨누는 흉기가 됨을 확인했고, 2회에서 자본이 왜 하필 약사의 이름을 탐하는지 그 종속의 구조를 확인했으며, 3회에서 개설·운영·광고에 걸친 세 개의 제도적 빗장을 짚었다. 그리고 이제 그 세 개의 빗장을 안에서 지켜 내는 네 번째 빗장, 곧 약사 자신에 이르렀다. 전문성·도덕성·공동체라는 이 마지막 빗장이 없다면, 바깥의 어떤 법도 끝내 문을 지켜 내지 못한다. 법과 제도가 아무리 촘촘해져도, 마지막 한 걸음은 언제나 환자 앞에 선 약사 자신이다. 화려한 간판은 자본이 하루아침에 세울 수 있지만, 국민이 오래도록 신뢰하는 이름은 오직 약사만이 한 사람 한 사람의 손으로 지켜 낼 수 있다. 네 번에 걸쳐 이어 온 이야기를 이 한 문장으로 매듭짓고자 한다. 약국은 자본이 지키는 것이 아니라, 약사가 자신의 책임으로 지켜내는 것이다. [약사에게 한마디] 화려한 간판보다 오래가는 것은 끝까지 내 것이었던 이름과 신뢰이다. [필자 약력] -성균관대학교 약학대학 졸업 -전 중랑구약사회장(3선) -전 대한약사회 정책이사 -현 서울특별시약사회장2026-07-29 06:00:44데일리팜 -
[기자의 눈] 대입제도 닮아가는 약가제도, 본질은 어디에[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우리나라 대학 입시 제도는 누더기라는 비판을 자주 받는다. 공정성과 사교육비 절감 등 제도를 개편할 때의 명분은 매번 그럴듯했다. 하지만 수시로 덧대어진 가산점과 정시·수시의 복잡한 조건 속에 본질이어야 할 ‘학업 능력’보다 ‘어떻게 전형을 잘 파고드느냐’가 입시의 성패를 가르는 기형적 구조가 됐다. 곧 시행을 앞둔 약가제도 개편안을 바라보면 이러한 입시제도가 떠오른다. 그렇지 않아도 복잡해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을 받아온 약가제도가 이번 개편으로 한층 더 난해해졌다. 약가의 기본 가치는 명확하다. 의약품이 가진 본연의 효능과 효과, 그리고 안전성과 품질이다. 하지만 지금의 약가 산정 방식은 각종 조건부 가산과 복잡한 사후관리 장치, 여기에 가격표상의 금액과 실제 거래 금액이 따로 노는 ‘유연계약제’까지 얽히고설켜 고차 방정식 형태를 띠고 있다. 약의 우수성보다 ‘어떻게 제도적 틈새를 활용해 약가를 더 잘 받느냐’가 제약사의 사활을 거는 요소가 됐다. 과거 다국적제약사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MA(약가 담당) 인력의 몸값이 최근 국내 제약업계에서도 천정부지로 치솟는 현상은 이 제도가 얼마나 비직관적이고 난해해졌는지를 반증한다. 물론 보건당국의 고민도 이해되지 않는 건 아니다. 초고가 신약의 환자 접근성을 넓히면서도 한정된 건강보험 재정의 고갈을 막아야 하는 당국으로서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짜낸 고육지책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정부의 제도개편 취지와 달리, 개편 결과에서 기대했던 ‘제도의 직관성’과 ‘시장의 예측 가능성’은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보건당국과 제약사 담당자조차 100% 완벽히 이해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 정도의 제도를, 환자나 일반 국민이 어떻게 신뢰할 수 있을까. 더 큰 문제는 제도가 시행된 이후 현장에서 벌어질 혼란과 그로 인한 파장이다. 복잡한 장치로 인해 약가가 매년 바뀌고 표시 가격까지 달라지면, 약국과 유통업계는 차액 정산과 반품 처리 등 막대한 서류 작업에 과도한 인력을 투입해야 한다. 이러한 행정 비용과 비효율은 단순한 기업의 불편으로 끝나지 않는다. 제도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신약의 국내 출시가 미뤄지거나, 과도한 행정 비용이 비용 구조에 반영된다. 결국 환자가 필요한 약을 제때 공급받지 못하거나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함께 짊어지게 되는 실질적 피해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지엽적인 재정 통제에 매몰되어 시스템 전체의 효율이라는 근본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아쉽다. 이미 판이 짜여진 제도는 곧 현장에 적용될 것이고, 그에 따른 혼란 역시 눈앞의 현실로 다가왔다. 제도의 목적이 '관리의 편의'나 '재정 통제 수단'에만 머물러 현장의 피로도와 환자의 부담을 극대화한다면, 그 제도는 결국 누구를 위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2026-07-28 06:00:48김진구 기자 -
[데스크 시선] 다가오는 혼란의 시기와 정부 능력 시험대[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지난 1년 가까이 제약업계를 뜨겁게 달궜던 약가제도 개편 시행이 임박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5월 행정예고한 제네릭 약가인하 내용을 담은 ‘약제의 결정 및 조정 기준’ 일부 개정고시안이 두 달의 의견 수렴 기간을 거쳐 다음 달 본격적인 시행을 앞두고 있다. 개편 약가제도는 특허만료 의약품과 제네릭 모두 약가 상한선이 특허만료 전 신약의 53.55%에서 45%로 내려가는 내용이 핵심이다. 산술적으로만 보면 제네릭 약가가 16.0% 깎이는 셈이다. 제약업계는 개편안 확정 과정에서 현장의 목소리가 얼마나 실질적으로 반영됐는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례로 항생 주사제 약가우대 실효성이 지목된다. 항생 주사제는 68%까지 약가를 우대해주는 내용이 개편안에 포함됐다. WHO ATC 코드 기준 J(전신용 항감염제)로서 투여경로 및 제형이 주사제인 항생 주사제가 약가 우대 대상이다. 항생제 중 가장 많이 사용되는 페니실린 계열이나 세팔로스포린 계열 의약품이 해당된다. 처방 현장에서 필수 의약품으로 사용되는 항생 주사제의 약가를 높여줘 생산 동력을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업계의 반응은 냉담하다. 항생 주사제는 생산 업체가 적은데다 이미 수십개의 품목이 등재된 제품이 많아 실제 혜택을 받는 제품은 극히 드물다는 이유에서다. 항생 주사제가 약가 우대를 받으려면 직접 생산과 동일 제품 3개 이하 등재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페니실린 제제와 세팔로스포린 제제 등 주요 항생 주사제는 다른 의약품과 분리된 별도 공장이 필요해 원가 구조가 열악하고 생산 업체가 많지 않은 실정이다. 제약사 입장에선 원가율이 높은 항생 주사제의 약가가 낮아지면 채산성이 맞지 않아 생산 포기 업체가 속출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약가제도 개편 이후 항생 주사제의 약가 하락에도 약가 우대를 받는 제품이 많지 않으면 필수 의약품 수급난이라는 부작용이 현실화될 가능성마저 제기된다. 기등재 제네릭의 약가인하 작업이 시작되면 업계 내 잡음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복지부는 기존 의약품을 2012년 이전과 이후 등재된 그룹으로 구분해 개정 산정률 45%까지 단계적으로 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제네릭과 제네릭 등재 특허만료 오리지널 의약품이 약가인하 대상이다. 제약사 입장에서는 기등재 제네릭의 약가 인하에 따른 손실이 가장 큰 고민이다. 예를 들어 연 매출 100억원 규모 제품의 약가가 53.55원에서 45원로 내려가면 산술적으로 연간 16억원의 매출이 감소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단순히 계산해도 1개 제품의 영업이익이 16억원 증발한다. 여기에 최고가 요건 미충족 시 인하율 확대는 제약사들에 또 다른 경영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개편 약가제도에서 최고가 요건 미충족시 적용되는 인하율은 15%에서 20%로 확대된다. 2020년 7월부터 제네릭 제품은 생동성시험 직접 수행과 등록 원료의약품 사용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만 최고가 53.55%를 받을 수 있는 기준 요건이 도입됐다. 한 가지 요건이 충족되지 않을 때마다 상한가는 15%씩 내려간다. 2개 요건 모두 충족하지 못하면 27.75% 인하되는 구조다. 15% 인하율을 적용하면 제네릭 최고가 산정 기준 53.55%가 1개 요건 미충족시 45.52%, 2개 요건 미충족시 38.69%로 내려간다. 제네릭 산정 기준 45%와 최고가 요건 미충족 인하율 20%를 적용하면 최고가 요건 1개 미충족 제네릭은 36%, 2개 미충족 제네릭은 28.8%로 낮아진다. 최고가 요건 1개 미충족 제네릭의 약가는 현행보다 20.9% 인하되고 2개 미충족 제네릭은 현재보다 25.6% 내려간다. 제약사 입장에서는 생동성시험 미수행 제네릭에 대해 20.9%의 약가인하를 감수해야 하는 처지다. 기준 요건 미충족 제네릭의 약가인하율을 수용했을 때 수익성이 크게 훼손되는 제품에 대해서 생동성시험 수행 등으로 약가인하를 최소화하는 전략을 강구할 수 있다. 지난 2020년 개편 약가제도를 기등재 제네릭에 적용하면서 생동성시험 수행 건수가 급증하면서 제약업계에 큰 혼란이 펼쳐진 이력이 있다. 지난 2020년 6월 보건복지부는 최고가 요건을 갖추지 못한 제네릭은 2023년 2월28일까지 ‘생동성시험 수행’과 ‘등록 원료의약품 사용’ 자료를 제출하면 종전 약가를 유지해주는 내용의 약제 상한금액 재평가 계획 공고를 냈다. 제약사들은 약가인하를 회피하기 위해 기허가 제네릭 제품에 대해서도 생동성시험에 착수하는 기현상이 연출됐다. 정책간의 시간차도 큰 변수다. 혁신형제약기업 제도와 개편 약가제도 시행 시기의 시간차에 따른 엇박자도 예상되는 혼선이다. 개편 약가제도에서는 매출액 대비 R&D 비율에 따라 제네릭 약가를 가산하는 내용이 담겼다. 혁신형 제약기업의 경우 가산이 적용된다. 최대 4년간 60%의 약가를 적용받을 수 있다. 기본 1년에 국내생산 조건을 충족할 경우 3년이 추가되는 방식이다. 제약바이오기업의 혁신성을 평가해 약가우대 자격을 부여하는 ‘혁신형 제약기업’과 ‘준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일정은 이보다 뒤로 밀려 있다. 복지부는 8월부터 신청 접수를 시작해 12월 말에야 최종 명단을 확정할 계획이다. 이번에 새롭게 도입되는 준혁신형 제약기업 역시 50%의 산정률을 최대 4년간 적용받는다. 기등재 의약품 조정 시에도 혁신형은 4년간 49%, 준혁신형은 3년간 47%의 약가 가산이 적용된다. 제약업계에서는 이러한 공백이 기업의 경영 방침과 R&D 투자 계획에 상당한 차질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신규 제네릭 출시를 앞둔 기업들의 경우, 불과 몇 개월 차이로 산정률이 5~15%p까지 차이 날 수 있어 출시 시점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개편 약가제도의 실제 시행 시점을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결과 발표 이후로 미뤄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가장 큰 문제는 제도의 복잡성이다. 정작 실무진도 제도 이해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쏟아질 만큼 제도가 복잡해지면서 향후 운영 과정에서 불거질 혼선과 부작용을 예측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우세하다. 제네릭 약가제도를 개편하면서 복잡하고 소모적인 기준 요건을 폐지할 필요성이 크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됐지만 새 제도에서는 기준 요건은 더욱 강화되면서 계산법은 더욱 복잡해진다. 정부의 약가제도 개편 때마다 숱한 부작용이 노출됐고 뒤늦게 정부는 수습하는 현상이 반복됐다. 예를 들어 개편 약가제도에서 양도·양수 의약품의 약가 승계를 차단하는 규정이 담겼다. 상속이나 합병을 제외하고 의약품의 판권이 다른 기업으로 이전하면 원칙적으로 동일 제품 최저가를 부여하는 방식이다. 당초 2020년 약가제도 개편으로 양도·양수 의약품도 계단식 약가제도의 적용으로 동일 제품 중 최저가로 등재됐다. 의약품 허가권이 다른 업체로 변경되는 양도·양수의 경우 급여 삭제와 재등재 절차를 거친다. 기존에 등재됐던 제품이라도 삭제 이후 신규 등재 제품으로 인식되면서 계단형 약가제도 적용이 불가피했다. 업계가 이에 대해 부당함을 호소하자 복지부는 일부 제도를 개선했다. 제조업자 지위 승계, 수입·제조허가 전환, 동일 제품 재허가 등 특정 사례에는 삭제된 제품의 최종 상한금액과 동일가를 산정해주기로 한 것이다. 그러자 제약사들 사이에서는 높은 약가의 제네릭을 사고파는 행위가 빈번해졌다. 과연 정부가 대대적인 제도 개편을 시행하면서 사전에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차단하기 위한 장치를 마련했을까. 정부의 제도 개편이 취지를 달성할 수 있을까. 정부의 실력이 또 한번 시험대에 오른다.2026-07-27 06:00:46천승현 기자 -
[기자의 눈] 시장이 실망한 건 실패가 아니었다[데일리팜=최다은 기자] 올해 7월은 제약·바이오 시장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기업들이 잇따라 악재를 내놓으면서 실망감이 극대화된 한 달이었다. 문제는 단순한 임상 실패나 허가 지연에 그치지 않았다. 기대를 키우는 데는 적극적이면서 정작 결과가 예상과 달랐을 때 이를 설명하고 수습하는 방식은 미흡했다는 점이 도마 위에 올랐다. 가장 충격이 컸던 곳은 HLB였다. 간암 신약 리보세라닙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세 번째 보완요구서한(CRL)을 받으며 미국 진출이 또다시 좌절됐다. 이후 항서제약 제조소 실사가 자발적 시정조치(VAI)로 최종 종결되면서 재도전의 발판은 마련됐지만, 시장이 받은 충격까지 곧바로 회복되지는 않았다. 파트너사의 제조소 문제가 반복된 데다 관련 정보가 양사 간 제때 공유되지 않았다는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글로벌 파트너십 관리 능력에도 의문이 제기됐다. 코오롱티슈진은 또 다른 의미에서 실망을 안겼다. 무릎 골관절염 치료제 TG-C의 미국 임상 3상 첫 번째 시험에서 공동 1차 평가지표를 충족하지 못했다. 임상 결과 자체보다 논란을 키운 것은 이후의 대응이었다. 공시와 보도자료, 기자간담회 발표자료에 기재된 수치가 서로 달랐고, 결과 발표 전 주가가 급락한 배경을 둘러싼 의혹도 명확히 해소되지 않았다. 회사는 예상보다 크게 나타난 위약 효과를 강조하며 오는 10월 공개될 두 번째 임상 결과를 지켜봐 달라고 했다. 그러나 시장이 먼저 요구한 것은 새로운 기대가 아니라 이미 공개된 데이터에 대한 정확하고 일관된 설명이었다. 펩트론도 기대와 현실의 간극을 드러냈다. 시장에서는 일라이릴리와의 공동연구가 비만치료제 마운자로의 월 1회 제형 개발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 하지만 공동연구 대상에 마운자로 주성분인 터제파타이드가 포함되지 않았다는 취지의 경영진 발언이 나오면서 분위기는 급변했다. 펩트론 측은 특정 상업화 제품 하나가 아니라 복수의 차세대 후보물질을 대상으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고 해명했다. 회사는 직접 마운자로 월 1회 제형을 공식화한 것은 아니지만, 시장의 기대가 장기간 커지는 동안 이를 적극적으로 바로잡지 못했다는 점에서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결국 관심은 오는 10월 기술평가 계약이 실제 본계약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로 옮겨갔다. 삼천당제약 역시 하루 만에 상한가와 하한가를 오가는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회사는 FDA로부터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 제네릭 개발과 관련한 Pre-ANDA 회신을 받았다며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영업상 비밀을 이유로 답변서의 핵심 내용은 공개하지 않으면서 오히려 불확실성을 키웠다. 투자자들은 기업이 스스로 규정한 호재보다 이를 판단할 수 있는 객관적인 근거를 원했다. 충분한 정보가 제시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대만 앞세운 설명은 투자심리를 붙잡기는커녕 더 큰 변동성을 불러왔다. 신약 개발에서 실패는 낯선 일이 아니다. 임상은 실패할 수 있고 허가 일정도 늦어질 수 있다. 글로벌 제약사들 역시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하나의 신약을 시장에 내놓는다. 문제는 실패 자체가 아니라 실패 가능성을 사전에 어떻게 알리고,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왔을 때 시장과 어떻게 소통하느냐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그동안 기대감을 중요한 자산으로 활용해 왔다. 기술수출 가능성이나 글로벌 빅파마와의 협업, FDA 일정 하나만으로도 기업가치가 크게 움직였다. 그러나 기대감은 실적이나 데이터보다 오래 버티지 못한다. 근거보다 기대가 앞서면 현실이 조금만 달라져도 실망은 몇 배로 돌아온다. 상장사는 연구개발 기업인 동시에 공시 기업이다. 투자자는 희망적인 해석보다 정확한 사실을 원한다. 긍정적인 내용만 부각하고 불리한 정보는 뒤늦게 설명하거나, 공개 자료의 수치조차 일관되게 관리하지 못한다면 시장의 신뢰는 빠르게 무너질 수밖에 없다. 한번 잃은 신뢰는 임상에 성공하는 것 만큼이나 회복하기 어렵다. 올해 7월은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에 분명한 교훈을 남겼다. 기술 경쟁력만으로 시장의 신뢰를 얻을 수는 없다는 사실이다. 이제 투자자들은 임상 결과뿐 아니라 정보 공개의 투명성, 기대 관리 능력, 위기 대응 방식까지 함께 평가한다. 악재 릴레이에서 시장이 가장 크게 실망한 것은 실패 자체가 아니었다. 이전부터 실패 가능성을 충분히 알리지 않고, 일관되게 설명하지 못한 태도였다. 기업들이 다시 신뢰를 얻으려면 새로운 기대를 내놓기 전에 이미 제기된 의문부터 명확하게 해소해야 할 것이다.2026-07-24 06:00:40최다은 기자 -
[기자의 눈] 임상 실패보다 아쉬운 코오롱의 태도[데일리팜=차지현 기자] 수차례 실패한 뒤 다시 일어나 성공에 이르는 이야기는 영웅 서사의 클리셰다. 넘어져 봐야 자신의 한계를 알고 좌절을 겪어야 비로소 무엇을 고쳐야 하는지 알 수 있다. 실패는 더 큰 도약을 위한 밑거름이 되기도 한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오래된 명제가 여전히 유효한 이유다. 그런데 유독 '실패'라는 단어가 금기시되는 업계가 있다. 바로 바이오 업계다. 국내 바이오 기업은 좀처럼 실패를 고백하는 법이 없다. 실패한 임상은 '절반의 성공'으로 둔갑한다. 일부 환자에게서 나타난 미미한 반응은 '약효 가능성 확인'으로 포장된다. 다른 치료제와 병용하면 효과가 더욱 커질 것이라는 기대를 내세우기도 한다. 코오롱티슈진도 익숙한 대응 방식을 되풀이했다. 코오롱티슈진은 개발 중인 골관절염 세포유전자 치료제 'TG-C' 미국 임상 3상(TGC-15302)에서 통증과 기능 개선이라는 두 가지 주요 평가지표 모두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했다. 핵심 지표 달성에 실패했지만 회사는 어김없이 '절반의 성공'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바이오는 결국 데이터로 성패가 갈리는 산업이다. 사전에 정한 핵심 지표를 충족했느냐, 그렇지 못했느냐가 기준인 이 산업에서 '절반의 성공'이란 존재할 수 없다. 코오롱티슈진이 위약군의 이례적인 개선 폭을 이유로 약효가 확인됐다고 주장했더라도 사전에 정한 공동 1차 평가지표를 달성하지 못한 이상 임상 결과는 실패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사실 신약개발은 본래 성공보다 실패 가능성이 훨씬 큰 영역이다. 임상 3상의 높은 벽을 넘지 못하는 일은 글로벌 빅파마에도 흔하다. 시장과 투자자 역시 바이오 투자가 지닌 높은 위험을 충분히 알고 있다. 그렇기에 임상 실패 자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실패를 마주하고 대하는 기업의 태도와 소통 방식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코오롱티슈진의 대처는 여러모로 아쉬움을 남긴다. 회사는 주요 평가지표 미달보다 상대적으로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결과를 앞세우는 데 집중했다. 임상 결과를 발표하는 과정에서 공시와 보도자료, 간담회 발표 자료 간 주요 수치를 제각각 다르게 기재하며 혼선을 자초했다. 2차 평가지표의 경우 외신 배포 자료에는 담았지만 국내 보도자료에서는 제외하기도 했다. 불리한 결과를 의도적으로 축소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과도한 낙관론 또한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코오롱티슈진은 과거에도 TG-C 허가를 자신했지만 결국 허가 취소와 장기간 임상 중단을 겪었다. 그럼에도 회사는 이번 임상 3상 결과 발표 전까지 공식 석상에서 성공 가능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번 간담회에서도 두 번째 3상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면 한 건의 데이터만으로도 미국 규제당국 품목허가 협의가 가능하다며 기대를 불어넣었다. 과거의 실패를 딛고 미국 임상 3상에 다시 도전한 코오롱티슈진의 노력을 폄하할 수는 없다. 바이오 기업의 도전을 응원하는 마음은 시장과 언론 모두 다르지 않다. 다만 이 같은 미봉책이 반복된다면 임상 실패보다 더 큰 신뢰의 훼손을 불러올 수 있다. 지금 코오롱티슈진에 필요한 것은 데이터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실패를 실패로 인정하고 결과의 원인을 냉정하게 분석하는 자세다. 앞으로 있을 임상 결과 발표에서는 조 단위 기업가치에 걸맞은 투명하고 책임 있는 소통을 이어가길 바란다.2026-07-23 06:00:42차지현 기자 -
[기자의 눈] 규제 취지와 제약현장 사이의 간극[데일리팜=황병우 기자]제약공장 살균제 이슈를 취재하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규제의 필요성과 현장 적용 사이의 거리였다. 가습기살균제 사태 이후 화학물질과 살생물제품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데 이견을 달기는 어렵다. 위해 가능성이 있는 물질을 사전에 관리하고, 사용 기준을 명확히 하자는 제도 취지는 필요하다. 다만 제도가 옳은 방향으로 만들어졌다고 해서 현장에서 곧바로 매끄럽게 작동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의약품 제조현장처럼 이미 강한 품질관리 체계가 작동하는 공간에서는 작은 기준 변화도 여러 절차와 검증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겉으로 보면 단순하다. 살생물제품 관리 제도가 시행됐고, 제약공장도 기준에 맞는 소독제와 살균제를 쓰면 된다. 하지만 의약품 제조현장에서는 소독제 하나를 바꾸는 일도 단순한 구매 품목 변경으로 끝나지 않는다. 이번 사안은 백신 제품 자체의 성분이나 안전성과는 무관하다. 살생물제가 백신 원액에 들어가거나 완제품에 섞이는 문제가 아니다. 쟁점은 제약공장의 작업실, 클린룸, 청정구역 등 제조환경을 소독하는 제품이다. 제약공장에서는 작업실과 클린룸의 무균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쓰는 소독제가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GMP) 안에서 관리된다. 특히 백신과 주사제처럼 무균 관리가 중요한 품목에서는 제조환경 자체가 품질관리의 일부다. 소독제 하나도 사용 구역, 사용 방법, 사용량, 교체 주기, 품질문서 안에서 관리된다. 새 제품으로 바꾸려면 기존 제품과 같은 살균 효과를 내는지 확인해야 하고, 설비나 자재에 부식성·반응성 문제가 없는지도 검토해야 한다. 필요하면 청소·소독 절차, 환경모니터링 기준, 작업표준서까지 손봐야 한다. 제도상 승인된 제품이라고 해서 곧바로 GMP 제조현장에 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환경 안전성 기준을 통과한 제품과 제약공장의 무균환경 유지에 적합한 제품은 같은 말이 아니기 때문이다. 여기서 부처별 관리체계의 빈틈이 드러난다. 인체에 직접 사용하는 제품은 식약처가 관리하지만, 제조환경에서 쓰는 살균제는 환경부 규제와 맞물린다. 역할 구분은 타당해 보이지만, 의약품 제조소라는 공간에서는 두 영역이 깔끔하게 나뉘지 않는다. 환경부 입장에서는 사업장 내 살생물제품일 수 있지만, 식약처 관점에서는 의약품 제조환경을 유지하기 위한 GMP 관리 요소다. 같은 제품을 두고 규제의 시선이 달라지는 셈이다. 그렇다고 안전규제를 느슨하게 하자는 뜻은 아니다. 가습기살균제 사태의 교훈은 분명하다. 문제는 안전을 위한 규제가 또 다른 공급 리스크를 만들지 않도록 현장 적용 방식을 정교하게 다듬어야 한다는 점이다. 독감백신처럼 특정 시기에 공급돼야 하는 품목은 작은 변경도 부담이 된다. 소독제 교체와 검증에 시간이 걸리면 생산·출하 일정 관리에도 리스크가 생길 수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책임 공방이 아니다. 정부는 제도 취지를 지키면서도 제약 제조현장의 GMP 특수성을 반영한 적용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산업계 역시 유예만 요구할 것이 아니라 사용 제품을 점검하고 제도 대응 체계를 갖춰야 한다. 규제는 촘촘해지고 있지만, 부처 간 경계에 걸친 현장은 종종 사각지대에 놓인다. 제약공장의 소독제 이슈는 그 단면이다. 소독제 하나를 바꾸는 일이 왜 수개월의 검증과 문서 개정으로 이어지는지, 제도도 이제는 그 현장의 무게를 봐야 한다.2026-07-22 06:00:40황병우 기자 -
[특별기고] 약국 시장, 외부 자본을 막는 3개의 빗장지난 2편에서 우리는 자본이 왜 하필 약사의 이름을 탐하는지, 그리고 소유가 아닌 지배를 겨냥한 자본 종속의 구조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들여다봤다. 계약서 곳곳에 심긴 통제 장치와 달콤한 제안 뒤에 숨은 낚싯바늘을 확인한 이상, 이제 남은 질문은 하나다. 이 구조적 유혹을 어떻게 끊어 낼 것인가. 다행히 약국을 진입로 삼아 우회하려는 자본을 막기 위한 법과 제도는 개설·운영·광고라는 세 단계에 걸쳐 하나씩 세워지고 있다. 약국의 문턱에서 걸러 내고, 안으로 들어온 뒤에는 실권을 쥔 손을 추적하며, 소비자를 향한 광고까지 규율하는 구조다. 이번 편에서는 약국을 자본의 지배로부터 지켜 낼 세 개의 빗장을 차례로 짚어 보고자 한다. 개설·운영의 빗장…약사의 이름 뒤 숨은 자본까지 추적한다 자본이 노리는 첫 관문은 언제나 약국의 개설 단계다. 이 문턱을 지키는 가장 오래된 빗장은 약사법이 못 박아 둔 하나의 원칙이다. 약사는 하나의 약국만을 개설할 수 있다는 ‘1인 1약국’ 원칙이다. 약국은 약사 면허를 가진 사람만이, 그것도 단 하나만 개설할 수 있다. 단순해 보이는 이 규정이야말로 면허 없는 자본이 여러 약국을 체인처럼 거느리며 지배하려는 시도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첫 번째 장벽이다. 약국의 문을 여는 열쇠를 오직 약사 개인의 손에만 쥐여 줌으로써 자본이 약국의 주인 자리에 앉는 길을 처음부터 봉쇄한 것이다. 그러나 오랜 세월 이 원칙은 주로 서류상 ‘개설 명의’를 중심으로 작동했다. 개설등록증에 약사 한 사람의 이름이 적혀 있더라도, 그 이름 뒤에서 자금과 인력, 매입과 수익의 귀속을 좌우하는 손이 따로 있다면 약국의 실질적인 주인은 달라질 수 있다. 지난 4월 국회를 통과한 이른바 ‘네트워크약국 금지법’은 바로 이 빈틈을 겨냥했다. 약사가 어떠한 명목으로도 둘 이상의 약국을 개설하거나 운영할 수 없도록 명문화함으로써, 하나의 자본이나 이해관계인이 여러 약국을 사실상 거느리는 편법의 고리를 끊어 낸 것이다. 오래된 ‘1인 1약국’ 원칙 위에 현실에서 작동할 수 있는 자물쇠를 하나 더 채운 셈이다. 하지만 개설의 문턱만 잠근다고 방벽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개설등록을 마친 뒤 임대차계약이나 투자, 물품공급, 인력관리 등의 명목으로 자본이 슬그머니 실권을 행사한다면 간판만 약국일 뿐 운영의 주체는 이미 달라진다. 따라서 두 번째 빗장은 약국 안에서 실제 의사결정을 내리는 손이 누구인지를 가려내는 데 걸려야 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진숙 의원이 대표발의한 약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이 같은 실권의 소재를 확인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시장·군수·구청장이 약국 개설등록을 심사할 때 면허대여 등 불법 개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자료를 요청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제출을 거부할 경우 개설등록을 제한하도록 한 것이 골자다. 약국 시설의 임대인이나 개설·운영 자금을 제공한 이해관계인이 임대 또는 자금 제공을 매개로 약국 경영에 개입하거나 약사의 독립적인 업무 수행을 제한하는 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도 개설등록을 받을 수 없도록 했다. 그동안은 자금 흐름과 지배 관계를 확인할 법적 근거가 충분하지 않아, 임대차나 투자라는 외형을 갖춘 우회적 개입을 개설 단계에서 걸러 내기 어려웠다. 이번 개정안은 계약서 뒤에 숨은 실질적인 지배의 손을 등록 단계에서부터 드러내겠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여기에 지난 6월 서미화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약국의 불법 개설·운영 행위를 단속하는 공무원에게 특별사법경찰관리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을 담았다. 지금까지는 불법 개설이 의심되는 정황을 포착하더라도 단속 공무원에게 수사권이 없어 자금의 출처와 수익의 귀속, 실질적인 의사결정 구조까지 파고드는 데 한계가 있었다. 단속 공무원에게 실질적인 조사 권한을 부여한다는 것은 계약서에 적힌 형식적인 관계가 아니라 약국 안에서 실제로 벌어지는 일을 들여다보겠다는 선언이다. 전진숙 의원의 법안이 약국 문 앞에서 신분증을 확인하는 절차라면, 서미화 의원의 법안은 이미 문을 통과한 사람이 안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추적하는 장치에 가깝다. 개설 단계에서 이름을 확인하고, 운영 과정에서는 자금과 결정의 흐름을 따라간다. 두 빗장이 함께 작동해야 약사의 이름 뒤에 숨은 자본까지 비로소 가려낼 수 있다. 광고의 빗장…약국 이름으로 소비자를 현혹하지 못하게 한다 세 번째 빗장은 소비자를 향한 창구, 곧 약국의 표시와 광고에 걸려 있다. 자본이 약국에 침투하는 이유는 결국 수익을 얻기 위해서다. 그리고 그 수익을 끌어모으는 가장 강력한 수단 가운데 하나가 광고다. 그동안 현행법은 약국 개설자의 표시·광고를 원칙적으로 허용하면서 의약품 유통·판매 질서를 훼손하는 일부 유형만 사후적으로 규제해 왔다. 병원·의원과 치과·한방 의료기관의 광고는 유형별 광고심의위원회의 사전심의를 거쳐야 하고, 의약품 광고 역시 약사법에 따른 심의를 받는다. 그러나 정작 국민이 직접 방문해 의약품을 구매하고 상담받는 약국의 광고에는 사전에 걸러 낼 장치가 충분하지 않았다. 그 결과 사실과 다른 과장 광고나 다른 약국과의 가격 비교 광고 등이 고소·고발과 법적 다툼으로 이어지며 일선 약국에 혼란을 안겨 왔다. 지난해 11월 서영석 의원이 대표발의한 약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이 같은 사각지대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핵심은 의료기관 광고심의위원회와 유사한 방식으로 약사법에 약국 광고심의위원회를 설치하고, 특정 약국이나 약사에 관한 광고가 사전심의를 거치도록 하는 것이다. 문제가 발생한 뒤 처벌하는 데 그치지 않고 위법하거나 소비자를 오인하게 할 수 있는 광고를 미리 걸러 내겠다는 취지다. 개정안은 사실과 다른 과장 광고와 객관적 근거가 없는 우월성 표시, 다른 약국과의 가격·경력 비교 등을 금지 대상으로 구체화했다. 특정 의료기관의 처방의약품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것처럼 암시하는 광고나 ‘창고’, ‘공장’ 등의 표현을 사용해 소비자가 의약품을 공산품처럼 인식하고 대량 소비하도록 부추길 우려가 있는 광고 역시 규제 대상에 포함했다. 규정을 위반하면 우선 시정명령을 내리고,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처벌 규정도 담겼다. ‘창고’나 ‘팩토리’라는 이름이 주는 인상은 결코 사소하지 않다. 약이 대량으로 저렴하게 쌓여 있다는 이미지는 의약품을 일반 공산품과 같은 소비 대상으로 받아들이게 한다. 약사의 상담과 복약지도, 환자별 안전관리라는 약국의 본질적 역할은 가격과 물량 경쟁의 뒷전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다. 광고는 단순히 손님을 불러들이는 문구가 아니다. 소비자에게 약국이 어떤 공간인지 규정하고, 의약품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를 좌우한다. 따라서 광고를 사전에 규율하는 일은 표현을 제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약국이 의약품을 값싸게 쌓아 놓고 판매하는 유통 매장이 아니라, 약사의 전문적인 판단과 책임이 작동하는 보건의료기관이라는 정체성을 지키는 일이다. 개설에서 걸러 내고, 운영에서 추적하며, 광고에서 가려낸다. 세 개의 빗장은 서로 다른 곳에 서 있지만 겨냥하는 지점은 하나다. 약국이라는 보건의료의 기반을 자본의 손익계산서로부터 지켜 내는 것이다. 물론 법과 제도가 촘촘해진다고 해서 약국이 저절로 안전해지는 것은 아니다. 여러 법안은 아직 발의와 논의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국회를 통과한 뒤에도 실제 현장에서 실효성 있게 작동하려면 시행 과정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감시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개설·운영·광고라는 세 단계 모두에 빗장을 걸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국회 안에서 형성되고 있다는 사실은 의미가 있다. 약사 직능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의 의약품 안전과 보건의료 질서를 지키기 위한 사회적 과제로 논의되기 시작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리 튼튼한 빗장도 안에서 문을 열어 주는 손이 있다면 무용지물이다. 법과 제도가 바깥의 침입을 막는 울타리라면, 그 울타리를 지탱하는 마지막 기둥은 결국 약사 개개인의 선택이다. 이어질 4회에서는 그 마지막 기둥, 곧 신뢰받는 약사로 서기 위해 갖춰야 할 전문성과 도덕성, 그리고 공동체의 역할을 이야기하며 이번 연재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약사에게 한마디] 빗장은 밖에서 잠그지만, 그 빗장을 지키는 것은 결국 안에 있는 나 자신이다. [필자 약력]성균관대학교 약학대학 졸업 전 중랑구약사회장(3선) 전 대한약사회 정책이사 현 서울특별시약사회장2026-07-22 06:00:38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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