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항암신약 허가·급여 기준의 간극
- 손형민 기자
- 2026-05-29 06: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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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손형민 기자] 최근 항암 치료 영역에서는 허가 범위와 건강보험 급여 기준 간 차이가 발생하면서, 허가상 치료 대상임에도 실제 치료 혜택을 받지 못하는 환자가 발생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글로벌 진료지침과 임상 현장이 제시하는 치료 방향, 국내 허가·급여 기준 사이 간극이 환자 치료의 또 다른 장벽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허가와 급여는 애초 목적이 다르다. 허가는 안전성과 유효성을 기반으로 치료 가능성을 판단하는 과정인 반면, 급여는 제한된 재정 안에서 비용효과성과 임상적 필요성을 함께 고려한다. 두 기준이 완전히 같을 수는 없다. 다만 최근에는 허가 범위와 글로벌 가이드라인 권고, 실제 급여 적용 범위가 서로 다른 방향을 향하면서 현장의 혼란을 키우는 사례가 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진행성 신세포암 치료다.
글로벌 진료지침은 신세포암 1차 면역항암제 치료 이후 보다 넓은 선택지를 제시한다.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유럽종양학회(ESMO), 유럽비뇨의학회(EAU) 등 주요 국제 가이드라인은 면역항암제 병용 이후 다양한 표적치료제를 주요 후속 치료 옵션으로 권고하고 있다. 특히 일부 약제는 1차 면역항암제 이후 주요 선택지로 제시되며 환자 상태와 치료 반응에 따라 유연한 순차 치료 전략(sequence)을 강조한다.
하지만 국내 현실은 다르다. 일부 후속 치료 옵션은 기존 VEGF 표적치료 경험을 전제로 허가 범위가 설정돼 있어, 면역항암제 병용요법을 먼저 사용한 환자군에서는 급여는 물론 활용도 제한된다. 글로벌 진료지침은 치료 선택지를 넓히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허가와 급여 기준이 다시 환자군을 좁히는 구조가 나타나는 셈이다.
이 같은 간극은 전이성 위암 치료에서도 확인된다. 최근 면역항암제 병용요법은 생존 개선 근거를 바탕으로 치료 전략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고, 일부 치료제는 전체 환자군(all-comer)을 대상으로 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급여 단계에서는 다시 PD-L1 발현 수준을 반영한 CPS(Combined Positive Score) 또는 TAP(Tumor Area Positivity) 기준이 설정되며 실제 치료 대상 환자군이 재구성된다.
결과적으로 허가상으로 치료 가능 환자 일부는 급여권 밖에 놓이게 된다. 실제 임상에서는 바이오마커 수치가 기준선 인근에 위치한 환자나 전신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치료 필요성이 충분하다고 판단되더라도 급여 기준 때문에 선택이 제한되는 사례가 발생한다. 허가 기준과 급여 기준 사이 간극이 환자 치료 기회의 차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물론 모든 치료제를 허가 범위 그대로 급여를 적용하기는 어렵다.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가능성과 비용효과성을 고려하는 과정은 불가피하다.
제한된 재정 안에서 환자군을 선별하고 우선순위를 설정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문제는 그 기준이 실제 임상과 얼마나 정합성을 갖느냐다. 글로벌 가이드라인과 허가가 넓어진 방향을 향하고 있는데 급여 기준이 과거의 환자 선별 틀에 머문다면 치료 환경 변화와 제도 사이 시간차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허가가 치료의 가능성을 여는 과정이라면 급여는 그 가능성을 현실로 만드는 절차다. 두 기준 사이 차이가 존재할 수는 있다. 다만 그 간극이 환자 치료 기회를 좌우하는 수준까지 벌어질 때 제도가 놓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점검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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