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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약국' 온누리상품권 제동…30억원 조항에 판도 변화

  • 강혜경 기자
  • 2026-06-10 11:57:43
  • 전통시장·상점가 육성 특별법 시행령 개정안, 국무회의 의결
  • 10월부터 연매출 30억원 이상 약국, 실제 자격 박탈
  • '일반약·위고비 10% 할인' 내세웠던 약국들, 매출 감소 직격탄

[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정부가 연매출 30억원 이상 약국 등 가맹점에 대한 제재조치를 내놓으면서 소위 '성지약국'으로 불리던 종로, 남대문, 안양, 수원 일대 약국들의 독주에 제한이 걸릴 전망이다.

'온누리상품권으로 영양제, 다이어트 주사제 등을 10% 저렴하게 살 수 있다'는 점이 소비자들을 성지약국으로 불러 모으는 소구 포인트가 됐는데, 정부가 여기에 브레이크를 걸고 나섰기 때문이다.

온누리상품권 가맹점임을 알리고 있는 약국.

온누리상품권 매출액이 컸던 약국들은 이번 조치가 불가피한 매출 감소로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연매출 30억원에 도달하지 못했던 소형약국들이 역으로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30억원 초과 약국, 가맹점포 자격 박탈…개정안 핵심은?

중소벤처기업부는 온누리상품권 가맹점 기준 정비와 부정유통 방지를 위한 '전통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 시행령' 개정안이 9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연매출 30억원 초과 점포'와 '병원, 변호사, 회계사 등 일부 업종을 온누리상품권 가맹점에서 배제'했다는 점이다.

시행일인 오는 17일 이후 시장 및 골목형 상점가 등의 상인이 직전 사업연도 매출액 또는 온누리상품권 환전액이 30억원을 초과할 경우 온누리상품권 가맹점으로 등록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기존 가맹점포 가운데 연매출이 30억원이 초과되는 경우에도 자격이 박탈된다. 자격 박탈 시점은 오는 10월 경이 될 전망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2023년 10월부터 온누리상품권 가맹점 유효기간을 3년으로 지정함에 따라 최초 가맹 대상에 포함됐던 약국 등 점포 가운데 연매출 30억원 초과가 첫 박탈 대상에 포함된다"며 "실질적으로 10월 19일 이후부터는 사용이 제한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다만 200~2500여개 가맹약국 가운데 몇 %가 박탈 대상에 포함되는지 등에 대해서는 직접적으로 언급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갱신의 경우에도 ▲온누리상품권 가맹점 갱신 신청서 ▲사업자등록증 ▲2025년도 부가가치세 과세표준증명 등을 제출해야 한다.

기존에 가맹점 등록이 가능했던 병의원, 한의원 등은 가맹점 등록 제한업종에 포함됐다. ▲보건업(병의원, 한의원) ▲수의업 ▲회계 및 세무관련 서비스업 ▲법무관련 서비스업 ▲사행시설 관리 및 운영업 등이 가맹점 등록 제한업종으로 분류됐다.

다만 약국업은 고령층의 보건 의료 안전망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전통시장 내 집객 효과가 크다는 점 등을 고려해 가맹 허용을 유지하기로 했다는 게 정부 측 설명이다.

성지약국 독주 제한에 '시장 변화' 가능성

AI 생성 이미지.

일선 약사들은 이번 조치가 성지약국 독주에 제동을 걸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온누리상품권이 의약품을 싸게 살 수 있는 일종의 할인 경쟁 도구로 활용돼 왔기 때문이다.

특히 일반약 할인은 물론 전문약 할인 도구로 온누리상품권이 사용되면서 약사법 위반 소지에 대한 문제점도 대두돼 왔다.

김원이 의원실이 중기부로부터 지난해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종로 A약국의 경우 1년간 199억원의 결제가 이뤄졌으며, 광주 서구 B약국 11억원, 경기 안산 C약국 8억원, 서울 종로 D약국(7억원), 부산 연제 E약국(6억원) 등도 매달 평균 5000만원 이상의 수익을 유지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지자체들이 골목형상점가 지정을 공격적으로 확대하면서 약국 등록 역시 급증했다.

지역의 약사는 "대형 상점가나 골목형 상점가에 포함된 일부 대형 약국의 경우 온누리상품권으로 유입되는 매출이 연간 수억원에서 많게는 백억원대에 달할 정도로 집객 효과가 엄청나다 보니, 약국간 갈등은 물론 지정 여부에 따라 희비가 교차돼 왔다"면서 "일부 매출액이 큰 점포에 대해 제재조치가 시행될 경우 독주는 덜해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온누리상품권 사용 관련 안내를 하고 있는 약국들.

실제 일부 약국들의 경우 약국 출입문이나 현수막을 부착해 '온누리상품권 가맹점포'임을 알리는 것은 물론 포털 플레이스 등을 통해서도 이 부분을 적극 홍보해 왔기 때문이다.

이 약사는 "종로, 남대문, 안양, 수원 등 성지약국들에 제한이 걸리면서 소위 B급, C급 약국들에 매출이 전도되는 역전 현상이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며 "시장 변화가 불가피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대적으로 매출액이 높은 마트·창고형 약국들 역시 최초 개설 년도를 제외하고는 온누리상품권 사용이 불가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기부 관계자는 "신청 당시 매출액 및 업종 요건을 충족해 등록됐더라도, 이후 매출액 등 기준을 초과하거나 제한업종에 해당하는 것으로 확인될 경우 가맹점 등록이 취소된다"며 "그간 적발시 단순 주의조치에 그쳤던 가맹점 외 장소 또는 비대면 방식으로 온누리상품권 결제를 받는 행위, 소비자로부터 받은 온누히상품권을 다른 가맹점에서 재사용하는 경우, 비가맹점이 온누리상품권을 수취하는 행위 등에 대해서도 과태료가 부과된다"고 강조했다.

김정주 소상공인정책관은 "이번 시행령 개정을 통해 온누리상품권이 영세상인의 매출 증대에 더욱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온누리상품권이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의 매출 확대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제도를 보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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