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방액 56% 증발했는데…휴텍스, 안 풀리는 GMP 소송전
- 천승현 기자
- 2026-08-13 06:00:59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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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고법, 휴텍스제약 GMP 적합판정 취소 소송 항소심 기각
- 2024년 처분 한달 시행으로 처방액 절반 이상 감소
- 집행정지 인용으로 생산·공급 가능...처분 시행시 손실 불가피
- 휴텍스 "품질관리 기준 강화...사전 생산으로 공급 공백 문제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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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천승현 기자] 한국휴텍스제약이 제조·품질관리기준(GMP) 적합판정 취소 처분 소송 2심에서도 고개를 숙였다. 정부의 GMP 취소 처분이 부당하다는 주장을 펼쳤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휴텍스제약이 청구한 집행정지 인용으로 처분 효력이 즉각 발생하지는 않지만 처방 시장의 절반 이상이 증발한 행정처분 후유증을 또다시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수원고등법원 제2행정부는 지난 12일 휴텍스제약이 청구한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 적합판정 취소처분 취소소송 항소심에서 기각 판결을 내렸다. 휴텍스제약이 내용고형제 제조시설의 GMP 적합판정 취소 처분이 부당하다는 행정소송을 제기했지만 1심 패소 이후 항소심에서도 패소했다.
GMP 적합판정 취소 처분을 둘러싼 첫 항소심 판결이다. 2022년 12월부터 GMP 적합판정을 거짓·부정하게 받거나 반복적으로 의약품 제조·품질관리에 관한 기록을 거짓으로 작성해 판매한 사실이 적발된 경우 GMP 적합판정을 취소하는 일명 'GMP 원스트라이크 아웃'이 도입됐다.
휴텍스제약은 GMP 원스트라이크 아웃이 적용된 첫 사례다.
식약처는 2023년 7월 휴텍스제약이 6개 제품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첨가제를 임의로 증량하거나 감량해 허가 사항과 다르게 제조하고, 제조기록서를 거짓 작성하는 등의 위반 사실을 확인하고 GMP 적합판정 취소 처분을 결정했다.
휴텍스제약은 GMP 적합판정 취소 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했지만 지난해 1월 패소 판결을 받았다. 지난해 2월 항소를 제기했고 1년 6개월 만에 2심에서도 고배를 들었다.
다만 처분 효력이 즉각 발휘되지는 않는다. 휴텍스제약은 항소심을 청구하면서 처분 효력 정지를 청구했고 재판부는 본안소송 항소심 선고일로부터 30일이 되는 날까지 GMP 적합판정 취소 처분은 효력을 중단한다고 결정했다. 산술적으로 내달 11일까지 처분이 시행되지는 않는다는 의미다. 휴텍스제약은 대법원에 상고하면서 처분 효력 정지를 또다시 청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휴텍스제약 관계자는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받기 위해 상고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휴텍스제약 입장에선 행정소송의 패색이 짙어지면서 향후 처분 시행에 따른 손실을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미 휴텍스제약은 혹독한 행정처분 후유증을 겪고 있다. 식약처는 2023년 12월 휴텍스제약에 GMP 적합판정 취소 처분을 사전통지했고 청문회를 거쳐 최종적으로 GMP 적합판정 취소 처분 방침을 결정했다.
당초 식약처는 휴텍스제약의 GMP 적합판정 취소 처분을 2024년 2월부터 시행하기로 공고했다. 휴텍스제약은 행정처분 시행 중단을 위한 집행정지를 청구했는데 재판부의 판결이 지연되면서 2024년 2월 1일부터 효력이 발생했다. 2024년 2월 7일 수원지방법원은 휴텍스제약의 집행정지 청구를 기각하면서 GMP 적합판정 취소 처분의 효력이 유지됐다. 휴텍스제약은 항고했고 2024년 3월 4일 2심 재판부의 인용 판결로 해당 처분의 시행이 보류됐다.

GMP 적합판정 취소 처분 시행 기간은 한 달에 불과하지만 처방 현장에서는 막대한 손실이 현실화했다.
의약품 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지난 2023년 2분기 휴텍스제약은 811억원의 처방액을 기록했는데 행정처분 효력이 발생한 2024년 2분기에는 305억원으로 1년 만에 62.4% 급감했다. 지난해 2분기와 올해 2분기 처방액은 312억원, 357억원으로 소폭 회복했지만 행정처분 이전과 비교하면 처방 매출이 절반 이상 증발했다.
정부의 행정처분 여파로 특정 기업의 실적이 회복하기 힘든 수준의 직격탄을 맞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다.
휴텍스제약은 지난 2024년 매출이 1046억원으로 전년보다 58.8% 축소됐고 15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휴텍스제약이 적자를 기록한 것은 2009년 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이후 15년 만이다. 지난해 매출은 1088억원으로 전년대비 3.9% 증가했지만 2년 전보다 57.2% 쪼그라들었다.
휴텍스제약은 처분 시행 기간 동안 직접 생산뿐만 아니라 다른 업체에 위탁하는 방식의 의약품 제조도 금지되면서 손실 규모가 커졌다. 의약품 제조업자는 1개 이상의 제형군에 대한 GMP 적합판정서가 있는 경우 위탁제조를 할 수 있다.
휴텍스제약은 처분이 결정됐을 때 GMP 적합판정을 받은 제형군은 내용고형제 1개뿐이었다. 당시 보유 중인 제조시설 1개의 GMP 적합판정이 취소되면서 위탁제조의 자격도 상실됐다. GMP 적합판정 처분 시행 기간 동안 전 제품의 생산·공급이 금지되면서 손실이 기하급수로 확대됐다.
휴텍스제약은 GMP 위반 사실이 공개된 2023년 하반기부터 처방실적 하락세가 본격화했다.
휴텍스제약은 2023년 1분기와 2분기 처방실적이 전년동기대비 각각 8.5%, 12.2% 증가했다. 하지만 2023년 3분기 처방금액은 710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4.3% 줄었고 4분기에는 전년대비 19.3% 감소했다.
행정처분이 확정되자 손실 규모는 더욱 확대됐다. 2024년 1분기 휴텍스제약의 외래 처방실적은 457억원으로 전년대비 40.6% 줄었고 2분기에는 305억원으로 전년보다 62.4%로 감소 폭이 더욱 커졌다. 2024년 3분기와 4분기에는 처방금액이 전년대비 각각 56.9%, 48.2% 감소했고 지난해부터 올해까지는 전년 수준을 유지하는 수준이다. 올해 2분기 처방액은 3년 전과 비교하면 56.0% 축소됐다.
휴텍스제약의 주력 사업은 제네릭 의약품이다. 대체 의약품이 많은 특성상 행정처분에 따른 일시적인 생산 공백에도 다른 업체의 제품으로 처방이 쉽게 변경될 수 있다.
휴텍스제약은 위탁방식으로 허가받은 제네릭을 영업대행업체(CSO)를 활용해 판매하는 전략으로 초고속 성장을 이어왔다. 휴텍스제약의 GMP 취소 처분 방침이 대대적으로 알려지면서 CSO를 적극 활용하는 업체들이 휴텍스제약의 생산 중단 의약품 시장을 잠식하기 위한 움직임을 적극적으로 전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휴텍스제약은 행정처분 집행정지 기간에 GMP 적합판정 재인증을 받으면서 현재 정상적인 생산과 출하가 가능한 상태다. 식약처에 따르면 GMP 적합판정 취소 이전에 적법하게 제조돼 도매업체, 약국 등에 이미 출하한 제품은 판매가 가능하다.
지난 2014년부터 시행한 GMP 적합판정서 제도에 따라 의약품 제조소는 3년마다 식약처가 정한 시설기준을 통과해야 의약품 생산이 허용된다. 휴텍스제약은 지난해 3월 내용고형제 제조시설에 대해 3년의 적합판정서를 재인증받았다. 다만 행정처분 효력이 발생하면 GMP 적합판정 취소에 따른 재인증 절차를 다시 거쳐야하기 때문에 재인증까지 소요되는 기간을 예측할 수 없다.
휴텍스제약의 행정처분 효력이 발생하더라도 2024년 처분 시행 당시와는 달리 전 제품 생산이 금지되는 것은 아니다.
휴텍스제약은 2024년 GMP 인증을 받은 의약품 공장을 인수하면서 외용액제 GMP 제조소를 추가로 확보했다. 휴텍스제약 내용고형제 제조소의 GMP 적합판정이 취소되더라도 위탁 의약품 생산과 공급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의미다.
휴텍스제약은 향후 재판 결과와 무관하게 생산‧공급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총력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GMP 적합 판정 취소 처분 효력 발생에 대비해 미리 장기간 사용이 가능한 물량을 생산하는 방식으로 공급 중단을 사전에 방지하겠다는 전략이다.
휴텍스제약은 "사법절차에 성실히 임하는 한편 의약품 품질과 안전에 대한 책임을 더욱 무겁게 인식하고 품질경영 체계의 지속적인 고도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휴텍스제약은 GMP 위반 이후 제조 및 품질관리 시스템 전반을 재점검했다. 데이터 완전성 관리체계와 문서관리 강화, 시설 및 장비 개선, 임직원 교육 확대, 내부 모니터링 강화 등으로 제조·품질관리 시스템 전반에 대한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휴텍스제약 관계자는 "앞으로도 책임있는 자세로 제조·품질관리 수준을 지속적으로 향상시켜 국민과 의료현장 신뢰에 부응하는 제약사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면서 "의료현장의 불편이 반복되지 않도록 공급 안정성 확보를 위한 준비와 관리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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