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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원희목 전 의원은 제약협회장 적임자일까원희목 전 대한약사회장이 '마음의 고향인 약사회관'을 떠나 300미터 쯤 떨어진 한국제약협회로 출근할 것같다. 제약업계 이익단체인 제약협회가 그를 차기회장으로 낙점했다. 이사회 등 절차는 남아있다. 서른 여덟 나이에 서울 강남구약사회장에 올라 약사 사회에 데뷔한 이래 20년도 훨씬 넘게 그의 정신 세계와 삶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 키워드는 약사(藥師)와 약사(藥事)였다. 행적과 경력이 말해 주고 있다. 한약조제권 분쟁을 겪었고, 의약분업 도입 과정의 한 중간에 있었다. 첫 직선제 회장으로 연임했고 늘 약사의 전문성 강화에 기반한 미래상을 제시하려 노력했다. 해서 보건의약계에 비친 그의 이미지 역시 뼛속까지 약사다. 그래서일까. 차기 제약협회장에 그가 호명되었을 때 산업계 일부 인사들은 고개를 갸웃했다. 국회의원 경력은 강점인데, 약사회라는 타 직능의 이익단체장이었고, 제약산업 정책을 수립하는 사람들과 즉시 선이 닿는 고위 관료출신이 아닌 탓이었다. 산업을 잘 이해하겠느냐, 물음표도 찍혔다. 그는 적임자일까? 일을 대하는 그의 태도는 참 집요하다. "일을 하겠다, 하고 있다고 떠벌이는 건 의미가 없다. 일이 되게 끔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 어떤 일이 잘 되어 99%의 성공 확률이 눈 앞에 보일 때도 1% 변수를 염두에 두고 살펴야 한다. 일이 뜻대로 잘 되지 않아 그 확률이 1% 밖에 보이지 않을 때도 포기하지 않는다. 1%의 가능성을 스스로 버릴 수는 없다. 그건 여전히 기회기 때문이다." 의약분업 논의가 한창일 때, 약학교육 6년제 시행을 위해 매달릴 때 그가 늘 입에 달고 다닌 말들이다. 그는 이상만 되뇌이지 않는 현실주의자이자, 목표로 삼은 일엔 무섭게 집중하는 캐릭터다. 사소하지만 여운을 남기는 일례가 있다. 어느 해 데일리팜 신년 특별기고를 요청했을 때 전화통화만 열차례 가까이 했다. 원고의 조사 하나를 두고 이해관계자들이 달리 느낄 수 있다며 고치기를 여러차례 반복했다. 아 다르고, 어 다르다면서 말이다. 그가 추진하는 일엔 명분이 따른다. 내게 좋아보인다고 다짜고짜 밀어붙이지 않는 스타일이다. 목표를 향해 포위망을 좁혀가는 식이다. 세를 믿고 우격다짐하다 처절하게 당했던 1993년 약사회의 한약조제권 분쟁은 그의 반면교사였다.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정부의 안을 두고, 나는 강경 투쟁 쪽으로 기울었다. 약국 폐문이었다. 결과적으로 이런 투쟁 방식은 여론의 역풍을 몰고 왔고, 전체 약사들이 아주 어려운 처지로 떨어지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나는 매일 새로 태어난다, 2011년, 원희목 지음)". 그는 자전적 에세이집에서 통렬히 반성했다. "국민들의 견해와 약사들의 견해가 충돌하는 부분에서는 끊없이 국민들을 설득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말이다. 실제 그는 의약품 오남용 예방과 처방·조제의 투명화를 통한 소비자 알권리를 앞세워 의약분업 제도 도입과정에서 유리한 국면을 이끌었고, 결국 완전 의약분업을 만들어 내는데 기여했다. '화두를 붙잡고 끊임없이 생각하기를 즐기고 맡겨진 일에 몰빵하'는 그에게 제약업계를 위해 일할 새 기회는 일단 마련됐다. 국회의원 시절이던 2013년 '제약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을 만들었던 만큼 국내 제약산업의 비전과 과제를 그는 잘 알고 있다. 실제 이 법률은 최근 혁신형 제약회사 정부 지원의 근간이 되는 역할을 하고 있다. 2017년 그가 견지해야 할 비전과 과제는 크게 두 줄기다. 한 줄기는 윤리경영의 확립이다. 모처럼 가능성 높은 창의산업으로 떠오른 제약산업의 위상을 지속적으로 지켜내는 일이다. 회원사들의 윤리경영 실천을 이끌어내며, 정부와 사회속에서 제약산업의 가능성을 설득하고 뿌리 깊이 심는 일이 필요하다. 같은 맥락에서 혁신신약 개발과 글로벌 진출, 그리고 제약산업의 국가적 기여 가치를 대내외적으로 설파함으로써 범 정부 지원의 토대를 굳건하게 하는 것이다. 제약협회장이란 타이틀은 제약산업계를 대표하는 분명한 리더지만 오너가 있는 기업의 전문 CEO와 비슷한 측면이 없다고 할 수 없다. 해서 그 역할에 제한적인 점도 있다. 그러나 산업발전에 관해 오너 격인 현직 이사사들의 산업발전에 관한 열망이 어느 때보다 높다는 점은 희망적 요소다. 그렇다고 해도 내부로부터 신뢰와 협력, 지지를 끌어내는 설득의 영역은 언제나 필요하다. 제약협회라는 한지붕 아래엔 대기업군이 있고, 중소기업군이 함께 존재한다. 때때로 추구하는 비전과 가치가 다를 수 있는 것인데, 이를 조화롭게 조정하는 것도 출근하면 당장 과제로 다가올 것이다. 협회가 어느 어느 제약회사 영향력 아래 있다는 식의 편견이 만들어지지 않도록 경계도 해야 한다. 밖으로는 보건산업의 중추인 의사와 약사 등 보건의약계 구성원들이 제약산업을 지지해 줄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새 제약협회장에게 부여된 역할일 것이다. 제약산업계의 선택이 흥미롭다.2017-02-08 06:14:56조광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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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미래부 해체설과 바이오 컨트롤타워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다는 얘기도 있다. 2017년도 복지부 R&D 정책방향 자료에 따르면 보건의료 R&D 투자액이 연평균 9.9% 증가세다. 2015년 보건의료 R&D 비용은 1.5조원으로 늘어났다. 복지부(28.1%), 미래부(37.7%), 산업부(16.2%) 3개 부처가 전체 R&D 투자액의 약 80%를 사용한다. 미래부는 2017년 바이오분야 원천기술개발사업 예산으로 2016년 대비 31.4% 증가한 3157억원을 책정하기도 했다. 이렇게 보니 국내 바이오·제약 육성에 어느 정도 속도가 붙는 것 같다. 그런데 제대로 된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바이오 업계에서는 미래부와 산업통상부, 복지부에 정책이 흩어져 있어 통일된 바이오 육성이 안 된다는 목소리들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여기에 올해 대선을 앞두고 미래부와 산업통상부 등 바이오 R&D를 담당하는 정부부처에 대한 해체 및 분리에 대한 얘기가 나오고 있다. 안 그래도 집중이 필요한 시기에 혼란이 예상된다. 미래부는 2013년 과학기술정책을 총괄하던 국가과학기술위원회를 폐지하고 그 위에 만들었다. 그런데 신설 4년 만에 해체될 것 같다. 미래부가 해체되는 게 끝일까. 그러다가도 5년 뒤에는 다시 미래부 같은 정부부처가 만들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복지부나 산업통상부 등 제약·바이오 R&D 정책에 관련된 부서들도 마찬가지다. 올해 대선을 지나고 나면 바이오 R&D 육성 방향은 바뀔 수 있다. 그동안 바이오 업계가 줄기차게 외쳐 온 '컨트롤타워'를 만들 적기가 올해다. 정치권에서 과학기술부 신설이나 국가과학기술위원회 부활 등 여러 개편안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바이오 업계가 원하는 것은 최소한 10년 이상 전문적으로 바이오 육성을 담당할 '기구'의 신설, 지속적이면서 체계적인 조직을 갖춘 통합 '컨트롤타워'다. 그래야만이 '바이오 산업화'가 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R&D비용만 증대 시킨다고 신약이 뚝딱하고 나오는 것은 아니다. 서정선 한국바이오협회장은 지난달 21일 협회 신년 하례회에서 "앞으로 5년이 10년을 결정할 것이다"며 차기 정부의 바이오 컨트롤타워 신설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람이 바뀌면 조직과 계획도 바뀐다. 최근 국내 현대사를 배경으로 개봉한 '더킹'이라는 영화가 있다. "이슈로 이슈를 덮는다"나 "사건도 김치처럼 맛있게 묵혔다가 제대로 익었을 때 꺼내 먹어야 되는 거야" 등 영화 속 주인공들의 대사가 인기다. 미래부 해체와 바이오의 주력 산업 육성. 새로운 이슈에 변함없이 국내 바이오 산업을 숙성 시킬 수 있는 컨트롤타워가 절실해 보인다.2017-02-07 06:14:50김민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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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원전담전문의 시범사업 재고돼야정부가 입원환자의 안전 강화와 효율성 증대 및 전공의 수련환경 변화에 따른 인력 공백 해소 등을 위한 입원전담전문의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나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예견된 것이었고, 앞으로도 활성화가 어려울 것 같다. 입원전담전문의라는 새로운 변화는 우리 의료환경과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입원전담전문의는 미국의 hospitalist를 번역한 것으로, 입원환자의 진료를 입원부터 퇴원까지 직접적으로 책임지고 시행하는 전문의라고 제시하고 있다. hospitalist는 attending physician이 개방병원(open hospital)에 참여하는 미국 의료환경에서 출현한 의사 구분이다. 병원 외부의 일차진료의사가 환자를 병원에 입원시켜 진료하는 환경에서 일차진료의사가 입원환자를 돌보는 것은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 한계가 있었다. 따라서 환자들의 불만이 늘어나고, 의료의 질은 떨어질 수밖에 없었던 상황에 대한 대안이었다. 미국 입원전담전문의의 '입원전담'은 일차진료의사와 차별화를 의미하며, '전문의'는 입원환자를 그것도 급성의 입원환자를 전문적으로 진료할 능력을 갖춘 의사를 의미한다. 그러나 시범사업 중인 입원전담전문의는 이러한 차별성과 거리가 멀다. hospitalist는 1996.8.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서 최초로 언급되었다. 1990년대 중반 미국에서는 민간보험 환자의 managed care와 Medicare의 DRG 적용으로 병원들이 의료의 질이나 환자에 대한 서비스 질을 떨어뜨리지 않으면서 보다 효율적으로 진료를 관리하도록 강요당하는 분위기이었다. hospitalist는 이에 대한 대안으로 등장하였고, 몇 년 안에 hospitalist를 활용하면 비용절감, 재원기간 단축, 진료 및 환자 만족도의 유지 또는 향상 등으로 치료 가치를 향상시킬 수 있음이 입증되었다. 20년이 지난 현재는 75%의 미국 병원에서 5만 명의 hospitalist를 활동하고 있다. 미국에서 hospitalist의 활용이 조기에 확산되고 정착된 배경은 병원과 의사들의 자발적인 참여이었다. 자발적인 참여 배경은 지불제도로 대변되는 경제적 유인과 공급체계로 대변되는 의사인력 공급이었다. 1990년대 중반 managed care와 DRG의 적용으로 급성이 아닌 선택입원(elective medical admission)은 없어지고, 응급입원(emergency admission)이 증가하였다. 응급입원환자는 수시로 다양하고 복잡한 진료가 필요하나 attending physician이 이에 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었고 추가 보상도 제공되지 않았다. 반면 병원 입장에서는 환자의 불만은 늘어나고, 의료의 질은 떨어지며, 재원기간 단축 한계로 비용은 절감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attending physician이 돌보던 입원환자진료를 전담하는 별도의 인력으로서 hospitalist가 등장할 수밖에 없었다. 병원에서 hospitalist의 활용이 비용절감 방안이라는 것이 입증되면서 hospitalist는 급속도로 증가하였다. 이런 과정에서 hospitalist는 자연스럽게 수련의들의 근무시간 단축에 따른 인력 공백도 해소하는 역할도 담당하게 되었다. 미국의 hospitalist 촉진의 주요 요인 중 하나는 역할에 걸맞는 일반내과전문의 인력이 충분하였다는 것이다. 일반내과전문의 대부분은 입원환자 중심의 수련을 받았으나, 일차진료의사로 활동하는 경우가 많았다. 입원환자의 구성이 변하고 hospitalist의 역할이 강조되면서 일차진료를 담당하는 일반내과전문의의 수입은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이들이 자연스럽게 hospitalist로 유입되었고, hospitalist의 9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입원전담전문의 시범사업이 명목상 입원환자 안전, 인력 공백 및 효율성이라는 화두를 내걸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전공의 근무시간 단축에 따른 인력 공백 해소를 위한 지원책이다. 미국 hospitalist의 사례를 벤치마킹하기에는 환경적 요건이 너무 상이하다. '입원전담전문의'라는 용어 자체가 걸맞지 않다. 따라서 전공의 근무환경 개선에 따른 인력 공백 해소를 위한 지원의 필요성을 계기로 근본적인 방향을 설정하고 그에 따른 단기 조치가 필요할 것 같다. 우선 제도개선에 따른 수련병원의 인력 공백 크기를 파악하고, 공백을 채우기 위한 실질적인 방안을 마련하여야 한다. 공백을 채울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거나, 공백을 채울 인력에 대한 유인력이 미흡할 경우 실현성이 없기 때문이다. 현 상황은 두 가지 모두가 문제인 것 같다. 공백을 채울 추가 인력을 확보하기에 의사인력의 절대 수가 충분한지? 절대 수가 충분할 경우 대부분이 대학병원인 병원에서 경제적 보상과 더불어 신분의 정체성과 안정성의 확보는 가능한지? 임시방편으로 시범사업과 같은 지원 방법을 활용할 경우 심각한 부작용이 우려된다. 필요한 의사를 채용할 능력이 있는 병원을 대상으로 지원할 경우 양극화 현상의 심화는 뻔하다. 수도권의 명성있는 대형병원은 의사를 구할 수 있으나, 지방병원은 그림의 떡일 수밖에 없다. 국민의 입장에서 보면 지역 간 의료이용의 형평성을 저해한다. 어느 지역에 사느냐에 따라 좋은 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받을 기회가 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형상은 통합간호간병서비스도 마찬가지이다. 지금은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단기적인 방안을 마련하여야 할 것 같다. 장기적으로 필요한 의료서비스 공급에 필요한 의사인력을 확보하고, 병원들이 입원서비스를 자발적으로 효율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지불제도를 마련하고, 이러한 서비스에 대하여 충분한 보상을 제공하는 것이다. 단기적으로 의료기관이 아닌 요양기관이 적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최소 인력기준을 마련하고, 이를 기준으로 일정 수준의 차별보상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 경우 보상방법은 '수가'라는 방법 외에 지역이나 기관의 특성을 감안한 정액 등 별도의 보상방법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이미 시작한 시범사업은 확대하여 입원전담전문의의 활성화를 모색하는 것 보다는 환자의 안전과 의료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포괄적 대안 마련 방안으로 활용함이 어떨지...2017-02-06 06:14:49데일리팜 -
[기자의 눈] 제약산업 한쪽면만 바라보는 시선확실히 전보다 제약산업에 관심이 많아지긴 했다. 제약주에 몰리는 주식투자와 쏟아지는 언론기사들이 그 증거다. 그런데 관심이 너무 한쪽에만 쏠려 있다. 주로 언급되는 키워드는 신약, 글로벌시장, 바이오시밀러다. 이는 한미약품,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이른바 스타 제약사들의 영향력이기도 하다. 반면 제네릭, 내수시장, OTC(일반의약품)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하고, 정부지원 순위에서도 홀대당하는 느낌이다. 예를 들어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램시마'가 내수시장에서 글로벌 제약사와 경쟁하며 100억원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어도 크게 이슈가 되지 않는다. 대중언론과 투자자, 심지어 정부조차도 내수시장 성과에는 주목하지 않는 느낌이다. 국내 제약산업은 내수시장에서는 완성형에 가깝고, 해외시장에서는 생초보나 다름없다. 몇몇 기업이 해외에서 성과를 얻었다고 해도 그것은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여전히 대다수의 제약사들이 내수시장에서 돈을 벌어 직원들 월급주면서 성장하고 있다. 한쪽에 쏠린 시선은 리스크에도 더 취약할 수 밖에 없다. 작년 한미약품의 글로벌 기술수출 해지 소식이 좋은 예다. 한번의 기회가 줄어든 것 뿐인데 주식시장은 기업이 도산한양 출렁거렸다. 이로인해 일반 투자자들이 많은 피해를 봤다. 작년 한미약품은 전해 글로벌 기술수출 계약금 반영으로 인한 기저효과로 매출액이 약간 감소했지만, 여전히 강력한 내수시장 영업력을 바탕으로 제약업계 3~5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국내 제약업계에서 삼성전자같은 글로벌 스타기업이 나와야 한다는 데 이견은 없다. 하지만 모든 제약회사가 그럴 수 없고, 필요도 없다. 내수시장에서 제네릭약물, OTC로 사업하는 기업도 필요하다. 이는 국내 환자를 위한 일이기도 하다. 지금 신약, 바이오시밀러와 대비되는 제네릭, OTC는 찬밥신세나 다름없다. 제네릭은 약가만 인하됐지, 오리지널과 가격으로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출시후 1년 뒤에는 오리지널약물과 가격이 똑같아지기 때문이다. 경쟁력을 위한 정부 주도의 구조조정도 뒷전이다. OTC 시장도 정부는 기업에 맡긴 채 시장 구조 개선에 대해서는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신약, 글로벌시장, 바이오시밀러에 쏠린 시선은 정부의 산업육성 정책 방향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그런데 내수시장을 홀대하고 해외시장 개척에만 매진하는 것은 올바른 육성정책은 아닌 것 같다. 정부부터 다양한 시선으로 제약산업을 봐야, 대중언론도, 주식시장도 올바른 인식을 지니지 않을까. 해외에서 돈 못벌어도 청년 일자리 만들고, 싸게 의약품 공급하는 국내 제약사들이 지금 시대가 원하는 기업이 아닌가.2017-02-02 06:14:50이탁순 -
[사설] 조찬휘 회장부터 동일성분조제 나선다면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저가약 대체조제 장려금 지급 대상 약제'가 2017년 1월 현재 9905 품목으로 확대됐다. 이는 작년 12월에 비해 69개 품목이 늘어난 것인데, 이런 경향성이라면 1만 품목 돌파도 머잖은 것으로 예상된다. 오리지널 품목이 특허만료되는데 따라 제네릭 의약품 숫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관상 동일성분조제 기반은 조성된 셈이다. 그러나 저가약 대체조제 장려금 지급제도, 다시말해 동일성분조제(대체조제)는 약국만이 할 수 있는 건강보험 약품비 절감 대책이기도 한데, 현장에서 전혀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약국이 이 제도에 맞춰 동일성분조제를 하면 장려금까지 받지만 약국들은 환자 사전동의와 처방권자인 병의원에 사후통보하는 불편함 때문에 거의 시도조차 않고 있는 실정이다. 사정이 이런 가운데 최근 지역약사회에서 동일성분조제의 방향성을 제시해 줄 수 있는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다. 인천 남동구 약사회가 동일성분조제 활성화를 위해 실적이 우수한 약사들에게 시상하기로 하자 몇몇 약사들이 과제에 도전해 훌륭한 성과를 거둔 것이다. 최우수 상을 받은 약사의 경우 11개월 동안 2384건의 동일성분조제를 했고, 나머지 약사들도 1000건에서 2000건에 달하는 실적을 낸 것이다. 물론 정부가 제도를 마련한 이상 불합리한 현장의 문제를 두고, 개별 약사들의 고군분투만 멀찌감치서 응원하는 것은 정의롭지 못한 일이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빈틈없는 성벽같은 사회적 현실, 다시 말해 동일성분 조제에 대해 처방권자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현장 역시 현장의 약사들이 도전해 바꿀 수 있다는 여지도 찾았다. 조찬휘 대한약사회장을 비롯해 전국의 모든 약국들이 일제히 약국 현장에서 동일성분 조제를 실천으로 옮기면 새로운 지평을 열 수 있을 것이란 기대마저 들게 한다. 결국 현장 약사의 고군분투가 필요한 이유는 단순하다. 약국가의 동일성분조제는 정부와 심사평가원, 학계, 국회 등 각계가 약품비 절감에 실효성이 높다고 인정하고 있고, 문제가 있는 사후통보 문제 역시 DUR시스템 연동 등 기술적으로 간소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확인됐지만 좀처럼 문은 열리지 않고 있다. 이는 의료계의 강력한 반발 때문이다. 대한약사회는 지금까지 정책 건의를 할 때 성분명처방제도를 1, 2번 항목에 배치하지만, 이는 2000년 의약분업 이후 단골 래퍼토리일 뿐 한치도 앞으로 나가기 힘든 난제임을 약사 사회는 사실 스스로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한다면, 또다른 핵심 이해관계자인 시민들을 설득해 동일성분조제부터 시작해 현장의 분위기를 바꿔 나가는 것도 효과적인 방편일 것이다. 제도를 통한 현장의 개선은 모두에게 달콤하지만 오매불망한다고 쉬 오지 않기 때문이다.2017-02-01 12:14:52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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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간염약 장기치료와 국가 보건경제급성 감염성 질환은 높은 전염성으로 인해 단기간에 국민들의 큰 관심을 받지만, 사실 우리나라와 같은 개발된 국가에서는 사회적 질병부담의 대부분이 만성질환으로부터 비롯된다. 하지만 많은 만성 질환들은 느리게 진행하기 때문에, 그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주목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는 성인의 약 4%가 만성 B형간염에 걸려 있으며 세계적으로 그 유병률이 높은 지역이다. B형간염 일차 예방법인 백신이 1980년대 중반에 개발되었고, 1990년 중반부터 국가 예방접종 사업이 성공적으로 시행되었지만, 그 이전에 B형간염에 감염된 환자들은 여전히 간경화증과 간암 발생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B형간염 합병증으로 간경화증이나 간암과 같은 중증질환이 발생하면, 이는 개인과 그 가족의 불행이기도 하지만, 그로 인한 직, 간접적 비용으로 인해서 사회경제적으로도 큰 부담이 된다. 특히 간암은 40-50대 생산활동연령층 남자에게서 많이 발생하고, 일단 발생하면 예후가 불량하기 때문에 경제적 부담이 매우 높다. 실제로 간암은 연간 사회경제적 부담액이 약 3조 7천억 원으로 지난 20여년동안 항상 암경제적부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간경화증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을 합하면 연간 약 10조 원이 만성 간질환으로 인해 손실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다행히 현재 많은 B형간염 환자들이 최근에 개발된 매우 효과적인 간염약(항바이러스제)들을 복용하고 있다. 문제는, 간염약을 복용하더라도 완치률은 연간 약 0.3%로 매우 낮기 때문에, 대부분의 환자들이 장기간, 거의 평생 약 복용을 지속해야 하는 점이다. 많은 환자들이 장기간 약 복용이 안전할지 걱정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사실, 우리나라는 전국민 주민등록번호 제도와 단일 건강보험 체계 및 100%에 가까운 가입률, 그리고 간염약 평생 복용에 대한 급여 인정 등 선진화된 건강보험 정책 덕분에 보건의료 관련 빅데이터 분석을 시행하기에 세계적으로 독보적인 장점들을 가지고 있다. 이에 최근 건강보험공단과 한국보건의료연구원 공동연구팀은 전국단위의 빅데이터를 이용한 대규모 안전성 분석을 시행하였는데, 그 결과가 매우 고무적이다. 이 연구에서는 2005년부터 2014년 사이에 만성 B형간염약 복용을 시작한 모든 국민들에서 약물 복용을 철저히 한 경우와 그렇지 않았던 경우로 나누어 사망, 간이식, 간암 등 중증 합병증 발생률을 비교 분석하였다. 그 결과, 매일 복용해야 하는 약을 50% 미만으로 복용한 경우에 비해서 90% 이상으로 철저히 복용한 환자들의 사망 혹은 간이식 위험은 41%로 현저히 감소하였고, 간암 위험도 20% 감소하였다. 반면에 약에 의한 부작용으로 의심될만한 심각한 문제는 유의하게 관찰되지 않았다. 즉, 만성 B형간염 약은 부작용 발생의 걱정 없이 장기간 안전하게 복용할 수 있으며, 매일 철저히 복용하는 경우 간이식을 피할 수 있고 간경화증 진행으로 인한 사망의 위험을 상당히 차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만성 B형간염 환자들은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개개인에 가장 적합한 약을 선택하여 안심하고 장기간 잘 복용함으로서 건강을 유지하고 신체 활동 및 경제 활동을 정상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함으로써, 현재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는 만성 B형간염 완치제 신약의 혜택을 가까운 장래에 누릴 수 있을 것이다.2017-01-31 06:14:50데일리팜 -
[기자의 눈] 포지티브와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악당이 하나 있다. 손님을 침대에 눕혀 침대보다 키가 크면 다리를 자르고, 작으면 침대에 맞게 사지를 늘린다. 당연하지만 손님은 죽는다. 프로크루스테스 얘기다. 이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는 융통성이 없거나 일방적인 기준에 다른 사람을 억지로 맞추려는 아집과 편견을 비유하는 말로 쓰인다. 간혹 약가제도 시스템, 그 중 포지티브 시스템 원리주의자(?)를 보면 이 이야기가 떠오른다. 한국의 약가제도는 2007년 약제비 적정화 방안을 시행한 이후 상당부분 진화해 왔다. 해석은 가지가지다. '예외의 역사'라고도 하지만, 현실에 맞춰 모난돌을 세련되게 단련해왔다. 독특한 한국적인 건강보험시스템과 약물이용 행태도 영향을 미쳤다. 어디에도 '절대선'이 없으니 지난 10년의 역사는 이렇게 진척돼 왔다. 이런 약가제도를 놓고 우리가 진보나 보수, 이른바 '보혁'을 얘기할 수 있을까. 그런데 이상하게 토론회에서 보면 마치 이런 진영논리가 보이는 듯 하다. 포지티브의 원칙, 다시 말해 근거에 입각한 비용효과적인 의사결정은 선이고 그렇지 않은 예외는 변칙이거나 '결탁', '부정'으로 거론하는 기류가 있다. 그리고 이런 기류는 때로는 '진보'라는 외피를 쓰고 나타난다. 포지티브 10년은 붙힘이 많았다. 그리고 이 짧은 역사 안에는 '반성적 급부'가 적지 않다. 바로 환자의 의약품 접근성 향상을 위한 완화된 조치들이다. 지난 20일 권미혁 의원 주최로 열린 '건강보험 약가제도 개선방안' 토론회에서 몇몇 전문가들은 이런 규제완화가 선별목록제를 훼손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하지만 선별목록제도가 시행된 이후 신약 접근성, 특히 대체 가능한 약제나 치료법이 없는 항암제, 희귀질환치료제조차 급여권에 진입하기 어려워 반성적으로 마련된 완화조치들을 싸잡아 '친기업적인' 비정상적 왜곡으로 치부하고 비판하는 건 동의하기 어렵다. 적어도 그 '반성'이라는 흐름, 곤궁한 환자들의 비탄에 화답할 준비가 충분치 않았다면 더욱 그렇다. 사실 위험분담제로 대표되는 일련의 규제완화 조치는 우려도 제기될 수 있지만 일종의 환자 접근성 향상을 위한 비상구이자 선별목록제를 계속 유지할 수 있게 숨통을 틔워준 작은 출구로 보는 게 합당해 보인다. 포지티브 10년, 그리고 평가와 대안을 모색할 현 시점에서 우리는 이런 변화가 진화였는 지 후퇴였는 지 똑바로 바라보고 평가해야 시점이다. 원리주의적 측면에서 ICER 탄력적용이 부당하다고 이야기하고, 이런 비상구조차 원칙을 훼손하는 '불순물'이라고 치부하는 태도. 외람되지만 이런 게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로 비춰지는 건 왜 일까.2017-01-24 06:14:50최은택 -
판례를 통해 본 자보심사 구제절차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이 2012년 2월 개정되며 심사평가원에서 의료기관이 청구한 자동차보험 진료수가에 대하여 자동차보험진료수가에 관한 기준에 적합한지를 여부를 심사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자동차보험심사에 대하여 의료기관과 보험회사가 어떤 방식으로 다툴수 있는지에 관하여 법규정과 판례를 통하여 설명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개정 전에는 자동차보험진료수가의 기준이 정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각 보험회사가 개별적으로 심사를 행하여 심사의 전문성이 부족하였고 보험회사별로 심사기준이 일치하지 않아 병의원과 보험사간의 분쟁이 일상적이었으며 이로 인하여 환자들의 민원도 다수 발생하였습니다. 정부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을 2012. 2. 22. 개정하여 보험회사는 의료기관이 청구하는 자동차보험진료수가의 심사& 8901;조정업무 등을 심사평가원에 위탁하고, 심사평가원은 의료기관이 청구한 자동차보험 진료수가가 자동차보험진료수가에 관한 기준에 적합한지를 심사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심사평가원의 심사결과에 이의가 있는 보험회사 또는 요양기관은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12조에 따라 이의제기를 할 수 있으며, 이러한 이의제기결과에도 불만이 있는 경우 법 제19조에 따라 자동차보험진료수가분쟁심의위원회에 이의제기 결과를 받은 때로부터 30일 이내에 그 심사를 청구하여야 하며 기한 내에 심사를 청구하지 아니하면 그 기간이 끝나는 날에 심사결과에 합의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보험사가 심사를 담당하던 때에는 심사결과에 이의가 있는 경우 병의원이 보험사에 대하여 민사소송을 제기하여 심사결과를 다투었습니다. 이후 법이 개정되며 심사평가원으로 심사가 위탁되고 난 뒤, 심사평가원의 심사가 처분성이 있는지 즉 이를 행정소송으로 다툴 수 있는지에 대하여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이에 대하여 서울고등법원 2016.4.1. 선고 2015누41212 판결 등 다수의 판결에서는 “자동차보험진료수가는 보험회사 등이 보험가입자 등을 대신하여 교통사고 피해자에게 직접 지급하는 보험금 중 의료기관의 진료에 따른 의료비용이므로, 그에 대한 지급의무 여부 및 지급범위 등은 본질적으로 사법(私法)의 영역에 속한다고 보며 심사평가원은 보험회사 등과 별도의 ‘자동차보험진료수가 심사업무 위탁계약’을 체결한 다음 의료기관인 원고들이 청구한 자동차보험진료수가의 심사업무를 수행한 것에 불과하며 자배법상 피고가 한 자동차보험진료수가 심사결과에 대한 불복방법으로 제19조 제1항에서 자동차보험진료수가분쟁심의회에 심사를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 외에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에 의한 구제절차를 밟도록 하는 규정이 없다”고 판시하며 심사평가원의 심사는 처분성이 없다고 보았습니다. 자동차보험진료수가분쟁심의위원회의 심사결정에 처분성이 있는지에 관하여 대법원 2008. 10.23. 선고 2008다41574 판결에서는 심의회의 구성, 심사절차, 심사결정의 효력 등에 관한 규정들을 종합하여 볼 때 위 심사결정을 행정처분으로 볼 수는 없다고 판시하였습니다. 그렇다면 위 판례 및 관련규정에 의하여 심사평가원의 심사에 이의가 있는 요양기관 또는 보험사는 우선 민사합의기구인 자동차보험진료수가분쟁심의위원회에 심사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심의회의 심사결과에 대해서도 불복하는 경우, 각 당사자는 상대방에 대하여 보험금지급을 둘러싼 민사소송을 제기하여 심사평가원의 심사결정에 대하여 다툴 수 있을 것입니다.2017-01-21 06:14:50데일리팜 -
[칼럼] 젊은약사 10인의 도전적 실험과 대한약사회세상의 문제를 지적하는 머리와 입들은 참 많다. 그렇지만 현장에 뛰어들어 문제의 본질을 찾고 바꿔보려 시도하는 이는 드물다. '옷에 사람을 맞추라'는 군대 언어처럼 불합리한 현실을 곁에 두고 있다보면, 그게 왜 문제였더라? 옆사람에 물어보는 지경에 이르곤 한다. 길들여져 문제를 망각하게 되는 것인데, 시민들이 약국에 가져오는 폐의약품이 그렇다. 왜 폐의약품이 발생하게 됐는지, 왜 시민들에게서 그걸 받아 놓고 끙끙대는지 근본적인 문제는 사라져 버렸다. 대신 선의로 폐의약품 수거 사업을 하는 약국이 고통받는 적반하장이 일어난다. 현상에 집중하다보면 폐의약품을 제 때 수거하지 않는 지자체가 원망의 대상이 된다. 물론 지자체의 느슨한 태도는 문제다. 당연히 그러해 보였던 폐의약품에 대해 휴베이스 소속 젊은 약사 10명은 작년 하반기 그 원인과 대책을 제시해 보기 위해 도전적 실험에 함께 나섰다. 말이 좋아 실험이지 '노가다'나 한가지 였다. 이들은 3개월 동안 약국에 모인 6만정 이상 의약품을 일일이 분류하고, 낱알을 세고, 여기에 약가를 곱해 전국 단위서 연간 버려지는 의약품의 총 가격을 추산했다. 그 성과로 어떤 의약품이 많이 버려지고, 발생 이유가 어디에 있는지 이해하도록 단초를 제시했다. 이는 정부와 약사 사회, 그리고 이 사회가 폐의약품 양산 문제를 어떻게 다뤄야 할지 방향성을 보여줬다. 문제의 현장에서 실천한 이 실험은 그래서 의미가 매우 크다. 과장해 이야기하자면 쓰레기 더미를 뒤진 끝에 그 위에 장미꽃을 피워냈다. 이해 당사와 관계자들이 다같이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는 오늘의 사회에서 그럴싸한 주장이나, 성명서 한 줄의 힘은 미약하기 짝이 없다. 한 이해관계자의 주장은 또 다른 주장으로 이내 덮이고 만다. 정책 당국자는 고사하고 행인 한 명 설득하기 어렵다. 당연히 의도하는 바를 관철하기 힘들다. 주장을 하려면, 데이터의 뒷 받침이 필요하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후 부랴부랴 수천만원 들여 용역연구를 해본들 소용없다. 이브닝 드레스를 갖춰 입은 여인의 화장한 얼굴에서도 "파티가 열린다"는 사실은 짐작할 수 있다. 해서 그 연구의 목적과 결과는 순수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절하된다. 손 놓지 않고 무엇인가 했다는 정신적 포만감을 빼고 나면 돈이 아까울 따름이다. 젊은 약사들이 금쪽같은 시간과 노동력을 들인 이번 연구의 성과는 그래서 더 값지다. 현장의 살아있는 이런 연구 성과들은 앞으로 더 나은 정책 연구에 빛나는 아이디어를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른바 거의 모든 처방마다 들어가다시피하는 소염진통제나 위장보호제 같은 '깔아주는 광범한 처방의 현실'은 어떤 정책으로,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환자 임의로 약 복용을 판단하는 현실에서 약사의 복약지도는 어떻게 진화 발전해야 할지 과제를 던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개별 약국은 물론 약국들이 모여 만들어내는 유의미한 정보는 엄청나다. 안전한 의약품 사용에 관한 연구는 물론 환자 행태조사까지 실로 연구의 보고나 한 가지다. 한데 중요한 것은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점이다. 약사 사회의 가장 큰 단체인 대한약사회의 정책이 사실은 젊은 약사들의 실험과 같아야 한다. 한 때 인기를 끌었던 '길거리 두더지 잡기 게임'처럼 돌발 사안을 잠재우려 이리저리 바삐 쫓아다니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사회가 급변하며 대처해야 할 현실과 사안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증요법에 몰두하느라 직능의 미래 운명과 직결될 사안의 연구를 내일로 미루는 것은 결코 상책일 수 없다. 인공지능(AI)과 화상투약기, 원격의료, 드론은 가까운 장래에 팔을 뻗어 함께 어깨동무를 할 친구들이다. 필연 이들의 기술은 자고나면 더욱 발전할 것이다. 이를 수익모델 삼으려 욕심내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되는 것은 자명하다. 이들은 그들의 수익모델에 적합하게 다른 보건의료생태계를 조성하려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이번 젊은 약사들의 실험은 폐의약품의 현실과 대처 방안을 넘어 약사 미래의 실존적 가치를 묻고 있다.2017-01-16 12:15:00조광연 -
좋은 연구를 완성도 높은 특허로 바꾸려면최근 대학 혹은 연구소에서 수년간 수십억 혹은 백억여원이상을 투자해서 성숙시킨 기술들이 꿈틀대고 있다. 필자가 아는 꽤 많은 수의 바이오텍 신생기업들 혹은 예비창업자들이 활발히 대학과 협력을 하고 있다. 과거에 비하면 우리의 기초연구 역량은 놀라울 정도로 발전했다. 특히 대학교수들과 국책연구소의 연구원들이 그 동안 산업계와의 협력 을 통해서 신약 (바이오신약 포함)들에 대한 지식들과 관점들이 제고되면서 연구 결과를 가장 부가가치가 높은 신약으로 연결하려는 노력은 매우 긍정적이다. 최근 산업계 전문간행물인 BioCentury에 실린 비교 통계는 이 시점에서 우리에게 시사적이다. 중국 명문 칭화대학교의 2015년 특허출원 건수는 약 1800여건인데, 이 중 기술이전되는 비율은 1%가 채 되지 않는다. 이에 비해 창업의 메카인 미국 스탠포드대학교의 2014년 특허출원건수는 240여건로 칭화대의 1/8정도지만, 기술이전 비율은 무려 40%이다. 연구비나 연구인력 등을 고려하면 스탠포드 대학이 훨씬 많아야 할 것 같지만 스탠포드 대학은 상업적 가치가 큰 완성도 높은 소수의 특허들을 출원하는 반면, 중국 대학들은 완성도와는 상관없이 특허들을 대량으로 출원하는 것이다. 이는 중국 정부의 대학역량평가에 특허출원·등록 건이 포함됐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있다. 국내 대학교나 정부출원연구소 기술 도입을 위한 검토를 할 때 가장 신경을 쓰는 것은 특허의 완성도이다. 특허라는 지적재산을 근거로 향후 전임상과 임상 등 수백억원을 들여야 하는 입장에서는 특허 완성도는 건물에 비한다면 기초와도 같기 때문이다. 아무리 아름답고 멋진 집을 지은 들, 그 토지에 대한 소유권이 불명확하거나 약하면 이 얼마나 허망한 경우이겠는가? 어떻게 하면 특허의 완성도를 높여서 상업적 가치를 높일 수 있을까? 첫째, 특허 청구항들이 방어가능한 넓은 권리를 주장하고 있고 그 청구항들을 뒷받침하기 위한 실시예들이 다양하고 충분해야 한다. 사실 좋은 특허는 이러한 실시예들을 풍부하게 넣다 보니 다양한 실험들을 하게 되고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게 된다. 둘째, 특허 출원된 국가의 수가 충분해야 한다. 현재 대부분의 국내 대학이나 연구소에서는 진입 개별국 수는 5개 (대한민국, 일본, 중국, 유럽, 그리고 미국)이다. 그런데 다국적제약사의 기준으로 하면 진입 국가수는 20여개국이다. 진입 국가 수를 늘리려면 당연히 비례해서 특허비용이 늘어나게 된다. 셋째, 하나의 특허로 권리 확보하기 어려운 경우, 다수의 후속 혹은 관련 특허로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야 한다. 원특허에 기반하되 이를 강화할 수 있는 부가적인 특허들을 출원함으로써 특허의 포트폴리오를 형성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국내 현실은 중국보다는 좋다고 말할 수 있지만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하면 아직도 개선해야 할 점들이 많다. 특허의 완성도가 낮은 여러가지 배경 중에, 대학이나 연구소에서 특허출원 혹은 등록건수가 평가지표로 활용되면서 양 위주로 특허를 내야 하는 '보이기식 평가지표'가 있다. 이러다보니, 미성숙한 상태로 특허를 내게 되고 청구항을 충분히 넓게 받지 못하게 되면서 추격자들이 회피한 불완전특허들을 양산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대학이나 연구소들이 특허관련 자체 재원이 없이 정부지원에 의존하다 보니, 특허보강을 위한 연구비 확보가 어렵다. 서둘러 특허를 내면서 보강연구를 할 수 있는 재원도 없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가능한 대안들은 무엇일까? 먼저, 특허 출원 전부터 기업체들과 협력하면서 충분한 실험 결과를 확보하여 완성도 높은 특허를 출원하는 것이다. 기업들은 대학이나 연구기관들보다 특허에 대한 인식과 경험이 훨씬 축적돼 있고 특허보강을 위한 연구에도 익숙해 있다. 아울러 대학 산학협력단에서 자체 재원을 마련하여 유망한 대학 기술을 특허 출원 전단계부터 자문하고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산학협력단도 이제는 재원과 인력을 보강해 초기의 '단순 행정처리 기관'에서 탈피해서 부가가치를 제공하는 '지적재산권화 전문기관'으로 발전해야 한다. 대부분의 대학이 교원들이 확보한 연구비에서 간접명목으로 20~40%를 떼고 있으니 이 중 일부를 연구자들에게 '지적재산권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지 않을까? 위대한 과학적 발견이 지적재산권이라는 제도를 통하여 '권리화'하려면 연구만큼 중요한 전문성과 투자가 필요하다. 이를 소홀히 하면 마치 어마어마한 돈을 들여 건물을 짖고는 등기를 하지 않아 권리 주장을 하지 못하는 것과 같은 우를 범하게 된다. 왜 스탠포드 대학의 특허출원 건수가 그렇게 작은지를 한번 고민해보고 '건수' 위주의 특허관리에서 '완성도' 중심 특허관리로의 인식전환을 서두르자.2017-01-16 06:14:51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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