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공중보건위기대응약·신속허가 특례에 방점
기동민 의원 대표발의…"제약산업 혁신성장 견인"
[데일리팜=이정환 기자] 여당이 공중보건 위기대응 의약품과 혁신신약 개발·공급을 촉진하는 속칭 '한국판 캔서 문샷(Caner MOONSHOT)'법 제정에 나선다.
일정 기준을 만족한 의약품을 지정해 우선심사, 수시동반심사, 제출자료 간소화 등 혜택을 부여하는 게 제정안 핵심이다.
생화학테러나 방사능 누출사고, 감염병 등 국가 공중보건 위기상황에 쓸 수 있는 의약품의 시판허가 규제를 혁파하자는 취지다.
21일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은 이같은 내용의 '공중보건 위기대응 의약품 및 혁신신약 개발지원법안'을 대표발의했다고 밝혔다.
해당 제정법안은 지난해 8월 제정, 올해 8월 28일 발효를 앞둔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첨바법)'과 별도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첨바법이 재생의료를 규제 완화를 중심으로 한 바이오의약품 허가 특례로 볼 수 있는 반면, 기 의원이 내놓은 제정법안은 테러나 감염병 등 공중보건위기대응약과 첨단 항암제 등 혁신신약 개발에 특례를 준다는 측면에서 차이가 있다.
첨바법이 보건복지부 소관 업무를 중심으로 이뤄진다면, 공중보건위기대응·혁신신약법안은 식품의약품안전처를 중심으로 추진될 공산이 커 보인다.
실제 식약처는 앞서 2016년 한국판 캔서 문샷 프로젝트로 명명한 '획기적 의약품·공중보건 위기대응 의약품 특별법'으로 혁신신약 허가 속도를 높이겠다고 공표한 바 있다.
한국판 캔서 문샷 법안은 별도 센터를 신설해 계획적 개발동반 심사로 첨단신약 허가 속도를 단축하고 메르스·탄저병 등 공중보건 위기대응력을 키우겠다는 목표였지만 최종 법제화에 성공하지 못했었다.
기 의원은 혁신신약 제정안 제안 이유로 과학기술 발전에도 생화학테러, 방사능 누출사고, 감염병 등 공중보건 위기상황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치료제 개발·공급은 원활하지 않아 문제라고 했다.
▲과거 2016년 식약처가 내놓은 한국판 캔서 문샷 프로젝트 청사진.
특히 제네릭 위주의 국내 제약산업의 혁신성장 견인을 위해 혁신형 제약기업의 신약 개발에 대한 신속 심사와 허가제도를 마련해 제약산업 발전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했다.
그런데도 현행 약사법은 신속허가를 지원할 제도적 장치가 완비되지 않았고 허가요건과 기술적 사항 등이 세분화되고 대부분 하위법령에 분산돼 신속허가를 위한 특례규정을 위해서는 약사법 전체 체계를 다시 정비하는 한계가 있다는 게 기 의원 생각이다.
이를 위해 기 의원은 신속하게 신약개발을 지원할 수 있는 새로운 경로를 규정한 제도로써 제정법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정안 주요내용은=먼저 제정안은 제약분야 공공성 강화·혁신성장 견인을 위해 공중보건위기대응약과 신약 개발·공급을 촉진하고 기반을 조성해 국민 건강을 보호하는 것을 목적으로 했다.
식약처 산하에 '공중보건위기대응약·신약 안전관리위원회'를 설치해 신약 안전관리체계·제도 발전에 관한 사항, 개발지원·촉진 사항, 혁신신약 지정·지정취소, 허가·허가취소, 양도·양수 등을 심의하고 자문할 수 있도록 했다.
우선심사·수시동반심사·허가신청 시 제출자료 간소화 등 행정적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공중보건위기대응약·혁신신약 지정 요건과 절차를 정해 위 의약품에 대한 지정제도를 도입했다.
식약처장은 위기대응약이나 혁신신약 지정 품목의 허가신청이 들어오면 우선심사 등 행정 지원을 할 수 있게 했다.
공중보건위기대응약 중 윤리적 이유 등으로 임상시험을 실시할 수 없거나 혁신신약 중 치료적 탐색 임상시험 형태와 목적이 치료적 확증 임상시험과 유사한 혁신신약은 허가신청 시 제출하는 자료를 다른 자료로 대체하거나 간소화하는 조항도 담았다,
시판허가된 위기대응약과 혁신신약은 환자 치료에 미친 영향과 안전성·유효성을 고려한 종합적인 치료적 가치 등 사항을 평가해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고해야 한다.
식약처장은 위기대응약과 혁신신약 개발을 촉진하는 국제기구와 협력을 위해 개발자에게 국내외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등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위기대응약·혁신신약 관련 안전장치도 법제화 한다.
해당 의약품의 품목허가자는 안전사용 조치와 사용 성적에 관한 조사를 실시해 매 분기별로 식약처장에 보고하고, 식약처장은 이를 검토해 안전사용에 관한 추가 조치를 명령할 수 있다.
이를 거부하면 해당 의약품의 회수·폐기를 명령할 수 있다.
위기대응약·혁신신약 품목허가자는 환자에게 무상으로 의약품을 제공하는 등의 환자치료지원사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했다. 필요하면 식약처에 지원 요청도 가능하다.
신약과 복합·조합 구성된 의료기기나 진단 의료기기로 의료기기법에 따라 허가가 요구될 때 제정안을 통해 제출된 자료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질병·장애·사망 등 유해사례가 발생하면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장에 보고하고, 안전관리원장은 이를 식약처장에 보고하는 체계도 담겼다.
위기대응약·혁신신약을 양도·양수하려면 안전관리위원회 심의가 필수다.
기 의원은 "위기대응약과 혁신신약 연구개발에 일정 규모 이상의 투자를 하고 사회적·윤리적 책임성을 두루 갖춘 혁신형 제약기업이 개발하는 신약을 위한 법안"이라며 "우선심사, 수시동반심사, 제출자료 간소화 등으로 글로벌 신약 개발을 이뤄 혁신성장을 견인하기 위한 특례 규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정환 기자(junghwanss@dailyphar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