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구 전 서울시약사회장(62, 성균관대 약대)의 약사회장 선거 출마 움직임은 올해 선거의 판도를 변화시킬 핵심요소 가운데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김구 약사회장과 조찬휘 서울시약사회장의 동문대결 등 절대강자가 없는 선거전 속에서 전국적인 인지도를 확보하고 있는 전 전 회장의 움직임은 타 예비후보들이 세를 결집하는데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전 전 회장은 약사회장 선거 출마로 가닥을 잡고 있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회원들의 부름을 받을 시에는 기존 약사회 조직의 물갈이를 비롯한 대개혁을 단행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이는 의약분업을 주도했던 약사회 집행부 라인의 변화를 주장하며 올해 선거를 약사회 집행부와 반집행부의 대결로 이끌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전 전 회장의 약사회장 선거 출마 여부 자체가 관심이 되고 있는데?

올해 약사회장 선거는 2~3파전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리고 그 속에는 나도 포함될 것으로 봐야할 것이다. 약사회장은 회원들에게 인지도만 있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회원들을 위해 봉사한다는 의식을 가지고 모든 것을 바치겠다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 선거의 당락보다 더 중요한 것은 회원들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신념이다.

선거에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있다는 것도 알고 있나?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생각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출마여부를 미리 밝히고 나선다고 해서 당장 회원들의 지지를 받는 것은 아니다. 과거의 출마 경험 등을 바탕으로 여러 가지 상황과 전국적인 판세분석을 하고 있다. 다른 사람이 어떻게 보든 상관없다. 그런 시각에 일희일비 하지는 않는다.

앞선 2번의 약사회장 도전으로 인물의 참신함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는데?

선거에서 인물의 참신성을 말할 수는 있지만 그런 기준이면 지금 거론되는 모든 인물이 출마하지 않고 새로운 사람이 나와야 한다는 말이 된다. 더 중요한것은 약사회 현안을 누가 더 정치적으로 잘 풀어갈 수 있느냐이다.

약국, 약학계, 병원 약사의 애로사항, 제약 유통업계의 어려운 난제들을 잘 풀어갈수 있는 인물, 개인의 일을 접고 약사회에 전념할 수 있는 용기와 결단이 있는 인물이 약사회장에 나서야 한다. 회무의 경륜이나 자신보다는 약사회를 더 사랑하는 리더가 필요한 때이다.

그렇다면 올해 약사회장 선거에 임하는 각오는?

회원들이 현장에서 겪고 있는 해결 과제들이 여전히 산적해 있다. 현재 약사 사회는 태평성대가 아니다. 때문에 약사회장 선거 후보자들도 회원들을 바라보고 회장의 자세를 갖추고 있는 지에 대한 자기성찰을 한 후 선거에 나서야 한다. 나를 포함한 모든 후보들이 그렇게 해야 한다. 특히 회원들의 선택을 받게되면 손 쉽게 회무를 승계할 것이 아니라 약사회를 대개혁 해야한다.

약사회장이 누가 되느냐가 상당히 중요한 시점이다. 오랜 회무 경력과 사회적 경륜, 청렴성이 동시에 갖춰져야 한다. 이런 요건이 갖춰져야 회원들이 회장을 믿고 따르는 것이다. 약사회를 이끌 기회를 가지게 되면 마지막 봉사를 하고 떠난다는 심정으로 심기일전하겠다.

약사회장 선거에서 펼칠 전략을 미리 들어보자면?

선거전략을 준비하고 있는 팀이 있지만 현재 상황에서 전략을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다. 다만 다른 예비후보들이 현실안주형이라는 점에서 자신만의 차별성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십년 넘게 이어져온 현 약사회 집행부 라인에 대한 회원들의 평가가 있어야 한다. 정부와 적당히 좋은 방향으로 넘어가가자는 회무 스타일을 회원들이 어떻게 보느냐가 이번 선거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본다.

의약분업 10년이 평화로웠다면 회원들이 현 집행부를 재신임하겠지만 분업을 원칙에 맞게 개선하고 약사회 현안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본다면 집행부를 변화시킬 것으로 믿고 있다.

올해 약사회장 선거의 핵심쟁점을 예상해 본다면?

지금은 수면 아래로 내려가 있는 일반약 슈퍼판매 역시 쟁점이 될 수 밖에 없고 법인약국 허용, 조제수가 문제, 면허대여 등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문제들이 여전히 많다. 이제 시작된 6년제 역시 넓고 크게 보고 대책을 마련해 가야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약사회는 모든 문제를 쉽게만 풀어가려고 하고 있다. 문제를 풀어갈 브레인들이 부족하다라는 생각도 한다. 스스로는 이러한 문제들을 풀어갈 해법을 가지고 있다.

2번의 약사회장 선거 출마로 선거비용에 부담을 느낄 것이라는 의견도 있는데?

약사회장직을 놓고 10억 가까운 자금을 써가면서 선거를 치루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것이다. 만약 회원들의 부름을 받게 되면 선거규정개정TF를 구성해 선거제도부터 완전히 뜯어고칠 것이다. 그 동안 대외적으로는 선거법이 상당히 강화되는 추세로 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사회 선거는 한 후보가 배팅을 하게되면 다른 후보들도 따라갈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

이번 선거부터라도 후보자 등록이 완료되면 후보자간 합의를 통해 선거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기준을 정할 필요가 있다. 전국 선거를 치루면서 조직관리에 가장 많은 비용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전국을 권역별로 묶어 후보자 합동토론회를 개최하는 것도 선거비용 절감의 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유력인사들에게 선거를 맡기고 지지를 호소하는 관행이 지속되다 보니 비용이 부풀려지는 것이다.

현재 약사회를 어떻게 평가할 수 있나?

회원들을 만나본 결과 상당한 불신이 쌓여있다. 학점으로 얘기한다고 해도 좋은 점수를 줄 수는 없을 것이다. 신뢰감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선거를 통해 약사회를 개혁해야 한다는 부분도 바로 이 때문이다. 회원들이 집행부를 평가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가 바로 선거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