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상자에 갇혀 네탓을 해본들…
- 데일리팜
- 2011-04-11 11:4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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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정부가 의약계를 투명 유리상자 안에 몰아넣고 불법 리베이트 조사를 벌이자 의약계 내부가 소용돌이 치고 있다. '누가 제보했을 것'이라는 소문과 억측이 나돌면서 애먼 곳에 화살이 집중되고 있다고 한다. 일부 중소형 도매는 "동종 업계끼리 이럴 수 있냐"며 "어디 두고보자"고 분을 내고 있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제약회사들도 경쟁사들이 소문을 부풀리고 있다고 서로를 의심하는 지경이다. 크게 걱정되는 상황이 아닐 수 없다.
복지부가 도매업소와 함께 문전약국을 조사하게 된 상황은 특정인의 제보랄 것도 없다. 쌍벌제 이후 일부 도매업소들이 문전약국 거래처를 손에 넣기 위해 쌍벌제 규정 밖의 유인책을 제시하고 있으며, 문전약국들도 쌍벌제 이전의 거래조건을 유지하기 위해 무리한다는 이야기는 끊임없이 떠돌았던 유행가였다. 건강보험 심사평가원 의약품관리종합정보센터도 공급자들이 제출하는 거래내역 보고 등을 기반으로 현황을 이미 파악한 사안이다. 심평원이 자랑하는 데이터 마이닝으로 조사 대상자가 사전에 선정됐다는 이야기다.
도매조사의 경우 거래처를 빼앗긴 대형 도매업소들이 중소형 도매업소들을 찍어서 제보했다는 소문이나, 제약회사들이 경쟁 회사의 불법적 행위를 부풀리고 있다는 이야기는 내가 살기 위해 희생양을 만들었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그러나 쌍벌제 이후라도 털어서 먼지 나지 않을 곳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설득력이 떨어진다. 얼마든지, 누구든지 역공을 당할 수 있는 현실에서 무모하게 남을 음해해 공격하는 것은 자살 행위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하필 왜 나인가'라는 심경은 충분히 이해가지만 남의 탓으로 돌릴 사안은 아닌 것이다. 자중자애 해야 마땅하다.
이미 의약계는 범정부 기관으로 둘러쌓여 있다. 그것도 '투명 유리안에 갇힌 원숭이'가 됐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갇힌 내부에서 잘잘못을 따져봐야 구경꾼 입장에서보면 다같이 한심한 모습일 따름이다. 현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서로에 대해 의심을 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영업부문에서도 남이 줄까 서로를 의심하게 되면 수요보다 공급이 많은 현실에서 불법 리베이트 수렁에 빨려 들어가는 수 밖에 없다. 이 보다 '더는 리베이트로 영업할 수 없는 시대라는 사실에 공감'하고 니부터라도 불법에서 손을 씻겠다는 결단 만이 필요하다. 이같은 결단이 들불처럼 번져나갈때 터널 끝에서 한줄기 빛이 보일 것이다.
의약계는 지금 너나없이 고통의 터널에 들어섰다. 남을 탓하고 있기에는 현실이 너무 다급하다. 업계를 대표하는 관련 단체들도 소속 회원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일에 충실해야 한다. 안으로 리베이트 근절의 공감대를 형성시키면서 밖으로는 끝간데없이 수사가 확대되지 않아야 한다는 주장도 펼쳐야할 시점이다. 빈대는 잡아야 겠지만, 초가삼간을 다 태울수는 없기 때문이다. 제약산업과 유통산업이 초토화된 동남아시아가 바로 눈앞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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