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되는 서울대병원 유찰사태
- 데일리팜
- 2005-03-07 07:0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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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1천억원대에 달하는 서울대병원의 소요의약품 입찰이 두 번에 걸쳐 진행됐지만 5개 업체에 7개 그룹만 낙찰되는데 그치는 유찰사태가 계속됐다. 유찰의 직접적 원인은 낮은 예정가격(예가)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 지금은 그 후폭풍이 도매업계와 제약사로 몰아치고 있다.
낙찰가격이 낮아지면 낮아질수록 의약품 공급을 놓고 도매상과 제약사는 치열한 신경전을 넘어 전쟁을 하는 국면까지 치닫는다. 이번에 낙찰된 도매상들도 유통가에서는 안쓰럽게까지 보고 있을 정도다. 적자를 감수한 도매업체들은 적자 보전을 위해 제약사와 끌고 당기는 한판 전쟁을 치러야 한다.
우리가 우려하는 것은 도매상들이 더 이상 입찰에 참여할 수 없다며 연대하는 분위기다. 두 번의 입찰에서 대거 유찰된 원인이 주요 5개 도매업체가 유찰을 목적으로 높은 가격에 담합입찰을 했기 때문이라는 의혹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만약 의혹이 사실이라면 예가가 높아지지 않는 한 유찰사태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
상한가격 대비 평균 20% 가까운 낮은 가격으로 낙찰된 모 도매상의 경우는 적자를 감수하고 공급해야 한다면서 하소연 하고 있다. 유통가의 말로는 서울대병원 입찰 도매업소의 공통된 하소연이 바로 ‘적자감수’라는 것이다. 도매업계의 상황이 사실이라면 예가는 올라가야 한다고 본다.
물론 서울대병원은 상징적 의미 때문에 적자를 감수하고 의약품을 공급하는 제약사들이 있는 것이 원초적인 문제이기는 하다. 단 몇백만원 어치조차 공급을 위해 사활을 거는 제약사들이 있으니 하는 얘기다.
원내 소요의약품은 얼마 안 되더라도 원외처방으로 나오는 의약품과 다른 병원영업에 미칠 파급효과가 작지 않기 때문에 제약사들은 적자가 나도 공급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도매상들이 상식 이하의 저가 응찰을 해도 공급을 주저하지 않는 제약사들이 있어 왔다. 도매상들 내에서도 경쟁이 붙어 낙찰가를 내려 온 상황이 됐으니 예가가 낮아진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고 봐야 한다.
병원 입장에서는 낮은 가격으로 구매할수록 병원경영에 보탬이 된다. 또한 입찰제도는 되도록이면 저가로 의약품을 구매하도록 만들어진 합법적인 수단이다. 병원이 낮은 예가를 책정한다고 해도 문제될게 없다는 것이다. 서울대병원만이 갖고 있는 영향력 때문이라고 흠집 내기 하는 것은 더더욱 말이 안된다.
그렇다고 계속되는 유찰사태를 방치할 수도 없다. 이제는 조정이 필요한 때가 됐다. 상한가 대비 지나치게 가격이 내려가면 도매상과 제약사의 비정상적인 거래와 다툼이 끊이질 않는다. 이는 신용과 신뢰 관계로 움직여야 할 도매상과 제약사들의 관계를 악화시켜 유통을 문란케 하는 단초로 작용케 할 소지가 있다.
적자폭이 큰 도매상들의 저가낙찰이 심화되면 경합품목에서는 도매상들이, 단독품목에서 제약사들이 ‘공급권’ 내지는 ‘공급거부권’을 놓고 일전을 불사하게 된다. 실제 참으로 보기 민망한 협박과 공갈이 난무한다. 이 상태로는 의약품 공급이 원활치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오는 10일 있을 추가입찰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려면 먼저 예가를 적절히 조정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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