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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시선] 네트워크약국 방지법 시행과 남겨진 과제

  • 강신국 기자
  • 2026-06-01 06:00:39

[데일리팜=강신국 기자] 대한민국 약국가의 오랜 근간이었던 ‘1인 1약국’ 원칙이 한층 더 촘촘하고 강력한 법적 방어벽을 갖추게 됐다. 약사나 한약사가 어떠한 명목으로도 둘 이상의 약국을 개설하거나 ‘운영’할 수 없도록 규정한 이른바 ‘네트워크 약국 방지법(약사법 일부개정법률)’이 공포를 거쳐 오는 11월 27일 본격적인 시행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법안의 본회의 통과와 발효는 단순한 문구 수정을 넘어선다. 기존 약사법이 표면적인 ‘명의 대여’나 교묘한 위법 행위를 잡아내는 데 한계를 보였다면, 개정안은 ‘운영’이라는 두 글자를 명문화함으로써 자본을 앞세운 복수 약국의 실질적인 지배 구조까지 정조준하고 나섰다. 입법의 시계추가 본격적으로 돌기 시작한 지금, 약업계 안팎에서는 기대의 목소리와 함께 현실적인 우려의 시선이 동시에 교차하고 있다.

우선 약사 사회와 보건의료계는 이번 법안 시행이 약국의 공공성과 독립성을 회복하는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대형 자본이나 특정 조직이 청년 약사들의 명의를 빌려 편법적인 체인형 네트워크 약국을 확장하거나 지분 투자를 감행하는 행위는 공공연한 문제로 지적돼 왔다.

특히 최근 우후죽순 개설한 체인형 창고형약국도 네트워크 약국 아니냐는 주장이 계속돼 왔다. 

이러한 편법 네트워크 약국은 필연적으로 과당 경쟁을 유발하고, 자본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의약품 오남용이나 무리한 일반의약품 판매를 부추겨 보건안전망을 위협해 왔다. 법안이 시행되면 자본 중심의 약국 운영 구조에 제동이 걸리면서, 독립적인 동네 약국들과 청년 약사들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건전한 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다. '돈'이 아닌 '약료 서비스의 질'로 승부하는 시대의 발판이 마련되는 셈이다.

그러나 기대감의 이면에는 법안의 ‘실효성’을 둘러싼 우려도 만만치 않다. 가장 큰 숙제는 과거 의료계가 ‘유디치과 사태’ 등에서 겪었던 것처럼, 약국판 경영지원회사(MSO)를 통한 우회 범법 행위를 어떻게 차단할 것인가이다. 겉으로는 합법적인 경영 컨설팅이나 자문 계약, 혹은 독소조항이 담긴 임대차 계약의 형태를 띠면서 실질적인 약국 운영 수익을 특정 법인이나 자본가가 지속적으로 가져가는 구조를 과연 수사당국이 완벽하게 가려낼 수 있느냐는 지적이다.

단순한 이자 지급이나 정상적인 체인 가입 체계를 넘어, ‘실질적 지배 및 경영 개입’ 여부를 판단하는 명확한 하위법령과 가이드라인이 부재하다면 자칫 현장의 법적 분쟁과 혼란만 가중될 수 있다. 일각에서 단속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특별사법경찰관(특사경) 제도 도입이나 약국 개설 시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등 강력한 보완 장치가 연동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11월 27일은 약국이 자본의 종속에서 벗어나 보건의료 기관으로서의 가치를 공고히 하는 역사적인 날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법안의 통과가 곧 불법 네트워크 약국의 종말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정부 당국은 남은 기간 동안 편법 경영을 정확히 가려낼 수 있는 꼼꼼한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마련해야 하며, 사법당국 역시 복잡한 임대 구조 뒤에 숨은 진짜 운영자를 찾아낼 수 있는 전문적인 감시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약사 사회 스스로가 자본의 유혹에 면위를 대여하거나 가담하지 않는 엄격한 자정 노력을 보여주는 것이다. 6개월 뒤 마주할 새로운 약사법이 대한민국 보건의료의 질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진짜 ‘방패’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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