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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료의약품 수입액 줄었지만 고환율에 국내 자급도 휘청

  • 천승현 기자
  • 2026-07-08 06:00:56
  • 요약
  • 작년 원료의약품 무역수지 첫 흑자...수출↑·수입↓
  • 지난해 국내 자급도 27.9%...2년 만에 20%대 하락 전환
  • 원‧달러 환율 상승에 수입액 증가...올해 고환율로 원가 압박 가중
  • 제네릭 약가인하로 저렴한 원료 수요 증가...원료 업체 생존 고심

[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지난해 원료의약품 자급도가 3년 만에 하락세로 돌아서며 30%를 밑돌았다. 수출 증가와 수입 감소로 원료의약품 무역수지가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했지만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자급도는 낮아졌다. 올해 들어 1500원을 웃도는 고환율이 장기화하면서 국내 원료의약품 기업들의 원가 압박도 가중되는 분위기다. 정부의 약가제도 개편으로 제네릭 약가가 낮아지면 원료의약품 업체들에 더욱 큰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8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원료의약품 수입액은 21억8361만달러로 전년 대비 3.0% 감소했다. 작년 원료의약품 수출액은 전년보다 1.6% 증가한 22억892만달러를 기록했다. 

AI 생성 이미지

지난 2024년 원료의약품 무역수지는 7757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는데 지난해 수출은 늘고 수입은 감소하면서 2531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원료의약품 무역수지가 흑자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가 최초다. 국내 원료의약품 산업은 높은 수입 의존도로 적자가 고착화했다. 지난 2006년에는 원료의약품 수입 규모가 16억8517만달러로 수출액 4억9434만달러의 3배를 웃돌 정도로 수입과 수출의 격차가 컸다. 

최근 국내 바이오 위탁개발생산(CDMO)의 고성장으로 원료의약품 수출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며 흑자 전환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작년 원료의약품 수출액은 지난 2015년 12억8143만달러와 비교하면 10년 새 72.4% 급증했다. 같은 기간 수입액 성장률 21.1%보다 큰 폭으로 앞섰다. 지난해 원료의약품 수출액은 2022년 22억8573억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 규모다. 2022년에는 국내 생산 코로나19 백신이 해외에 공급되면서 일시적으로 수출이 급증했다.  

지난해 원료의약품 생산실적은 4조3438억원으로 전년보다 1.3% 줄었다. 국내 생산 원료의약품은 지난 2021년 3조455억원에서 2024년 4조4007억원으로 3년 동안 44.5% 급증했지만 지난해에는 성장세가 주춤했다. 

지난해 원료의약품 자급도는 27.9%로 2024년 31.9%보다 4%포인트 하락했다. 작년 평균 원‧달러 환율 1422원을 적용해 계산한 값이다. 자급도는 국내 생산 제품이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국내 시장 규모(생산-수출+수입)에서 국내 생산 제품의 국내 사용량(생산-수출)의 비중이다. 국내 원료의약품 자급도가 2022년 20.0%에서 2023년 25.6%로 상승했고 2024년 30%를 넘어섰지만 2년 만에 20%대로 내려앉았다.  

원료의약품 자급도 하락은 환율 상승도 큰 영향을 미쳤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작년 평균 원‧달러 환율은 1422원으로 2023년 1364원보다 4.3% 상승했다. 같은 가격으로 수입 원료의약품을 구매하더라도 환율 상승으로 국내 수입액은 더욱 커지는 구조다.  

지난해 원료의약품 수입액은 달러 기준으로 전년 대비 3.0% 감소했지만 평균 환율 1422원을 적용하면 2024년 3조6999억원에서 지난해 3조1056억원으로 1.2% 증가하는 것으로 계산된다.  

같은 계산 방식으로 지난해 원료의약품 수입액은 달러 기준으로 10년 전보다 21.1% 증가했는데 평균 환율을 적용하면 2015년 2조401억원에서 지난해 3조1056억원으로 52.2% 확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 평균 원‧달러 환율은 1131원으로 지난해보다 291원 낮았다. 

AI 생성 이미지

지난해 중국에서 수입된 원료의약품은 7억7895만달러로 2024년 8억1632만달러보다 4.6% 감소했는데 평균 원‧달러 환율을 적용하면 감소율은 0.5%로 축소된다. 수입량이 가장 많은 중국 원료의약품을 구매할 때에도 달러를 사용하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 상승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올해 들어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웃도는 고환율이 지속되면서 국내 수입액은 더욱 커지고 자급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지난 9일 원‧달러 환율은 1522.7원으로 지난해 7월 2일 1352.6원과 비교하면 1년 만에 170원 이상 상승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5월 29일부터 한 달 넘게 1500원을 상회하며 고환율이 지속되는 양상이다.

 원화 가치 하락은 제약사들의 원가 상승 압박으로 이어진다. 제약사들은 의약품의 핵심 원자재인 원료의약품의 수입 의존도가 높아 원‧달러 환율 상승은 원가 인상으로 직결된다. 지난해 국내 사용 원료의약품 70% 이상이 수입 제품이라는 점에서 제약사들은 환율 상승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정부의 제네릭 약가 인하 정책이 제약사들의 원가 압박을 가중시킬뿐더러 국내 생산 원료의약품 사용 기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쏟아진다.  

보건복지부가 최근 행정예고한 '약제의 결정 및 조정기준’ 일부 개정고시안에 따르면 오는 8월부터 특허만료 의약품과 제네릭 모두 약가 상한선이 특허만료 전 신약의 53.55%에서 45%로 내려간다. 산술적으로 제네릭 약가가 16.0% 깎인다.   

약가인하 압박에 제약사들은 원가 절감을 위해 상대적으로 비싼 국내산 원료의약품 대신 저렴한 수입 제품을 찾아야 하는 실정이다.  

이미 국내제약사들이 원가 절감을 위해 중국 원료의약품 사용을 지속적으로 늘리는 추세다. 지난해 중국 원료의약품 수입액은 2015년 5억4514만달러보다 43.8%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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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 생산 원료의약품 4조3428억원 규모 중 수출을 제외한 1조2022억원어치가 내수 시장에서 사용됐다. 2024년 국내에서 사용된 중국 원료의약품은 1조1078억원 규모로 국내 생산 제품과 유사하다. 상대적으로 중국산 원료의약품이 저렴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생산 완제의약품을 만드는 데 중국산 원료의약품이 국내산보다 더욱 많이 사용된다는 의미다.   

이런 상황에서 제네릭 약가가 더욱 낮아지면 상대적으로 비싼 국내산 원료의약품의 기피 현상이 심화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약가 인하 압박으로 국내 완제의약품과 원료의약품 업체 모두 동반 손실을 입을 수 있는 구조다.  

원료의약품 업체들에도 고환율과 약가 인하는 큰 악재로 작용한다. 국내 생산 원료의약품도 출발 물질은 해외에서 들여오는 경우가 많아 고환율로 인한 원가 상승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제약사들이 저렴한 수입 원료의약품을 찾아 나서면서 국내 원료의약품 업체의 고민은 더욱 가중되는 분위기다. 

제약사 한 관계자는 “이미 제네릭 약가 하락을 대비해 원가 절감을 위해 더욱 저렴한 원료의약품으로 대체하려는 움직임이 확산하는 상황이다"이라면서 "고환율에 수입 원료의약품의 원가도 높아지면서 국내 원료의약품 업체들은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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