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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과 성분명과 약사들

  • 홍대업
  • 2007-12-21 06:30:47

일반 국민도 그랬듯이, 약사들도 이번 대선 과정에서 적지 않은 고민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마디로 실리냐 명분이냐의 갈림길에서 갈등을 했던 것이다.

하나는 약국경영 활성화를 기대하는 입장에서의 ‘경제대통령’과 다른 하나는 ‘성분명처방’ 정책을 계속 추진할 수 있는 ‘안정적 대통령’이었을 것이다.

이는 2차에 걸친 데일리팜의 여론조사에서도 뚜렷히 나타났었다. 지지하는 후보 1위는 이명박, 지지정책 1순위는 성분명처방 확대실시, 성분명처방 정책을 가장 잘 추진할 수 있을 것같은 후보는 정동영이었던 것이다.

약사들은 마음속으로 성분명처방을 염원하면서도 현실적 측면에서는 정 후보보다 이 후보를 지지하는 아이러니가 발생한 것이다.

그 이유는 약사들이 이 후보의 ‘경제 살리기’ 공약에 무게를 뒀고, 일부 언론에서 ‘추진력이 있다’고 평가받는 그가 성분명을 계속 추진해주기를 기대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여기에는 논리적 비약이 있다. 현재 당선자 신분인 이 후보가 추진력이 있다고 해서 성분명처방 정책을 계속 추진할 것인지는 미지수라는 점이다.

이 후보는 11.25 약사대회에서 “의약간 협의를 통해 성분명을 추진하겠다”고 언급했다.

이는 기존의 의료계 입장과 대동소이할 뿐만 아니라 의료계에서도 ‘성분명처방 반대 1인 시위’를 최근까지 진행해왔다는 점에서 사실상 정책추진이 쉽지 않을 것임을 짐작케 한다.

의료계가 기존 입장을 그대로 고수할 경우 이 후보도 이를 고리로 성분명처방을 추진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말이다.

한 개국약사도 “국민 입장에서 본다면 성분명처방은 당연히 추진돼야 하는 것이지만, 정권이 바뀐 상황에서 이를 장담할 수 없을 것”이라고 우울한 전망을 내놓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대선 전부터 대한약사회 홈페이지는 선거참여를 독려하는 팝업창이 게재됐었다. 약사들의 한 표가 향후 5년을 좌우한다는 내용이 골자였다.

선거가 끝난 지금, 약사들은 심정적 지지와 현실적 판단 사이에서 올바른 선택을 했는지 자문해볼 필요가 있다.

철저한 자기반성 또는 자기긍정을 통해 의약사의 이익이 아닌 ‘국민’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이를 위해 차기 정부에 어떤 것들을 요구해나가야 할지 고민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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