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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비염, 오래가는 코막힘…'점막 염증 관리' 중요한 이유코는 외부 공기를 가장 먼저 받아들이는 점막 조직이다. 공기 중 먼지와 미생물, 온도·습도 변화로부터 호흡기를 보호하기 위해 코 점막에서는 배상세포(goblet cell)의 점액 분비와 섬모 운동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진다. 그만큼 코는 기온과 습도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기관이다. 비염은 특정 계절에만 발생하는 문제가 아니다. 봄에는 꽃가루·황사, 겨울에는 건조한 냉기가 주된 유발 인자라면, 여름에는 에어컨 환경과 급격한 실내외 온도차, 고온다습한 외부 환경이 코 점막에 복합적으로 부담을 가한다. 평소 알레르기 질환이 반복되거나, 상기도 염증에 민감하고 수면 부족·스트레스가 누적된 사람이라면, 여름철 자극 요인에 의해 점막 장벽이 더 쉽게 흔들릴 수 있다. 그 결과 코 점막이 붓고 예민해지면서 코막힘이 오래 이어지는 양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냉방·피로·수면부족' 여름 코점막을 자극하는 3가지 요인 여름 비염이 악화되는 대표적 요인은 냉방환경이다. 에어컨을 장시간 가동하는 밀폐된 실내에서는 습도가 낮아지기 쉽고, 이로 인해 비강 점막 표면의 점액층 수분이 줄어들 수 있다. 점액층이 건조해지면 섬모 운동이 둔해지고, 외부 이물질과 알레르겐을 밖으로 배출하는 점액섬모 청소 기능도 저하된다. 점막이 건조해 질수록 상피 장벽 기능이 약해진다. 코 점막은 단순히 공기가 지나가는 통로가 아니라 외부 자극을 걸러내는 방어막이다. 그런데 점막 표면이 마르고 상피세포 사이의 장벽이 불안정해지면 먼지·알레르겐·자극 물질이 점막 안쪽으로 더 쉽게 영향을 줄 수 있다. 여기에 냉방환경으로 실내외 온도차가 커지면 코 점막 혈관이 예민하게 반응하면서 코막힘이 심해질 수 있다. 그래서 여름철 비염은 꽃가루 날릴 때와 같이 특정 기간에 심해지는 봄철 비염과 달리 냉방·건조·온도차 자극이 몇 달 내내 반복되면서 코막힘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 양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더위로 인한 수면부족과 스트레스가 겹치면 점막 회복 속도는 더욱 느려질 수 있다. 수면부족과 만성 스트레스는 자율신경계와 염증 조절 반응에 영향을 주고, 비만세포 과민도와 신경성 염증 반응을 높여 코 점막의 민감도를 키울 수 있다. 또한 여름철에는 발한 증가, 카페인·당음료 섭취 증가, 불규칙한 식사로 수분과 미네랄 섭취 균형이 깨지기 쉽다. 점막세포도 정상적인 재생과 회복을 위해 충분한 영양공급이 필요하다. 따라서 여름 내내 비염이 반복되는 경우에는 증상 완화 약물만이 아니라, 점막 회복 환경을 함께 살피는 상담이 필요하다. '프로폴리스, 퀘르세틴, 아연' 비강 점막회복 환경을 돕는 항산화 영양소 여름 비염의 재발을 줄이고 점막회복 환경을 안정화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추천하는 것은 항산화 영양소와 미네랄의 복합적 활용이다. 알레르기 영양상담의 기초 칼럼에서 다룬 성분들이지만, 오늘은 여름철 비강 점막 상담 맥락에서 중점적으로 기억해야 할 부분을 중심으로 정리해본다. 약국의 비염 영양상담에서 비교적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원료 중 하나는 프로폴리스추출물이다. 프로폴리스에는 다양한 플라보노이드와 페놀성 화합물이 들어있으며, 이러한 성분들이 염증성 사이토카인과 비만세포 탈과립 반응을 조절하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비강 점막에서는 상피세포 사이의 밀착 결합이 장벽 기능 유지에 중요한 만큼, 프로폴리스는 점막 염증 환경을 완화하는 보조 성분으로 활용할 수 있다. 퀘르세틴은 플라보노이드의 일종으로 비만세포 안정화, 산화 스트레스 감소, 염증성 매개물질 조절과 관련해 연구돼 있다. 사람 대상 연구에서도 퀘르세틴 함유 식품 섭취가 계절성 또는 통년성 알레르기 증상 완화와 삶의 질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결과가 보고된 만큼 비염관리 성분으로 활용하기에 효과적이다. 아연과 셀레늄(셀렌) 같은 미네랄도 점막 회복 상담에서 빼놓기 어렵다. 아연은 항산화효소인 Cu-Zn SOD의 구성성분이자, 정상적인 세포재생과 면역기능에 필요한 미네랄이다. 코 점막 상피세포는 외부 자극에 지속적으로 노출되기 때문에 손상과 회복이 반복된다. 이때 아연은 상피세포의 정상적인 재생과 장벽 기능 유지에 관여하는 영양소로 의미가 있다. 셀레늄은 글루타치온 퍼옥시다제(GPx)와 같은 셀레노단백질의 기능에 관여해 과산화물 제거와 항산화 방어에 기여한다. 따라서 아연과 셀레늄은 산화 스트레스가 증가한 점막 환경에서 정상적인 세포 방어와 회복을 돕는 미네랄로 볼 수 있다. 여름철에는 땀을 많이 흘리고 식사 리듬이 흐트러지며, 찬음료나 과일이 섭취가 식사를 대신하는 경우도 많다. 이런 생활 패턴이 반복되면 미네랄 섭취 균형이 깨지고 점막 회복이 느려지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 따라서 평소 땀이 많은 체질이거나 항산화영양소만으로 점막 회복이 더딘 상황이라면, 미네랄영양제 병용을 권한다. 콧물·코막힘이 심한 급성기에는 약물로 빠른 증상 조절이 점막 회복에 도움 비염 증상이 심한 급성기에는 영양소보단 우선 약물로 염증 반응과 부종을 신속하게 가라앉히는 게 중요하다. 증상에 따라 항히스타민제, 비충혈제거제, 비강문무제를 활용할 수 있다. 특히 수면을 방해할 정도의 코막힘이라면 수면 부족이 점막 회복을 지연시키지 않도록, 국소 혈관수축제(옥시메타졸린, 자일로메타졸린)를 2~3일 정도 단기간 사용하는 방식을 제안할 수 있다. 건조해진 코 점막 관리를 위해 보습목적의 비강분무제를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생리식염수 코세척은 비강 내 알레르겐, 먼지, 염증성 분비물을 씻어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코세척은 농도와 방법이 적절하지 않으면 오히려 점막 자극 요소로 작용할 수 있으므로, 하루 1~2회 정해진 세척방식을 준수하여 활용하는 게 중요하다. 봄철 비염은 황사와 꽃가루처럼 비교적 피해야 할 대상이 분명하다. 반면 여름철 비염을 유발하는 냉방환경, 실내외 온도차, 고온다습한 환경은 일상에서 완전히 피하기 어렵다. 그래서 여름 비염에는 '자극을 피하라'는 조언만으로 한계가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해, 여름 비염 때문에 약국에 방문한 고객들이 올 여름은 더 편하게 숨쉬고 일상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전문가 입장에서 상담하는 데 오늘의 칼럼이 도움이 되길 바란다.2026-05-15 12:04:36데일리팜 -
린버크 물질특허 회피 심판 청구…우판권 물거품 가능성[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야누스키나제(JAK) 억제제 계열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린버크(유파다시티닙)의 물질특허에 회피 심판이 청구됐다. 심판을 청구한 A사는 린버크의 연장된 물질특허가 6개 적응증 중 ‘류마티스 관절염’에만 적용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 주장이 받아들여져 A사가 승리할 경우 린버크 제네릭 발매 시점은 2030년 12월로 앞당겨진다. 문제는 이미 결정형특허를 회피한 업체들이다. 이들은 우선판매품목허가(우판권)를 받아 2032년 제네릭을 조기발매한다는 방침이었다. 그러나 A사가 심판에서 승리할 경우, 우판권을 받아 제네릭을 조기 발매하려던 기존 도전 업체들의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린버크 연장된 물질특허 기간에 회피 심판 청구…‘적응증 쪼개기’ 재도전 1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A사는 린버크 물질특허에 소극적 권리범위확인 심판을 청구했다. 이 업체는 린버크의 연장된 물질특허 존속기간을 ‘적응증 쪼개기’를 통해 회피하는 전략을 펼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린버크의 물질특허는 지난 2012년 출원, 2017년 등록됐다. 이어 애브비는 2020년 이 물질특허의 연장을 신청했다. 의약품 품목허가를 위해 식약처 승인을 받아 실시한 임상시험 기간과 검토 기간만큼 특허 존속기간이 연장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따라 당초 2030년 12월 만료 예정이었던 린버크 물질특허의 존속기간은 2032년 5월 만료로 2년여 연장됐다. A사는 이렇게 연장된 기간이 린버크의 6개 적응증 가운데 류마티스 관절염에만 효력을 미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린버크는 ▲류마티스 관절염 ▲건선성 관절염 ▲축성 척추관절염(강직성 척추염) ▲아토피 피부염(성인‧청소년)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 등 6개 적응증을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류마티스 관절염을 제외한 나머지 5개 적응증에는 물질특허의 연장된 존속기간이 효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게 A사의 주장이다. 주요 타깃은 아토피 피부염과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으로 추정된다. 특허 심판에서 승리한 뒤 아토피 피부염 등을 적응증으로 제네릭 허가를 받아, 2030년 12월 제품을 조기 발매한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가브스‧캐이캡 때는 실패-아보다트 땐 성공…적응증 쪼개기 도전의 향방은 이러한 적응증 쪼개기 전략은 과거에도 몇 차례 시도된 바 있다. 다만 결과는 제품에 따라 엇갈렸다. DPP-4 억제제 계열 당뇨병 치료제 ‘가브스(빌다글립틴)’와 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테고프라잔)’ 사례에선 적응증 쪼개기 전략이 실패했다. 반면, 전립선비대증‧탈모 치료제 ‘아보다트(두타스테리드)’ 사례에선 같은 전략이 성공했다. 심결‧판결이 엇갈린 이유로 ‘적응증의 유사성’이 꼽힌다. 특허심판원과 법원은 케이캡의 경우 5개 적응증이 사실상 ‘위식도질환의 치료’로 같다고 판단했다. 가브스의 경우도 5개 적응증이 모두 ‘제2형 당뇨병의 치료’에 해당한다고 봤다. 반면 아보다트의 경우 두 적응증이 별개라는 결론을 내렸다. 특허심판원은 두타스테리드 특허의 효력이 전립선비대증에만 한정되며, 탈모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두 적응증이 확연하게 다르므로, 연장된 존속기간의 효력 역시 별개로 적용된다는 판단이었다. 결국 아보다트 제네릭들은 탈모 적응증을 달고 물질특허 만료 전 출시됐다. 제약업계에선 린버크의 사례가 앞선 가브스‧케이캡과 아보다트 사례의 경계선에 있다고 분석한다. 6개 적응증이 자가면역질환이라는 공통 분모를 갖지만, 발병 부위와 질환 양상이 확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특히 제네릭사의 핵심 타깃인 아토피 피부염은 류마티스 관절염과 병리학적 차이가 큰 데다, 진료과까지 다르다는 점에서 A사의 승소 가능성도 제기된다. A사 승리 시 결정형특허 회피 업체들보다 2년 앞서 제네릭 발매 이번 분쟁은 린버크 제네릭 조기 발매를 준비하던 다른 업체들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지난해 종근당‧대웅제약‧알리코제약‧제뉴원사이언스‧제뉴파마‧녹십자‧삼진제약‧삼아제약‧코오롱제약‧환인제약‧일동제약‧한국팜비오‧라이트팜텍‧한림제약‧동아에스티‧휴온스 등 16개사는 린버크 결정형특허에 회피 심판을 청구했다. 린버크가 JAK 억제제 시장에서 사실상 독주 체제를 가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많은 업체가 동시다발로 도전장을 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린버크의 올해 1분기 처방액은 104억원으로 전년대비 32% 증가했다. 반면 나머지 경쟁 제품들은 대부분 처방실적이 감소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들은 2036년 만료되는 결정형특허를 회피한 뒤, 2032년 5월 물질특허 만료 시점에 맞춰 제네릭을 조기 발매한다는 계획이었다. 올해 3월엔 16개 업체 중 12개 업체가 ‘청구성립’ 심결을 받아내며 제네릭 조기 발매에 한 발 다가섰다. 우판권 획득을 눈앞에 둔 상황이다. 우판권 획득을 위한 3개 요건 중 ‘최초 심판 청구’와 ‘해당 심판‧소송에서의 승리’ 등 2개를 충족했다. 마지막 ‘최초 허가’만 추가하면 2032년 9월 우판권을 받아 9개월간 제네릭을 독점 판매할 수 있다. 그러나 A사가 물질특허의 연장된 존속기간 회피 도전에 나서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만약 특허심판원이 물질특허의 연장된 존속기간 회피를 인정할 경우, A사는 이들보다 2년여 앞서 제네릭을 발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A사의 조기 발매가 현실화될 경우, 기존 업체들은 우판권을 거머쥐고도 시장 후발주자로 전락하는 역설적인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우판권이라는 독점적 권리를 확보하고도 정작 '퍼스트 제네릭'으로서의 시장 선점 효과는 누리지 못하는 유명무실한 상황에 놓이게 되는 셈이다. '물질특허 도전 vs 미도전'…결정형 회피 업체들 복잡한 '우판권 셈법' 린버크 결정형특허 회피에 성공한 12개 제네릭사 앞에는 두 가지 선택지가 놓였다. A사를 따라 물질특허 회피 심판에 나설지, 아니면 기존 계획대로 2032년 우판권을 노릴지에 따른 셈법이다. 문제는 A사를 따라 물질특허 회피에 도전할 경우 예상치 못한 우판권 상실 리스크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시나리오상 이들이 물질특허 회피에 성공하면 2030년 12월 '아토피 피부염' 적응증으로 제네릭 조기 발매가 가능해진다. 그러나 2032년 5월 물질특허 만료 후 ‘6개 적응증 전체’로 변경 허가를 신청하는 순간 우판권 리스크에 직면한다. 이들이 변경 허가를 신청하면, 결정형 특허 우판권만 보유한 채로 물질특허 회피에는 참여하지 않는 업체들과 ‘동일 의약품’으로 간주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 경우 역설적으로 2030년 먼저 제네릭을 발매한 업체가 2032년에 진입하는 후발 그룹의 우판권에 의해 역으로 9개월간 판매금지를 당하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물질특허 도전에 나서지 않는 업체들도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예정대로 2032년에 우판권을 행사하려 해도, 이미 2030년에 제네릭을 발매한 업체들이 시장을 선점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우판권이란 이름표만 붙었을 뿐, 사실상 퍼스트 제네릭으로서의 상업적 가치는 증발한 뒤에야 제품 출시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특정 적응증만 회피해 허가받은 의약품이 사후에 전체 적응증으로 확장될 때, 기존 우판권 효력이 어떻게 적용될지에 대한 식약처 가이드라인이 불분명한 상황”이라며 “먼저 시장에 나간 업체가 나중에 들어올 업체의 우판권에 발목을 잡히는 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고 말했다.2026-05-15 12:04:30김진구 기자 -
강서 마곡-'메디컬', 화곡-'생활밀착'…의료 상권 두 얼굴[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신도시 개발과 대기업 연구단지 조성으로 빠르게 성장 중인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와 오랜 기간 서울 서남권 대표 주거 밀집 지역으로 자리잡아 온 화곡동 일대의 의료상권 구조에도 뚜렷한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LG사이언스파크를 비롯한 대기업과 업무시설, 신축 아파트 단지가 밀집한 마곡나루역 일대는 피부과·검진센터·재활의학과 등을 중심으로 한 신규 메디컬빌딩이 빠르게 늘어나는 모습이다. 반면 화곡역 주변은 내과·소아과·이비인후과 등 생활밀착형 의원과 동네약국 중심의 전통 상권이 여전히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같은 강서구 안에서도 신도시형 의료상권과 구축 주거형 상권으로 나뉘며 의원·약국 운영 형태 역시 차이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데일리팜이 의원·약국 및 상권 분석 지도 데일리팜맵을 통해 마곡나루역과 화곡역 반경 1km 내 의원·약국 운영 현황을 비교 분석해 봤다. ◆마곡나루 의원 월 매출 1억원대…결제단가 9만원 육박 마곡나루역 인근 의원은 68곳으로 피부과가 18곳으로 가장 많았고 산부인과 10곳, 이비인후과 9곳, 정형외과 8곳, 소아청소년과‧내과 각 7곳, 비뇨기과 4곳, 안과 3곳, 가정의학과 2곳 순이었다. 의원당 월 평균매출은 1억376만원이며, 지역 평균매출(중간값)은 5210만원으로 확인됐다. 최근 6개월 매출 증감률은 월 평균 –1.9%로 동 기간 서울시 평균 대비 낮았다. 최근 3개월 간의 월 평균 결제건수는 1347건, 결제단가는 8만9963원으로 타 지역 대비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이용고객(환자)는 여성 고객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30대 여성이 18.4%로 가장 많았고, 50대 여성 17.1%, 40대 여성 16.3%, 30대 남성 10.6%, 40대 남성 9.2%, 20대 여성 7.5%, 60대 이상 여성 6.8%, 20대 남성 5.5%, 50대 남성 5%, 60대 이상 남성 3.6% 순이었다. 이 지역 내 약국은 50곳이었으며 월 평균매출은 1억1542만원으로 의원 평균 매출보다 높았다. 지역 평균매출(중간값)은 5013만원으로 집계됐다. 최근 3개월 약국 월 평균 결제건수는 2860건, 결제단가는 3만8032원이었다. 약국의 평균 운영 연수는 6.4년이며, 3년 이상 업력을 가진 약국 비중은 68.1%로 서울시 평균 대비 낮았다. 약국의 경우 의원과는 달리 비교적 남성 고객 비중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50대 남성이 16.7%로 가장 많았고, 40대 남성이 14.3%, 60대 이상 남성 13.8%, 50대 여성 11%, 60대 이상 여성 10.7%, 30대 여성‧40대 여성이 각 10.5%, 30대 남성 8.9%, 20대 여성 2%, 20대 남성 1.6% 순이었다. 이용고객은 유입 고객이 47%로 가장 높았고, 주거고객 29%, 직장고객 24%였다. ◆화곡 의원 주거고객 60% 이상…약국이 의원 매출 앞서 주거 고객 중심인 화곡 지역 의원은 총 64곳으로 피부과 비율이 가장 높았던 마곡나루역 주변과는 달리 내과가 17곳으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비인후과‧정형외과 각 9곳, 안과 8곳, 가정의학과‧피부과 각 5곳, 소아청소년과 4곳, 비뇨기과‧산부인과 각 3곳, 성형외과 1곳d로 뒤를 이었다. 이 지역 의원의 평균 매출은 5332만원으로 마곡나루역 의원 매출의 절반 수준이었고, 중간값은 2647만원이었다. 매출 6개월 매출 증감률은 월 평균 5.67%로 같은 기간 서울시 평균 대비 높았다. 최근 3개월 월 평균 결제건수는 1399건이며, 평균 결제단가는 3만6795원으로 나타났다. 이용고객(환자)은 여성 비율이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았다. 60대 여성이 20.6%로 가장 많았고 50대 여성 15.6%, 40대 여성 12.9% 등으로 확인됐다. 이 지역 의원의 고객군은 주거고객이 62.9%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유입고객 21.7%, 직장고객 15.4%를 차지했다. 약국은 55곳으로 의원 대비 적었다. 약국의 월 평균매출은 6522만원, 중간값은 4478만원으로 의원보다 높은 수준을 보였다. 월평균 결제건수는 2444건, 결제단가는 2만5416원이었다. 약국 이용고객(환자)는 의원과 마찬가지로 여성, 고령 층에서 높은 비율을 보였다. 60대 이상 여성이 19.2%로 가장 많았고, 50대 여성‧60대 이상 남성이 각 15.4%, 50대 남성 14%, 40대 여성 11%, 40대 남성 9.4%, 30대 여성 6.7%, 30대 여성 5.5%, 20대 남성 1.8%, 20대 여성 1.7% 순이었다. 약국 역시 의원과 마찬가지로 주거고객이 59.4%로 절반 이상이었고, 유입고객 24.4%, 직자어 고객 16.1% 순이었다. 한편 데일리팜맵은 이외에도 전국구 다빈도 일반약 판매가를 최저, 최고, 평균값 등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약국 채용 정보와 매물 정보도 확인이 가능하다.2026-05-15 06:00:58김지은 기자 -
헤일리온, '정밀영양·데이터·CSR' 컨슈머 패러다임 선도[데일리팜=황병우 기자]헤일리온코리아가 정밀영양, 소비자 데이터, 사회공헌을 축으로 국내 일상 건강관리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센트룸을 중심으로 비타민·미네랄 사업의 과학적 근거를 강화하는 한편, 한국 소비자 실사용 데이터와 채널 다변화, 국내 생산 파트너십을 결합하며 컨슈머헬스 기업의 경쟁 기준을 제품 판매에서 건강관리 경험으로 확장하는 모습이다. 여기에 구강건강 캠페인, 포용적 건강 활동, 환경 캠페인까지 더해지면서 헤일리온코리아의 전략은 브랜드 성장과 사회적 신뢰를 함께 구축하는 방향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센트룸 중심 성장…한국은 글로벌과 다른 무게중심 헤일리온은 2022년 7월 글로벌 출범한 컨슈머 헬스케어 전문 기업이다. GSK 컨슈머헬스케어를 기반으로 노바티스 컨슈머헬스케어, 화이자 컨슈머헬스케어와의 결합 과정을 거치며 현재의 사업 구조를 갖췄다. 국내에서는 2024년 2월 헤일리온코리아로 공식 출범했다. 헤일리온의 사업은 구강건강, 비타민·미네랄, 통증완화, 호흡기건강, 소화기건강 등 일상 건강관리 영역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센소다인과 파로돈탁스는 구강건강, 센트룸은 비타민·미네랄, 테라플루와 오트리빈은 호흡기건강 영역에서 소비자 접점을 확보하고 있다. 다만 한국법인의 사업 무게중심은 글로벌과 다소 다르다. 회사에 따르면 한국에서는 센트룸이 가장 큰 매출을 차지하고 있고, 그 다음이 구강건강, 약국 브랜드 순이다. 이 같은 이유로 헤일리온코리아는 센트룸의 방향성을 '영양 보충'에서 '과학 기반 건강관리'로 확장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멀티비타민 연구를 단순한 결핍 해소를 넘어 개인의 생활습관, 건강 지표, 노화, 인지 건강 등을 함께 고려하는 정밀영양 관점으로 넓히는 구조다. 실제 지난 4월 한국 진출 이후 처음으로 소비자와 직접 소통한 행사인 센트룸 데이에서 강조한 메시지도 제품의 성분 경쟁보다 과학적 근거와 건강관리 경험에 초점이 맞춰졌다. 컨슈머 헬스 시장에서 더 이상 소비자가 브랜드 인지도만으로 건강기능식품을 선택하지 않는 만큼 한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실사용 데이터 연구와 소비자 캠페인을 결합하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매출 성장세 속 채널 다변화…국내 파트너십도 강화 헤일리온코리아의 최근 실적 흐름은 외형 성장과 비용 투입이 함께 나타나는 구조다. 감사보고서 기준 회사 매출은 ▲2021년 1335억원 ▲2022년 1465억원 ▲2023년 1601억원 ▲2024년 1621억원 ▲2025년 1735억원으로 증가했다. 다만 수익성은 매출과 같은 방향으로만 움직이지 않았다. 2025년 매출총이익은 680억 원으로 전년 642억 원보다 늘었지만, 판매비와관리비 증가 영향으로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감소했다. 판매비와관리비 세부 항목을 보면 광고선전비가 2024년 374억 원에서 2025년 415억 원으로 늘었다. 다만 컨슈머헬스 기업 특성상 브랜드 인지도와 소비자 접점 확대를 위한 광고·마케팅 투자는 실적에 직접 반영될 수밖에 없다는 점도 고려될 필요가 있다. 한국 소비자 실사용 데이터 기반 캠페인과 채널 확장 등 브랜드 투자 흐름을 감안하면, 2025년 실적은 외형 성장 속에서도 소비자 접점 확대를 위한 비용 투입이 동반된 결과로 풀이된다. 채널 전략도 변화하고 있다. 헤일리온코리아는 이커머스, 약국, 마트, 홈쇼핑 등으로 소비자 접점을 다변화하고 있다. 앞서 신 대표는 이커머스를 성장 채널로 소개하면서도 약국 전용 제품이 있는 만큼 약국 역시 중요한 접점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는 헤일리온코리아가 특정 유통 채널에 고정되지 않고 소비자 구매 행태에 맞춰 접점을 조정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국내 생산 파트너십도 주목할 부분이다. 회사는 기술 이전을 통해 센트룸 36개 제품 중 32개 제품을 국내 파트너사에서 생산하고 있으며, 이는 전체 센트룸 제품의 88%에 해당한다. 포용적 건강 실천…CSR로 사회적 접점 확대 헤일리온코리아의 CSR은 컨슈머헬스 기업 정체성과 맞물려 있다. 제품 기부나 단발성 캠페인보다 소비자의 일상 건강 접근성을 높이고, 지역사회와 환경 영역에서 기업 책임을 확장하는 방식이다. 회사는 민감성 치아의 날, 틀니의 날 등 구강건강 캠페인과 임직원 봉사활동, 플라스틱 감축 활동을 주요 사회공헌 축으로 전개하고 있다. 창립 이후에는 독거노인, 장애인, 아동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3년 연속 헬스케어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지난해에는 관악지역아동복지센터에서 생활공간 정비와 위생습관 형성 활동을 진행하고, 스마트 기기와 센트룸 멀티구미를 기부했다. 결국 헤일리온코리아의 CSR은 '더 나은 일상의 건강'이라는 기업 목적을 사회적 접점으로 확장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정밀영양과 소비자 데이터로 제품 선택의 근거를 제시하고, CSR을 통해 사회적 신뢰를 쌓는 방식이다. 신 대표는 "헤일리온의 비전은 인류와 함께 더 나은 일상의 건강을 전한다는 것"이라며 "안전하고 과학적인 컨슈머헬스케어 제품을 소비자에게 전달해 소비자들이 스스로 자기 건강을 관리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2026-05-14 06:00:55황병우 기자 -
도네페질+메만틴 격전 2라운드...후발대 저가전략 승부수[데일리팜=정흥준 기자]5월에는 산정대상 약제 84개, 신약 1개가 급여 목록에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치매 복합제 시장 경쟁이 더욱 뜨거워졌다. 8개 제약사가 경쟁하던 도네페질·메만틴 복합제 시장에 우판권 6개사가 추가되며 2라운드 경쟁이 시작됐다. 저가 등재 전략으로 승부수를 띄운 후발 제약사도 있어 격전이 예상된다. 보령은 대표 품목인 ‘카나브’의 후발 품목들이 거센 공세를 이어가자 복합제로 방파제를 세웠다. 고혈압·고지혈증 3제 복합제인 ‘카나브젯’ 등재로 라인업을 강화했다. 도네페질·메만틴 복합제 우판권 6개사 등재 도네페질·메만틴(10/20mg) 복합제는 중증의 알츠하이머병 치료에서 도네페질과 메만틴 병용요법 대체제로 사용된다. 도네페질과 메만틴을 따로 복용해야 하는 불편함을 공략해 기존 단일제 시장 점유율을 흡수하고 있다. 작년 3월 현대약품을 필두로 공동개발사인 영진약품, 일동제약, 한국휴텍스제약, 환인제약, 종근당, 고려제약, 부광약품이 제품을 출시하며 시장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달 마더스제약 도메틴엠정, 삼일제약 알츠듀오정, 삼진제약 뉴토인듀오정, 하나제약 도네트엠정, 신일제약 도네빅사정, 동국제약 아리만틴정이 새롭게 급여 진입했다. 우판권 효력이 한 차례 연장돼 내년 1월 31일까지 후발주자들의 거센 공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낮은 약가로 공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선 제약사도 있다. 기존에 출시한 8개 제품의 약가는 2825원~3879원에 형성돼있다. 삼진제약 뉴토인듀오는 2795원으로 등재했다. 등재 최고가 기준 약 28% 저렴한 가격으로 공격적인 점유율 확대에 나설 전망이다. 보령, 고혈압·고지혈증 3제 복합제 '카나브젯' 보령이 고혈압·고지혈증 3제 복합제인 ‘카나브젯’ 등재로 카나브패밀리 라인업을 확대했다. 새로운 복합제로 시장을 방어와 동시에 매출 확대를 도모한다. 고혈압 치료제인 ‘카나브’의 피마사르탄칼륨에 고지혈증 치료 성분인 아토르바스타틴과 에제티미브가 결합한 3제 복합제다. 카나브젯정 60/20/10mg, 60/10/10mg, 30/20/10mg, 30/10/10밀리그램(피마사르탄칼륨,아토르바스타틴,에제티미브) 등 4개 용량이 급여 진입했다. 카나브는 보령이 개발해 지난 2010년 허가를 받은 국산 신약이다. 작년 하반기 후발 제약사들이 진입하며 시장 경쟁에 돌입했다. 보령은 카나브 단일제 외에도 2제와 3제 복합제로 라인업을 확대해왔다. 고혈압 2제 복합제인 카나브플러스와 듀카브, 고혈압·고지혈증 2제 복합제인 투베로와 아카브 등이 있다. 고혈압 3제 복합제로는 듀카브플러스, 고혈압·고지혈증 3제 복합제로는 듀카로를 보유하고 있다. 내달 카나브젯까지 등재하며 3제 복합제가 하나 더 늘어난다. 제네릭 공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복합제로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보령의 복합제 확장은 계속된다. 카나브젯에 암로디핀을 추가한 4제 복합제인 ‘BR1018’을 개발하는 중이다. 프레가발린 성분 구강붕해정 국내 첫 급여 등재 신경병증성 통증 치료제인 프레가발린의 구강붕해정 제제가 국내 최초로 급여 등재했다. 오리지널 의약품인 비아트리스의 리리카에는 없는 제형이다. 지엘파마의 리리엘구강붕해정(프레가발린) 3개 품목(50mg, 75mg, 150mg), 한올바이오파마의 프레논구강붕해정, 휴온스생명과학 루레카OD정, 휴온스 프레가구강붕해정이 동일 용량으로 진입하며 총 12개 품목이 신규 등재했다. 프레가발린 성분은 지난 2017년 비아트리스코리아 리리카캡슐의 특허만료 이후 제네릭사들의 시장 공략이 계속돼 왔다. 캡슐과 정제를 포함하면 국내 허가 받은 제품만 280여개에 달한다. 입에서 녹여 먹는 구강붕해정 제형은 제네릭 과열을 벗어나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등장했다. 특히 다등재 시장으로 낮은 약가를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높은 약가 산정이라는 강점도 있다. 리리카캡슐 50mg, 75mg, 150mg의 약가는 437원, 523원, 666원을 받고 있다. 새롭게 등재하는 품목들은 439원~700원까지로 약가를 받으면서 모든 용량에서 오리지널 대비 높은 약가를 받았다. 씨투스 제네릭 과열...안국약품 비투스·바이넥스 씨투케어정 삼아제약의 천식·알레르기 비염 치료제 ‘씨투스(프란루카스트수화물)’의 제네릭인 안국약품 비투스정50mg, 바이넥스 씨투케어정50mg이 급여 등재했다. 작년 하반기 우판권이 풀린 이후 후발 주자들이 잇따라 시장 진입에 나선 상황이다. 올해도 매달 제네릭이 늘어났다. 1월에는 한국프라임제약의 프란카정50mg, 2월에는 오스틴제약의 루프란정50mg이 급여 진입했다. 3월에는 코오롱제약의 코투스정50mg, 4월에는 테라젠이텍스 푸란투스정이 잇달아 제네릭 경쟁에 합류했다. 안국약품 비투스정50mg, 바이넥스 씨투케어정50mg까지 급여 진입하면서 씨투스 제네릭사는 12개사로 늘어났다. 새로 등재한 2개사 제품 모두 447원의 약가로 출시했다. 우판권을 받았던 4개사 외에도 후발 제약사들의 급여 진입이 잇따르며 씨투스는 처방 실적 방어에 더욱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다. 삼진제약 뇌전증 라인업 보강 '에필라탐서방정1000mg' 삼진제약은 뇌전증 치료제 에필라탐서방정 500mg, 750mg에 이어 1000mg까지 급여 라인업에 추가했다. 레비티라세탐 성분 서방정 중 1000mg 등재는 처음이다. 일반 정제는 250mg, 500mg, 750mg, 1000mg 제품이 모두 급여를 받고 있는 반면, 서방형은 500mg와 750mg만 등재돼 있다. 레비티라세탐 서방정은 오리지널인 한국유씨비제약의 케프라엑스알서방정이다. 500mg와 750mg 제품이 급여를 받고 있다. 명인제약과 환인제약도 동일 용량의 서방정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삼진제약은 이들 보다 뒤늦게 서방정을 출시했지만 1000mg 고용량 서방정은 가장 먼저 국내 허가를 받았다. 에필라탐서방정 1000mg는 1020원의 상한액을 받았다. 유씨비제약의 케프라정1000mg 1090원과 비교하면 소폭 낮은 약가다. 삼진제약은 고용량 서방정으로 환자 상태에 맞는 선택적 처방, 장기복용에 따른 약제비 부담 완화 등을 강조하며 시장 공략에 나섰다.2026-05-11 06:00:52정흥준 기자 -
"AI시대 약사 생존법, 단순 조제 넘어 지혜형 전문가 돼야"[데일리팜=김지은 기자] “AI가 아무리 발전해도 ‘무엇을 타깃으로 약을 만들 것인가’라는 질문의 답은 결국 기초과학의 몫입니다. 그리고 약사의 미래 역시 AI에 대체되지 않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AI가 할 수 없는 영역에서 스스로의 역할을 재정의하는 데 있습니다.”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교수로 34년 간 재직하며 독성학 분야 세계적 권위자로 활동해 온 정진호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원장(67, 서울대)이 AI 시대 속 약학교육과 약사 직능의 미래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정 원장은 서울대 약대 학장과 한국약학교육협의회 2대 이사장을 지내면서 약대 6년제 개편을 주도한 인물이기도 하다. 현재는 국내 최고 과학기술 석학 기관인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원장으로 활동하며 AI·바이오 융합 시대 속 국가 과학기술 전략을 조망하고 있다. 정 원장은 지난해 정회원 48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투표를 통해 원장직에 당선됐으며 내년까지 3년간 임기를 수행한다. 데일리팜이 지난 8일 정진호 원장을 만나 AI 기반 신약개발, 약사 직능 변화, 약학교육 혁신 방향 등에 대한 견해를 들었다. 다음은 정 원장과의 일문일답. -약사이자 과학자, 현 과학기술한림원장으로서 현재 우리나라 바이오·제약 산업 경쟁력을 어떻게 평가하고 계신가요. 바이오시밀러나 CDMO 같은 제조·상용화 영역에서는 글로벌 수준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봅니다. 하지만 과거의 ‘추격자(Follower)’ 모델은 한계에 도달했습니다. 이제는 퍼스트 인 클래스(First-in-Class) 신약을 만들 수 있는 연구개발 혁신 역량이 핵심입니다. 특히 AI 기반 신약개발 시대에는 후보물질을 예측하는 기술뿐 아니라 약효·대사·독성을 실제 검증할 수 있는 전임상 인프라가 중요합니다. AI가 아무리 뛰어나도 결국 실험 데이터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습니다. AI와 기초과학, 검증 인프라가 함께 가야 합니다. -AI와 바이오 기술 융합으로 약학 분야는 어떻게 바뀔 것으로 보고 있나요. 가장 큰 변화는 신약개발 패러다임 자체입니다. 과거 Wet-lab 중심에서 AI 기반 예측·설계와 자동화 실험이 결합된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습니다. 다만 중요한 것은 AI가 결국 ‘속도’를 높이는 도구라는 점입니다. 진짜 혁신은 질병의 새로운 기전을 발견하는 기초과학에서 나옵니다. 결국 미래 경쟁력은 AI와 기초과학이 함께 맞물린 ‘초융합 생태계’를 만들 수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이런 시대 속 약학계의 존재감과 역할은 충분하다고 보이나요. 약학은 분자 수준 화학 설계부터 환자의 임상 결과까지 연결하는 거의 유일한 학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융합 시대에 매우 강력한 자산을 가진 분야입니다. 하지만 약학계의 잠재력에 비해 사회·정책적 영향력은 아직 충분히 확장되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여전히 내부 네트워크 중심에 머무르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제는 AI 신약개발, 정밀의료, 디지털 치료기기 같은 국가적 의제를 약학계가 먼저 제시하고 주도하는 ‘아젠다 세터’로 나아가야 합니다. -AI 시대 속 약사 직능의 가장 큰 위기와 기회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다른 직능도 마찬가지이지만 미래 약사는 AI에 대체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는데요. 가장 큰 위기는 단순 조제와 매뉴얼화된 복약지도에 머무르는 것입니다. 그런 영역은 AI와 자동화가 가장 빠르게 대체할 가능성이 큽니다. 반대로 가장 큰 기회는 초개인화 정밀의료 시대입니다. 유전체·생활습관·웨어러블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해석해 환자의 삶에 적용해 줄 전문가가 필요해질 것입니다. AI가 발전할수록 오히려 인간 전문가의 가치가 커지는 역설적 상황이 오는 것이죠. 약사는 이제 단순히 약이라는 물질을 다루는 직업을 넘어 환자의 삶 전체를 관리하는 ‘라이프케어 코디네이터’로 확장해야 합니다. 저는 ‘살아남는다’는 표현 자체를 다시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AI를 피하는 것이 아니라 AI가 할 수 없는 영역을 새롭게 정의하는 것입니다. 미래 약사는 단순한 ‘지식형 전문가’가 아니라 정보를 환자의 삶에 적용하는 ‘지혜형 전문가’가 돼야 합니다. 유전체·웨어러블·리얼월드데이터(RWD)를 해석하는 데이터 역량과 함께, 환자의 정서와 복약 이행을 이끌어내는 인간적 신뢰 능력이 동시에 중요해질 것입니다. -AI 복약상담과 디지털 치료제 확산 속 약사, 지역 약국의 역할은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요. 비대면 진료 확대와 디지털 치료기기 도입은 이미 시작됐습니다. 결국 약국은 ‘단순 조제 공간’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첫째는 다제복용 환자 복약관리 거점 역할입니다. 둘째는 비대면 의료 시대의 안전판 역할입니다. 화면 너머 처방이 환자의 실제 상태와 충돌하지 않는지 마지막으로 검증하는 공간이 필요합니다. 셋째는 디지털 헬스 안내자 역할입니다. 의료가 비대면화될수록 오히려 지역 약국의 대면 신뢰와 접근성은 더 중요해질 수 있습니다. -약대 6년제 도입을 주도했던 입장에서 현재 약학교육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요. 더불어 현재 약학교육은 AI 시대 변화를 충분히 따라가고 있다고 보나요. 솔직히 말하면 아직 ‘실패한 6년제’라는 비판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합니다. 당시 6년제를 추진하며 지역·병원·산업 약사 중심 교육 체계를 만들고 국가시험 개편도 함께 추진했지만, 결국 제도 변화가 현장 보상 체계와 연결되지 못했습니다. 교육 연한과 임상 역량은 높아졌지만 그것이 처우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한 것이죠. 또 하나는 연구 중심 교육과 임상약사 교육이 점점 분리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AI 시대에는 연구와 임상을 동시에 이해하는 ‘하이브리드 약학 인재’가 필요합니다. 현 약학교육의 AI 시대에 대한 대비는 아직 부족하다고 봅니다. 현장은 이미 AI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데 약학교육은 여전히 미래 과제로 인식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AI·데이터 교육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다만 단순히 과목 몇 개 추가한다고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교수진 구성, 연구 방향, 국가시험 체계까지 함께 바뀌어야 합니다. 특히 이 문제는 개별 대학 자율에 맡기기 어렵습니다. 국가 차원의 톱다운 방식 지원과 약학교육협의회·약사회·국시원의 협력 거버넌스가 필요합니다. -미래 약대생들에게 가장 강조하고 싶은 역량은 무엇입니까. 세 가지를 꼭 말하고 싶습니다. 첫째는 경계를 두려워하지 않는 융합 역량입니다. 약학뿐 아니라 AI·데이터·임상의학·생명공학과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어야 합니다. 둘째는 실패에서 배우는 회복력입니다. AI 시대에는 정답이 정해진 문제가 거의 없습니다. 셋째는 환자를 향한 공감과 윤리적 책임감입니다.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약은 결국 사람의 삶에 직접 영향을 미칩니다. 환자의 눈을 마주 볼 줄 아는 약사가 진짜 전문가입니다. 저는 오랜 세월 약학대학 강단에서 미래의 약사를 길러내는 일에 몸담아 왔고, 정년퇴임 이후에는 과학기술계의 최전선에서 과학기술 전반의 현안을 살피고 변혁을 모색하는 고민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두 영역을 모두 경험한 입장에서 보면, 약학과 과학기술은 더 이상 분리해서 논의할 수 없는 하나의 흐름 위에 놓여 있습니다. 약학이 과학기술의 최전선에서 가장 빠르게 변화를 흡수하고, 동시에 그 변화의 결실을 국민건강이라는 가장 따뜻한 가치로 환원하는 학문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절감하게 됩니다. 한림원장으로서 우리 원이 앞으로도 약업계가 추격자(Follower)를 넘어 글로벌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 도약하고 약사가 사람을 위한 과학기술을 현장에서 가장 따뜻하게 실천하는 신뢰받는 전문가로 거듭날 수 있도록 든든한 동반자이길 기대합니다.2026-05-11 06:00:42김지은 기자 -
국산 CAR-T 첫 등장…4월 의약품 허가 '봇물'[데일리팜=이탁순 기자] 지난 4월 의약품 허가 시장이 전월의 침체를 딛고 완연한 회복세에 접어들었습니다. 전문의약품은 100개 품목을 돌파하며 활기를 띠었고, 일반의약품 역시 작년 하반기 이후 가장 많은 허가 수를 기록하며 시장이 다시 뜨거워지는 양상입니다. 전문의약품 분야에서는 국산 카티(CAR-T) 치료제 등 혁신 신약들이 대거 등장했으며, 일반의약품은 환자의 편의성을 개선한 제형 변화와 브랜드 확장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일반의약품 = 4월 일반의약품 허가는 총 72품목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 3월(30품목) 대비 두 배 이상 급증한 수치이며, 최근 7개월 내 가장 높은 기록입니다. 이 가운데 자료제출의약품 1개, 표준제조기준 35개, 제네릭 36개로 나타났습니다. 대원제약 더브루겔액(4월 16일 허가, 자료제출의약품) 대원제약은 가스제거제 성분인 시메티콘을 주성분으로 한 '더브루겔액'을 허가받았습니다. 시메티콘은 장내 가스로 인한 복부 팽만감과 방귀 등을 개선하는 성분으로, 기존에는 정제나 연질캡슐 제형이 주를 이뤘습니다. 하지만 대원제약은 자사의 강점인 짜 먹는 '스틱형 겔' 제형을 선택해 차별화를 꾀했습니다. 물 없이도 간편하게 복용할 수 있어 외출 시 휴대성을 높였으며, 액상형 특유의 빠른 작용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소화기계 강자인 대원제약이 트리겔, 포타겔 등에 이어 일반약 소화기 라인업을 한층 강화한 모습입니다. 더브겔액은 4월 허가받은 일반의약품 가운데 유일한 자료제출의약품입니다. 종근당 모드콜이부콜드연질캡슐(4월 24일 허가, 표준제조기준) 종근당은 간판 감기약 브랜드 '모드콜' 시리즈의 신제품인 '모드콜이부콜드연질캡슐'을 추가하며 라인업을 확장했습니다. 이 제품은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인 이부프로펜을 베이스로 하여 콧물, 코막힘, 기침 등 종합적인 감기 증상 완화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작년 이부프로펜 함유 감기약이 표준제조기준으로 지정되면서 종근당도 간판 감기약 브랜드 '모드콜' 시리즈에 이부프로펜을 탑재한 신제품을 출시했습니다. 특히 액상형 연질캡슐 제형을 적용해 정제보다 흡수가 빠르고 위장 장애를 최소화했습니다. 최근 일반약 시장에서 소비자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의 시리즈물을 지속적으로 출시해 점유율을 지키는 '브랜드 익스텐션' 전략이 이번 허가에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종근당은 4월에만 모드 시리즈 4개 신제품을 허가받았습니다. 모드콜이부콜드연질캡슐 외에도 모드콜티나이트발포정, 모드콜이부코프연질캡슐, 모드콜이부노즈연질캡슐도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로써 허가받은 모드콜 시리즈만 12개 제품에 달합니다. ◆전문의약품 = 총 106개 품목이 허가를 받은 전문의약품은 신약 2개, 유전자치료제 1개, 자료제출의약품 26개, 제네릭 54개, 희귀약 5개 등으로 집계됐습니다. 특히 4월에는 첨단 바이오의약품과 방사성 신약 등 고난도 기술이 적용된 약물들의 허가가 잇따랐습니다. 큐로셀 림카토주(안발캅타젠오토류셀, 4월 29일 허가, 유전자치료제) 국내 바이오 벤처 큐로셀이 개발한 차세대 카티(CAR-T) 치료제 '림카토주'가 마침내 식약처 허가 문턱을 넘었습니다. 림카토주는 환자의 혈액에서 T세포를 추출해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유전자를 조작한 뒤 다시 환자에게 투여하는 맞춤형 항암제입니다. 특히 기존 카티 치료제의 한계로 지목되던 면역관문 수용체인 PD-1과 TIGIT의 발현을 억제하는 'OVIS(Overcome Immune Suppression)' 기술이 적용되어 항암 효과를 극대화했습니다. 림카토주는 환자의 혈액에서 T세포를 추출해 암세포를 잘 찾아내도록 유전적으로 조작한 뒤 다시 체내에 주입하는 개인 맞춤형 치료제로, 두 가지 이상의 전신 치료 후 재발성 또는 불응성 미만성 거대 B 세포 림프종(DLBCL) 및 원발성 종격동 거대 B 세포 림프종(PMBCL) 성인 환자 치료에 사용됩니다. 글로벌 제약사가 선점한 카티 시장에서 국내 기술로 탄생한 유전자치료제가 허가를 받았다는 점에서 국내 바이오 산업에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국산 1호 CAR-T 치료제인만큼 식약처는 이 약을 ‘바이오챌린저’ 대상 및 ‘글로벌 혁신제품 신속심사 지원체계(GIFT)’ 제33호로 지정해 개발 초기 단계부터 단계별 맞춤형 상담과 신속심사를 통해 제품화를 지원했습니다. 아울러 중앙약심은 이 약의 특성을 반영해 3상 임상을 면제하고, 시판 후 축적된 데이터로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하도록 했습니다. 퓨쳐켐 프로스타뷰주사액(플로라스타민(18F), 4월 30일 허가, 신약) 전립선암 진단용 방사성의약품 신약인 '프로스타뷰주사액'도 시판 승인을 획득했습니다. 프로스타뷰주사액(플로라스타민(18F))은 전립선암 환자의 전립선암 병변 진단에 사용되는 의약품으로, 전립성암에 과발현되는 전립선-특이 세포막 항원(PSMA)과 선택적으로 결합해 양성 병변을 찾아내는 방사성의약품입니다. 기존 영상검사에서 이상 소견이 확인된 재발성 또는 전이성 전립선암 환자에게 정확한 치료 방향 설정에 도움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 약물은 전립선 특이막 항원(PSMA)에 결합하는 특성을 지닌 방사성 동위원소 18F를 활용해, 암세포의 위치와 전이 여부를 PET-CT 영상으로 정확하게 찾아내는 역할을 합니다. 전립선암은 재발 빈도가 높고 전이 여부 파단이 중요한 만큼, 이번 신약 허가로 인해 더욱 정밀한 진단과 그에 따른 맞춤형 치료가 가능해질 전망입니다. 국내 기업인 퓨쳐켐이 자체 개발한 신약이라는 점에서 방사성 의약품 시장 내 입지가 더욱 탄탄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식약처는 작년 제정한 ‘신약 품목허가·심사 업무절차’ 지침에 따라 ▲심사 전문인력을 포함한 품목전담팀 구성(19명) ▲임상시험(GCP)과 제조·품질관리(GMP) 우선 심사 ▲품목허가 신청 전후 맞춤형 대면회의 개최 등 업체와 긴밀히 소통해 신속히 품목허가를 완료했다고 밝혔습니다. 안국약품 레보살탄플러스정(4월 28일 허가, 자료제출의약품) 만성질환 복합제 시장에서는 안국약품의 3제 복합제가 주목을 받았습니다. '레보살탄플러스정'은 에스암로디핀(CCB)과 발사르탄(ARB), 그리고 이뇨제인 인다파미드를 결합한 제품입니다. 이번 허가 제품은 기존 에스암로디핀과 발사르탄 2제 요법으로 혈압이 조절되지 않는 본태성 고혈압 환자를 타깃으로 합니다. 임상 3상 결과, 해당 3제 복합제 투여군은 대조군(2제 요법) 대비 수축기 혈압(MSSBP)을 약 6.31mmHg 더 낮추는 강력한 강압 효과를 입증했습니다. 특히 안국약품의 주력 성분인 ‘S-암로디핀’을 기반으로 하여 기존 처방 시장을 빠르게 흡수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기존 2제 요법으로 혈압 조절이 불충분한 환자들에게 새로운 대안을 제시합니다. 특히 강력한 혈압 강하 효과와 더불어, 여러 알의 약을 복용해야 하는 고혈압 환자들의 복약 순응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이번 제품은 티아지드 유사 이뇨제인 '인다파미드'가 함유돼 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인다파미드는 HCTZ(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 대비 적은 용량으로도 동등 이상의 혈압 강하 효과를 나타냅니다. 특히 장기 복용 시 우려되는 혈당 및 지질 수치 변화 등 대사성 부작용이 적고, 심혈관계 보호 효과가 우수하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힙니다. 안국약품은 인다파미드를 더한 고혈압 3제 복합제 '위다플릭'의 국내 독점 판권도 확보했습니다. 위다플릭은 텔미사르탄, 암로디핀, 인다파미드 성분 조합의 3제 복합제입니다. 현재 보령, 대웅제약 등 대형 제약사들도 인다파미드 함유 복합제 개발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안국약품은 기존 레보텐션, 레보살탄 등 자사의 강력한 고혈압 라인업에 이번 3제 복합제를 추가하며 순환기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레보살탄플러스정과 함께 공동 개발 품목으로 대화제약 '카포트리정'도 같은날 허가를 받았습니다.2026-05-08 06:00:56이탁순 기자 -
㉗ RNA 표적 치료의 대표 주자, ASO 플랫폼RNA 표적 치료(RNA-targeted therapeutics)란 무엇인가? RNA 표적 치료는 질병 관련 유전자의 발현을 RNA 수준에서 조절하여 치료 효과를 달성하는 혁신적인 약물 개발 패러다임이다. 전통적인 저분자 약물이 효소 억제제로 작용하거나 세포막 또는 세포 내 수용체를 조절하는 것과 달리, RNA 표적 치료제는 단백질 생산의 근원인 mRNA를 직접 표적으로 삼아 질병 유발 단백질의 합성 자체를 차단한다. 기존의 저분자 약물은 단백질의 특정 '주머니(pocket)'에 결합해야 작용할 수 있는데, 이러한 결합 부위가 없는 단백질은 약물로 공략할 수 없어 'undruggable(치료 불가능)'로 분류되었다. RNA 표적 치료는 단백질이 만들어지기 전 단계인 mRNA를 차단함으로써, 기존에 치료할 수 없었던 표적에 대한 개입을 가능하게 하였다. RNA 치료제의 개념은 안티센스 RNA의 발견, RNA-단백질 직접 상호작용의 규명, 기능성 비암호화 RNA의 발견, 그리고 RNA 유도 유전자 편집 기술의 발전과 함께 반복적으로 부상하였다. 현재까지 미국 FDA는 13개의 안티센스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ASO), 7개의 소간섭 RNA(siRNA), 2개의 앱타머를 승인하였으며, COVID-19 mRNA 백신의 성공은 RNA 치료제의 임상적 가능성을 전 세계적으로 입증하였다. RNA 표적 치료의 핵심 원리는 Watson-Crick 염기쌍 상보성에 기반한다. 치료용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는 일반적으로 15-30개 뉴클레오타이드 길이로 설계되며, 질병 관련 단백질을 암호화하는 mRNA 또는 조절 RNA의 특정 영역에 상보적으로 결합한다. 비경구 투여 후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가 세포 내로 진입하여 상보적인 RNA에 결합하면, 이 상호작용은 표적 mRNA의 분해 또는 기능 변화를 유도하여 암호화된 단백질의 번역을 감소시킨다. 생물정보학적 분석을 통해 표적 RNA에 대해 높은 특이성을 가지면서 의도하지 않은 bystander RNA와의 교차 결합을 피하는 서열을 신중하게 설계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밀접하게 관련된 유전자 가족의 단일 구성원도 선택적으로 표적화할 수 있다.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약물이 상보적 mRNA 또는 pre-mRNA에 결합한 후 발생하는 결과는 표적 서열의 특성에 따라 달라지며, 효소적 절단에 의한 mRNA 분해, pre-mRNA 스플라이싱 패턴의 변화, 또는 조절 RNA 기능의 변화를 포함한다. RNA 표적 치료의 종류는? RNA 표적 치료제는 작용 기전과 분자 구조에 따라 크게 안티센스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ASO), 소간섭 RNA(siRNA), 앱타머(aptamer), 그리고 mRNA 치료제로 분류된다. 안티센스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Antisense oligonucleotide, ASO) ASO는 특정 RNA 서열에 상보적으로 결합하도록 설계된 짧은 합성 핵산으로, 유전자 발현 조절을 목적으로 개발된 분자 치료 플랫폼이다. 일반적으로 길이는 약 15–25개의 뉴클레오타이드로 구성되며, DNA, RNA 또는 다양한 화학적 변형 뉴클레오타이드의 조합으로 이루어진다. ASO는 생체 내 안정성, 결합 친화도, 약동학적 특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다양한 화학적 변형이 도입된다. 대표적으로 phosphorothioate backbone, 2′-O-methoxyethyl(2′-MOE), locked nucleic acid(LNA) 등의 변형이 사용되며, 이러한 변형은 뉴클레아제 분해 저항성을 증가시키고 표적 RNA에 대한 결합력을 향상시킨다. 구조적 설계에 따라 ASO는 여러 유형으로 구분되며, 대표적으로 중앙에 DNA 구간을 포함하는 gapmer, 전 구간이 변형된 뉴클레오타이드로 구성된 fully modified ASO, 그리고 스플라이싱 조절을 목적으로 하는 splice-switching ASO 등이 있다. 이러한 구조적 다양성은 목적에 따른 기능적 최적화를 가능하게 한다. ASO는 높은 서열 특이성을 기반으로 특정 유전자의 발현을 선택적으로 조절할 수 있어, 유전 질환, 희귀질환, 암 및 다양한 난치성 질환에서 치료 전략으로 활용되고 있다. 또한 RNA를 표적으로 한다는 특성상 단백질 기반 약물로 접근이 어려운 표적에 대해서도 적용 가능하며, 맞춤형 치료 설계가 가능한 장점을 가진다. 그러나 효율적인 세포 및 핵 내 전달, 조직 특이적 분포, 오프타겟 효과, 면역 반응 등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주요 과제로 남아 있다. 소간섭 RNA(siRNA) siRNA는 21-23개 뉴클레오타이드 길이의 이중 가닥 RNA로, RNA 간섭(RNAi) 기전을 통해 작용한다. siRNA가 세포질로 진입하면 RNA 유도 침묵 복합체(RISC)에 로딩되고, 가이드 가닥(안티센스 가닥)이 패신저 가닥으로부터 분리되어 상보적인 표적 mRNA에 결합한다. 이후 RISC 내의 Argonaute 2(Ago2) 효소가 표적 mRNA를 효소적으로 절단하여 분해를 유도한다. siRNA의 핵심적 장점은 촉매적 기전에 있다. 절단 후 RISC는 동일한 가이드 가닥에 의해 인식되는 추가적인 표적 mRNA를 장기간에 걸쳐 분해할 수 있다. 이러한 촉매적 특성으로 인해 siRNA는 ASO보다 더 긴 투여 간격이 가능하며, 일부 siRNA 약물은 6개월에 1회 투여로 충분한 효과를 나타낸다. ASO와 siRNA의 작용 부위에도 차이가 있다. ASO는 주로 핵에서 pre-mRNA에 작용하여 엑손과 인트론 모두를 표적화할 수 있는 반면, siRNA는 세포질에서 성숙한 스플라이싱된 mRNA에 작용한다. 현재 미국 FDA 승인 siRNA 약물로는 patisiran, givosiran, lumasiran, inclisiran, vutrisiran, nedosiran, fitusiran 등이 있다. 앱타머(Aptamer) 앱타머는 특정 단백질 표적에 높은 친화력과 특이성으로 결합하는 단일 가닥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로, 3차원 구조를 형성하여 항체와 유사하게 작용한다. 다른 RNA 치료제가 핵산을 표적으로 하는 것과 달리, 앱타머는 단백질에 직접 결합하여 그 기능을 조절한다. 미국 FDA 승인 앱타머로는 연령 관련 황반변성 치료제인 pegaptanib과 지도모양 위축 치료제인 avacincaptad pegol이 있다. 앱타머는 종양 표적화 약물 전달 시스템에서 표적 리간드로도 활용되고 있다. mRNA 치료제(mRNA Therapeutics) mRNA 치료제는 세포 내에서 치료 단백질을 직접 발현시키는 접근법으로, 유전자 침묵이 아닌 단백질 생산을 목표로 한다. mRNA는 지질 나노입자(LNP)에 캡슐화되어 세포 내로 전달되며, 세포질에서 리보솜에 의해 번역되어 치료 단백질을 생산한다. COVID-19 mRNA 백신의 성공은 mRNA 플랫폼의 임상적 가능성을 전 세계적으로 입증하였다. 현재 mRNA 기술은 백신 플랫폼을 넘어 암 면역치료와 단백질 대체 요법으로 확장되고 있으며, 자가 증폭 mRNA(saRNA)와 원형 RNA(circRNA) 등 차세대 기술이 개발 중이다. 신흥 RNA 치료 기술 기존 플랫폼 외에도 CRISPR-Cas13 기반 RNA 편집, ADAR(adenosine deaminase acting on RNA) 매개 염기 편집, 소분자 스플라이싱 조절제(risdiplam 등), 그리고 RNA 표적 소분자 약물 등 새로운 기술이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들은 기존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약물의 한계를 극복하고 경구 투여가 가능한 RNA 표적 치료제 개발의 가능성을 열고 있다. ASO는 어떤 약제인가? 비정상적인 단백질 생성이나 대사는 다양한 중증 질환 및 장애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단백질은 메신저 RNA(mRNA)에 저장된 유전 정보를 해독하는 과정을 통해 생성되므로, 비정상적인 단백질 생성 역시 mRNA를 표적으로 하여 조절할 수 있다. 또한 RNA에 대한 이해가 심화되면서 RNA가 수행하는 다양한 기능이 밝혀졌다. 비코딩 RNA(ncRNA)가 알려지기 전까지 mRNA는 단순히 DNA와 리보솜 사이에서 단백질 합성을 매개하는 역할만 하는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ncRNA의 일종인 마이크로RNA(miRNA), 전령 RNA 유래 소형 RNA, 유사유전자(pseudogene), PIWI 상호작용 RNA(piRNA), 장쇄 비코딩 RNA(lncRNA), 원형 RNA(circRNA) 등은 유전자 발현 조절을 통해 다양한 생물학적 기능의 핵심 조절자로 작용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따라서 전령 RNA(pre-mRNA), mRNA 또는 비코딩 RNA(ncRNA)를 표적으로 하는 안티센스 전략은 질병 유발 단백질의 생성을 조절함으로써 치료에 활용될 수 있다. 소분자 기반의 단백질 표적 치료제와 달리, 안티센스 약물은 표적 RNA 서열과 Watson–Crick 염기쌍 결합 규칙에 따라 상보적으로 결합함으로써 효과를 나타낸다. 단백질을 암호화하는 핵산 서열이 밝혀져 있다면, 해당 mRNA에 결합하여 단백질 생성을 억제하는 분자를 설계할 수 있다(Figure 1). 단백질의 아미노산 서열 정보를 담고 있는 DNA 또는 RNA의 뉴클레오티드 서열을 센스(sense) 가닥이라고 하며, 이중가닥 DNA에서 이에 상보적인 서열은 안티센스(antisense) 가닥이라고 한다. 또한 RNA 또는 DNA의 센스 가닥에 높은 특이성으로 결합하는 안티센스 뉴클레오티드를 합성할 수 있다. 이러한 ASO는 인체 유전체뿐 아니라 바이러스 및 기타 감염성 병원체의 유전체에 의해 발현되는 유전자 산물 역시 선택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치료용 ASO는 크게 올리고뉴클레오티드와 발현 뉴클레오티드의 두 가지 형태로 개발된다. 올리고뉴클레오티드는 일반적으로 15~20개의 핵산 염기로 이루어진 짧은 단일가닥 DNA이며, 자동 DNA 합성기를 이용해 제조할 수 있다. 반면 발현 뉴클레오티드는 아데노바이러스, 레트로바이러스 또는 플라스미드 벡터와 같은 유전자 치료용 발현 벡터를 이용해 제작된다. 이러한 벡터를 환자에게 투여하면 환자 세포 내에서 ASO가 생성된다. 발현 벡터는 수십 개에서 수천 개 길이의 다양한 안티센스 RNA를 생성하도록 설계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접근법은 이론적으로는 매력적이지만, 안전성과 효능 측면에서 여전히 한계가 존재한다. 최근 미국 FDA가 여러 핵산 기반 치료제를 승인하면서 안티센스 연구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현재 다양한 안티센스 치료 후보물질이 심혈관 질환, 대사질환, 내분비질환, 신경계 질환, 신경근육 질환, 염증성 질환 및 감염성 질환 치료를 목표로 임상시험 단계에서 활발히 개발되고 있다. ASO의 작용 기전은? 약 40년 전, Zamecnik과 Stephenson은 13개 염기로 구겅된 합성 단일 가닥 ASO가 Rous 육종 바이러스 mRNA를 표적으로 하여 번역 정지를 유발할 수 있다고 처음 보고하였다. 여러 연구를 통해 활성 ASO는 일반적으로 15~20개 뉴클레오티드 길이이며 상보적 RNA를 표적으로 삼으면서도 심각한 비표적 독성을 유발하지 않는다는 것이 잘 확립되었다. 또한 포괄적인 연구를 통해 합성 ASO의 메커니즘은 RNA 절단(RNA cleavage)과 및 RNA 차단(RNA blockage)의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Figure 2). 위 그림에서 1a)는 RNase H1 매개 절단, 1b)는 RNA 간섭(RNAi), 2a)는 입체적 장애, 2b) 스플라이스 조절이다. 1a)에서 ASO-mRNA 이중가닥은 RNase H1 효소를 모집하고 이 효소는 표적 mRNA를 절단한다. 1b)에서 RNA 유도 침묵 복합체(RISC)와 관련된 siRNA에 의한 mRNA을 분해한다. 2a)에서 ASO-mRNA 복합체는 mRNA와 리보솜의 상호작용을 입체적으로 차단하여 단백질 번역을 방해한다. 2b)에서는 스플라이스 스위칭 올리고뉴클레오티드(SSO)의 예이다. 사각형은 코딩 엑손(exon) 영역을 나타내고 곡선은 pre-mRNA의 비코딩 인트론(intron) 영역을 나타낸다. 붉은색 사각형은 엑손의 돌연변이 영역을 나타낸다. 점선은 전령 RNA(pre-mRNA)의 스플라이싱 패턴을 나타낸다. RNase H1 매개 절단, RNA 간섭 및 입체적 장애 메커니즘은 단백질 생성을 감소시키는 반면, 스플라이스 조절은 올바른 형태의 단백질을 생성한다. RNase H1 매개 mRNA 분해 ASO는 표적 mRNA와의 염기서열 상보성을 이용하여 유전자 발현을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합성 핵산 치료제로, 특히 RNase H1 매개 기전은 가장 대표적인 작용 방식 중 하나다. 이 기전은 주로 DNA 기반의 ‘gapmer’ 구조를 갖는 ASO에서 나타나며, 세포 내에서 mRNA 분해를 유도하는 핵심 경로이다. ASO가 세포 내로 유입되면, 표적 mRNA와 상보적으로 결합하여 DNA-RNA hybrid를 형성한다. 이때 ASO의 중앙부는 DNA로 구성되어 있으며, 양 말단은 화학적으로 변형된 RNA 또는 유사체로 이루어져 안정성과 결합 친화도를 증가시킨다. 이러한 구조적 특징은 RNase H1 효소의 인식을 가능하게 하는 결정적 요소이다. RNase H1은 DNA-RNA 이중가닥을 특이적으로 인식하는 엔도뉴클레이스로, hybrid 상태에서 RNA 가닥만을 선택적으로 절단하는 특징을 가진다. RNase H1이 활성화되면, ASO와 결합된 mRNA는 특정 위치에서 절단되며, 이후 세포 내 exonuclease에 의해 추가적으로 분해된다. 이 과정에서 ASO 자체는 분해되지 않고 재사용될 수 있어, 소량으로도 반복적인 mRNA 분해를 유도하는 촉매적(catalytic) 특성을 보인다. 결과적으로 해당 mRNA로부터의 단백질 번역이 억제되며, 이는 질병 관련 단백질의 발현 감소로 이어진다. 이와 같은 RNase H1 의존적 mRNA 분해 기전은 핵 내에서 주로 일어나며, 이는 RNase H1이 핵에 풍부하게 존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ASO는 세포질뿐 아니라 핵으로의 효과적인 전달이 중요하며, 최근에는 GalNAc 결합과 같은 표적화 전략을 통해 간세포로의 선택적 전달 효율을 높이고 있다. 따라서 RNase H1 매개 ASO 작용 기전은 ASO–mRNA 결합에 의한 hybrid 형성 -> RNase H1의 선택적 RNA 절단 -> 절단된 mRNA의 추가 분해 -> 단백질 발현 억제의 단계로 이루어지며, 이는 높은 서열 특이성과 효율성을 기반으로 한 RNA 표적 치료 전략의 핵심 원리로 자리 잡고 있다. 입체적 차단(Steric hindrance) ASO는 표적 RNA에 결합하여 효소적 절단을 유도하지 않고, 물리적 차단을 통해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ASO는 일반적으로 RNase H1을 활성화하지 않도록 전 구간이 화학적으로 변형된 뉴클레오타이드로 구성되며, RNA와의 결합 안정성과 세포 내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하도록 설계된다. 세포 내로 유입된 steric-blocking ASO는 표적 pre-mRNA 또는 성숙 mRNA의 특정 서열에 상보적으로 결합하여 40S 리보솜 소단위와의 상호작용을 억제하거나 40S 또는 60S 리보솜 소단위에 조립되는 것을 방지함으로써 번역 정지를 유발한다. 이는 RNA 분자의 구조적 접근성을 변화시키며, 리보솜, 스플라이싱 인자, 또는 기타 RNA 결합 단백질이 해당 부위에 접근하는 것을 물리적으로 방해한다. 따라서 입체 차단 기반 ASO는 RNA를 직접 절단하지 않고, 특정 기능적 부위를 물리적으로 차단함으로써 스플라이싱 조절 또는 번역 억제를 유도하는 정밀한 유전자 발현 조절 전략이다. 이러한 비절단(non-cleaving) 기전은 높은 서열 특이성과 함께 다양한 RNA 단계에서의 조절 가능성을 제공하며, 차세대 핵산 치료제 개발에 중요한 기반을 형성하고 있다. 스플라이스 변조(modulation) 또는 스플라이스 스위칭(switching) 세포 핵 내에서 전사된 pre-mRNA는 intron 제거와 exon 연결을 포함하는 스플라이싱 과정을 거치며, 이 과정은 spliceosome 복합체와 다양한 splicing factor에 의해 정밀하게 조절된다. 스플라이싱 변조를 유도하는 ASO는 pre-mRNA 단계에서 작용하여 특정 exon의 제외(skipping) 또는 포함(inclusion)을 유도한다. 이 기전은 주로 입체적 차단에 기반하며, RNase H1과 같은 효소적 절단을 유도하지 않고 RNA–단백질 상호작용을 물리적으로 차단함으로써 비정상적인 단백질 생성 억제 또는 기능성 단백질 번역 조절 효과를 나타낸다. 이러한 ASO는 pre-mRNA의 특정 서열, 예를 들어 exon–intron 경계 부위, exonic splicing enhancer(ESE), 또는 intronic splicing silencer(ISS)에 상보적으로 결합한다. 이 결합은 spliceosome이나 보조 인자의 접근을 방해하여 정상적인 스플라이싱 패턴을 변화시킨다. ASO의 결합 위치에 따라 두 가지 주요 효과가 나타난다. 먼저 exon 제외는 ASO가 전사체에 결합하여 비정상적인 해독 프레임을 교정하고, 짧지만 기능적인 단백질의 생성을 유도한다. 반면 exon 포함은 특정 부위에 결합하여 스플라이싱 억제 요소를 차단함으로써 해당 exon의 포함을 촉진한다. 이러한 전략은 돌연변이로 인해 발생한 비정상적 스플라이싱을 교정하거나, 기능적으로 유리한 isoform의 발현을 선택적으로 증가시키는 데 활용된다. 이들 ASO는 일반적으로 전 구간이 화학적으로 변형된 뉴클레오타이드로 구성되어 RNase H1 활성을 회피하며, RNA에 대한 높은 결합 친화도와 핵 내 안정성을 가진다. 또한 작용 단계가 pre-mRNA이므로 핵 내 전달 효율이 치료 효과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ASO 설계의 특징은 무엇인가? ASO는 일반적으로 13~30개의 뉴클레오티드 길이로 설계되며, Watson–Crick 염기쌍 결합을 통해 표적 mRNA 또는 pre-mRNA에 상보적으로 결합한다. ASO의 길이는 효능과 안전성 모두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짧은 올리고뉴클레오티드도 표적과 안정적으로 결합할 수 있는 충분한 친화력을 가질 수 있으나, 길이가 짧을수록 비표적(off-target) 결합 가능성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ASO는 일반적으로 표적 mRNA에 완전 상보적인 염기서열을 갖도록 설계되지만, 일부 염기 불일치(mismatch)가 존재하더라도 효능이 크게 저하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불일치는 유사한 서열을 가진 비의도적 RNA에 대한 결합 가능성을 증가시켜 오프타겟 효과를 유발할 수 있다. ASO의 효능은 부분적으로 표적 mRNA의 특정 서열에 결합할 수 있는 능력에 의해 결정된다. 단일 가닥 mRNA는 열역학적으로 안정한 2차 구조를 형성하며, 이러한 구조는 ASO의 접근성과 결합 효율을 저해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ASO 결합이 용이한 부위는 mRNA의 말단 영역, 내부 루프(internal loop), 스플라이싱 접합 부위, 그리고 10개 이상의 연속적인 뉴클레오티드로 이루어진 단일 가닥 돌출부 등이며, 이러한 영역은 ASO 설계에서 유망한 표적 부위로 간주된다. 또한 많은 ASO는 pre-mRNA의 exon–intron 스플라이싱을 조절하도록 설계된다. 이러한 목적을 위해 ASO는 스플라이스 수용체(splice acceptor) 또는 공여체(splice donor) 부위 근처에 결합하도록 설계되는 경우가 많다. 스플라이싱 조절 ASO는 일반적으로 높은 구아닌–시토신(GC) 함량을 가지며, 결합 효능은 CCAC 및 TCCC와 같은 보존된 서열 모티프의 존재와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보인다. 한편, 세포 내로 유입된 올리고뉴클레오티드는 표적에 도달하기 전에 뉴클레아제에 의해 쉽게 분해될 수 있으며, 이는 ASO 치료의 주요한 제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화학적 변형이 도입되었으며, 특히 이종핵산(XNA, xeno nucleic acid)은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의 골격, 당, 또는 염기를 변형함으로써 화학적 및 생물학적 안정성을 향상시키는 전략으로 활용된다. 따라서 ASO는 일반적으로 세포 내 안정성과 표적 도달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화학적으로 변형된 당과 염기를 포함하도록 설계된다. XNA 기반 변형은 다양한 기능적 특성을 부여할 수 있으며, ASO의 약동학적 특성과 작용 효율을 최적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ASO의 화학적 변형은 크게 세 가지 범주로 구분된다. 첫째, phosphorothioate(PS), phosphodiamidate morpholino oligomer(PMO), peptide nucleic acis(PNA)과 같은 골격(backbone) 변형이 있다. 둘째, 2′-O-methyl(2′-OMe), 2′-O-methoxyethyl(2′-MOE), 2′-fluoro(2′-F), locked nucleic acid(LNA)과 같은 2′-당 위치 변형이 있다. 셋째, 5-methylcytosine과 같은 뉴클레오베이스 변형이 포함된다. 특히 2′-O-sugar 변형은 RNA 이중가닥의 안정성을 증가시키는 데 널리 사용된다. 그러나 이러한 변형은 RNase H에 의한 표적 RNA 절단 활성화를 저해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RNase H 의존적 작용을 유지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2′-sugar 변형이 없는 phosphorothioate 뉴클레오티드와 결합된 gapmer 구조로 설계되는 경우가 많다. 미국 FDA 승인을 받은 ASO 치료제에 사용되는 화학적 변형에는 PS 골격, 2'-MOE 치환, 5'-methylcytosine 염기 치환 및 PMO 올리고머 치환이 있다. 각 치환은 ASO에 이점을 제공하며, 일반적으로 세포 내 안정성을 증가시킨다. ASO는 어쩐 방향으로 발전되었는가? ASO는 초기의 단순한 핵산 기반 억제제에서 출발하여, 화학적 안정성, 전달 효율, 작용 기전, 그리고 임상 적용 범위 측면에서 단계적으로 진화해 온 치료 플랫폼이다. 이러한 진화는 크게 세대별 화학적 발전과 전달 기술, 설계 기술의 융합 과정을 통해 이루어졌다. 초기 1세대 ASO는 자연형 DNA와 유사한 구조를 기반으로 하였으나, 체내에서 뉴클레아제에 의해 빠르게 분해되고 약효 지속 시간이 짧으며, 독성 문제가 존재하는 한계를 보였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phosphorothioate(PS) 골격이 도입되면서 혈장 단백질 결합이 증가하고 체내 안정성이 향상되었으나, 비특이적 결합과 이에 따른 독성 문제가 새로운 과제로 제기되었다. 이후 2세대 ASO에서는 2′-O-methoxyethyl(MOE)과 같은 당 구조 변형이 도입되어 결합 친화도와 안정성이 크게 향상되었으며, RNase H를 활용한 mRNA 분해 기전이 효과적으로 구현되었다. 이 시기에 gapmer 구조가 확립되면서, 중앙의 DNA 영역과 양쪽의 변형된 RNA 구조를 결합한 형태로 효능과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설계 전략이 정립되었다. 3세대 ASO에서는 LNA 및 cEt와 같은 고친화도 변형이 도입되어 표적 RNA에 대한 결합력이 크게 증가하였으며, 용량을 감소시키면서도 높은 효능을 달성할 수 있게 되었다. 동시에 입체적 차단 기반의 작용 기전이 발전하여 단순한 mRNA 분해를 넘어 스플라이싱 조절과 같은 다양한 기능적 조절이 가능해졌다. 최근에는 전달 기술의 혁신이 ASO 진화의 핵심 축으로 작용하고 있다. GalNAc 결합(conjugation) 기술은 간세포 특이적 전달을 가능하게 하여 효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고, 투여 용량을 크게 감소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다. 또한 항체–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접합체 및 펩타이드 기반 전달 기술은 간 외 조직으로의 전달을 가능하게 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설계 기술 측면에서도 중요한 진전이 이루어지고 있다. 과거의 경험적 접근에서 벗어나 인공지능과 머신러닝을 활용한 서열 최적화가 가능해지면서, 결합 효율, 오프타겟 효과, 독성 위험 등을 사전에 예측하는 정밀 설계가 구현되고 있다. 이는 개발 효율성 향상과 함께 성공률 증가에 기여하는 중요한 변화로 평가된다. 이와 함께 ASO는 단순한 유전자 억제 도구를 넘어 다양한 치료 전략을 구현하는 플랫폼으로 확장되고 있다. RNase H 매개 분해, 스플라이싱 조절, 번역 억제 등 다양한 작용 기전을 통해 단백질 발현 감소뿐 아니라 기능 회복까지 가능해졌으며, 개인 맞춤형 치료와 같은 새로운 치료 패러다임에도 적용되고 있다. 따라서 ASO는 화학적 안정성의 개선, 전달 기술의 혁신, 설계의 지능화, 그리고 작용 기전의 다양화라는 축을 따라 지속적으로 진화해 왔으며, 현재는 정밀 유전체 의학의 핵심 치료 플랫폼으로 자리잡고 있는 기술로 평가된다. ASO에는 어떤 약제들이 있는가? ASO는 1998년 Fomivirsen 승인 이후, 2026년 기준 U.S. Food and Drug Administration에서 다양한 적응증에 대해 다수의 약제가 승인되며 독립적인 치료 플랫폼으로 자리잡았다. ASO 약물은 작용 기전에 따라 여러 유형으로 구분되며, 이에 따라 대표적인 약제들이 존재한다. 첫 번째로, RNase H 의존적 mRNA 분해 기전을 활용하는 ASO에는 Inotersen, Eplontersen, Mipomersen, 그리고 Tofersen 등이 있다. 이들은 표적 mRNA와 상보적으로 결합한 후 RNase H를 유도하여 mRNA를 절단하고, 결과적으로 병인 단백질의 발현을 감소시키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해당 계열은 유전성 트랜스티레틴 아밀로이드증,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그리고 SOD1 돌연변이 관련 근위축성 측삭경화증과 같은 질환에서 치료 효과를 나타낸다. 두 번째로, 스플라이싱 조절 기전을 이용하는 ASO가 있다. 이는 pre-mRNA의 스플라이싱 부위를 조절하여 특정 엑손의 포함 또는 제외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대표적인 약제로는 Nusinersen이 있으며, Spinal Muscular Atrophy 환자에서 SMN2 유전자의 스플라이싱을 조절하여 기능적 단백질 생성을 증가시킨다. 또한 Duchenne Muscular Dystrophy 치료를 위한 exon-skipping ASO로 Eteplirsen, Golodirsen, Viltolarsen, Casimersen 등이 승인되어 있으며, 이들은 각각 특정 엑손을 선택적으로 제거함으로써 부분적으로 기능적인 dystrophin 단백질의 생성을 유도한다. 세 번째로, 입체적 방해(steric blocking) 기전을 통해 mRNA의 번역 또는 기능을 억제하는 ASO도 존재한다. 이 계열은 특정 RNA 서열에 결합하여 리보솜의 접근을 차단하거나 단백질–RNA 상호작용을 방해함으로써 작용하며, 일부 스플라이싱 조절 ASO 역시 이 범주에 포함될 수 있다. 최근에는 간세포 표적 전달을 위한 GalNAc 결합 기술이 적용된 차세대 ASO가 개발되고 있다. 이에 해당하는 약제로는 Fitusiran, Donidalorsen, Plozasiran 등이 있으며, 이들은 간 특이적 수용체를 이용하여 세포 내 전달 효율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각각 혈우병, 유전성 혈관부종, 그리고 가족성 유미미크론혈증과 같은 질환에서 치료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이와 같이 ASO는 작용 기전에 따라 RNase H 매개 mRNA 분해형, 스플라이싱 조절형, 그리고 입체적 방해형으로 구분되며, 각 기전에 따라 다양한 승인 약제가 존재한다. 이러한 약제들은 유전 질환, 신경계 질환, 대사 질환 등 폭넓은 영역에서 활용되고 있으며, 화학적 변형과 전달 기술의 발전을 통해 향후 더욱 다양한 치료제로 확장될 것으로 기대된다. ASO의 장점은? ASO는 기존 저분자 약물과 항체 치료제가 가지는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차세대 치료 전략으로, 표적 범위의 확장성, 개발 속도, 작용 기전의 다양성, 그리고 투여 편의성 측면에서 중요한 장점을 가진다. 가장 핵심적인 장점은 이른바 “undruggable” 표적에 대한 접근 가능성이다. 저분자 약물은 특정 결합 포켓을 가진 단백질에만 작용하고, 항체는 주로 세포 외부 또는 세포막 단백질에 제한되는 반면, ASO는 mRNA 서열에 상보적으로 결합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세포 내 단백질뿐 아니라 비암호화 RNA까지 포함한 거의 모든 유전자 산물을 표적으로 삼을 수 있다. 이는 기존 치료 접근이 어려웠던 단백질과 질환 영역까지 치료 범위를 확장할 수 있는 혁신적인 장점으로 평가된다. 또한 ASO는 신속한 약물 개발이 가능하다는 특징을 가진다. 표적 mRNA 서열 정보만 확보되면 비교적 짧은 시간 내에 후보 물질의 설계와 합성이 가능하며, 저분자 약물에서 요구되는 장기간의 구조–활성 관계 최적화 과정이 크게 단축된다. 이러한 특성은 개인 맞춤형 치료에서도 강점을 보이며, 실제로 환자 개별 돌연변이에 맞추어 단기간 내 치료제가 개발된 사례도 보고된 바 있다. 표적 특이성 또한 중요한 장점이다. Watson–Crick 염기쌍 결합 원리에 기반하여 특정 RNA 서열에 정밀하게 결합하기 때문에, 충분한 길이의 뉴클레오타이드 서열을 설계할 경우 유사 유전자 간에도 선택적 억제가 가능하다. 이는 오프타겟 효과를 최소화하고 치료 정확도를 높이는 기반이 된다. ASO는 다양한 작용 기전을 통해 단백질 발현을 감소시키거나 복원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가진다. RNase H 매개 mRNA 분해를 통해 독성 단백질 생성을 억제할 수 있으며, 스플라이싱 조절을 통해 기능성 단백질을 회복시키거나, 번역 저해를 통해 mRNA 기능을 직접 차단할 수 있다. 이러한 다층적 작용 방식은 기존 약물이 주로 억제 기능에 국한되는 것과 비교할 때 치료 전략의 폭을 크게 확장시키는 특징을 보인다. 항체 치료제와 비교하더라도 여러 장점이 존재한다. ASO는 단백질 생성 자체를 억제하기 때문에 고농도의 혈장 단백질에 대해서도 효과적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비교적 높은 화학적 안정성을 가져 보관과 유통이 용이하다. 또한 투여 간격이 길어 월 1회 또는 그 이상의 간격으로 투여가 가능하여 환자 편의성이 향상된다. 항체 치료에서 문제될 수 있는 항약물항체 형성과 같은 적응 면역 반응이 거의 보고되지 않았다는 점 역시 중요한 차별점이다. 플랫폼 기술로서의 확장성 또한 중요한 특징이다. 하나의 ASO에서 확립된 화학적 변형 기술, 약동학 및 독성 데이터, 제조 공정은 다른 ASO 개발에 직접적으로 활용될 수 있어 후속 약물 개발의 효율성을 크게 향상시킨다. 실제로 특정 화학 플랫폼을 기반으로 용량 감소와 안전성 개선이 동시에 달성된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또한 화학적 변형 기술을 통해 조직 내 반감기를 크게 연장할 수 있으며, 전달 기술과 결합할 경우 투여 빈도를 최소화할 수 있다. 이는 만성질환 환자에서 치료 순응도를 높이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게다가 ASO는 Cytochrome P450 효소나 주요 약물 수송체에 의해 대사되지 않고, 주로 핵산 분해 효소에 의해 분해되기 때문에 약물–약물 상호작용 위험이 매우 낮다. 이는 다약제 복용이 흔한 환자군에서 안전한 병용 투여를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임상적 이점을 제공한다. 따라서 ASO 치료제는 표적 확장성, 개발 효율성, 작용 기전의 다양성, 그리고 안전성 측면에서 기존 치료제와 차별화되는 강점을 가지며, 향후 다양한 질환 영역에서 핵심 치료 플랫폼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 기술로 평가된다. ASO는 어떤 한계를 가지고 있는가? ASO 치료제는 다양한 장점을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중요한 한계를 가진다. 먼저, ASO 치료제의 가장 근본적인 한계는 간(liver) 이외 조직으로 약물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현재 GalNAc 결합(conjugation) 기술은 간세포 표면의 아시알로당단백질 수용체를 활용하여 간 특이적 전달을 가능하게 하며, 약 30배 수준의 효능 향상을 달성한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평가된다. 그러나 이러한 성과는 간 조직에 국한되어 있으며, 간 외 조직으로의 전달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핵심 과제로 남아 있다. 두 번째로, 미국 FDA 승인 ASO 약물 전반에서 간독성, 신독성, 혈소판 감소증, 면역 자극과 같은 다양한 부작용이 보고되고 있다. 이러한 독성은 특히 포스포로티오에이트(PS) 골격과 같은 화학적 변형과 밀접하게 연관되는 특징을 보인다. ASO의 독성은 단일 요인에 의해 결정되기보다는 서열과 화학적 변형 간의 상호작용에 의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세 번째로, 현재 중추신경계 질환을 표적으로 하는 ASO 치료제는 대부분 경막내(intrathecal) 투여 방식을 통해 전달된다. 이는 ASO의 분자 크기와 음전하 특성으로 인해 혈액뇌장벽(BBB)를 자발적으로 통과하는 것이 근본적으로 제한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신 투여만으로는 치료에 필요한 농도의 ASO를 뇌 조직에 전달하기 어렵고, 직접적인 중추신경계 접근 방식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네 번째로, ASO 치료제는 매우 높은 비용으로 인해 접근성과 의료 형평성 측면에서 중요한 도전을 제기한다. 대표적인 사례로 Nusinersen이 있으며, 이는 Spinal Muscular Atrophy 치료에서 획기적인 임상적 효과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경제적 부담이 매우 큰 치료제로 평가된다. 구체적으로 미국에서 nusinersen의 가격은 1회 투여당 약 125,000달러로 설정되어 있으며, 초기 치료 단계에서는 첫 해에 6회 투여가 필요하여 약 750,000달러의 비용이 발생한다. 이러한 비용에는 시술을 위한 의료 인력, 시설 사용료, 환자 및 가족의 이동 비용과 같은 간접 비용이 포함되지 않으며, 실제 경제적 부담은 이보다 더욱 클 것으로 평가된다. 다섯 번째로, 임상 개발 과정에서의 실패 사례 또한 중요한 한계로 지적된다. Tominersen은 Huntington’s Disease 치료를 위해 변이 헌팅틴 단백질(mHTT)을 억제하도록 설계된 ASO로, 초기 임상에서 mHTT 감소에는 성공하였다. 그러나 3상 임상시험에서는 효과 부족과 안전성 문제로 인해 개발이 중단되었다. 주요 결과로는 표적 단백질 감소에도 불구하고 임상 증상이 오히려 악화되었으며, 신경손상 바이오마커 상승과 뇌실 확장 등의 이상 소견이 함께 관찰되었다. 특히 고용량·고빈도 투여군에서 이러한 악화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 약물 노출과 독성 간의 용량 의존적 관계가 확인되었다. 이 사례는 정상 헌팅틴 단백질까지 함께 억제되는 비선택성 문제, 최적 용량 설정의 중요성, 질병 기전의 복잡성, 그리고 바이오마커 개선이 반드시 임상적 효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로 평가된다. 차세대 ASO는 어떻게 예상하는가? ASO 기술은 단일 요소의 개선이 아닌 다축적 혁신을 통해 동시에 진화하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는 기존 치료제의 한계를 극복하고 적용 범위를 획기적으로 확장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특히 화학적 진화, 전달 기술 혁신, 설계 지능화, 제형 다양화, 적응증 확대, 개인화 치료라는 여섯 가지 축이 상호 보완적으로 작용하면서 ASO 플랫폼의 성능을 근본적으로 재정의하고 있다. 먼저 화학적 진화 측면에서는 GalNAc 결합(conjugation)과 cEt 변형의 조합을 통해 약물의 효능과 안정성이 크게 향상되고 있다. 이러한 접근은 간세포로의 선택적 전달과 높은 결합 친화도를 동시에 확보하여, 기존 대비 현저히 낮은 용량에서도 장기간 지속 효과를 구현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다. 이는 약물 노출을 최소화하면서도 치료 효과를 유지할 수 있는 방향으로 기술이 발전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전달 기술 측면에서는 항체–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접합체와 펩타이드 기반 전달 시스템이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은 기존 GalNAc 기반 전달이 간에 국한되었던 한계를 극복하고, 근육과 심장 등 간 외 조직으로의 전달을 가능하게 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특히 수용체 매개 전달 전략을 통해 특정 조직으로의 선택적 축적을 유도하는 기술은 향후 ASO 적용 범위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로 평가된다. 설계 기술 또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인공지능과 머신러닝 기반 플랫폼은 ASO 서열 설계 과정에서 결합 효율, 오프타겟 가능성, 독성 위험 등을 동시에 예측할 수 있게 하여 개발 효율성을 크게 향상시키고 있다. 이러한 접근은 기존의 경험적 설계 방식에서 벗어나 데이터 기반의 정밀 설계로 전환되고 있음을 의미하며, 개발 기간 단축과 성공률 향상에 중요한 기여를 하고 있다. 제형 측면에서는 경구 및 흡입 제형 개발이 중요한 변화로 나타나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ASO가 주사 기반 투여를 필요로 하는 상황에서, 비침습적 제형은 환자 순응도를 크게 향상시키고 장기 치료의 현실적 적용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한다. 이는 치료 접근성을 개선하는 중요한 기술적 진보로 평가된다. 적응증 측면에서는 희귀질환 중심에서 보다 넓은 환자군으로의 확장이 진행되고 있다. 기존 ASO 치료제는 주로 단일 유전자 이상에 기반한 희귀질환에 적용되어 왔으나, 최근에는 심혈관질환 및 만성 대사질환과 같은 대규모 질환으로 적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특히 지질 대사 관련 표적을 중심으로 한 임상 연구는 수억 명의 환자에게 적용 가능한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개인화 치료 측면에서는 유전체 진단과 ASO 설계를 통합한 N-of-1 접근이 점차 확장되고 있다. 환자의 유전적 변이를 기반으로 맞춤형 ASO를 설계하고 이를 치료에 적용하는 통합 파이프라인은 정밀의학의 궁극적 형태를 구현하는 전략으로 평가된다. 이러한 접근은 향후 개인 맞춤 치료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와 같이 다양한 기술 축의 동시적 발전은 ASO를 단순한 희귀질환 치료제를 넘어 정밀 유전체 의학의 핵심 플랫폼으로 전환시키고 있다. 특히 향후 진행 중인 대규모 임상시험 결과는 이러한 변화의 임상적 가치를 결정짓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예상되며, 치료 패러다임이 기존의 단백질 기반 접근에서 RNA 수준의 조절 중심으로 이동하는 구조적 변화를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참고문헌 1. Frederick K et al. “ANTISENSE-OLIGONUCLEOTIDE THERAPY” N Engl J Med 1996 ; 334 : 316 - 318. 2. Karishma Dhuri et al. “Antisense Oligonucleotides: An Emerging Area inDrug Discovery and Development” J. Clin. Med. 2020, 9, 2004. 3. Christoph Niemietz et al. “Therapeutic Oligonucleotides Targeting Liver Disease: TTR Amyloidosis” Molecules 2015, 20, 17944-17975. 4. D. Collotta et al. “Antisense oligonucleotides: a novel Frontier in pharmacological strategy” Front. Pharmacol. 14:1304342. 5. Young-Kook Kim“RNA therapy: rich history, various applications and unlimitedfuture prospects” Experimental & Molecular Medicine (2022) 54:455–465. 6. T. Crooke “RNA-Targeted TherapeuticsStanley” Cell Metabolism 27, April 3, 2018. 7. 기타 인터넷 자료(보도 자료, 제품 설명서 등).2026-05-08 06:00:53최병철 박사 -
혈행·중성지질, 기억력 개선, 눈 건강…오메가3 함량은?'Plasma Lipid and Lipoprotein pattern in greenlandic west-coast eskimos.' 1971년 란셋(Lancet)에 발표된 Dyerberg 박사의 에스키모인 연구 제목이다. 이 연구로 오메가3는 심혈관계 질환 예방과 치료에 주목받게 됐다. 고단백, 고지방 식이를 주식으로 하는 그린란드 에스키모인들이 허혈성 심장 질환 발병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이유를 역학 조사하면서 오메가3의 약리학적 효과가 확인된 계기가 된 것이다. 당시 연구진은 이러한 차이가 유전적 요인인지 식습관에서 비롯된 것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동일한 유전적 배경을 가진 두 그룹을 비교 분석했다. 이들은 전통적인 해양 생물(생선, 바다표범 등) 위주의 식단을 유지하는 '그린란드 거주 에스키모인'과 서구화된 식단으로 바뀐 '덴마크 거주 에스키모인'의 혈중 지질 수치를 비교했다. 연구 논문에 따르면, 그린란드 거주 에스키모인들의 혈중 총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수치가 덴마크 거주 에스키모인들에 비해 유의미하게 낮았다. 유전적 특성이 같더라도 섭취하는 음식에 따라 지질 대사가 달라질 수 있다는 이 결과는, EPA 및 DHA 등 다가불포화지방산이 심혈관 질환 예방에 기여한다는 사실을 학술적으로 규명한 출발점이 되었다. 그로부터 반세기가 지난 지금, 우리나라에서 오메가3는 가장 대중적인 건강기능식품이 되었다. 누구나 관심을 갖고 섭취하며 어디서나 판매되는 오메가3를 약사답게 선별하고 약국의 차별성을 보여주기 위해, 지난 칼럼에서 다룬 '산패도'에 이어 두 번째로 점검해야 할 선택 기준은 '함량'이다. 오메가3(EPA 및 DHA 함유 유지)의 가장 기본이 되는 기준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고시한 EPA 및 DHA 함유 유지의 일일섭취량에 따른 기능성 내용이다. [EPA 및 DHA 함유 유지의 기능성 내용 및 일일 섭취량] 오메가3 (EPA 및 DHA 함유 유지)의 기능성이 일일섭취량에 따라 1) 혈중 중성지질 개선 및 혈행 개선 (500 mg ~ 2,000 mg) 2) 건조한 눈을 개선 (600 mg ~ 2,240 mg) 3) 기억력 개선 (900 mg ~ 2,000 mg)으로 나뉘어 있고, 각 기능성에 따른 일일 섭취량이 다르다는 점이 약사가 오메가3를 선택할 때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하는 부분이다. 고객이 호소하는 문제가 무엇인지에 따라 어떤 기능성에 포인트를 둘 것인지, 적절한 섭취량은 얼마인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시중 판매되는 저가형 오메가3 제품 중 상당수는 건강기능식품 표기를 위한 최소 일일 섭취량인 500mg 내외인 경우가 많다. 또한 같은 원료사 오메가3라도 EPA 및 DHA합의 순도 등급이 다양하고 이에 따른 가격의 편차가 상당하다. 하지만 제품의 전면에는 연질 캡슐 1 캡슐의 내용량을 표기하게 되어 있어서 900mg 혹은 1,000mg 등으로 표기되어 있다. 따라서 제품의 영양기능성분 표시를 검토해 실제 오메가3(EPA 및 DHA 함유 유지)의 일일섭취량이 얼마나 되는지, 기능성 내용이 무엇인지 확인해야 한다. 오메가3의 심혈관 질환에 대한 예방 및 치료 효과는 가장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는 분야다. 오메가3의 임상적 가치를 알린 대표적인 연구는 1999년 란셋(Lancet)에 발표된 GISSI-Prevenzione 임상 시험이다. 심근경색을 겪은 환자 11,324명을 대상으로 오메가3 1g (EPA + DHA 합으로서 850 ~ 882 mg)을 매일 3.5년 (42개월)간 투여한 결과, 오메가3를 섭취한 군에서 돌연사 45% 감소,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 30% 감소, 총 사망률 20% 감소의 결과를 보였다. 이 연구는 심혈관 질환의 2차 예방을 위해 하루 1g 수준의 오메가3 섭취를 권고하는 전 세계 심장학회 가이드라인의 근거가 되었다. 이후 대사성 질환자를 위한 고용량 요법의 이점도 확인되었다. 2019년 NEJM(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발표된 REDUCE-IT 연구는 스타틴을 복용 중임에도 중성지방이 높은 심혈관 고위험군 8,179명에게 고순도의 EPA 단일제제 (Icosapent ethyl)을 1일 4 g (4,000 mg, 2 g씩 하루 2 번) 4.9년간 투여하였다. 연구 결과, 오메가3 고용량 투여군은 1년 후 중성지방 수치를 위약군 대비 약 20% 유의미하게 감소시켰다. 또한 위약군에서 LDL 콜레스테롤이 10.2% 상승한 것과 달리 EPA 섭취 군에서는 3.1% 상승에 그쳐 LDL 상승이 유의미하게 억제되었다. 혈관 염증 지표인 hsCRP도 크게 낮추는 등 지질 대사 전반에 걸친 이점을 보였다. 이러한 지질 및 염증 지표의 개선은 질병발생률 감소로 이어졌다. 주요 심혈관 사건(MACE, Major Adverse Cardiovascular Events, 심혈관계 사망, 비치명적 심근경색, 비치명적 뇌졸중, 관상동맥 재관류술, 불안정 협심증 등) 발생 위험이 위약군 대비 25% 감소했다. 1,000mg (1 g)에서 4,000mg (4 g)에 이르기까지, 주요 대규모 임상 결과들은 심혈관계 고위험군에게 목적에 맞는 충분한 용량의 오메가3 투여가 실질적인 질병 발생률 및 사망률 감소의 결과를 입증하고 있다. 이처럼 심혈관 질환의 예방 및 사망률 감소에 있어서 오메가3의 효과가 입증되고 있지만 무조건적인 고함량 투여가 모든 환자에게 유익한 것은 아니다. 최근 발표된 연구는 오메가3의 용량이 환자의 기저질환에 따라 조절될 필요성이 있음을 보여준다. 2026년 Cell Reports에 발표된 연구는 반복적 외상성 뇌손상 마우스 모델, 인간 뇌혈관 내피세포 실험, CTE 환자 사후 뇌 조직 분석을 통합한 연구로, 뇌 손상 후 장기간 고함량의 EPA 섭취가 뇌혈관 대사를 변화시켜 뇌 손상 후의 혈관 리모델링을 방해하고 인지 기능 저하를 유발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특히 DHA는 동일 조건에서 이러한 결과를 보이지 않아, EPA와 DHA의 작용이 다를 수 있음이 확인되었다. 이는 뇌 손상 이력이나 관련 수술 병력이 있는 환자에게 고함량 EPA 투여 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전문가의 가이드에 따라 설정된 적정 용량의 오메가3를 꾸준히 복용하는 것은 보건경제학적 관점에서도 의미있는 지표를 나타낸다. 건강기능식품협회 산하 건강기능식품미래포럼의 지원으로 2023년 연구 발표된 오메가3의 사회경제적 비용 절감 효과에 대한 연구는 16만명 이상의 데이터를 메타 분석하여 오메가3의 섭취가 심혈관 질환 발병률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연구결과, 오메가3의 보충은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을 유의미하게 감소시켰으며, 특히 오메가3 2,000 mg (2 g)을 2년 이상 섭취 시 예방 효과가 더 뚜렷하게 관찰되었다. 연구진은 이 감소율을 한국 성인 인구에 대입할 경우, 소비자가 오메가3를 구매하는데 지출하는 비용을 제외하고도 심혈관 질환 치료에 소요되는 국가적 의료 비용을 연간 3,000억원 절감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이는 검증된 품질과 고객의 상태에 맞는 함량의 건강기능식품을 추천하고 섭취했을 때 장기적으로 의료비 지출을 줄일 수 있는 예방적 수단이 될 수 있음을 말한다. 건강기능식품의 접근성이 높아질수록, 성분에 대한 맹신과 오남용의 위험 역시 커진다. 단순히 '많이 먹으면 좋다'거나 '싸게 샀으니 이득'이라는 소비자의 인식은 과학적 근거를 바탕에 두고 교정되어야 한다. 약국의 역할은 약사를 통한 고객의 현재 상태, 증상, 기저질환 (심혈관 위험도, 약력 확인, 출혈 경향 등) 그리고 섭취 목적을 종합적으로 확인해서 가장 안전하고 유효한 '적정 용량'을 설정해 주는 데 있다. 산패되지 않은 좋은 품질의 원료를 선별하는 것이 오메가3 선택의 첫 번째 기준이었다면, 대사성 질환 및 심혈관 보호를 위해서는 1g 이상의 함량을, 뇌혈관 손상 이력 등 출혈 경향을 체크해야 하는 고객에게는 용량을 제한하거나 신중한 섭취를 권하는 등 임상적 근거를 바탕으로 고객 개개인에게 필요한 정확한 함량을 제시하는 것은 약국 오메가3의 차별성을 완성하는 두 번째 기준이다. [참고자료] 1)H.O. Bang & J. Dyerberg, Plasma lipid and lipoprotein pattern in greenlandic west-coast eskimos. Lancet, 1971, 1143-1146 2)모노그래프_EPA 및 DHA 함유 유지, 식품의약품안전처 3)건강기능식품공전, EPA 및 DHA 함유 유지, 식품의약품안전처 4)EPA 및 DHA 함유 유지(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원료 재평가 결과보고서), 2018년, 식품의약품안전처 5)GISSI-Prevenzione Investigators, Dietary supplementation with n-3 polyunsaturated fatty acids and vitamin E after myocardial infarction: results of the GISSI-Prevenzione trial. Lancet, 354, 1999, 447-455 6)D. L. Bhatt et al., Cardiovascular risk reduction with icosapent ethyl for hypertriglyceridemia, NEJM, 380(1), 2019, 11-22 7)Eda Karakaya et al., Eicosapentaenoic acid reprograms cerebrovascular metabolism and impairs repair after brain injury, with relevance to chronic traumatic encephalopathy, Cell Reports, 2026, 117135 8)MS Kim et al., Assessing health and economic benefits of omega-3 fatty acid supplementation on cardiovascular disease in the Republic of Korea. Healthcare, 2023, 11, 23652026-05-06 06:00:57데일리팜 -
깔창이 환자 상태 읽는다…월 처방 1천건 피지컬AI의 가능성[데일리팜=차지현 기자] 걷기만 해도 환자의 근력과 균형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면. 스마트 인솔 하나로 환자의 보행 패턴과 체중 분포, 하지 기능을 수치화하는 기업이 있다. 삼성전자 C-Lab 스핀오프로 출발한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솔티드 얘기다. 조형진 솔티드 대표(41)를 만나 보행 데이터가 의료 현장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들어봤다. 환자의 걸음걸이는 생각보다 많은 정보를 담고 있다. 보폭, 체중 분포, 발바닥 압력, 균형 흔들림에는 근력 저하와 보행 이상, 낙상 위험을 가늠할 수 있는 단서가 숨어 있다. 특히 신경계 질환이나 근골격계 질환, 노화로 인한 기능 저하가 진행될수록 이러한 변화는 일상적인 보행 패턴 속에 먼저 나타나는 경우가 잦다. 그러나 이전까지 의료 현장에서 걸음걸이의 변화를 정량적으로 확인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보행과 균형, 하지 기능은 환자의 상태를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지만 실제 진료에서는 의료진의 육안 관찰이나 환자의 주관적 호소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다. "걸음이 조금 불안정하다", "예전보다 걷기 편해졌다"처럼 정성적으로 평가하는 식이다. 조 대표가 솔티드 창업을 결심한 배경이다. 조 대표는 삼성전자 연구원 출신으로 사내벤처 프로그램인 C-Lab에서 스마트 인솔 프로젝트를 이끌었다. 스마트 인솔은 신발 안에 넣는 깔창 형태의 센서 기기로 발바닥 압력과 움직임 데이터를 측정하는 장치다. 조 대표는 "사람은 평생 엄청난 거리를 걷는데 그 과정에서 발바닥(족부)에는 압력과 균형, 체중 이동 같은 물리 데이터가 계속 쌓인다"며 "발바닥은 지면과 직접 맞닿아 있기 때문에 사람의 움직임과 신체 기능 변화를 가장 가까이에서 보여주는 접점이라고 봤다"고 말했다. 이어 "이 데이터를 일상생활에서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다면 개인의 건강 상태를 이해하고 나아가 변화를 예측하는 중요한 바이오마커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같은 인식을 바탕으로 일상생활에서 발바닥의 압력과 움직임을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스마트 인솔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이후 2015년 삼성전자로부터 스핀오프(분사)해 인류의 움직임을 디지털 언어로 번역하는 데이터 기업 솔티드를 설립했다. 솔티드라는 이름에는 사람의 움직임 속에 담긴 데이터를 세상에 필요한 정보로 바꿔내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창업 초기 솔티드는 스포츠 시장에서 먼저 가능성을 검증했다. 골프와 트레이닝 분야에서 발의 압력, 체중 이동, 균형 데이터를 분석하는 스마트 인솔 기술을 개발하며 사람의 움직임을 정량화하는 역량을 쌓았다. 이후 환자의 보행과 균형, 하지 기능 변화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려는 의료 현장의 수요를 확인하면서 사업 영역을 디지털 헬스케어로 확장했다. 현재는 스마트 인솔 기반 보행·균형 분석 솔루션 '뉴로게이트'를 앞세워 의료기관 내 신체기능평가 시장을 공략 중이다. 뉴로게이트는 환자가 인솔을 착용하고 걷거나 균형 검사를 수행하면 족저압과 움직임 데이터를 수집해 보행 패턴, 체중 분포, 균형, 하지 기능 등을 정량화하는 솔루션이다. 뉴로게이트는 2021년 식품의약품안전처 1등급 의료기기 승인을 받았고 2022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도 획득했다. 조 대표는 뉴로게이트 경쟁력으로 의료 현장 접근성과 데이터 해석 능력을 강조한다. 그는 "기존 보행 분석 장비는 고가 장비와 별도 공간, 전문 인력이 필요해 상급종합병원이나 연구기관을 중심으로 활용됐다"면서 "이와 달리 뉴로게이트는 스마트 인솔을 착용하고 걷는 방식이어서 병원 진료 흐름 안에서 비교적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단순히 걸음걸이를 측정하는 데 그치지 않고 보행, 균형, 하지 기능, 체중 분포를 함께 분석해 환자의 신체기능 상태를 구조적으로 보여준다는 점도 차별점이다. 의료진은 이를 통해 환자의 현재 상태를 한눈에 파악하고 치료 전후 변화나 재활 경과를 수치로 비교할 수 있다. 환자 역시 자신의 보행과 균형 상태를 리포트로 확인하면서 치료 필요성과 개선 정도를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조 대표는 “기존 보행 분석 장비는 특정 공간과 환경에서만 활용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뉴로게이트는 착용형 솔루션이기 때문에 병원 내 다양한 진료 흐름 안에서 활용할 수 있다”며 “단순한 보행 측정에 그치지 않고 균형, 하지 기능, 체중 분포 등 환자의 신체기능 전반을 보다 구조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점이 차별점”이라고 말했다. 핵심은 실제 진료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쓰일 수 있느냐다. 디지털 의료기기에서 가장 어려운 지점은 병원 도입 이후 실제 처방 루틴에 들어가는 것이다. 조 대표는 "병원에 한 번 들어가는 것과 실제 진료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사용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얘기"라면서 "임상적으로 의미가 분명해야 하고 의료진이 진료 흐름 안에서 자연스럽게 쓸 수 있어야 하며 환자도 검사 결과를 이해하고 체감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조 대표는 뉴로게이트가 이 문턱을 넘어가고 있다고 보고 있다. 뉴로게이트의 임상적 활용성을 의료진에게 인정받으면서 단순 장비 도입을 넘어 실제 진료 과정에서 반복 사용되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실제 뉴로게이트는 국내 40곳 이상 의료기관에서 처방과 연구에 활용되고 있으며 월 처방 건수도 1000건을 넘어섰다. 조 대표는 향후 뉴로게이트를 통해 축적한 보행·균형 데이터가 인공지능(AI) 고도화와 디지털 바이오마커 개발 기반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실험실에서 일회성으로 수집한 데이터가 아니라 병원 진료와 평가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생성되는 데이터를 축적한 만큼 환자의 질환 상태와 치료 전후 변화, 재활 경과 등을 반영한 AI 모델로 성능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그는 "파킨슨병이나 당뇨병성 신경병증처럼 보행 변화가 중요한 질환은 물론 척추 협착증, 골다공증, 근감소증, 재활 영역에서도 활용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면서 "최근 전 세계적으로 각광받는 비만치료제 사용 이후 근육량 감소나 기능 저하를 정량적으로 관찰하는 데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솔티드는 국내외 제약사와 협업 가능성도 적극적으로 모색 중이다. 조 대표는 "디지털 분야는 환자 상태를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치료 전후 변화를 정량화하는 데 강점이 있고 전통 제약은 오랜 기간 축적한 치료 경험과 임상 근거를 갖고 있다"면서 "두 영역이 연결되면 약의 가치와 환자 관리 수준을 함께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가 구상하는 제약사 협업 모델도 다양하다. 조 대표는 "제약사와 협업을 특정 형태로 미리 단정하기보다는 의료 현장에서 이미 확인한 기능평가 가치와 데이터 축적 구조를 바탕으로 다양한 접점을 찾고 있다"며 "솔티드가 실제 의료 현장에서 만들어낸 가치 위에서 함께 의미 있는 모델을 만들 수 있을지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솔티드는 향후 뉴로게이트를 기반으로 신체기능평가 데이터 플랫폼으로 확장하겠다는 목표다. 의료기관에서 반복적으로 쓰이는 구조를 만들고 그 과정에서 축적되는 데이터를 질환별 기능 변화 해석과 디지털 바이오마커 연구로 연결하겠다는 전략이다. 나아가 중장기적으로 보행 특화 AI 모델과 운동 역학 기반 플랫폼을 구축해 'Physical AI'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다. 이를 위해 코스닥 상장도 추진 중이다. 솔티드는 지난달 코스닥 상장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국내 증권사에 발송했고 제안서 접수와 프레젠테이션(PT) 절차도 마쳤다. 상반기 내 상장 주관사를 확정할 계획이다. 예상 기업공개(IPO) 시점은 2028년께다. 회사는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과 시장 신뢰를 기반으로 의료기관 확산, 임상 데이터 축적, AI 모델 개발 속도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조 대표는 "솔티드는 의료 현장에서 실제로 쓰이고 의미를 만드는 기술과 데이터를 차근차근 쌓아온 회사"라며 "앞으로도 병원에서 임상적 가치를 더 정교하게 만들고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파트너와 함께 새로운 연구와 사업 기회를 넓혀가겠다"고 했다.2026-05-06 06:00:42차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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