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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퇴근의 여유, 싸이클로 즐기죠"

  • 류장훈
  • 2007-11-15 06:40:48
  • 싸이클링 마니아 인성의원 임성식 원장

임성식 원장
강화 시외버스터미널 인근 인성의원에서 내과전문의로 근무하고 있는 임성식 원장(경희의대·42). 겉으로는 일반적인 의사와 다를 것이 없지만, 그에게는 독특한 점이 있다.

그의 출퇴근 수단은 자가용도, 대중교통도 아닌 싸이클이다. 새로운 취미를 시작하게 되는 데는 그만한 계기가 있기 마련이지만, 임 원장과 싸이클의 인연은 의외로 단순하다. 당시 활동하고 있던 독서클럽에서 알게 된 선배의사의 추천이 전부.

하지만 시험삼아 출근길에 페달을 밟은 것이 어느 새 출퇴근 수단이 됐고, 싸이클과 함께 한 출퇴근은 이제 막 1년을 넘어섰다.

얼핏 짧다고 할 수 있는 기간이지만 그가 이렇게 싸이클로 출퇴근 한 거리는 1만km에 달한다. 집이 있는 목동에서 강화까지 악천후를 제외하고는 왕복 90km, 3시간의 거리를 매일같이 달린 셈이다.

그가 속해 있는 카페인 '자출사'(자전거로출퇴근하는사람들)에서도 국내 최장 출퇴근 거리로 손색이 없다는 것이 임 원장의 설명이다.

싸이클을 타면서 가장 달라진 것은 뭐니뭐니해도 건강. 콜레스테롤 수치도 낮아지고 그 동안 피워오던 담배도 끊었다. 때문에 임 원장을 찾아오는 비만환자나 젊은층에게는 꼭 자전거를 권하는 싸이클링 전도사기도 하다.

하지만 자전거 출퇴근이 쉬운 것만은 아니다. 최근에는 자동차와 접촉사고가 생기기도 했다. 다행히 몸에는 이상이 없는 가벼운 사고였지만, 덕분에 앞바퀴를 갈았다.

임 원장은 "새벽에 나와 깜깜한 밤에 퇴근하기 때문에 항상 엑스밴드와 점멸등을 갖춰야 한다"며 "도로도 자전거가 별도로 다니는 길이 확보되지 않은 곳이 많아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보다 친환경적·친가족적인 사람이 되다

임 원장이 직접 작성한 출퇴근 수단별 대조표
싸이클을 타면서 건강만큼이나 달라진 것은 환경을 바라보는 시각.

임 원장은 "출퇴근 길에 자전거를 타면 600∼700cal만 소모되지만 운전을 하게 되면 자동차에서 2만cal의 열량이 소모된다"며 "한 사람이 움직이기 위해 소모되지 않아도 되는 에너지가 허비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그동안 내가 석유에 중독돼 살고 있었구나'하고 깨닫게 되더라"고 말했다.

국내 교통시스템이 얼마나 자동차 위주로 돼 있는지 뼈져리게 느끼게 된 것도, 계절의 변화에 민감해 진 것도, 들판에 시선이 머무는 시간이 많아진 것도 싸이클을 타고 난 이후다.

그는 "싸이클을 타면서 건강이 좋아진 것도 중요하지만, 따로 운동을 했다면 가족과 지낼 시간이 그만큼 없어졌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덕분에 임 원장의 자전거 사랑은 개인에서 그치지 않고, 가족에게도 전파됐다. 지난 해 여름 휴가때는 전 가족이 6박7일간 제주도로 자전거일주를 다녀오기도 했다.

중학교 2학년, 초등학교 6학년 아들에게 주는 용돈도 각자 자전거를 타는 만큼 더 주게 됐다는 것이 임 원장의 설명. 일명 '자전거 마일리지 용돈제'인 셈이다.

그는 "자전거로 가족과 더 많은 것을 공유하게 됐다"며 "내가 직접 하면서 자전거 생활화를 유도하니까 교육적인 측면에서도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해안선 일주·대관령 기록 단축 목표"

임 원장(가운데)은 주말이면 동호인들과 싸이클을 즐긴다.
빠르게 달리는 것보다 하루라도 더 자전거로 달리고 싶다는 것이 임 원장의 바람이지만, 그에게도 두가지 목표가 있다.

내년에는 자전거로 해안선을 따라 전국을 일주하는 것과 대관령 초입에서 정상까지 오르는 '대관령 국제힐클라임대회'의 개인기록을 단축하는 일.

임 원장은 "내년에는 혼자서라도 서울, 고성, 춘천, 부산을 지나 서해안을 따라 올라오는 해안선 일주를 해보고 싶다"며 "올해 여름에는 대관령 정상까지 60분이 좀 넘었는데 60분 안으로 기록을 단축하는 것도 목표 중 하나"라고 말했다.

"하루라도 자전거 출퇴근을 쉬는 날이면 죄책감에 오히려 몸도 마음도 불편하다"는 그는 내일도 어김없이 깜깜하고 쌀쌀한 새벽 도로에서 페달을 밟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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