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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대행위에 대한 혐오

  • 홍대업
  • 2007-10-03 06:01:11

근 한달 가까이 면대약국에 대한 제보를 접하고 약국가를 누비고 다녔다. 실제로 면대행위 여부를 확인하려 했지만, 고작 정황증거를 수집하는 수준에 그쳤다.

그만큼 면대행위는 전체 사회뿐만 아니라 약사 사회에도 은밀하고 뿌리깊이 박혀 있는 것이었고, 지금은 일종의 ‘관행’처럼 여겨지게 돼 버렸다.

그러나, 의약분업 이후 약사의 위상과 직능제고에 사활을 걸었던 약사 사회에는 여전히 ‘음지’에 속한다.

경제적 이익을 위해 궁합을 맞춘 전주와 면대약사이지만, 아직까지는 약사 사회에도 ‘정의’나 ‘상도의’, ‘윤리’ 등의 어휘가 굴러다닐 정도는 된다는 말이다.

데일리팜의 한 네티즌은 면대약국을 ‘산소에 난 쑥’이라고 비유하기도 한다. 매년 벌초를 할 때마다 조상들의 산소에 여기저기 꼴불견으로 자라나 반드시 뽑아야만 하는 쑥 말이다.

이같은 면대약국은 사실 주변 약국들과 지역약사회가 가장 많은 정보를 갖고 있다. 그런데도, 면대약국이 우후죽순 약사 사회를 좀먹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면대행위를 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당당하거나 이들의 불법행위에 대해 주변 약사와 지역약사회가 한쪽 눈을 질끈 감아버리는 경우가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사실 평범한 약사들이 확증없이 보건소 고발이나 민원을 제기하는 것이 어려울 수는 있다. 지역분회장들 역시 회원들과의 불화를 우려, 직접적인 제스처를 취하지 못하고 있다.

서울지역의 한 분회장은 "괜히 확증없이 면대약국을 건드렸다가 되레 면대약사에게 당할 수도 있고, 회원간 불협화음을 빚는 것도 거북해 민원을 넣는 것이 부담스럽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같은 소극적인 태도가 그동안 면대행위를 관행처럼 여겨지게 만든 주요 원인이었고, 지금에 와서는 오히려 면대약사가 지역약사회 회의에 버젓이 참석하는 상황을 연출하기도 한다.

즉, 약사들이 주변의 면대약국에 대해서는 신랄하게 비판하면서도 정작 고양이 목에 방울은 달기 싫은 것이다. 한마디로 이율배반적이다.

이제는 평범하고 힘 없는 민초약사들이 나서야 할 때다. 신정아씨 사건으로 촉발된 검찰의 가짜 약사 및 면대약국 수사가 아니더라도, 약사회의 면대약국 실태조사가 아니더라도 말이다.

의약분업 7년, 약사에게 정작 필요한 것은 경제적 부의 창출이 아니라 정신적 건강을 담보로 하는 도덕성의 회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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