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단체에 멍드는 국회
- 홍대업
- 2006-04-24 06:2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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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는 신성하다? 이 말이 가끔 무색해진다. 보건의료계 관련 법안을 심의하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 회의실 앞에서는 더욱 그렇다.
최근에는 한약업사를 ‘전통한약사’로 변경하는 내용의 약사법 개정안(한나라당 이강두 의원 법안 발의)을 놓고 이해관계가 엇갈린 관련단체 관계자들로 북적거렸다.
전통한약사로의 명칭변경을 놓고 한쪽에서는 명예회복 차원에서 이의 수용을 촉구했고, 그 반대편에선 한약업사의 ‘숨은 의도’를 우려하며 절대불가 입장을 고수했다.
소위는 이들 단체들을 불러 의견을 청취하기도 했고, 마침내 ‘한약제사’라는 중재안도 내놓았지만 양측에서 불수용 입장을 견지했다.
이들 단체들은 법안심사가 없는 날에도 굳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앞을 서성거리기도 했다. 어느 단체는 면담을 허용하고, 어느 단체는 면담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목청을 키워대는 진풍경도 연출했다.
결국 소위는 관련단체 임원들을 회의실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했고, 법안심의는 하반기로 넘어가게 됐다.
국회의원의 입법활동이 이익단체로부터 영향을 받는 경우는 이 뿐만이 아니다. K의원은 동물용의약품의 처방과 조제를 분리하는 법안을 준비하다, 수의사단체의 반발에 뜻을 접은 상태이고, 현재는 물리치료사의 단독개원을 허용하는 법안 역시 찬반논란의 소용돌이 휘말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보건복지위는 이익단체의 등쌀에 힘겹다. 자칫 조금만 빗겨나도 중심을 잃게 되거나 이전투구의 밥그릇 싸움에 편승한다는 비판여론에 직면하게 돼 더욱 그렇다.
보건의료단체의 국회 압력방법도 세련될 필요가 있다. 국민과 자신이 주장하는 정책의 공통분모가 무엇인지를 먼저 찾아내고, 논리적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감정적 호소보다는 그 편이 국회를 움직이기에 한결 수월할 것이다.
국회는 신성하고 개별의원들의 입법활동은 철저히 보장받아야 한다. 특히 그것이 공공의 선을 위한 것이라면 두말할 나위 없다. 국회가 멍들지 않기 위해서는 이익단체에 휘둘리지 않을 만큼 단단해야 하고, 그것을 지키지 못하면 신성불가침의 영역도 사라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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