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약지도 어디가고 사전조제만
- 김태형
- 2004-11-29 06: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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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 적용대상에서 제외되는 정관수술을 받기 위해 남성들이 비뇨기과로 몰리고 있다.
건강보험 혜택을 받으면 2만8천원(약값 제외)만 내면 정관수술을 받을 수 있지만 다음달부터 30만원 안팎의 진료비를 내야하기 때문이다.
기자도 정관수술을 받기 위해 비뇨기관 몇 곳을 알아봤지만 대부분 예약이 이미 차있거나 시술을 하지 않았다.
수소문 끝에 찾은 곳이 대한가족보건복지협회. 이 협회는 가족보건의원을 두고 피임시술, 건강검진, 임산부 교실, 선천성대사이상검사, 예방접종 등의 사업을 주로하고 있었다.
가족보건의원을 찾은 지난 26일. 수술실은 정관수술을 받기 위해 차례를 기다리는 남성들로 북적였다. 비뇨기관 의사는 몰려드는 환자들 때문에 쉴새없이 칼질(?)을 하고 있었다.
20여분간 진행된 수술이 끝난 후 간호사는 소염제가 담긴 처방전을 건냈다. 처방전 안에는 일반 동네의원에서는 볼수 없었던 질병분류기호까지 상세하게 담겨있었다.
하지만 처방전은 달랑 한 장이었다. 보건복지부로부터 지원을 받아 수많은 보건사업을 실시하는 의료기관에서 법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있는 것이다.
아무리 정부와 의약계, 시민단체가 4년이 넘도록 처방전 발행매수를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어 구체적인 처벌규정 조차 없지만 처방전 1매 발행은 분명한 의료법 위반이다.
복지부 지원을 받아 보건서비스를 제공하는 의료기관이 정부 방침을 어기는 셈이다.
처방전을 받아 약을 지으려고 내려간 인근의 약국의 모습은 더욱 가관이었다.
이 약국은 처방전을 주자마자 약봉투에 미리 담아놓은 처방약을 내밀었다. 약사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사전조제인 셈이다.
이 약국의 약사는 약봉투를 건내면서 “정관수술 손님이 워낙 많아 미리 조제해 놓은 것”이라며 “지금 (정관수술) 하는 것이 돈버는 일”이라고 덕담(?)까지 잊지 않았다.
하지만 정작 약사가 해야될 복약지도 한마디 없었다. 심지어 의사가 처방한 약을 ‘하루에 몇 번 언제 먹어야 하는 지’ 등 기본적인 복용방법에 대한 일언반구 없이 본인부담 약값 2,000원만 받아갔다.
의약분업이후 의원과 약국의 거리가 가까워지면서 의사 처방패턴을 약사가 알고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미리 약을 조제하는 것을 허용한다는 조항은 약사법령 어디에도 없다. 더욱이 복약지도는 약사의 정체성과 관련된 문제다.
환자가 낸 약값 2,000원 안에는 약사의 조제료 이외에도 복약지도료가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복약지도 문제가 이 약국만의 문제이길 간절히 바란다.
그나저나 약값 속에 들어있는 내가 낸 복약지도료는 어디서 돌려받야야 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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