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가 건강해야 국민이 건강"
- 주경준
- 2004-01-01 07:16:09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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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년대담-민관식 대한약사회 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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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관식(87) 대한약사회 명예회장은 넉넉한 웃음으로 새로운 반세기를 맞이한 약사사회를 위한 덕담을 풀어놓았다.
米壽를 한해 남긴 87세의 고령이 믿기지 않을 만큼 왕성한 사회활동을 펼치고 있는 민 회장은 "약사는 국민으로부터 존경을 받는게 아니라 신뢰를 받아야 한다" 며 약사 권위에 대한 고견을 피력했다.
또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약사부터 건강해야 한다며 동문이기주의에 대한 질타와 대한민국 약사로서의 발전방향을 제안했다.
갑신년을 맞아 약사사회의 원로이신 민 회장께서 약사가족을 위한 덕담과 신년메시지를 남기신다면...
내가 띠풀이 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한자로 甲申年을 분석하자면, 으뜸이라는 뜻의 ‘갑(甲)’과 납‘신(신)’의 合字임을 알수 있습니다. 무엇이든 최고가 들어온다는 해로 그 뜻을 해석할 수 있을 겁니다.
甲申年은 약사사회와 약학계, 약업계에 있어 최고의 운수를 맞이하는 해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사람의 능력은 운수를 뒤집지는 못해도 운명을 개척하는 능력이 있습니다. 갑신년을 맞아 약계가 합심하여 노력을 한다면 약계가 함께 기뻐하고 행복해 하는 그런 1년을 만들 수 있겠죠.
첫 직선제로 선출된 약사회장 및 지부장 당선자에 대한 당부와 약계 화합을 위한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어떤 일이든 처음이나 최초는 매우 중요하며 또한 이목을 집중시킵니다. 첫 직선제에 대한약사회장이나 지부장이 되신 분들은 그만큼 남다른 축복도 많이 받으며 아울러 그만큼 어깨에 지워지는 부담 역시 클 것입니다.
회원의 손으로 직접 뽑힌 자부심과 矜持가 회무를 이끌어 나가는데 원동력으로 작용하겠지만 그 자부심이나 긍지가 지나치면 오만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부디 끝까지 겸손하며 회원의 뜻을 존중하는 한편 자신에게 반대의 표를 던진 이들도 적지 않게 있다는 사실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겠습니다. 하지만 너무 회원의 눈치만 바라보고 소신을 제쳐놓고 인기에 영합한다면 그 또한 회원의 심판거리가 되겠죠.
선인들께서 중용을 강조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음을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요즘도 왕성한 활동을 하고 계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일에 매진하고 또 어떤 일을 준비하고 계십니까?
평소 정치보다는 나름대로 사회활동이 많아서 인지 아직도 약사회는 물론 체육계 과학계에서 부르고 찾는 이들이 많습니다. 이들 분야에서 모두 명예회장이나 顧問이란 감투를 쓰고 대선배로서 원로대우를 받고 있어요.
당 활동외에도 한자교육부활운동, 47년의 역사를 가진 중산육영회를 통한 장학사업, 올해로 31회를 맞은 소강배 테니스 대회, 10회째에 접어든 민관식배 경기고마라톤대회, 중앙일보 마라톤사업 기념회장 등 체육활성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밖에 손기정·황영조 올림픽마라톤제패 기념사업회 회장, 상허문화재단이사장도 맡고 있죠.
이 스케줄을 봐요(민 회장은 자신의 품목에서 수첩을 꺼내 보이며 빡빡하게 채워진 일정을 보여주었다)
지금 새롭게 준비하는 것은 제가 평생을 모으고 자랑하는 컬렉션을 전시할 기념회관을 짓는 일 입니다. 당시에는 하잖은 것도 있었지만 세월이 흘러 지금은 진귀해진 물건과 수집품이 상당해요. TV나 신문에 자주 소개됐지만 일반인이 볼 수 있도록 준비하고 싶어 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요.
87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정정하신 모습으로 다방면에서 활약하고 계십니다. 열정과 함께 건강관리에 충실하셨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건강관리에 대한 비결이 있다면...
첫째, 담배를 피우지 말고 과음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전 1979년에 담배를 끊었어요. 그것도 일본에서 골프를 치러나가다 갑작스럽게 영감이 스쳐가면서 단번에 끊었죠. 술은 가끔 반주로 포도주를 즐기는게 전부입니다. 맥주도 약간은 하지만 포도주가 더 좋아요. 둘째, 재물이나 명예보다는 건강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제 신조요 좌우명이 된 글귀가 다름아닌 “재물을 잃은 것은 아주 조금 잃은 것이요, 명예를 잃은 것은 조금 잃은 것이나 건강을 잃는 것은 전부를 잃는 것이다”는 것입니다.
셋째는 채식과 소식을 즐기면서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합니다. 저의 경우 매일 한시간 이상 도보 5km와 물속에서 걷기 2km는 아예 기본으로 합니다. 또 골프도 즐기지만 테니스를 더 좋아하죠. 골프를 자주 나갈 기회는 없어요.
넷째는 자꾸 머리를 써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녁에는 오후 9시 전후로 일찍 잠자리에 들고 매일 아침 6시부터 신문과 방송뉴스 그리고 외신을 보거나 틈틈이 책을 읽고 다시 오전 8시 30분에 사무실에 나와 꼭 필요한 스크랩이나 서신·전화 등을 챙깁니다.
2004년은 약사회 5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 입니다.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약업발전을 위한 혜안을 제시해 주십시오.
대한약사회장은 1980년 회장직에서 물러날 때까지 아마 7차례 연임을 했던 것으로 기억이 나는데요. 약대 6년제나 한약문제, 분업문제가 그 무렵에도 다 있었습니다. 역사는 돌고 도는 수레바퀴라는데 약사회의 현안은 거의 불변인 채 수십년을 반복하고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저는 약권은 지키는게 아니고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약사의 권리, 약학의 직능은 전문적이며 그 배경이 다분히 학구적입니다.
단순히 수성이라는 것은 그 같은 진보적인 직능의 성격을 오히려 퇴색시키는 경향이 있기 현실을 직시하면서 슬기롭게 국민의 의식에 융화되면서 약사의 역할과 직능을 이사회에 조용히 그러나 깊게 뿌리내리는 중장기적인 작업이 필요하다고 여깁니다.
가령 의사나 한의사가 자주 출연하는 드라마 보다는 약사가 자주 출연하여 이미지를 좋게 하는 드라마도 필요하고 영화의 소재로 등장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믿습니다.
무엇보다 약사라는 전문직업이 국민에게 친숙하여야 합니다, 거리가 먼 존경보다는 가까운 신뢰가 더 낫다는 게 제 철학입니다. 약사는 국민으로부터 존경심을 받으면 더 좋겠지만 그보다는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받는 것이 더 낫다고 여깁니다.
이제 의약분업에서 우리의 약사가 추구해야할 것은 무엇입니까. 대체조제요 성분명처방이며 담합의 뿌리를 뽑는 일이 아닙니까? 그러나 대체조제나 성분명처방은 의사의 동의와 협조가 1차적으로 중요한 것 같지만 실은 국민적 동의와 협력이 더 중요해요.
의사가 제아무리 손사례를 해도 국민이 끄덕여 주면 그만입니다.
그리고 제약회사나 도매상에도 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듣자니 의약분업 이후 약국과 약사가 약을 처방하는 의사보다 덜 대우 받는다는 소식을 종종 접하고 있습니다.
약사와 약국은 제약과 도매의 가장 가까운 이웃이자 형제입니다. 먼 남보다야 가까운 이웃과 형제가 더 좋다는 것은 너무나 평범한 진리입니다. 자신의 형제와 이웃을 멀리하는 사람이 복 받는다는 말을 들어보신 적이 있습니까? 한번쯤 반문하고 싶었어요.
새해를 맞는 약업계를 위한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끝으로 하실 말씀이 있다면...
건강을 강조하고 싶네요. 약사가 건강해야 국민이 건강합니다. 약사 개개인이 건강해 건전한 약사정책이 구현됩니다.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올림픽창시자 쿠배르탱 남작의 명언도 있잖습니까.
그러고 남약사 여약사 편가르지 말고 이동문 저동문 따지지 말아주세요. 저는 여약사들로부터 젊은 오빠라는 소리도 듣고 같은 약사로 친하죠. 또한 검정약사니까 동문을 초월해 누구에게나 선배요 원료죠. 어떤 틀을 갖는다는 것보다 자유롭다는 게 얼마나 좋습니까.
약사면 다같은 약사지 민관식 남약사, 민관식 서울대 약사 이렇게 안부르잖아요. 내가 왜 민 서울대약사라고 하니 다들 날 그렇게 알더라구요. 저는 서울대 출신이 아니고 대한민국대학교 藥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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