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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약지도 없는 약사, 전문직 아니다"

  • 이지명
  • 2003-08-06 23:10:06
  • 요약
  • 최병철 박사(약사교육연구소장)

"현재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OTC 활성화는 전세계적인 이슈입니다. 이로 인해 최근 미국에서는 약대 커리큘럼에 OTC 강의과목이 새롭게 생겨나고 있는 추세지요."

얼마전 학회 참가차 미국 라스베가스에 다녀온 최병철 박사가 기자에게 던진 첫 마디다.

미국 약사면허 취득 후 꾸준한 강의활동을 통해 국내 임상약학의 전문가로 활약하고 있는 약사교육 연구소의 최병철 박사.

지금까지 그의 강의를 거친 수강생은 어림잡아 1만명이며, 강의 동호회 모임인 '팜모니터' 회원만해도 약 2,800여명에 달해 이제 배우고자 하는 국내외 개국약사들 사이에서 그를 모르면 간첩이란 말이 조금도 무색하지 않다.

최근 약사 직능 수호의 전도사 역할을 다하기 위해 또 다른 강의를 준비하고 있다는 최 박사를 만나, 그가 임상약학을 고집하는 이유와 최근 동향, 의약분업 시대 약사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지 들어보았다.

- 약대를 졸업해서 개국약사를 대상으로 임상약학 사설강의를 하는 것이 드믄일인 것 같은데 그 경위와 배경을 설명해 주세요?

사설 임상약학 강의의 역사는 1970년대 말 당시 서울대 약대 교수이었던 조윤성교수로부터 시작됩니다. 즉 조교수님이 1세대라 할 수 있고, 그 후 2세대라 할 수 있는 조교수님 수제자(?) 분들께서 1980년 중반부터 임상약학 강의를 주도했습니다. 3세대라 할 수 있는 저는 미국에서 약사면허를 취득하고 돌아온 1991년부터 현 OPI에서 미국약사면허 취득을 위한 강의에 강사로 활약하며 워밍업하다가 1993년 강남구약사회, 의정부 약사회 주관 임상약학 강의를 시작으로 데뷰를 했습니다.

- 미국약사 면허를 취득했는데 언제 그리고 무엇 때문에 했는지, 그리고 미국약사 면허취득의 의미는 무엇인지요?

어릴 때부터 외국에 나가 사는 것을 동경했습니다. 특히 군생활(공군장교 시절)중 같이 근무하던 미군 공군장교들과의 친분을 맺으면서 더욱 심해졌습니다. 전역후 제약회사에 근무해보고 또한 약국을 운영해보았으나 별로 매력을 못 느꼈습니다. 특히 약국을 운영하면서 학문적으로 너무 부족한 내가 환자에게 약을 준다는 사실에 고심했었습니다.

그 때 마침 OPI에서 미국약사면허 준비반이 개설되었다는 소문을 듣고 1년여간의 강의를 수강하게 되었습니다. 미국약사 1차관문 시험을 통과하고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일반약국과 병원약국에서 약 1년 정도 인턴을 하면서 2차 관문인 약사 본고사 준비를 모리스코티라는 약사면허 전문학원에 들어가면서 공부에 심취했었습니다.

미국약사고시를 준비하던 시절이 제 일생중 가장 즐겁게 열심히 공부한적이 없었다고 자부합니다. 공부를 하면서 임상약학과 약사라는 직종에 매력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미국약사면허 취득후 한국에 돌아와 과거 저와 같은 고심을 하는 후배약사들에게 임상약학 강의를 해야겠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그러나 안정되고 수입이 보장된 미국약사 생활을 하지 않고 한국으로 돌아 올 때에는 마음이 찹찹했었습니다. 당시 임상약학보다는 한약, 메가비타민, 양병학 등 강의들이 약사에게 인기가 있었고, 계획했던 대로 강의가 활성화 되지 않아 5년 정도의 긴 기간은 생활고를 겪어야 했습니다.

그러다가 한약사 시험을 계기로 약사들이 임상약학 강의에 관심을 보이면서 제 강의가 서서히 붐을 조성하게 되었습니다. 어찌됐건 미국약사면허 취득은 저에게 임상약학이라는 학문에 심취하게 되는 특별한 계기였다고 생각합니다.

- 요즘 하시는 강의내용과 현재까지 강의를 수강한 개국약사 규모 및 수강생의 특징은 무엇인지요? 그리고 최박사의 팬클럽도 있다고 하던데요?

요즘도 매일 강의가 있습니다. 월요일은 동덕여대약대에서 주관하는 프로그램, 화요일은 중앙대 의약식품대학원, 수·목·금요일은 약사교육연구소 주관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토요일 오전에는 미국약사면허시험 준비반을 운영하고 있고 저녁에는 서울시 약사회 연수교육원 강의, 밤에는 약사교육연구소에서 주관하는 프로그램을 맡고 있으며, 일요일에는 매월 첫째주에 온누리 약국체인에서 OTC 강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매주 약 200∼300명의 약사들이 강의에 참석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제 강의를 수강한 약사들은 의약분업대비시 임상약학 강의 수강자까지 포함하면 만명에 일를 것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팬클럽이라기 보다는 팜모니터라는 제 강의 동호인 모임에 약 2,800여명의 약사들이 참가하고 있습니다.

즉 임상약학에 전혀 관심이 없는 약사가 아니라면 저를 모르는 약사는 없을 것이라 자부합니다.

- 의약분업 상황에서 임상약학이 왜 중요한가요? 그리고 약사들이 공부를 해야하는 당위성은 무엇인지요?

현재 국내 개국 약사들 사이에서는 배우고자 하는 부류와 그럴 필요를 못느끼는 두 부류가 너무도 뚜렷하게 양분돼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임상약학은 의약분업 실시에 따른 약사의 가장 주요한 기능인 복약지도와 직결됩니다. 따라서 복약지도를 위해서는 임상약학이라는 학문적 배경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 요즘 임상약학외에 OTC 강좌도 하고 계시다 들었는데 OTC 강좌는 무엇인지, 왜 시작하셨는지 설명해 주세요?

외국 학회에 가보면 모든 약사들이 약사들이 OTC를 확실하게 공부하자는 이야기를 매우 자주 듣습니다. 즉 약사는 OTC에 관해서는 권위자 되자는 이야기입니다. 즉 전문약은 의사, 한약은 한의사라는 인식이 소비자에게 있습니다. 일반약은 약사에 의해 추천되어야 하는데 이 약들을 소비자들에 의해 선택된다는 점입니다. 그러므로 OTC를 약사들이 관심을 갖고 체계적인 공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몇 가지 그 목적을 이야기 한다면 첫째, OTC는 약사들만의 영역에 있는 약품이면서 약사들에게는 대우를 받고 있지 못합니다. 우리 약사들이 OTC에 소홀해지면 OTC는 일반 소매점, 수퍼 등에서 취급할 수 없다는 당위성에 이길 수 없습니다. 둘째, OTC 제품의 종류가 매우 다양하고 병원에 갈 필요가 없는 경질환의 종류가 매우 많다는 점입니다. 약사들은 경질환에 대해 적당한 OTC를 연결할 수 있고 환자에게 추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세째, 환자를 OTC로 치료할 수 없는 경우 어느 병원으로 보내야 하는가를 결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네째, OTC 투여시 금기, 부작용, 나이제한, 투여기간 제한 등을 정확히 알 수 있어야 합니다.

현재 OTC 임상약학이라는 강의프로그램으로 시작한지 벌써 2년이 되 갑니다. 다른 강의보다 가장 많은 수강생이 있는 것으로 짐작해 보면 약사들의 관심이 많은 것을 실감합니다.

- 지금까지 강의를 하시면서 보람된 일이 있다면? 그리고 개국약사들에게 당부하고픈 말이 무엇인지요?

가장 보람된 점은 저를 많이 알고 있다는 점과 제 강의를 듣고 임상약학을 전공하고, 나아가 대학원에 입학한다고 전화해 줄 때입니다. 또한 우리 약사들이 의약분업에 잘 적응하고 의약분업이 잘 정착되는 상황을 보면서 보람을 느낍니다.

반복되는 답변이지만 의약분업 실시에 따른 약사의 가장 주요한 기능은 복약지도입니다. 복약지도를 위해서는 임상약학이라는 학문적 배경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그러므로 약사에게 복약지도 기능이 없다면 약사는 전문직이 아닙니다.

가장 당부하고 싶은 점은 약사 윤리와 환자 사랑입니다. 이 두가지 마음을 가지고 있지 않은 약사라면 약사라고 할 수 없습니다. 꼭 이 두가지 마음을 염두했음 합니다.

-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무엇인지요?

이달 하순부터 데일리팜의 팜 아카데미 원장을 맡을 계획인데, 개인적으로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팜 아카데미는 임상약학은 물론, OTC, 건강식품 등을 총 망라해 약사들이 듣고싶어하는 강의를 세분화해 필요한 분야를 선택해 들을 수 있도록 진행될 예정입니다.

강의는 무료강의와 유료강의로 나누고 유료강의의 경우에도 수강비에 부담이 없도록 할 예정입니다.

인터넷시대로 변화해가면서 약사 재교육프로그램도 인터넷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앞으로 임상약학외에도 약사들이 듣고 싶어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다양한 강의 프로그램을 모두 유치해 나갈 방침입니다. 아무쪼록 약사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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