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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통 우리가 지켜 주인노릇 해야죠"

  • 최봉선
  • 2003-03-03 06:14:10
  • 요약
  • 이희구 회장(지오영)

"박한 유통마진 속에 150억원(수권자본금)의 적지 않은 금액을 투자하여 지오영을 설립한 것은 돈을 벌겠다는 것보다 20년 이상 제약과 도매업에 몸담은 약업인의 사명감 때문입니다."

지난달 11일 10년간 4代에 걸쳐 한국의약품도매협회 회장을 지내고 야인으로 돌아온 이희구 지오영 회장은 설립취지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지오영은 지난해 8월 초대형 물류를 표방하며, SK그룹이 설립한 케어베스트를 인수형태로 합병시키는 한편 성창약품, 동부약품, 가야약품의 약국영업 및 물류를 통합하여 출범했다.

여기에 부산 복산약품과 삼원약품을 비롯해 대구 경동사, 광주 알파약품과 호남약품, 전남 승주약품, 전북 태전약품, 강원 연합약품, 제주 지안약품 등 지역에서 신망 받는 9개 도매업체가 지분을 투자했다.

대한민국 팜 네트워크 목표…약국 눈높이 맞춰 On Line 개편

지오영은 설립이후 6개월 동안 경기도 부천에 대규모 창고를 마련하여 동부·성창·가야약품, 케어베스트의 OTC 통합물류에 들어갔고, 지오영 공동체 결속을 강화하는 한편 수 곳의 제약사 제품을 공동 구매하는데 노력해 왔다.

또 이달부터 케어베스트가 갖고 있던 On-Line 시스템을 국내 약국가의 눈높이에 맞춰 새롭게 개편하여 선보일 예정이다. 이에 필요한 전문인력도 보충해 놓는 등 대한민국 팜 네트워크(Pharm Network)를 목표로 새로운 유통모델을 제시한다는 것이다. 도매업계는 특히 쥴릭파마가 한국에 진출하면서 다국적 유통기업과의 경쟁을 위한 변화가 요구되는 시점에 전국유통망 확충해 나선 백제약품과 동원약품에 이은 지오영이 새롭게 출범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부여받고 있다.

이 회장은 "제약업계가 의약분업 이후 전문약과 일반약 영업을 병행하는데 어려움이 많아 일반약 매출에 갈증을 느끼고 있다"면서 "제약사들이 미쳐 전력하지 못하는 부진한 일반약 판매에 힘을 실어주는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지오영의 가장 큰 판매전략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Private Brand 개발…첫 작품 어삼(御蔘) 출시

지오영의 첫 작품은 상아제약이 생산한 어삼(御蔘)이다. 이 제품은 특허 등록된 바이오트랜스포메이션 효소기술(BST)을 이용하여 만들 것으로 지오영과 협력도매상 700여 명의 영업인력을 통해 1만2,000여 약국에 판매된다.

제약회사에는 OTC제품의 활성화를 안겨주고, 전국 네트워크 협력도매상들은 부가적인 수익창출을 볼 수 있어 'Win-Win'의 효과를 가져온다는 설명이다.

지오영은 이러한 특수제품의 자체 브랜드(Private Brand) 개발을 위해 43명의 전담직원을 두고 있으며, 인삼드링크인 '어삼'에 이은 소아용 시럽제를 2탄으로 준비하고 있다.

토종도매 市場 70% 장악 '주인노릇'…2006년 주식상장 목표

이 회장은 "쥴릭파마가 국내에 진출할 때 15%의 쉐어에 도전했고, 앞으로 쥴릭과 유사한 다국적 유통이 진출한다해도 우리 토종도매상은 적어도 70% 이상의 시장을 장악해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이를 위해 백제약품·동원약품 규모의 대형도매상들이 2∼3곳 이상 탄생하여 선의의 경쟁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무엇보다 국내 유통을 우리가 지켜 주인 노릇을 해야하며, 회원사들에게 피해를 주면서까지 최고의 매출을 올리기보다는 ▷투명화 ▷선진화 ▷대형화를 통해 최고의 질 좋은 회사로 만들어 2006년에 상장(上場)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의약계 발전 연구모임 지원목적 재단설립 추진 이희구 회장은 요즘 바쁜 일이 하나 생겼다. 도매협회장에 재임했던 10년 동안 미루어 두었던 장학재단 설립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장학재단은 이 회장이 오래 전부터 꿈꿔왔던 소망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에게 장학재단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15년 전에 우전장학회를 설립하여 인천부평지역의 어려운 중고등학생들을 위해 힘써 왔었다.

하지만 이번에 설립하려는 재단은 이와는 다르다. 의약품 유통업 및 의약계 발전을 위해 연구하는 모임이나 단체를 지원하는 목적으로 설립하는 것이라 규모면 등에서 비교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회장이 장학재단 등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작고한 부친(故 이영훈 옹)의 영향인 것 같다. 그의 부친은 고향인 경남 거창에 혜성여자중학교를 설립한 이후 자식들에게 재산하나 물려주지 않고 모든 것을 학교법인에 기부할 만큼 육영사업에 애착을 가졌던 분이다.

이 회장은 한 때 부친이 설립한 이 학교에서 국어교사로 재직을 했고, 대웅제약 영업본부장(81년)을 거쳐 인천 동부약품을 인수, 20년간 운영하고 있다.

그는 그래서인지 이번에 설립하려는 재단의 명칭을 자신의 고향인 거창의 옛 이름을 따서 '아림(娥林)재단'으로 명명할 예정이라고 한다.

한 마디로 의약품 유통업에서 벌어들인 돈을 유통업계를 위해 쓰겠다는 것이다. 기자는 13년간 도매협회를 출입하면서 한결같이 정장차림의 이 회장에 익숙해져 있었던 탓인지 이날은 지오영 로그가 새겨진 점퍼차림에서 낮선 감이 없지 않았으나 1시간 가량 진행된 인터뷰가 끝날 쯤 예전에 미쳐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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