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소득파악이 또 문제인가
- 김태형
- 2003-02-12 22:3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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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과 직장으로 분리된 건강보험 재정운영을 둘러싸고 여·야가 또 다시 극한 대립을 벌일 태세다.
특히 건강보험 재정통합을 약속한 노무현 정부가 들어서는 시기에 한나라당 이원형 의원 등이 지역과 직장의 재정을 완전 분리하는 법안을 제출, 20년간의 논란을 다시 끄집어 냈다.
한국노총, 한국경영자총협회, 건강·복지사회를 여는 모임, 헌법을 생각하는 변호사 모임 등 4개 단체도 같은 내용의 입법청원서를 국회에 내, 재정분리에 힘을 보탰다.
이들은 "올 7월로 재정통합이 예정돼 있지만 아직까지도 지역가입자의 소득파악율이 30% 정도에 불과하고, 단일 보험료 부과기준을 마련할 수 없어 보험료 부담의 형평성을 확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재정이 통합되면 가입자의 재산권 침해 등 위헌 소지가 있다"는 이유도 덧붙였다.
준비없이 재정을 통합할 경우 수입이 노출된 직장가입자의 호주머니를 털어야 한다는 논리다.
그러나 이러한 논리는 직장가입율의 대폭적인 증가로 설득력을 상당 부분 잃었다는 반론에 부디치고 있다.
정부는 재정통합을 앞두고 올 7월까지 모든 5인미만 사업장의 근로자와 비정규직 근로자를 직장건강보험으로 편입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대통령직속으로 '자영자소득인프라구축위원회'를 상설화, 30%에 머물고 있는 자영업자의 소득파악율을 획기적으로 끌어 올리겠다고 공언했다.
통계청 자료를 빌리면 건강보험 지역가입자 가운데 ▲임시 및 일용근로자세대 38.2% ▲사업소득세대 30.1% ▲농림어업세대 14.3% 등 정부 계획이 차질없이 추진된다면 82.6%가 소득파악이 가능한 세대로 전환된다.
소득이 파악되지 않는 세대는 무자료세대(7.9%)와 실업자세대(9.5%)을 합쳐 17.4%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작년 한해 건강보험 가입자 10명중 3명은 '지역'에서 '직장'으로, '직장'에서 '지역'으로 자격이 변동됐다.
이러한 수치는 건강보험 가입자라면 누구나 지역과 직장을 오갈 수 있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젊고 건강한 시기에 보험료를 많이 내고 소득이 불안정하면서 의료비 지출이 높은 장년기 이후에 보험혜택을 받는 사회보험의 일반적인 원리에 부합한다는 것이 건강보험 통합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논리다.
건강보험권에 종사하는 한 관계자는 "재정을 분리하면 자영업자의 소득파악은 요원하다"며 "자영업자의 소득 파악을 원한다면 오히려 완전한 재정통합을 주장해야 옳다"고 반박했다.
현재 건강보험은 전산통합과 조직통합을 거쳐, 재정통합이라는 막바지 과제를 남겨두고 있다.
그동안 통합관리에 소요된 비용만 4,000억원이 넘으며, 인력감축, 지사조정, 관리운영비 절감 등 보험공단의 구조조정도 강도 높게 진행돼 왔다.
게다가 97년과 2002년 두 번에 걸친 대선에서 건강보험 통합을 공약으로 내걸었던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돼 정치적인 정당성도 얻고 있다.
그동안 쏟아부은 행정비용을 어떻게 충당하고 사회적으로 축적해 온 합의를 지금 와서 허물겠다면 '자영자의 소득파악율 저조'가 아닌 좀더 합당한 논리가 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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