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 인수합병, 남 이야기 아니다
- 정시욱
- 2003-01-12 20:5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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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각종 외신에서 대규모 제약사들의 인수합병설이 구체화되면서 세계 제약산업에도 블록화 바람을 예고하고 있다.
반면 국내 제약사들은 이런 추세와는 달리 인수합병이라는 부분에 닫친 시각이 여전히 팽배해 향후 시장 대응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지난해 화이자와 파마시아라는 거대 기업의 합병으로 세계 제약산업의 재편을 암시했고, 올 초 프랑스 제약산업의 축이라 할 수 있는 사노피 신데라보와 아벤티스의 합병설도 제기됐다.
이는 글락소 웰컴과 스미스클라인 비챰사 간 통합을 단행한 후 불과 1년여만에 이뤄진 빅딜로 제약업계 재편을 의미하는 주요 이슈로 부각됐다.
또 지난해 내내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바이엘과 글락소 스미스클라인의 합병설이 불거지는가 하면, 스위스의 노바티스와 로슈, 노바티스와 BMS, 글락소 스미스클라인과 바이엘 등 증권가를 들석거리는 거대 업계간 합병 뉴스들이 줄을 이었다.
이처럼 제약사간 인수합병이 구체화되면서 전문가들은 제약기업의 블록화 현상을 '긍정반 부정반'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으며, 이후 국제적으로 불어닥칠 여파들을 조심스레 따지고 있다.
제약사 한 관계자는 "블록화가 가속화될 경우 거대 합병 제약사 하나가 중소국가 소재 전체 제약사의 매출을 능가하는 기현상도 가능할 것이며, 이런 여파로 인해 고스란히 다국적 자본에 그 나라의 보건행정 자체가 흔들릴 수도 있는 '사태'가 나타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힘없는 제약사의 도산은 물론, 국가 산업 전반에도 분명 여파가 미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했다. 확실한 시점이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제약산업의 거대 블록화 현상이 뚜렷해질 경우 국내 제약사들의 입지에도 분명 여파가 미칠 전망이다.
현재 국내에 진출한 다국적 제약사들의 매출 규모도 전체 제약산업에서 작지 않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들의 거대 블록화는 국내 제약사들에게 결코 희소식은 아니다. 하지만 이런 거대 제약사들의 빅딜을 바라보는 국내 제약사들의 입장은 다소 소극적이다.
국내 모 제약사 간부는 "인수합병이라는 회사간 구도가 아직 익숙치 않은 사회적 통념과, 상대적으로 보수적 성향이 깊이 잠재된 제약업계를 감안할 때 차후 블록화에 대한 대응이 결코 희망적이지는 않다"며 "직접 몸으로 와 닿는 시기에 이런 현상을 직시하면 이미 늦은 대처"라고 밝혔다.
아직은 제약산업의 블록화가 '먼 나라 먼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어느 시기에는 분명 '내 나라 내 이야기'가 되어 돌아온다.
국내 제약사들은 이제부터라도 세계적 추세에 대해 현실적이고 직접적인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한편, 국내사간 시너지 효과를 위한 인수합병 움직임에 대해서도 무조건적 부정 대신 실리적 차원을 고려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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