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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초가에 몰린 의협 집행부

  • 김태형
  • 2002-11-24 09:40:41
  • 요약

의협 집행부가 사면초가에 직면했다.

대선과 내년 수가문제 등 의료계의 단결된 목소리가 절실하게 요청되는 중차대한 시점에서 의원 진찰료 가나다군 통합결정이나 보험공단과의 전면전을 선언한 것은 판단 오류라고 단정하고 싶다.

내과개원의협의회 등 가군에 속한 4개과 개원의협의회는 지난 22일 의협 동아홀에서 성토대회를 열고 "가나다군 통합안을 철회하지 않으면 의협에서 탈퇴하겠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이에 일부 의사들은 이런 입장을 발표한 개원의협의회를 오히려 성토하는 등 개원가가 격앙되고 있다.

사실 진찰료 가나다군 문제는 '진찰료와 처방료'를 통합하기 시작한 지난해 7월부터 개원의들 사이에선 '뜨거운 감자' 였다.

따라서 일부 의사들 사이에서는 "의료계의 목소리를 하나로 집중해도 모자른 판에 섯부른 결정으로 단일한 대오를 분산시켰다"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의협이 지난 21일 보험공단 앞에서 연 '의사폭행 규탄집회'도 마찬가지다.

사건의 발단은 공단 직원의 영수증 주고받기 캠페인을 벌이는 도중에 발생했지만 우발적으로 일어난 '폭행사건' 이었다.

해당 의사와 공단직원은 현재 맞고소, 경찰은 '쌍방폭행' 사건으로 조사중이다.

의사는 전치 3주의 진단이 나왔으며 공단 직원도 2주 진단이 내려져 경찰로서는 한쪽의 일방적인 잘못으로 결론내리기 힘든 상황이다.

그러나 의협은 균형감각을 잃고 보험공단에 정치적인 공세를 퍼부었다.

이는 보험공단이 그동안 벌어온 영수증 주고받기 운동에 일시적으로 제동을 거는 효과는 있을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보험공단에 조사권한을 부여해야 한다는 주장에 설득력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역효과로 나타날 수 있다.

요즘처럼 보험재정이 파탄난 상태에서 요양기관에 대한 영수증 주고받기 계도활동은 국민적인 정당성을 얻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경찰의 수사가 만약 '쌍방 과실'로 결론 난다면 공단 노조와 시민단체 등은 '공단의 원할한 업무수행을 위해선 실사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주장을 더욱 강도 높게 펼칠 수 있다는 점이다.

의료계 전체 향방을 결정짖는 현안을 제처두고 논란거리가 많은 사안을 손댔다는 점은 의협이 스스로 집행력과 정치력의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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