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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가간 임상시험이 뭔 죄?

  • 전미현
  • 2002-10-13 22:04:21
  • 요약

“안전성이 확립되지 않은 신약을 왜 굳이 국내에서 임상시험을 하려 드느냐”

한 다국적제약사가 국내에서 여러나라에 동시시행되는 임상2상 초기에 들어가기 위해 사전상담을 받는자리.

이 회사 관계자는 내국인을 신약개발을 위한 ‘마루타’쯤으로 생각하고 있느냐는 시각으로 일관한 사전상담 시간이 마치 마녀사냥식 심판대에 오른 기분이었다고 한다.

임상에 대한 국내외적 인식이 바뀌어 가고 있는때다. 우리나라에서도 신약이 속출하고 있고 국제적으로는 선진국간 임상시험에 관한 기준을 통일화하고 있는 시점이다.

국내 다국적제약사들은 본사로부터 임상시험 프로그램을 따내느라 안간 힘을 쓴다. 그러나 정작 본사측에선 달라는대로 다 주진 않는다고 한다.

이 나라에서 임상시험을 실시하는 것이 미국 FDA에서 신약허가를 받고 국제적 전략을 수립하는데 과연 얼마나 도움이 될지, 이리재고 저리재서 멀티내셔날 임상에 참여시킬지 여부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운좋게(?) 멀티내셔날 임상에 참여하게 된다 해도 국내서 이를 시행하자면 산넘어 산이다. 바로 일부의 마루타식 시각들 때문이다.

이미 선진국에서 주도하는 임상시험은 환자의 인권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헬싱키 선언’에 엄격히 적용받고 있어 회사차원에서 안전장치를 다 갖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차라리 다국가간 임상시험에서 우리가 얻는게 많으면 많았지 잃을 게 없다.

이같은 임상에 드는 비용은 그들 회사의 본사에서 전액지원되는 비용. 국가적 차원에서 외화획득 기회이기도 해서 싱가폴, 대만 등은 이같은 임상을 국가차원에서 나서서 유치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또 막 신약개발의 성과와 그 맛을 알아가기 시작한 국내제약산업계에 있어 향후 출시될 국산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자들의 임상경험의 축적이기도 하다. 연구자들이 선진국에서 실시하는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경험은 결국 국내 신약개발을 위한 밑거름이 된다는 이야기다.

또 연구자들이 해외에서 임상분야에 명성을 얻으면 그 연구자에게서 확대 재생산된 국산신약은 국제적으로도 인정받는 분위기로 갈 것이다.

물론 안전성이 확립되지 않은 신약의 임상에 리스크가 전혀 없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언제까지 이같은 멀티내셔날 임상을 거부할 수는 없다. 실보다 득이 많은 다국가간 임상시험을 지원해야 할 것이다.

참고로 최근에 와서야 바뀌고 있다고는 하지만 다국적제약사 본사들은 우리나라의 임상시험 수준을 인도 쯤으로 보아왔다고 한다.

하루속히 우리나라도 세계 제약산업계에서 임상시험 선진국으로 발돋움할 날이 오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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