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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의 다양성에 주목해야 할 때

  • 주경준
  • 2002-11-21 17:26:28
  • 요약

보편적으로 의원은 최하 마지노선이 2~30건 이지만 약국은 0건부터 시작한다. 상한선도 보편적으로 2~3명의 의사가 있는 규모가 큰 의원도 2~300건을 넘기지 못하지만 약국은 1,000건도 가능한다.

처방-조제건수의 이야기다. 분업이후 약사들 의견과 입장의 다양해지고 자칫 모래알처럼 내비쳐지는 현상은 매출면에서 대표적인 모집단을 찾을 없을 만큼 일렬종대 쭉 늘어서 있는 상황에 기인하다.

또 분업전 조제-일반약-한방 등 비중의 차이는 있지만 유사성을 나타내 동일선상에서의 경쟁을 펼친 반면 분업후 환자들은 일반약을 살때와 조제할 때 각기 다른 선택기준을 마련해 약국을 찾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점차 광의적 의미에서 ‘약’이라는 공통분모외 약국간의 차별성은 더욱 벌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실제 처방건수가 전무한 일부 동네약국과 할인점 내 약국 등은 청구나 실거래가 또는 담합이라는 단어조차 생소해지기 시작했다. 조제전문약국은 판매자가격표시제도에 둔감해지고 있으며 건식-화장품보다 한약이 더 낮설어졌다.

약사회도 영구히 마찰과 협의를 계속해나가야 할 상대단체를 갖게 된데다 이처럼 많은 회원들의 다양성을 포용해야하는 묵직한 부담감을 안게 됐다.

분업초기 혼란에 대한 당연한 귀결로 약사회는 다양성에 대한 분석과 대안 마련보다는 대외적인 대응에 초첨을 맞춰왔고 더욱이 상대는 약사회원들에게 눈길을 돌릴 수 없을 만큼 숨가쁘게 ‘견재’를 강요해왔다.

이에 회원의 다양성에 대한 대응방안마련조차 어려운 상황에 간헐적으로 터진 전자처방전달시스템이나 헬프라인 등 의약품 유통관련 사항 등 ‘의약분업과 처방조제’라는 주제에 부합되지 않는 사항에 대한 약계의 대응원칙은 ‘거부’ 과 ‘차후고려’로 일관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대내적인 문제에 대해 신경을 썼다고 하는 사항도 대외적 갈등 속에 파생된 ‘분업과 조제’와 관련 것 들이다. 예로 담합과 재고약, 본인부담금 할인, 조제건수 집중문제 등이 그것이다.

결국 약사회나 약국 모두 의약분업 시행과 함께 조제와 복약지도가 약사의 정체성 구현의 유일한 대안인양 너무많은 집중을 해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물론 현재 가장 중요한 현안임을 부인하지 않지만 처방조제건수가 극히 빈약한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의 정체성을 구현하는데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제도나 장치가 인위적으로 처방집중도를 해결하는 데 한계는 극명하다.

대내적 활동중 가장 보편적인 표현인 ‘동네약국 살리기’가 평등한 조제건수를 보장하거나 더 많은 조제건수를 확보해주는데 모든 초점을 맞춰서는 안된다는 얘기다.

조제건수가 적은 약국의 입장에서도 더 많은 건수 확보만이 생존의 유일한 대안이라면 그만큼 초라하고 설글픈 일도 없을 것이다.

내버려둔채 가끔 말썽만 피우고 있는 판매자가격표시제도의 개선, 사실상 약사가 다뤄야 장점을 가진 의약품외 독점품목의 개발, 일반약시장 활성화 방안, 건식 등 건강관련 아이템에 대한 약사의 위상 등 처방조제외 약사의 정체성 확립은 그야말로 하기나름이다.

기자라는 직업을 버리고 환자 입장에서 볼때 분업후에도 여전히 병원앞 약국 10개 보다는 바로 집 옆에 약국하나 있는게 더 좋다. 조제를 어디서하겠다는 것은 그 다음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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