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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 노사 '언로 장악' 이쯤에서 그만

  • 안순범
  • 2002-07-31 17:14:55
  • 요약
  • '이에는 이 눈에는 눈'

파업 두 달을 넘긴 경희의료원은 요즘 이 같은 구전이 딱 들어맞는 노사간 색다른 맞대결이 펼쳐지고 있다. 다름 아닌 언로 장악. 노사 양측은 토씨 하나는 물론 문구 전체, 제목까지 온 신경을 쏟으며 자신들의 입장을 담은 소식지를 제작, 배부하는데 필사적이다. 다른 병원에서는 전례가 없는 새로운 창과 방패의 모습이다.

노조는 지난 5월23일 총파업 돌입에 앞서 '투쟁속보'라는 소식지를 만들어 매일 오전 노조원 및 병원 직원, 환자 등에 나눠줬다. 파업 70일째이자 본관 앞 노숙투쟁 22일째인 오늘(31일) 현재 투쟁속보는 지령 74호까지 발간됐다.

노조는 투쟁속보를 통해 투쟁 방향 및 일정 등을 소개하며 의료원측 입장에 대한 반박 매체로도 활용하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환자와 보호자, 일반 시민들에 병원의 무책임을 성토하는 선전지 역할도 한다.

매일 아침 노조 투쟁속보를 수거, 분석한 의료원은 거듭된 노조 일방의 소식에 반감이 커졌다. 병원측은 노조가 사실을 왜곡하는 부분에 더욱 분개했다. 결국 내부 논란을 접고 맞대응 방침이 확정됐다. 제호는 '파업과 진실'. 격일간 발행 원칙으로 홍보팀이 총대를 맺다.

"법과 질서 지켜져야" 제하의 1호는 지난 24일(수) 첫 선을 보였다. 1호는 발간사에서 "무수한 추측과 유언비어, 노조 시각으로만 발행하는 속보로 파업기간중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지 못했다는 자성이 있었다. 이에 의료원에서는 뒤늦은 감이 있지만 격일간으로 '파업과 진실'을 발간하기로 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당초 격일간 예정이었던 '파업과 진실'은 방향이 급선회, 2호부터 일간으로 전환됐다. 1일 4면으로 오후 2,000-2,500부가 인쇄돼 뿌려졌다. 주 내용은 파업의 부당성과 그동안 경과 과정, 의료원 측의 당위성 등을 역설했다.

노조는 지난 26일 홍보팀을 항의 방문, 일부 정정을 요구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병원은 30일에는 4면이 아닌 6면을 발행해 소식지를 활용한 압박전략의 강도를 높였다.

경희의료원은 노사의 이 같은 극단적 대립으로 양측간 접점의 고리를 찾기가 현재로서 쉽지 않다. '투쟁속보'와 '파업과 진실'을 통해 그 같은 분위기는 더욱 확연하다.오히려 양측의 감정을 더욱 깊게 패이게 하는 도구로 활용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즉, 이분법적 사고로 직원들의 편가르기 양상을 가속화시킬 수 있는 지렛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보다 대승적이고 미래 지향적 차원서 양측이 소식지 발간을 중단하자고 제의하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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