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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복지부 2년여만에 첫 합의

  • 안순범
  • 2002-08-07 17:14:26
  • 요약

복지부가 한 달여만에 소화기관용 약제 관련 7월 고시를 철회했다. 김성호 장관과 신상진 회장이 6일(수) 긴급 회동을 갖고 전격적으로 폐지하는데 합의가 이뤄졌다.

정부 스스로 철회를 결정할 정도로 이번 고시는 많은 문제를 안고 있었다. 정부가 고작 시행 1개월만에 의협과 합의 형식을 빌어 철회한데는 그만한 고민도 깔려 있다. 일반 국민들의 불만 가중은 물론 시민단체의 비판, 의협의 거센 반발 등등….

이날 열린 의협 국건투 회의서는 김장관과 신회장간 합의에 따른 후속 여파가 이어졌다. 보도자료를 어떠한 방식으로 작성할지 복지부와 의협간 논란이 벌어진 것. 국건투 위원들끼리 갑론을박, 찬반 양론을 펼쳤다.

양측의 줄다리기는 '잘못된 고시 철회를 정부가 인정하느냐' 아니면 '의협 요구에 복지부가 양보한 것인가' 등의 표현상 부분이었다는 전언이다. 결국 서문은 '복지부가 폐지키로 한다'로 시작해 뒷부분을 '의협도 자율적인 표준처방지침을 제정해 약제사용을 적절히 하겠다'로 끝맺었다.

하지만 회의가 끝난 후에도 양측은 최종 보도자료 문안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날 국건투 회의 파악차 의협에 와서 보도자료가 나오는 즉시 복지부로 보내줄 것을 홍보실 관계자에 요구했다.

주수호 공보이사는 브리핑을 한시간여 이상 지체할 정도로 복지부와 기나긴 전화 협의를 가졌다. 주 이사는 기자가 방에 들어서자 보도자료를 뒤 짚어 놓는 등 양측간 줄다리기가 쉽지 않음을 암시했다. 주 이사는 이와 관련한 질의에 말을 아꼈지만 "고시는 잘못된 것이었고 그렇기 때문에 폐지됐다"는 입장이 반영됐음을 간접 전했다.

이번 고시 폐지를 놓고 복지부내에서도 논란이 있었다. 실무 라인은 부분 개선을 원했으나 장관이 폐지를 결정했다는 것이다. 의협에서는 장관이 이 같은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였다.

의협 국건투는 이날 '의약분업 철폐' 원칙은 재확인했지만 앞으로 어떤 투쟁을 펼쳐 나갈지는 확정하지 않았다. 신임 장관이 고뇌스런 결정을 내렸는데 곧장 맞 받아치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대세론에 기인한다. 정부와 협상을 하자는 의미에서도 그렇다.

이번 합의는 2000년 의정 합의 이후 처음으로 복지부와 의협이 'Give & Take' 한 사례다. 앞으로 타협의 산물을 보다 자주 접했으면 하는 바람이 이날 따라 간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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