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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타트

낱알식별표시, 정부-제약사 입장차 '확연'

  • 최은택
  • 2004-04-29 06:20:50
  • 식약청 태스크포스팀 구성 각계 의견조율키로

의약품 낱알식별표시와 관련, 의료계는 물론 제약사, 소비자단체 등 관련 단체들은 대체로 제도 시행에 대해 이견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제약사는 내년부터 곧바로 시행에 들어갈 경우 설비투자 부담 등 적지 않은 어려움이 수반된다며, 제도 시행 유예를 바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낱알 식별표시 등록에 관한 규정' 시행을 둘러싸고 식품의약품안전청 주최로 열린 공청회에서 이처럼 식약청과 제약업계간 입장 차가 확연히 드러났다.

식약청은 이날 "지난 4년 간 유예기간을 두었던 데다 투약과실과 소비자들의 알권리 보장 차원에서 더 이상 제도 시행을 늦출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반면 제약사 관계자들은 "타정기 교체비용만도 업체당 평균 1억원 가까운 비용 손실이 나는 것으로 추산된다"며, 설비투자 부담 등을 들어 적어도 1년 반정도 더 유예기간을 둬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에 따라 식약청 이정석 의약품관리과장은 대한약학정보화재단 김대업 상임이사의 제안을 받아들여 제약업계의 현실을 반영하고 좀더 구체적인 계량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T/F팀을 구성, 의견을 조율하겠다고 밝혔다.

따라서 제약업계가 합당한 근거를 뒷받침할 경우, 시행시기가 다소 조정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식약청의 의지가 워낙 강력한 데다 낱알표시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미 상당부분 진척돼 있어 당초 안을 거스르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병원약사회 박경호 총무이사는 "낱알표시는 제약산업의 새장을 여는 개혁적 산물"이라고 평가한 뒤, "다소 제약업계의 부담이 많을 수 있으나, 이미 산업전반에서 'PL법'이 시행되고 있듯이 업계도 소비자에 대해 무한책임을 진다는 차원에서 적극 동참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중외제약 윤범진 부장은 "식별표시가 없는 업체는 정제를 만드는 타정기를 모두 내다 버려야 하며 적어도 업체당 1억원 이상의 손실이 예상된다"며, "내년 1월 시행은 국가적 낭비를 초래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국MSD 민향원 차장은 "낱알식별표시는 의약품공급차질과 불필요한 비용부담 등이 발생되지 않는 범위내에서 추진돼야 한다"며. "식별을 원칙으로, 개별 기업이 자율적으로 추진해 나가도록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 차장은 특히 당의정이나 낱알크기가 작은 경우와 PTP포장 등 개별 포장으로 식별이 가능한 경우, 희귀약품, 생명에 직결되는 약품 등은 대상에서 제외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녹색소비자연대 조윤미 정책기획실장은 "낱알표시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면서도, "낱알표시가 약가 상승의 결과로 이어지는 등 소비자들의 부담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며, "이에 대한 국가 차원의 재정지원이나 비용문제 등이 충분히 논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대약대 권경희 교수는 "미국과 일본의 경우 비급여 의약품도 모두 포함돼 있다"며, "단계적으로 시행한다 할지라도 대전제로 급여와 비급여에 상관없이 모두를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플로어에서도 제약사 관계자들은 시설투자 부담에 대한 상당한 우려감을 나타냈다.

한 제약 관계자는 "업계현실상 규모가 작은 회사가 다품종 의약품을 생산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 같은 영세 중소제약사의 실정이 충분히 고려되지 않은 것 같다"고 밝혔다.

또 다른 제약사 관계자는 "최근 생동성시험, GMP, 낱알표시 등 식약청의 새 제도 시행방침에 제약계는 그야말로 노히로제에 걸릴 상황"이라고 푸념한 뒤, "무엇보다 정부제도를 성실하게 따라갈 경우 기업에 이익이 보장될 수 있다는 신뢰가 구축될 수 있도록 제도의 일관성과 롱텀을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좌장을 맡은 숙명여대 신현택 교수는 "낱알표시는 이제 사용자와 소비자를 중심에 두고 사고를 전환해야 한다는 필요에 따라 추진된 것"이라고 강조한 뒤, "일단 시행추진을 원칙으로 하고 미비한 부분에 대해서는 T/F팀에서 충분히 논의해 각계의 의견이 수렴되도록 하자"며, 공청회의 결론을 가름했다.

한편 이날 대한약사회 강당에서 3시간 동안 진행된 공청회에는 업계 관계자 등 200여명이 참가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들은 특히 제약업계 관계자들의 발언이 끝날 때마다 박수사례를 퍼붓는 등 절실한 심정을 간접적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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