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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간 '의료사회주의' 인터넷논쟁 과열

  • 정웅종
  • 2004-03-24 12:18:34
  • 요약
  • ‘저질의료’ 건강보험 탓…원흉은 ‘의료자유주의’

의사협회가 현 정부의 보건의료정책으로 명명한 ‘의료사회주의’에 대해 한달 동안 반론과 재반론을 주고받는 두 의사간 논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논쟁 당사자가 약사와 의사가 아니라는 점과 더구나 한때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회원으로 같이 활동했다는 이력이 눈길을 끌고 있다.

논쟁의 단초는 지난달 22일 대한의사협회가 서울 여의도에서 연 ‘국민을 위한 의료개혁 결의대회’에 대해 이민창(인의협 회원·연세가정의원장)씨가 '한겨레' 토론마당인 ‘왜냐면’에 ‘의사협회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라는 글을 25일 게재하면서 비롯됐다.

이 원장은 이 글에서 “국민건강보험의 독점적 지배를 철폐하고 민간 의료보험을 도입하겠다는 주장은 모순과 편견이 가득하다”며 “특정 소수를 위한 것일 때는 불안한 총선 정국을 이용한 집단이기주의라는 의심을 받을 수 있다”고 의협에 대해 포문을 열었다.

그는 또 의협이 현 정부의 의료정책을 ‘의료 사회주의’라 명명하고 이에 대한 자신들의 저항을 ‘의료의 민주화 투쟁’으로 규정한데 대해 “의료 공급자에 대한 규제의 완화는 ‘의료 자유주의’라 이름지어야 한다”고 제동을 걸었다.

그는 “양심적인 의사보다는 상술에 능한 의사를 더 선호하고 있는 게” 의료현장의 현실이라며 결국 “의협이 주장하는 ‘저비용 저질의료’의 원흉은 바로 의료 자유주의다”는 논리를 폈다.

우리나라 의료가 ‘하향 평준화’될 것을 걱정하는 의협에 대해서도 “의료계는 민간 의료보험을 도입해 국민건강보험을 무력화하고, 값비싼 서비스로 수입의 증대를 기대하는 듯하다”고 가감 없는 쓴소리를 뱉었다.

이 원장은 ‘하향 평준화’를 걱정할 것이 아니라 돈이 없어 치료를 포기하거나, 과다한 의료비로 경제적 파산을 겪는 국민을 먼저 걱정해야 한다고 마무리 지었다.

이민창 원장의 글에 대해 홍성주(남원 지산의원 원장·전 인의협 회원)씨가 지난 10일 ‘그래도 의료 민주화다’란 반론을 재기하면서 논쟁에 불이 붙었다.

홍 원장은 반론에서 이씨가 의협의 민주화 주장을 “의료 공급자(의사)가 정부의 간섭을 배제하고 소비자(환자)에게 마음내키는 대로 ‘독점화된 의료’를 팔아먹을 자유를 달라는 것인 양 곡해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환자와 의사의 관계를 ‘적대적’으로 대립시키는 이 원장의 시각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고 지적하고 우리나라 건강보험이 가진 구조적인 모순 때문에 적대적 시각이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홍 원장은 “값싼 진료의 대명사인 ‘30분 대기, 3분 진료’를 낳은 원인은 결코 ‘자유주의’가 아니다”며 그 원인은 “의사가 오직 ‘양’과 ‘비보험’으로 승부할 수밖에 없게 만들어 온 건강보험제도의 전근대성, 반민주성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료의 하향평준화는 개혁이라는 화두의 의보통합-의약분업을 통해 오히려 더욱 심화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한국의료는 이제 공공성 강화라는 ‘평등주의’ 이데올로기적인 독선과 과잉에 갇혀 어느 집단이나 있기 마련인 집단이기주의 탓만 할 것인가”라며 이념적 대립을 부각시켰다.

이민창 원장은 ‘왜 의료 공공성인가’란 제목으로 지난 21일 같은 지면에 홍원장의 반론에 대해 재반론을 냈다.

이 원장은 이정전씨가 쓴 라는 책을 인용하면서 “국민의 입장에서 의료는 사회영역이며, 치료를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차별 없이 제공되어야 할 정의로운 영역이다”고 주장했다.

홍원장의 건강보험제도의 경쟁화나 민간보험 도입은 “은행이 못해준 것을 사채업자가 해주기를 바라는 것만큼이나 비현실적”이라고 반박했다.

이 원장은 또 ‘의사협회의 주장은 결국 신자유주의가 분명하다’며 “다수의 양심적인 의사들 보다 상업적 능력이 좋은 몇몇 의사들이 경제적 성과를 더 거두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누가 먼저 정리되고 누가 승리할 지는 자명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두 의사의 논쟁에 대해 이념대립으로 확대될까 걱정하는 분위기와 보다 생산적인 토론이 되길 바라는 의사들의 의견들이 해당 사이트에 올라오고 있다.

한 의사는 “의사들은 이데올로기의 허울에 따라 진보 또는 보수로 나뉘는 걸 원치 않습니다. 우리는 정당하지 않은 개개의 의료정책만을 비판할 뿐입니다”고 이분법적 이념화를 경계했다.

또 다른 의사는 “의사사회도 이성을 찾고 합리적인 대안을 창출할 수 있는 커뮤니티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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