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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매 직원들 "독립해 볼까...마음은 콩밭"

  • 최봉선
  • 2004-01-13 12:10:29
  • 요약
  • "장래 보장없다"...여건만 맞으면 언제든 떠날 태세

"사장은 지난해 영업실적을 놓고 간부들을 질타하고 있으나 영업일선의 여건은 따라주지 않고, 마음 같아서는 당장이라도 독립하고 싶은데 쉽지가 않네"

최근 한 도매업체 임원급 인사는 30분 가량 사장실에서 싫은 소리를 들었는지 언짢은 표정에 담배를 한대 피워 물고는 독백(獨白)하듯 이렇게 말했다.

매년 연초가 되면 모든산업분야가 마찬가지 겠지만, 도매업계에도 잇따른 승진인사가 이어졌고, 새로운 직장으로 스카웃 내지는 자신이 직접 운영하기 위해 창업을 하는 등 변화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모도매업체의 경영사장으로 있는 L씨는 지난해부터 독립을 준비해 왔다. 제약회사에 제공될 담보여건을 마련하느라 몇 차례의 기회를 놓치기는 했으나 새해에는 꼭 독자적인 법인설립을 하겠다는 마음으로 최근 몹시 바빠졌다.

반면 의약품 도매업에 수십년간 종사하면서 비전을 느끼지 못했는지 D약품의 C상무는 다른 업종으로 창업하면서 이 업계를 떠난 사례도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도매상 임원은 "천직으로 알고 지금까지 일을 해왔으나 장래가 불투명하다는 판단에 가끔씩 다른 생각을 갖게 된다"고 토로하고 "기회만 된다면 방향전환을 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K약품 L상무는 최근 H약품을 인수하여 2월부터 회사운영에 들어가기로 했으며, 모도매 K전무는 여러가지 이유로 사표를 제출했고, H약품 B전무는 올해부터 T업체로 자리를 옮겼다.

한 도매사장은 간부직원들의 이런 마음에 대해 "사장인 나도 때론 회사를 접고 싶은 심정인데 마음이 콩밭에 가있는 것을 이해한다"면서 "그러나 회사를 대표자가 운영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함께 가야한다는 인식이 부족했고, 오너들도 직원들에게 이런 믿음을 심어주지 못한 것도 원인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특히 서울지역 OTC 도매업계는 영업직이 리베이트 형식으로 운영된다는 점에서 직원 이탈은 매출로 막바로 연결되고, 때론 해당업체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기 때문에 매번 관심꺼리로 등장하고 있다.

새해부터 모도매상의 경우 월 수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직원이 다른 도매상으로 이적할 것이라는 소문으로 술렁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시장상황이 어려울수록 직원 하나하나에 대한 마음적인 배려를 아끼지 말고, 분위기에 휘말리지 않도록 다독거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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