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당당하지 못한 제약업체
- 이지명
- 2003-11-06 09: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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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해외학회에 참석했던 일부 의사들의 비도덕적인 행태가 청와대 민원을 통해 공개된 바 있다.
사실 그 동안 의사들을 지원한 제약사들에 대한 따가운 눈총과 처벌은 있어도, 이번처럼 의사들의 현지 행태가 낱낱이 공개된 적은 드물다.
물론 기자도 몇 년전 취재차 해외학회에 참석해 본 일이 있기에, 일부 의사들의 가족동반 나들이를 겸한 해외학회 참가를 전체 의사들의 모습으로 치부하고 싶진 않다.
그러나 해외학회 참가를 뒤로한 채 불미스런 행동을 범한 것은 분명 일부 의사들 개개의 잘못이기에 제약사들이 당당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임에도 불구하고, 어찌된 일인지 의사들보다 오히려 제약사들이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다.
행여나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 주요 거래처 처방이 끊길 수도 있다는 현실적인 문제로 이어질 것이라는 게 스폰서한 제약사들의 공통적인 생각이기 때문이다.
이런 씁쓸한 모습을 접할 때면, 기자는 참으로 안타까워진다.
의사들은 제약사들의 지원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처럼, 제약사들 역시 스스로를 약자임을 자청하고 있는 듯 하기 때문이다.
제약사와 의사는 공생공사의 관계다. 아무리 훌륭한 의사도 약없이는 환자를 치료할 수 없듯이, 제약사 역시 의약품 판매없이 생존할 수 없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기에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약사들이 의사들을 눈치를 보며 당당할 수 없는 것은 어쩌면 자신들 스스로가 자초한 결과물일지도 모르겠다.
기자는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학회경비를 지원한 제약사든, 학회에 참가한 의사든지 간에 불미스런 행동을 저지르는 것은 그 개개인 자질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평소엔 의약품 품질에 대한 프라이드를 과시하다가도, 불공정행위가 터질때마다 상위사, 외자사, 중소형 제약사 할 것없이 똑같이 벌벌벌 떠는 것에 대해 과연 그들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런지 궁금하다.
정말로 떳떳하다면 더 이상 약자임을 하소연하기보다는 이 관문을 함께 넘을 수 있도록 제약사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고 실천하길 바란다.
아울러 정부와 의식있는 의사들, 투명한 지원을 지향하는 제약사들이 주축이 돼 좀 더 현실성있는 공정경쟁규약 풍토 조성을 위해 하나가 되어주길 주문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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