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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베일속 진행되는 감기 전산심사

  • 김태형
  • 2003-08-11 10:07:25
  • 요약

3일이내 내원한 단순 감기환자의 진료내역에 대한 전산심사가 우여곡절 끝에 시행된다.

의사협회와 5개과 개원의협의회 등 의료계 관계자들은 8일 심평원에서 열린 감기전산심사 시뮬레이션에서 만족스런 반응을 보였다.

의료계는 이날 수정된 세부지침을 심평원이 전산심사에서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 지를 집중 점검한 후 삭감률이 예상보다 적어 '긍정적'이라는 결론을 도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규격 진료'를 내세워 대규모 집회 개최까지 언급됐던 이전의 험학한 분위기와는 완전 딴판이다.

심평원과 의료계가 오랜만에 오해를 풀고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만 하다.

하지만 심평원과 의료계가 감기 전산심사에 대한 협의과정이 공개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면에서 몇가지 의혹이 남는다.

의료계는 이달초 "심평원과 수차례 회의를 열어 일부 불합리한 심사기준은 의료계 요구를 수용, 수정 시행하기로 합의했다"며 합의사항을 공개했다.

이는 심평원이 일관되게 강조해 왔던 '심사기준에 대한 先시행 後보완 방침'에서 크게 물러나는 것으로 인식돼 왔다.

심평원은 그러나 이에 대한 진위여부에 대한 공식적인 언급을 하지 않은 채 답답한 모습으로 일관하며 시뮬레이션을 치렀다.

시뮬레이션을 끝내고 의료계와 합의한 지금. 의료계가 밝힌 합의내용 대부분이 원래부터 전산심사 항목에 존재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의료계가 전리품으로 내세웠던 항히스타민제, 코다인 등의 약제들과 만성질환 등 복합상병 등은 의료계 요구에 따라 제외됐던 것이 아니라 심사대상 자체에서 빠졌다는 것이다.

따라서 "회원들을 설득시켜야 하는 의협의 입장과 마찰없이 전산심사를 시행해야 하는 심평원간에 이해관계가 일치했을 가능성이 많다"며 "심평원에서 일부 양보한 항목을 의협에서 과대 포장하지 않았겠느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런 주장이 사실이라면 의협은 심평원의 묵인 속에 회원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흘렸다는 비난을 면하기 힘들다.

반면, 의협의 주장대로 많은 항목의 심사기준이 변경됐다면 심평원이 그동안 강조해 왔던 심사업무의 일관성은 훼손된다.

심평원의 파트너가 의료계 뿐 아니라 수많은 의약단체와 국민들이라면 감기 전산심사에 걷힌 장막을 걷어내고 수정된 항목은 공개해야 할 것이다.

의료계 압력에 밀려 심사 기준을 축소했다는 의구심은 심평원 스스로 벗어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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