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의료계 '뒷북'-심평원 '팔짱'
- 김태형
- 2003-07-18 09: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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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부터 시행되는 감기전산심사를 놓고 심사평가원과 의사협회의 힘겨루기가 한창이다.
심평원은 심사의 일관성과 형평성을 이유로 예정대로 적용할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는 반면, 개원의들은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일률적인 심사는 획일적인 진료를 조장한다는 이유를 내세워 반대하고 있다.
의료계는 특히 전산심사가 강행될 경우 급성 폐렴환자 등을 적기에 치료하지 못해 큰병을 키울 수 있다며 국민 건강을 염려한다.
그러나 의료계의 적극적인 대응은 전산심사가 임박한 시점에서 구체화되고 있어 명분과 대국민 설득력이 약하다는 지적이다.
감기 전산심사 기준에 대한 임상적인 견해는 전문가마다 다르기 때문에 제외하고 우선 반대한 시점을 보면 '뒷북치기'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심평원은 이미 지난해 7월 국회업무보고를 통해 "감기 등 다빈도 단순상병과 약국 약제비 심사를 전삼심사로 처리하는 기법을 개발하기 위해 394개 항목을 점검하고 있다"고 보고했다.(데일리팜 2002년 7월30일자)
또 올 3월에는 '내원일수 3일이하인 단순한 감기 진료분을 대상으로 5월 접수분부터 시행한다'(데일리팜 2002년 3월28일)고 발표했다.
이에 개원의협의회 등이 4월16일 심평원을 방문, 시행을 유예할 것을 요청해 전산심사는 석달간 미뤄졌다.
새로운 심사기준의 신설이 아니라 심사업무의 효율성과 의료기관간 형평성을 유지하기 위해 기존 기준을 적용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심평원의 파격적인 배려였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의료계가 기준 적용을 불구 한달도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테크스포스팀을 자체적으로 구성했다는 점은 이해할 수 없다.
의료계 주장대로 20년이 넘는 심사기준을 국민의 건강과 개원가의 임상현실에 맞게 개선하기 위해선 장기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은 삼척동자도 알기 때문이다.
심평원은 "심사방법(전산)을 바꾸는 문제는 검토대상이 될 수 없지만 심사기준 자체에 대한 의견은 언제든지 함께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지만 의료계가 뚜렷한 개선안을 내놓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렇다고 감기 전삼심사와 관련 심평원의 업무처리에도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신언항 심평원장은 취임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삭감 위주의 심사방식에서 탈피하겠다"고 말했다.
실제 심평원은 개원가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3개월간 무삭감 심사결과 통보서를 두 번이나 의원에 보냈다.
그러나 개원의들이 전체적으로 알 수 있는 세부지침에 대한 안내는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었다.
개별 의료기관이 알수있는 것은 시술한 구체적인 행위에 대해 심사조정될 수 있다는 제한적인 심사결과통보서 뿐이다.
심평원이 의료계를 파트너로 생각한다면 감기 전산심사로 인한 개원가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적극적인 방안을 내놔야 한다.
의료기관에 개별적으로 보낸 두차례의 심사결과 통보서로 심평원의 역할을 다했다고 하기에는 뭔가 아쉬움이 남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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