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막무가내 소포장의무화 안된다
- 전미현
- 2003-07-07 09:4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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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회사들이 매출을 늘리기 위해 일단 덕용포장을 깔아놓고, 연장선상에서 소포장 공급을 회피하고 있다"
최근 식약청주관 '소포장 공급의무화' 안건이 포함된 회의석상에서 모 약사회 위원장이 한 발언이다.
이 표현은 반쯤은 맞고 반쯤은 틀리다고 할 수 있다. 이 위원장의 발언이 개인의 사견이 아닌 약사사회 전체의 정서를 반영하고 있는 발언이라고 미뤄볼 때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할 부분이 있다.
최근 발표된 식약청의 전문약 소포장 공급 의무화 정책구상에 즈음해 대구약사회가 발표한 소포장희망의약품 품목들을 들여다 보면 약사사회-제약업계-식약청-복지부 모두 한가지 사안을 놓고 코드가 일치하지 않음을 읽을 수 있다.
이 리스트에는 저가필수의약품이 다수 포함돼 있다. 15원에서 30원짜리 약들이 수두룩하다.
정당 15원짜리약으로써 국제약품 니소론정, 동광제약 인데놀정, 유한양행 페니라민정 등이, 30원대에는 보령제약 네오메디코푸, 동화약품 시그나틴정, 삼성제약 신티손 등이 포함돼 있다.
의약품 원가를 분석해보자. 밀가루를 넣고 100T들이 플라스틱 포장를 만들었을 때 들어가는 포장비 등 제품원가(원료의약품 값 제외)는 1,010원이다.
빈병(플라스틱)값이 125원, 설명서 10원, 라벨 7원 등 부재료비 190원에, 노무비 등 공장에서 한병의 약의 나오기까지 들어가는 비용이 820원이다.
정당 15원짜리 1000정들이는 병당 1만5천원이다. 이제품을 100정들이로 할때 병당 1천500원이 된다.
이때 원료의약품값 30%를 잡고 포장비 등 부대비용이 이에 맞먹는다고 할때 병당 1,010원, 여기에 이자비용, 물류비, 판촉비, 인건비 등을 포함시키면 병당 수익은 남는 것은커녕 그야말로 한참을 밑지기 되므로 기업의 입장에선 발매를 접어야 한다.
이는 비교적 값싼 플라스틱 병포장을 상정했을 때 이야기고 인습성약의 유리병의 경우 병값만 350원, PTP포장은 한알당 30원(100알의 경우 3000원)의 원가가 들어간다.
따라서 15원짜리 약은 물론 지적된 30원짜리도 밑지는 정도의 차이일뿐 수익이 없기 때문에 이들도 스스로 알아서 고별무대에 서게 될 것이다.
제약업계는 평균 50원짜리 이하 약에서 이같은 사태가 줄이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들 품목이 줄줄이 생산을 포기했을 때 문제점은 이보다 더 비싼약으로 처방이 이동한다는 점이다.
이는 곧 보험재정의 부담으로 이어지며 약국재고금액의 상향이동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크다.
저가필수의약품의 퇴장으로 인해 발생하는 비극(?)적 상황 하나를 설정해보자.
현재 제토제로 쓰이고 있는 맥페란(8원)이 수지가 맞지않아 퇴장한다면 당장 이시장의 처방은 조프란(6천원대)으로 옮아갈 수 밖에 없다.
결국 약국의 재고부담을 무조건 제약회사가 떠맡을 수는 없다는 얘기다. 저가퇴장방지약이 퇴장하지 않아도 될만큼 소포장 공급시 발생하는 비용에 대한 원가상승부분에 대한 약가인상조치가 필요하다.
복지부는 이들 저가약의 퇴장으로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기전에 이들 약에 대한 원가보장을 먼저 약속해야 '호미-가래'공식의 불운한 등장을 초래하지 않음을 인지해야 한다.
그러나 한 걱정인 것은 식약청이 이번 소포장 공급과 관련 원가상승분에 대한 보험약가 인상을 요청했으나 복지부측은 "당장은 어렵다. 차차 검토하겠다"고 밝혔다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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