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분업, 절반의 성공...정착 키워드를 찾아라
- 김태형
- 2003-06-02 06:22:47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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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남용 감소·알권리 성과…재정파탄 대가 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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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아직도 모르면 큰일 나는 약국 신제품 정리 ‘팜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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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4주년 특집] 의약분업 시행 3년을 진단한다
다음달 1일이면 의약분업 시행 3년을 맞는다. 의약품 오남용을 줄여 국민건강을 높이기 위해 도입된 의약분업은 의사파업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으며 위기를 맞았다. 정부의 정책도 초기 계획과는 달리 많이 바뀌었다. 의약분업은 그러나 초기 혼란스런 모습을 극복하고 정착과정에 접어들고 있다. 데일리팜은 창간 4주년을 맞아 의약분업 3년을 분석하고 제도 개선에 필요한 사안들을 점검한다.
[제1편] 의약분업 추진 성과
"분업은 국민 건강의 안전벨트"
의약분업 시행 3년을 맞지만 성과를 평가하기란 쉽지 않다.
의·약계와 학자, 정치권의 처한 입장에 따라 평가는 '정착'과 '혼란'으로 극과 극을 달리기 때문이다.
의료계는 의약분업 시행을 건강보험 재정파탄의 주요한 원인으로 규정하고 정부와 의약계,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의약분업 평가위원회 설치를 강도 높게 주장하고 있다.
반면, 정부는 안정적인 정착단계 접어들고 있어, 의사들의 협조만 있으면 완전 연착륙이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복지부는 지난해 연말 작성한 내부자료에서 "의약분업으로 인해 항생제와 주사제 처방품목수가 각각 20%, 24.7% 감소하는 등 의약품 오남용이 줄고있다"며 "병원이용율이 16.7% 증가했지만 질병의 조기 발견율이 증가하는 등 조기 진단과 치료가 가능해 졌다"고 평가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최근 한 방송이 주최한 토론 프로그램에 나와 "의약분업은 많은 국민들이 반대했지만 훌륭한 의료개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민 건강과 불편 등 시행과정에서 발생한 일부 문제점만 개선하고 추진했던 정책틀에 대해 가속패달을 밟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따라서 분업정착을 위해 앞으로 정부가 내놓는 정책에 대한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처방내역 공개= 환자권리 강화
정부는 분업전 배포한 설명자료에서 의약분업이 실시되면 ▲의약품 오남용 예방 ▲국민의료비 절감 ▲환자알권리 향상과 의약서비스 수준 향상 등을 꼽았다.
환자 알권리 확보는 의약분업 제도의 최대 성과중의 하나로 평가되고 있다.
의사의 처방전 공개와 영수증 발급기관의 증가, 약국의 복약지도 중요성 부각, 진료비 신용카드 결제 일반화는 분업후 의사와 변화된 의료환경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특히 최근 열린 처방전서식위원회에서 시민단체는 물론 의약단체 관계자들이 '환자 알권리'에 대해선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는 사실도 이같은 변화상을 방증하고 있다.
의사들이 안전하고 확실한 효능을 가진 오리지널 약으로 처방패턴을 변경한 것도 처방내역이 환자들에게 공개된다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건강보험권의 한 관계자는 "분업후 환자 알권리는 상당히 강화됐다"며 "그동안 독점돼 왔던 의사 처방이 공개됐다는 점은 의사와 환자 관계를 한 단계 발전시켰다"고 평가했다.
시민단체 관계자도 "의약분업 효과를 단정적으로 평가하기는 힘들다"며 "의사와 약사들은 처방내역과 임의조제를 서로 감시하면서도 협조하는 제도가 분업의 기본 골격이기 때문에 환자의 알권리는 강화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항생제 사용 줄었지만-고가약 '복병'
정부는 의약품 오남용의 바로미터를 항생제와 주사제 처방에 뒀다. 항생제가 잘 듣지않는 세균의 정도를 나타내는 내성율이 세계 최고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나설 때 의약분업을 '국민 건강의 안전벨트를 매는 것'으로 표현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당장 비용은 들지만 내성율을 낮춘다면 국민 건강에 도움을 주는 제도라는 것이다.
실제 심평원이 실시하고 있는 약제평가 결과를 보면 항생제는 전체 투약일수 대비 21.27%(1/4분기)에서 19.52%(4/4분기)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었다. 주사제 처방률은 2002년 4/4분기 34.63%로 1/4분기에 비해서는 5% 줄었다.
분업이후 가장 최근 연구자료인 한국 보사연의 이의경 선임연구원의 분석한 자료에서도 항생제 사용량은 분업시행전인 99년 30.8DDD(인구 1천명당 하루 평균 한명당 사용량)에서 2001년 19.8, 2002년 17.0%으로 줄어, 이같은 분석에 신뢰성을 높였다.
분업은 그러나 의사들의 고가약 처방의 비율을 높이는 대가를 지불해야 했다.
복지부 발표자료를 보면 동네의원의 진료건당 약품비가 분업전인 2000년 5월 6,040원에서 2002년 1만339원으로 무려 42% 증가했다. 고가약 처방비율도 2000년 5월 36.24%에서 2002년 4월 52.85% 늘어, 결국 연 보험약 시장의 몸집을 5조원대로 늘리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분업후 처방이 공개됨에 따라 의사들이 안전하고 확실한 효능을 가진 오리지널 약으로 처방패턴을 변경했기 때문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약국의 총약제비 수입 가운데 순수 약값의 비중이 60%정도에서 65%까지 높아지고 있다"며 "고가약이 좋다는 환자들의 잘못된 의료관행과 의사들의 도덕적 해이(Moral Hazard)가 주요원인으로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분업은 원래 돈 많이드는 제도"
의사들의 고가약 처방, 네 차례에 걸친 수가인상, 약국 임의조제 환자들의 의료기관으로 유입 등은 20여년간 모아둔 적립금을 소진하고 2조원이 넘는 돈을 금융권으로부터 빌려야 했다.
정부가 의약분업 시행의 기대효과로 내세웠던 '국민의료비가 절감될 것'이라는 예측은 완전 빗나간 것이다.
2001년 한해 재정적자만 2조4천여억원에 달했으며 수가동결과 재정안정대책이 본격화되던 지난해 7,600여억원 다소 줄었지만, 늘어난 재정규모를 막지는 못했다.
실제, 2000년 13조1,409억원에 불과하던 요양급여비용은 2001년 17조8,194억원, 2002년 19조606억원으로 각각 36%, 45%씩 증가했다.
특히 동네의원에 근무하는 의사 1인당 진료비는 지난해 연 2억2,269만원으로 병원 봉직의 2억1,340만원보다 929만원 많았다.
복지부는 이에 대해 "의원과 약국 모두 월평균 요양급여비가 증가하는 등 모두 분업혜택을 받고 있다"며 "의원과 약국 위주로 수가가 인상돼 분업이후 개원열풍이 불고, 중소병원은 상대적으로 경영이 어려워져 의료체계 불균형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의협은 이에 대해 "의료비가 절감되었는가에 대한 분명한 평가가 있어야 한다"며 "수가인상으로 인해 의료비가 증가했다는 주장은 이미 의료계 수가가 충분히 인하되었으므로 명분없는 주장이 되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건강보험권의 한 관계자는 "의약분업은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제도"라며 "정부가 비용이 많이드는 대신 장기적으로 약의 오남용을 줄일 수 있는 앞선 제도라는 점을 부각시켰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의약분업이 3년이 지난 지금 '절반의 성공'으로 평가받고 있는 것도 약가거품, 의사의 처방패턴 변화, 보험재정의 정확한 추계, 의약갈등 등에 대한 대비가 부족했다는 점을 간과할 수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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