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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실사 유서파문 의사 자작극

  • 김태형
  • 2003-05-31 11:05:48
  • 요약
  • 심평원에 정식 사과의 글 게재...의협 공신력 실추

의사커뮤니티 사이트인 메디게이트에 심평원 실사에 항변하는 글을 올려 파문이 일었던 ‘유서 사건’이 한 의사의 자작극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사실 확인없이 복지부에 항의공문을 전달한 의사협회의 공신력이 또 다시 실추됐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의협은 지난해 보험공단 안산지사 직원과 수진자조회 과정에서 발생한 '마찰'을 '의사에 대한 폭행사건'으로 간주하고 공단 건물앞에서 항의 시위까지 벌였다가 결국 '쌍방과실'로 종결, 신중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었다.

메디게이트에 ‘유서’(마지막 의사)라는 글을 올린 모 의사는 30일 심평원 사이트 나도한마디(5533번) 코너에 글을 올려 “아무런 생각없이 신세한탄하며 썼던 이야기가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킬줄 몰랐다”며 “선의의 피해를 입은 심평원 직원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밝혔다.

이 의사는 특히 ‘유서’와 관련 “인근의 병원장이 물리치료와 관련한 실사를 받고 벌금을 물었다는 사실을 알았다”며 “내가 그런 입장이라면 참 억울하겠다고 생각했다”고 토로, 실제 실사를 당하고 작성한 글이 아닌 ‘자작글’ 임을 인정했다.

이 의사는 글을 쓰게된 배경에 대해 “피해의식을 다른 누군가에 풀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며 “마침 옛날 그 일(인근 병원장이 실사받은 사실)이 생각났고 심평원 때문에 내가 이렇게 됐다고 한풀이하고 싶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그러나 “수련을 끝내고 처갓집 도움으로 도심에 개원하여 그럭저럭 유지했지만 성격탓인지 환자는 계속 늘지 않고 제자리 걸음만 하면서 겨우 입에 풀칠할 정도였다”며 “차입금에 대한 이자와 원금 대기(갚기)가 빠듯하고 처갓집에도 더 이상 손을 벌리기가 힘들어 주말에는 다른 병원에서 당직을 서기도 했다”고 밝혀, 현 의료체계의 일그러진 단면을 보여줬다.

그는 “당연히 제가 누군지 밝히고 용서를 구해야 하지만 저의 나약한 심성으로는 도저히 용기가 나지 않는다”며 “이제 다시 열심히 살아보려는 마음을 가지고 새출발하려는 한사람을 부디 너그러이 용서하고 다시는 재발하지 않게 깊이 뉘우치겠다”고 밝혀, 심평원 직원들에게 거듭 용서를 구했다.

의사협회는 이 의사가 작성한 ‘유서’가 인터넷을 통해 급속하게 퍼지자 지난 28일 복지부에 부당실사에 대한 법적조치를 강구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 사건을 확대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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