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약국-재고약 골머리...의원-상대적 박탈감
- 강신국·정시욱
- 2003-06-02 06:19:10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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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업조기 정착 공감불구 의약협업 구조는 미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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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편] 개국-개원가, 의약분업 현장
의약분업 3년을 맞은 지금 개국가와 개원가에서 생각하는 분업의 문제점과 부작용은 무엇일까?
약사들은 분업 후 시급히 개선돼야 할 사항으로 재고약 문제, 의·약사간 협력체계 구축, 약국유통 질서를 파괴하는 일부 오더메이드 제품 난립의 근절 등을 꼽았다.
의사들에게는 분업이 상대적 박탈감과 수입감소를 가져온 제도로 인식되고 있고 특히 분업 후 요양급여비 증가로 병의원 경영 여건이 심각한 상황에 직면한 것도 불만이다.
하지만 단시간 내에 분업이 정착됐다는 점에서는 대다수의 의약사들이 공감했다.
"쌓이는 재고약 방법이 없다"
[개국가]약사들은 '의사=처방·약사=조제'라는 분업의 기본시스템이 낳은 가장 큰 문제점은 '약국에 쌓이는 재고약'이라는데 주저 없이 답했다.
개국가는 의사가 처방권을 가지고 있어 약사는 재고 조절 등 의약품 관리에 대한 통제권이 사실상 없다며 이런 분업의 구조적인 특징이 재고약에 대한 해법 찾기를 더욱더 어렵게 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종로의 한 약사는 "병의원의 잦은 처방약 변경이 약국에 재고약을 쌓이게 하는 주된 요인"이라며 "성분명 처방 도입과 대체조제 활성화가 됐다면 그나마 좀 더 나았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또한 재고약에 대한 부담은 고스란히 약국 경영악화로 이어졌고 이는 환자들의 불편으로 돌어간다는 의견도 대두됐다.
경기의 한 약사는 "환자는 어떤 약국에 가든지 모든 약을 구할 수 있어야 하지만 지금의 제도 하에서는 사실상 불가능 하다"고 말했다.
현재 개국가에는 의원에서 1km만 벗어나도 환자들은 처방약을 구하기가 힘들 것이라는 웃지 못 할 얘기가 나오고 있다.
한편 개국가는 재고약을 줄이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전문약 소용량 포장이 일반화돼야 한다고 주문한다.
개국가는 1000T·500T 단위의 대용량 포장이 소용량 포장으로 제작된다면 재고약을 줄이는데 상당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의·약사간 협력이 안된다"
분업 시스템이 제대로 돌아가려면 의·약사의 상호 협력이 필수적이라는데 누구나 동의한다.
하지만 개국가는 "의·약사가 수평관계가 아닌 수직관계라는 인식을 의사들이 갖고 있다"며 이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서초의 한 약사는 "대체조제나 처방전에 대한 문의를 해도 의사와 직접 통화 한다는 건 하늘의 별따기라며 의원에 전화하면 간호사가 처리하는 건 예사"라고 말했다.
종로의 한 약사는 "병의원에 전화 했을 때 '거기 어느 약국이냐'는 질문 좀 안했으면 좋겠다"며 "왜 물어 보는지 저의가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하지만 다른 병의원의 경우 약사 견해를 존중하고, 상호협력을 시도하는 의사들도 다수 있는 것으로 보여 그나마 위안거리.
"저 약국에만 있고 우리 약국에는 없다"
개국가는 일부 약국에만 유통되는 오더메이드 의약품에 대한 근절도 시급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경기의 한 약사는 "일부 도매업체가 병의원 인근 약국에만 특정약을 공급하는 것도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고 환자가 와도 듣지도 보지도 못한 제약사의 약이 처방돼 있다"며 이런 경우 방법이 없다며 울상을 지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약국 간의 가격경쟁이 심화되면서 오더메이드약과 타 약국에서 취급하지 않는 일반약 찾기를 위한 움직임이 늘어 개국가 스스로 오더메이드 양산을 부추겼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의사들, 분업 이전으로 돌아가고 싶다
[개원가]의약분업이 의사들에게는 상대적 박탈감과 수입감소를 가져온 제도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분업 후 요양급여비 증가로 병의원 경영 여건이 호전됐다는 정부의 평가와 달리 현실적으로 심각한 경영난에 직면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직 의사들에 따르면 의약분업이 시행된 이후 각종 수가인하, 차등수가제 등 제도적 요인과 개인병원 증가로 인한 경영여건 악화 등 현실적 요인이 겹치면서 분업에 근본적으로 반대하는 입장이다.
또 개원 증가의 요인을 매년 3,000명 이상 배출되는 의사들에 의한 자연 증가분으로 해석하고, 분업 이전에 비해 의사 1인당 적게는 30%에서 많게는 70%까지 수입 감소를 토로했다.
지난해 전체 10%에 이르는 병의원 도산율(병협 통계)에 대해서도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정부의 보험재정 안정화 정책의 타겟이 의사들에게 돌아가는 부분을 '박탈감'으로 표현했다.
이에 개원을 포기하고 다시 봉직의로 돌아가는 추세도 감지되는 한편, 개원으로 빠져나간 공백을 메우기 위해 각 병원급에서는 봉직의 구인난도 심각한 추세다.
성형외과나 피부과의 개원이 급증하는 것에 대해서는 전체 의원의 경영이 의약분업으로 인해 호전됐다는 정부의 발표와 반대로, 분업과 관련이 없는 과 선호 경향이 만연해 심각한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강남 모 개원의는 "정부가 불신하고, 국민이 불신하는 의사가 되어 가는 여론이 안타깝다"며 "최근 대학에서도 분업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 과 선택이 늘고 있어 심각한 불균형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의사가 재정 안정 '희생양'
하지만 무엇보다 분업 여파로 심각하게 대두되는 의료계의 현안은 재정 안정화의 '희생양'이 의사라는 인식이 늘고 있다는 것.
최근 처방전 2매 발행 논란, 규제개혁위원회의 허위청구 포상제 도입, 성분명 처방, 대체조제 활성화 대두 등 현안으로 지적되는 부분들이 의사들에게는 불리한 제도라는데 입을 모은다.
모 내과의사는 "환자는 감소하고, 경영은 어렵고, 정부는 의사의 자존심을 깎는 정책으로 일관한다"며 "분업이 본래 의도와 달리 기형 발전한다는 생각이며 지금이라도 반대 투쟁을 다시 한다면 뛰어나가고 싶은 심정"이라고 피력했다.
분업이 이른바 정착화 단계에 들어선 요즘, 의사들은 분업 시행에 여전히 부정적 입장을 견지하며 현실적 난관에 봉착해 '내우외환'을 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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