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약국, 제몸에 맞는 옷 입어라
- 주경준
- 2003-04-28 10:3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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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사님! 옆 약국은 세금 덜 내는데, 우리 약국은 괜찮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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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처방조제 수가가 낮아지면서 한 문전약국의 약사는 이젠 규모에 맞는 기업경영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억’이라는 화폐단위가 동네약국에서는 연간 매출로 잡히는 반면 일부 대형약국는 매출기준으로만 놓고보면 한달 수억원대에 이르는 엄청난 규모다. 수익성이야 어찌됐건 물동량이나 유동자금규모면에서 보면 웬만한 중소기업 수준이다.
그러나 규모대비 경영적인 측면에서 볼 때 아직 가내수공업 수준을 넘지 못하고 있다는게 대형약국가의 현실이다.
극한 대립까지 이어졌던 노사문제 뿐만 아니라 전산시스템이나 의약품 사입·판매관리 측면에서 동네약국과 규의 차이만큼 차별화되지 못한다.
전산시스템의 경우 가정용 컴퓨터로 운영이 충분한 동네약국과 달리 대형약국의 경우 자체서버 운영·백업 등은 선택이 아닌 필수사항이지만 이에대한 전담요원이나 업체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대부분 바이러스의 피해나 시스템 고장 등의 불편을 겪고 난 연후에나 대책을 마련하는 경우가 많고 수만장의 처방전을 재입력하는 수고를 감내하는 경우를 종종 보아왔다.
재고약 반품사업 관련해 제약사의 협조·비협조 여부에 가려지기는 했지만 대형약국의 의약품의 사입·판매관리의 허점도 여실히 드러난 계기였다.
문제의 핵심이 의원의 처방약 변경 또는 제도적 허점에 의해 파생됐다하더라도 경영능력에 한계가 있는 동네약국과 달리 대형약국은 세제상 손비처리가 가능하고 적량 사입관리만으로도 반품문제에 있어 자유로웠어야 실은 정상이다.
노사 문제에 있어서는 남을 부리는데 익숙하지 않은 약국이 분업이란 변화의 과정에서 여전히 ‘좋은게 좋은 것’ 또는 ‘가족적인’ 이라는 수식어에 익숙한 경영의식을 갖고 있었고 결국 노사갈등 문제를 표면화시키게 됐다.
비단 최근의 사건외 급여지연, 부당해고, 해고자의 약국 고발 등 밀봉되고 가려졌던 그간의 진행과정에서 볼 때 약사 스스로 경영자 의식을 배양하는데 게으름을 피울 상황은 이미 지나갔다.
특히 약국간의 경쟁구도, 즉 옆의 약국의 안돼야 내 약국이 산다는 방식의 경쟁의식이 낳은 난매나 지나친 가격 할인이 경쟁력이라는 단순한 경영논리의 탈피를 위한 좀더 많은 고민이 요구되는 때다.
경영다각화 이전에 합리화부터 차근히 수순을 밟아나가는 등 약국 스스로 제 몸집에 맞는 옷을 맞춰 입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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