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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의-정 관계복원의 선결조건

  • 김태형
  • 2003-03-24 02:21:08
  • 요약

의사협회장에 김재정 전회장 당선을 계기로 정부와 의료계의 관계 복원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김재정 회장은 의약분업에 반대하며 2000년 휴·폐업을 주도했지만 정부는 물론 약사회와 대화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의료계 인사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평가다.

김 회장은 이런 분위기에 화답이라도 하듯 최근 노무현 정부를 향해 대화의 메시지를 공개적으로 전했다.

김 회장은 항상 "문제를 대화로 풀어야 한다"며 "정부와 대화를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밝혀왔다.

청와대는 이에 대해 "참여정부는 의사들을 멀리하지 않는다"며 "대화를 제의해 오면 언제든지 수용하겠다"는 입장이어서 김 회장이 취임하는 5월이후 의·정 대화 성사여부에 희망을 던져주고 있다.

또 "그동안 사전 준비없이 만나 서로 이득 본 것이 없다"며 "대화를 진전시키기 위한 확실한 안건이 사전에 조율돼야 한다"는 전제조건을 내세웠다.

김 회장의 최근 어록을 보면 이런 전제조건을 사전 조정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이 주장하는 의약분업 평가위원회 구성과 성분명 처방 법제화 결사 반대 등은 현 정부에서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주제이기 때문이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인수위를 통해 의약분업 자체를 평가대상으로 삼는 것은 결코 받아드릴 수 없다고 못박았다.

싸움을 벌인 후 화해를 원한다면 당사자들은 자신의 욕심을 한쪽씩 버리고 동시에 손내미는 미덕을 보일 때 감정의 골을 해소할 수 있다.

상대방이 받아들일 수 없는 주장만을 고집한다면 해결의 실타래는 풀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대통령 선거를 통해 시시비비가 가려진 '의약분업 재평가' 주장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고 싶다.

오히려 국민의 건강증진과 의료의 공공성 확대를 위한 진지한 정책대안을 갖고 접근해 주길 바란다.

현재 위기에 놓인 집단은 의약분업 재평가를 통해 탈출구를 찾으려는 '의료계'가 아니라 바로 '국민'이기 때문이다.

의료계가 우물안 개구리를 벗어나는 길은 국민 건강을 위한 대안을 정책적으로 제시하고 실천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의료계는 한발 물러서고 두발 앞으로 나가는 길을 찾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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