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공립병원 입찰, 공정성 논란 다시 불 붙어
- 오은석
- 2002-03-27 13: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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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부 병원 품목 선택과정서 불공정 물증·심증 제기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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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국공립병원 의약품 경쟁입찰에서 공정성 문제가 다시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25일 원자력병원 前원장이 외국계 제약사인 R사로부터 6,000여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불구속기소된데 이어 서울대병원이 동신제약 혈액제제를 입찰리스트에서 배제시킴으로써 품목선택과정의 해묵은 불투명성 논쟁이 되살아나고 있는 것.
특히 원자력병원 사례는 최근 가속화된 외자사의 공격적인 병원공략의 와중에 발생한 것으로 업계 일각에서는 그동안 투명한 영업을 주장하며 '도덕성'으로 국내 제약사와 차별화를 시도했던 외자사의 영업방식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그 신뢰성에 치명타를 입게 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번 사건과 관련된 품목은 독시플루리딘(doxifluridine) 계열 항암제로 유방암과 위암 등에서 가장 많이 처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35개 업체가 제네릭제품을 출시하고 있어 오리지널 품목의 메리트가 크지 않은 품목중 하나.
R사의 품목은 오리지널제품으로 캅셀당 가격은 경쟁제품들의 961원에 비해 높은 1,248원이다. 광동제약(1,114원), 신풍제약(1,119원), 한국유나이티드(1,119원)에 비해서도 다소 높은 편.
이같은 가격차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심평원이 보험약가를 책정할 때 오리지널의 기득권을 존중해주는 차원에서 일정정도 높은 수준의 가격이 형성되는 게 관례"라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가격경쟁력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국공립병원 입찰시장에서 정상적인 경우라면 오리지널의 경쟁력이 약화되는 게 상식이다.
하지만 대개 병원측이 품목리스트를 공시하면서 일부 품목으로 한정지음으로써 제한경쟁이 이뤄지는 게 보통이다. 심지어 일부 병원에서는 단독메이커 지정을 통해 특정품목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
이번 사건의 경우 품목선택권을 가진 병원장이 제약사의 리베이트를 챙긴 대가로 가장 가격이 높은 오리지널 품목을 채택해준 경우에 속한다.
특히 대개의 경우 제네릭품목이 출현할 경우 비주력으로 전환되는 관례에 비춰봤을 때 이번 사례는 전세계적으로 거대제약사들이 눈에 띄는 신약들을 출시하지 못해 기존 주력품목들을 고집할 수 밖에 없는 상황과 관련성 여부도 주목된다.
동신제약을 배제하고 녹십자PD 혈액제제만 품목리스트에 올린 서울대병원의 경우도 이같은 측면에서 의혹을 낳고 있다.
서울대병원의 경우 오래전부터 녹십자PD 제품을 사용해오다 작년에 동신제약 제품을 처음 공급받아 사용해본 결과 현재까지 별다른 문제가 없었으나 향후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배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즉 신뢰성 측면의 문제였던 셈이다.
하지만 동신제약은 서울대병원이라는 상징성으로 인해 자사의 제품에 문제가 있다는 인식이 확산될 것을 우려해 결국 감사원에 진정서를 접수하기에 이르게 된 것.
동신제약이 이처럼 완강한 자세로 나오자 현재 서울대병원측은 일체 언급을 자제하고 대책을 숙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공립병원에 대한 이같은 논쟁에 대해 회의적인 태도를 취하는 의견도 있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비교적 구매패턴이 투명하게 드러나 있는 국공립병원이 이 정도라면 모든 게 안개에 가려져 있는 사립종합병원이 어느 정도 심각한 수준일 것인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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