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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은 매장 이전 노동 환경…약사가 덜 힘든 공간이 먼저"

  • 김지은 기자
  • 2026-03-23 06:00:42
  • [인터뷰] 하민선 약국 인테리어 업체 생각자국 대표

[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우리 회사의 미션은 명확합니다. 약사가 오래 일해도 덜 힘들고, 환자가 편안히 상담받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입니다.”

약국 인테리어를 ‘디자인’ 이전에 ‘시스템’으로 바라보는 인테리어 업체가 있다. 10년 간 약 300여 곳의 약국 프로젝트를 진행해 온 생각자국 하민선 대표는 약국을 단순한 매장이 아닌 ‘지역 건강 거점’으로 정의한다.

생각자국이 지향하는 약국 공간은 화려함보다 지속 가능성에 가까웠다. 약사의 몸과 동선, 그리고 환자의 경험까지 함께 설계하는 구조다.

그런 업체가 약사들과의 소통 채널을 넓히기 위해 최근 데일리팜 ‘약국 Q&A’에서 약국 인테리어 부분을 맡았다.

하 대표는 “사소한 질문도 부담없이 할 수 있는 것이 온라인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궁금한 부분을 해소해 드리는 동시에 약국 공간 설계에 대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가고 싶다”고 말했다. 

“공간에는 생각이 남는다”…약사의 철학을 설계하다

하 대표는 ‘생각자국’이란 업체 이름에는 ‘공간에 남는 생각의 흔적’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그는 “약국 인테리어를 단순한 시공이 아닌 약사의 업무 방식과 철학이 구조로 남는 과정이라고 본다”고 했다.

하 대표가 초기 약국 인테리어 시장에 뛰어들 당시만 해도 약국이라는 업종 자체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 그래서 이후 약사들을 직접 만나고 대화를 쌓으며 약국의 생리를 배우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내린 결론은 명확했다. 약국은 의료기관이면서 동시에 상담과 건강관리 서비스가 이뤄지는 공간입니다. 그래서 공사가 아닌 하나의 시스템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이를 위해 그는 설계 전 의뢰 약사와의 인터뷰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하 대표가 설계 과정에서 절대 타협하지 않는 원칙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취향 없는 설계를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다.

“약사님들이 ‘전 취향 없으니 알아서 해주세요’란 말씀을 많이 하시지만 사실 취향이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워낙 업무가 바빠 자신의 취향을 정리할 시간이 없었을 뿐이죠.”

그는 레퍼런스 이미지와 디자인 사례를 통해 일종의 ‘이상형 월드컵’ 방식의 선택 과정을 유도한다. 그 결과 약사 스스로 자신의 취향을 발견하는 순간이 온다는 설명이다.

두 번째는 ‘불편을 당연하게 두지 않는 것’이다. 현장에서 그가 마주한 약국들은 예상보다 많은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었다. 조제대 높이로 인한 목 통증, 상부장 위치로 인한 어깨 부담, 비효율적 동선으로 인한 불필요한 이동 등이다.

“오랫동안 근무하며 익숙해진 환경이다 보니 약사님들이 불편함 자체를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반드시 인테리어 구상 전 기존 약국을 직접 방문해 동선과 작업 환경을 관찰하고 있습니다.”

그가 ‘약국 인테리어는 디자인 이전에 약사의 하루 노동을 설계하는 일’이라고 강조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현장의 문제는 종종 예쁜 디자인 뒤에 가려지곤 한다. 하 대표가 기억하는 한 사례는 외관상 카페처럼 아름답게 꾸며진 약국이었다. 그러나 실제 약사는 극심한 불편을 호소했다.

문제는 구조였다. 투약대는 병원 인포데스크처럼 설계돼 복약지도 시 상체를 숙여야 했고, 조제대는 높이와 깊이가 맞지 않아 임시 작업대를 따로 사용해야 했다. 심지어 진열 공간도 부족해 판매 구조 자체가 흔들리는 상황이었다.

그는 디자인보다 운영 구조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우선 동선이 정리돼야 약사가 편하게 일할 환경이 조성된다는 것. 

“약국은 카페나 단일 브랜드 매장과는 다른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수백, 수천가지 의약품을 다루고 규격도 다 제각각이죠. 그런 진열장이나 전반적인 동선을 설계하는 것이 곧 약사님의 업무 효율성과 상담 매출 구조와 연결된다는 점에서 신중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하 대표가 강조하는 약국 설계의 핵심은 세가지 흐름이다. 환자 이동 동선, 약사 업무 동선, 제품 접근 동선. 이 세 가지가 충돌하지 않도록 구조를 잡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 하 대표의 설명이다.

이 같은 설계 변화는 실제 성과로도 이어지고 있다. 공사 이후 일반약 매출이 증가했다는 약사들의 피드백이 대표적이다. 다만 그는 인테리어의 역할을 과장하지 않는다.

“초기 설계 단계에서 평면 구조 검토에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합니다. 동선이 정리되면 이후 디자인은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재방문이나 상담 전환율은 결국 경험의 문제입니다. 공간은 그 경험을 만들어주는 환경이라고 생각합니다.”

“인테리어 이전에 약국 환경 파악·운영 계획부터 고민해야”

약사들이 약국 인테리어 과정에서 가장 많이 고민하는 부분은 예산과 공간 효율이다. 하 대표는 이때 상권과 운영 계획을 먼저 고려할 것을 조언한다. 인테리어에 얼마를 쓸것인가를 고민하기 이전에 어떤 약국을 만들 것인지에 대한 기준부터 명확히 세울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개인 취향도, 유행도 좋지만 약국의 상권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보실 것을 권해요. 상권에 따라 약국 인테리어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죠. 더불어 이 약국을 몇 년 정도 운영하실건지, 양도 양수 계획이 있는지도 주효하게 작용하게 됩니다. 약국 운영 계획서를 작성해 보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고요.”

하 대표는 그간 온라인 Q&A 상담을 통해 약사들과의 접점을 넓혀왔다. 의뢰인 입장에서는 사소한 질문도 부담 없이 물어볼 수 있다는 점이, 업체의 경우 자연스럽게 실질적인 정보 아카이브도 쌓일 수 있단 점이 온라인 소통의 장점이다. 

이번 데일리팜 ‘약국 Q&A’ 입점 역시 같은 맥락이다. 하 대표는 약사들에 다양한 정보도 제공하고 받은 질문을 통해 더 깊이 있는 설계 인사이트를 축적하겠다는 계획도 있다.

“약국 인테리어를 보다 전략적으로 준비할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약사님들의 고민이 곧 저희 시스템을 발전시키는 자산이기도 합니다.”

그는 마지막으로 약사들에게 이렇게 조언했다.

“좋은 약국은 ‘철학이 담긴 구조’에서 시작됩니다. 약국 인테리어는 예쁜 공간을 만드는 일이 아닙니다. 앞으로 수년간 일하게 될 환경을 설계하는 과정입니다. 공간이 바뀌면 약사의 업무 방식과 환자의 반응도 함께 바뀔 수 있아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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