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질환약, 100일 건보 적용… 동네의원 '통합수가제' 도입"
- 이정환 기자
- 2026-06-25 13:27:50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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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등재 후평가 의약품, 5년 뒤 성과 없으면 약가 인하·퇴출
- 동네의원 중심 한국형 주치의… '통합수가제'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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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이정환 기자] 보건복지부가 희귀질환 치료제의 건강보험 등재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고, 동네의원이 환자의 예방과 관리를 전담하는 ‘한국형 일차의료 모델’ 구축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보건복지부는 25일 제12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를 열고, ▲희귀질환 치료제 신속등재 시범사업 추진 ▲지역사회 일차의료 혁신 시범사업 변경안 등을 의결·논의했다.
이번 결정으로 중증·희귀질환자의 치료 접근성이 대폭 개선되고, 일차의료 현장에는 질병 치료 중심에서 ‘관리 중심’으로의 보상 체계 변화가 예고된다.
희귀질환 신약 '100일 초고속 등재'… 5년 뒤 성과 없으면 약가 인하·퇴출
복지부는 희귀질환 치료제의 건강보험 등재 기간을 대폭 단축하는 대신, 등재 후 5년 이내에 실제 임상 성과를 엄격하게 평가해 약가를 조정하는 '조건부 급여' 제도를 본격 도입한다. 속칭 선등재 후평가 제로도, 선제적으로 먼저 건보급여를 적용해주는 대신, 사후 평가를 거쳐 약효나 건보효율성을 입증하지 못하면 기지급 급여를 삭제하는 조치다.
이는 곧 빠른 등재로 환자의 치료 접근성은 높이되, 철저한 사후 관리를 통해 건강보험 재정의 효율성을 확보하겠다는 취지 행정이다.
골자는 5년 주기 사후평가를 적용하고 성과에 따라 약가를 유지하거나 전액 본인부담까지 차등하는 내용이다.
이번에 공개된 세부 계획에 따르면, 신속 등재된 희귀질환 치료제는 5년 이내에 사후평가 및 급여 조정을 거치는 '조건부 급여' 형태로 관리된다.
1~3년차는 자료 수집 기간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 주도로 국내 실사용 데이터 레지스트리를 구축하여 임상 성과 자료(RWE)를 산출한다.
4년차부터는 사후평가 기간이다. 심평원의 RWE를 중심으로 평가하되, 제약사가 제출한 국내외 임상시험 및 실사용 근거 자료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경제성 평가가 가능한 약제이거나 제약사가 희망하는 경우에는 경제성 평가도 수반된다.
5년차는 급여 조정이 이뤄진다. 임상 성과 평가 또는 경제성 평가 결과에 따라 급여를 조정하고 건보공단과 협상을 진행한다.
특히 사후 평가 결과에 따른 급여 조정 기준은 4단계로 나뉘어 매우 엄격하게 적용된다.
약가 유지 조건은 주요 임상 지표에서 확실한 우월성을 입증해 '현저하거나 중요한 개선'이 인정된 1등급의 경우에만 약가가 유지된다.
10% 인하는 대리지표에서의 유의한 개선, 일반적인 이상반응 발생 감소, 편의성의 유의한 개선 등 '일반적 개선'만 확인되거나, 통계적 한계로 편익의 크기를 정량화할 수 없는 2등급의 경우 약가가 10% 인하된다.
20% 인하 등은 대체 치료법 대비 임상적 유용성이 유사하여 '개선 없음(비열등)' 판정을 받은 3등급은 대체 치료법의 가중평균가로 조정되거나 20% 인하된다.
전액 본인부담의 경우 대체 치료법 대비 임상 효과가 낮거나 이상반응 발생 위험이 높아 임상적 유용성이 '열등'하다고 판정된 4등급은 급여에서 제외되어 전액 본인부담으로 전환된다.
조건부 급여 기간(등재 후~5년) 이후 추가 재정분에 대해서는 평가 지연 등을 고려해 환급하는 절차도 마련된다.
하반기 시범사업 돌입…2027년부터 임상 근거 축적 본격화
이러한 사후평가 체계가 적용될 '희귀질환 치료제 신속 등재 시범사업'은 당장 올해 하반기부터 속도감 있게 추진된다. 현재 시범사업 대상 약제 선정 전으로 구체적인 소요 재정은 정해지지 않았으나, 향후 약제별 소요 재정을 제시하여 건정심의 심의를 거칠 예정이다.
구체적인 향후 계획 타임라인은 올해 7~8월 시범사업 대상 약제를 공고한다.
9월에는 신청 약제를 대상으로 적정성을 검토해 최종 대상을 선정하고, 10월부터는 레지스트리 참여 요양기관과 협약을 맺고 신속 등재를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2027년부터 2032년까지는 향후 5년에 걸쳐 임상근거 자료를 축적하고 사후 평가 및 급여 조정 절차를 밟아나간다.
정부는 이번 1차 시범사업의 운영 현황 및 성과 분석을 통해 관련 근거를 마련하고, 필요시 2차 시범사업도 연이어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신약 접근성은 대폭 넓히면서도, 치료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약제는 과감히 퇴출하는 '실효성 중심'의 건보 재정 운영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2027년 의원급 수가 총 1.6% 인상… “필수의료에 집중 보상”
지난 5월 국민건강보험공단과 협상이 결렬됐던 의원급 유형의 2027년도 환산지수(수가) 인상률이 총 1.6%로 최종 결정됐다.
단 인상분 전체가 일괄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복지부는 전체 1.6% 중 0.9%만 환산지수 인상에 반영(점수당 단가 96.5원)하고, 나머지 0.7%는 진찰료 등 필수의료 및 저평가된 의료 행위의 상대가치점수를 인상하는 데 활용하기로 했다. 상대가치점수 조정에 대한 세부안은 추후 건정심을 통해 다시 결정될 예정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환산지수와 상대가치를 연계함으로써 의료현장의 수용성을 높이고, 실질적으로 필요한 필수의료 분야에 적정한 보상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네의원 중심 한국형 주치의…'통합수가제' 도입
환자가 여러 질환을 앓고 있더라도 동네의원에서 체계적인 건강관리를 받을 수 있는 '지역사회 일차의료 혁신 시범사업'도 9월부터 본격 시행된다.
이번 시범사업의 가장 큰 특징은 '통합수가제' 도입이다. 기존에는 진찰, 검사, 처치를 각각 계산하는 '행위별 수가제'를 따랐으나, 이제는 환자의 연령, 성별, 기저질환 등을 고려한 HCC(계층적 질환군) 위험도에 따라 포괄적인 통합수가를 적용받을 수 있다.
한국형 일차의료: 의사, 간호사, 물리치료사 등 다학제 팀이 포괄적인 건강관리 서비스(예방, 교육, 상담, 돌봄 연계)를 제공한다.

선택적 보상도 뒤따른다. 의료기관의 여건에 따라 통합수가제와 기존 행위별 수가제 중 선택할 수 있다. 통합수가 방식을 선택한 의료기관에는 가산 수가와 성과 보상 등 추가 인센티브가 제공된다. 아울러 의료기관의 보상 방식이 바뀌더라도 환자가 내는 본인부담금은 기존과 동일하다.
"일차의료 체질 개선 기대"
복지부는 이번 시범사업이 특정 질병 치료에만 급급하던 기존의 단편적 진료 문화를 '예방과 관리 중심'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7~8월 중 참여 기관 공모를 진행하고, 선정된 기관을 대상으로 9월부터 본격적인 서비스 제공에 나설 계획이다.
한편, 이날 건정심에서는 2027년도 의원 요양급여비용(환산지수) 인상률을 최종 결정했으며, 일부 재정을 필수의료 분야 보상 강화와 연계하여 투입하기로 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단순한 질병 치료를 넘어 국민이 사는 곳에서 양질의 일차의료를 누릴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다질 것"이라며 "현장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안정적인 제도 정착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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