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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급락·파산·상폐…코로나 R&D의 참혹한 고지서[데일리팜=김진구 기자] 팬데믹 사태 당시 코로나 치료제·백신 개발에 뛰어든 기업 상당수가 주가 급락과 상장폐지·청산 위기라는 고지서를 받아들었다.천정부지로 치솟던 이들의 주가는 개발 중단과 제약바이오 업종에 대한 전반적인 투심 악화로 크게 하락했다. 실제 코로나 임상에 나선 상장 제약사 29곳 중 24곳(82%)의 주가가 고점 대비 절반 이하로 하락했다.이 과정에서 감사의견 거절과 경영진의 횡령·배임 혐의 등이 겹쳐져 상장폐지 위기에 놓인 기업도 적지 않다. 또 경영 악화로 다른 기업에 인수되거나 파산 위기인 곳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코로나 임상 기업·기관 34곳 중 2곳만 개발 성공…대부분 개발 중단28일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국내 임상시험 승인 건수는 이전과 비교해 큰 폭으로 증가했다. 팬데믹 이전인 2019년 714건이던 임상 건수는 2020년 799건, 2021년 842건 등으로 늘었다. 2022년엔 711건을 기록했다.이 기간 감염병 관련 임상이 크게 늘었다. 2019년의 경우 감염병 관련 임상이 24건에 그쳤으나, 2020년 66건으로 늘었다. 2021년과 2022년엔 60건·41건을 각각 승인받았다. 엔데믹 이후인 2023년엔 감염병 임상이 26건으로 다시 감소했다.코로나 팬데믹 기간 중 감염병 임상시험 건수의 증가(자료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 총 34개 기업·기관이 코로나 임상을 승인받았다. 코로나 치료제 임상 24개 기업, 코로나 백신 12개 기업·기관 등이다.이 가운데 코로나 치료제·백신 개발에 성공한 기업은 각 1곳씩이다. 셀트리온이 코로나 치료제 ‘렉키로나주’를, SK바이오사이언스가 코로나 백신 ‘스카이코비원’을 각각 허가받았다.두 기업을 제외한 나머지 기업 대부분은 개발을 중단했다. 임상 과정에서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거나, 혹은 시장성이 낮다는 자체 평가에 따른 결정이었다.코로나 치료제 개발 기업 중 녹십자·녹십자웰빙·대웅제약·비엘·아미코젠파마·제넥신·종근당·텔콘RF제약·뉴지랩테라퓨틱스·대원제약·동화약품·부광약품·신풍제약·CG인바이츠·에이피알지·엔지켐생명과학·진원생명과학·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 임상 중단을 공식적으로 밝혔다.샤페론·이뮨메드·제넨셀의 경우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공개하는 임상정보 상 진행 상태가 ‘모집 중’인 것으로 나타나지만, 중단된 것으로 추정된다.이밖에 일동제약과 현대바이오사이언스는 각각 ‘조코바’·‘제프티’의 임상3상을 마무리한 뒤 긴급사용승인을 추진했으나, 사실상 무산된 상태다.코로나 치료제 임상 현(자료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 코로나 백신 임상도 마찬가지다. 국제백신연구소·제넥신·진원생명과학·유바이오로직스·큐라티스·HK이노엔·아이진·에스티팜·고대구로병원에서 코로나 백신 임상 종료를 공식 선언했다.셀리드가 코로나 백신 개발 업체 중 사실상 유일하게 임상을 지속 중인 것으로 보인다. 셀리드는 바이러스벡터 플랫폼의 백신 개발에 나섰다. 한 차례 후보물질 변경을 통해 오미크론 변이에 대응할 수 있는 임상 3상을 승인받아 진행하고 있다.30개 넘는 기업에 코로나 치료제·백신 개발에 나섰지만, 품목허가를 받은 2곳을 제외하고 사실상 단 1곳만이 개발을 지속하고 있는 셈이다.코로나 백신 임상 현(자료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 천정부지 치솟았던 코로나 테마주, 5곳 중 4곳은 반토막 상태코로나 치료제·백신 개발 기업들의 주가는 팬대믹 사태 때 급격히 치솟았다. 마땅한 치료제·백신이 없는 상황에서 개발에 나선다는 기업의 발표 하나만으로 주식시장에서 호재로 작용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그러나 엔데믹을 전후로 이들의 주가가 급락했다. 이 시기 경기 침체가 겹치면서 국내 주식시장 전반이 부진했으나, 코로나 임상 기업들의 낙폭은 더욱 두드러졌다.실제 KRX헬스케어 지수는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최고 5685.12를 기록한 바 있다(2020년 12월 7일). 지난 27일엔 4125.24로 팬데믹 기간 최고점 대비 27% 하락했다. KRX섹터지수는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상장 종목을 17개 산업군으로 구분하고 각 산업군 별 대표 종목을 선정해 산출하는 지수다. KRX헬스케어는 거래소가 선정한 주요 제약바이오주 72개로 구성됐다.반면 팬데믹 기간 최고로 치솟았던 코로나 임상 기업의 주가는 더욱 큰 폭으로 하락했다. 코로나 임상에 나선 상장제약사 29곳 가운데 24곳(83%)은 고점 대비 절반 이하 수준으로 떨어졌다. 코로나 임상에 나선 기업 5곳 중 4곳은 주가가 반토막난 셈이다.주가 하락폭이 90% 이상인 기업도 적지 않다. 대표적으로 엔지켐생명과학의 경우 2020년 8월 10일 종가기준 14만8806원으로 치솟았다. 당시 개발 중이던 코로나 치료제 후보물질이 미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2상 승인을 받았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했다. 그러나 현재는 1353원에 거래 중이다. 하락폭은 99%에 달한다.엔지켐생명과학 주가 추아(자료 한국거래소) 제넥신은 2020년 9월 2일 18만2900원이었으나, 현재 4245원으로 98% 하락했다. 셀리드는 2021년 7월 8일 13만9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재 4790원으로 97% 하락했다. 신풍제약도 한때 19만8000원에 달하던 주가가 9090원으로 97% 하락했다. 이밖에 아이진·진원생명과학·아미코젠파마의 주가가 고점 대비 90% 이상 하락했다.또한 큐라티스·부광약품·SK바이오사이언스·일동제약·CG인바이츠·유나이티드제약은 팬데믹 당시 치료제·백신 개발 소식에 힘입어 치솟았던 주가가 현재 80% 이상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화약품·유바이오로직스·녹십자는 70% 이상, 종근당·샤페론은 60% 이상 각각 하락한 상태다.뉴지랩파마·셀리버리 상장폐지 수순…이뮨메드 사실상 파산 상태상장폐지 또는 파산 위기인 기업도 적지 않다. 뉴지랩파마는 자회사인 뉴지랩테라퓨틱스를 통해 코로나 치료제 개발에 나섰다. 뉴지랩파마는 2023년 3월 10일 이후 거래정지 상태다. 회사는 2022년과 2023년 연속으로 감사의견 거절을 받았다.뉴지랩파마는 경영진을 전면 교체하고 사명을 변경하는 등 정상화에 나섰으나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폐지 결정을 받았다. 현재는 법원에 상장폐지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통해 본안 판결까지 상장폐지를 위한 정리매매가 중단된 상태다.셀리버리도 주식시장 퇴출이 결정됐다. 셀리버리는 지난해 6월 3일 상장폐지가 결정됐다. 사유는 감사범위 제한과 계속기업 가정 불확실성에 따른 감사의견 거절이다. 당초 지난해 상장폐지에 따른 정리매매가 진행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셀리버리 측이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고, 정리매매가 보류됐다. 지난 21일 법원이 가처분 신청에 대해 기각 결정을 내리면서 상장폐지 절차가 재개된다.셀리버리는 팬데믹 기간 동안 코로나 치료제 개발 기대감에 주가가 급등했다. 2021년 1월 28일엔 19만2017원으로 치솟았다. 시가총액은 3조원을 넘어섰다. 당시 셀리버리는 흡입제 형태로 코로나 치료제 개발에 나섰다. 한국이 아닌 미국·유럽에서 임상을 진행할 계획이었으나,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이후로 주가는 내리막을 걸었다. 2021년 9월엔 시가총액이 2조원 아래로 떨어졌고, 2023년 3월 23일 이후 2년가량 거래가 정지됐다.셀리버리 주가 추아(자료 한국거래소) 셀리버리는 팬데믹 기간 주가 급등으로 핵심 임원들이 많게는 수백억원 규모의 스톡옵션 행사이익을 올리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셀리버리의 최 모 상무는 지난 2021년 상반기에만 236억500만원의 보수를 수령했다. 당시 최 상무는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행사이익으로 234억7700만원을 확보했다.셀리버리의 창업주 조대웅 대표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검찰은 조 대표를 구속기소했다. 조 대표와 A씨는 2021년 9월부터 전환사채와 전환우선주를 발행하면서 699억원을 코로나19 치료제 등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비 등으로 사용할 것처럼 공시했는데 해당 자금으로 물티슈 제조업체를 인수한 혐의를 받는다.코로나 치료제 개발에 나섰던 비엘은 다른 기업에 인수됐다. 지난해 3월 최대주주가 모아데이터로 바뀌었고, 사명은 모아라이프플러스로 변경됐다. 비엘은 BLS-H01이란 이름의 코로나 치료제를 개발했다. 그러나 2상을 마무리하지 못한 채 조기종료됐다.비상장 기업인 이뮨메드는 사실상 파산 상태인 것으로 보인다. 이미 사무실과 연구실이 폐쇄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엔 홈페이지마저 폐쇄됐다. 회사 홈페이지에선 현재 호스팅비 미납에 의해 폐쇄됐다고 안내한다. 이 회사의 재무실장은 횡령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2025-02-28 06:29:23김진구 -
K-바이오, 8조 외형 특발성 폐섬유증 신약 도전장[데일리팜=노병철 기자] 국내 토종제약바이오기업들이 8조 외형의 글로벌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시장에 도전장을 내고 상당한 성과를 도출하고 있어 주목된다.특발성 폐섬유증은 10만명 당 1~2명 정도가 발병하며, 희귀질환 사망자·진찰 및 수술·입원료 최상위권을 차지하고 있고, 진단 후 5년 생존율은 40%에 불과하다.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전 세계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시장은 현재 약 8조원 정도로 매년 5.6%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오는 2030년에는 10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먼저 대웅제약은 지난해 중순, 세계 최초 신약(First-in-class)으로 개발 중인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베르시포로신(DWN12088)이 임상 2상에서 안전성을 검증 받아 상용화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베르시포로신은 2024년 3월 개최한 1차 독립적 데이터 모니터링 위원회 회의에 이어, 7월 개최한 2차 회의에서도 임상 지속을 권고 받았다.2차 IDMC 회의에서는 임상시험을 완료한 특발성 폐섬유증 환자 51명을 포함한 총 59명의 등록 환자를 대상으로 베르시포로신의 안전성 데이터를 심층 검토한 결과 큰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았고, 임상 2상은 올해 안에 완료할 계획이다.베르시포로신은 미국 FDA로부터 2019년 희귀의약품 및 2022년 신속심사제도(패스트 트랙) 개발 품목으로 지정 받았으며, 2024년 1월에는 유럽의약품청(European Medicines Agency, EMA)으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된 바 있다.지난 2023년에는 영국의 씨에스파마슈티컬스(CS Pharmaceuticals)와 중화권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하는 등 글로벌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베르시포로신은 콜라겐 합성을 직접적으로 억제하는 새로운 작용 메커니즘을 통해 기존 치료제와 차별화된 안전성과 효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차바이오텍은 정맥 주사로 줄기세포를 투입하면 대부분의 세포가 폐로 이동하는 특성을 활용해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다.탯줄유래 중간엽 줄기세포에 특발성 폐섬유증의 중요한 병인인 섬유화 억제, 유리산소기 감소, 항염증 작용이 있는 세크리톰(Secretome)을 분비할 수 있도록 두개의 유전자를 도입한 치료제(CHAGE-201-IPF)를 개발하고 있다.현재 중간엽줄기세포에 조합된 치료 유전자 도입을 위한 렌티바이러스 벡터(Lentivirus Vector) 를 개발하고 있으며, 향후 유전자 발현 및 도입율을 평가할 예정이다.2026년까지 폐섬유화질환 동물에서 이중 유전자가 도입된 기능 강화 중간엽줄기세포와 단일 유전자가 도입된 중간엽줄기세포의 효능을 평가할 계획이다. 이후 기존에 허가된 표준치료제와 병용요법의 시너지 효과를 검증할 예정이다.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는 신규 표적 단백질인 오토탁신(autotaxin)을 선택적으로 저해하는 신약 후보물질로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오토탁신에 의해 만들어진 리소포스파디드산(lysophosphatidic acid)은 세포 표면의 수용체와 결합해 경화증, 종양화 등 병리기전에 관여하는 단백질로 알려져 있다.한편 특발성 폐섬유증의 명확한 발병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흡연자에서 빈도가 높고, 위-식도역류에 의한 만성적 폐 흡입, 금속분진, 목재분진 등이 발생과 연관이 있는 위험인자들로 보고된 바 있으나, 대부분의 환자들에서는 확실한 인과관계가 있는 인자들을 찾을 수 없다.아직 특발성 폐섬유증을 완치할 수 있는 치료제도 개발되지 않았다. 항섬유약제인 피르페니돈(Pirfenidone)과 닌테다닙(Nintedanib)이 폐기능 저하의 속도를 늦추는 것으로 입증돼 표준치료로 사용되고 있으나, 두 약제 모두 질병의 진행을 늦출 뿐 완치 효과는 없다.말기 환자에서는 폐이식 외에 다른 효과적인 치료 방법도 없다. 폐 이식 후 5년 생존율은 50~60%로 보고되었으나, 장기 공급이 부족하고 특발성 폐섬유증의 예후가 나쁘기 때문에 이식을 기다리는 도중에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해외 기업들도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시장을 목표로 신약 개발에 힘쓰고 있다.독일의 베링거인겔하임은 이달 중순경 진행성 폐섬유증 치료제로 개발 중인 네란도밀라스트의 글로벌 3상 임상시험 톱라인 데이터를 발표했다.특발성 폐섬유증과 진행성 폐섬유증 치료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으며, 이번 임상은 진행성 폐섬유증 환자 1178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미국 생명공학기업 플라이언트 테라퓨틱스는 최근 인테그린 저해제 벡소테그라스트(PLN-74809)에 대한 임상2상을 진행한 바 있다. 인테크린은 염증을 포함한 다양한 신체 과정에 관여하는 단백질의 한 종류다.2025-02-28 06:00:59노병철 -
장기지속형 HIV 치료제, 급여 전망...새치료 옵션 기대[데일리팜=황병우 기자] 장기지속형 HIV(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 치료제 '보카브리아+레캄비스' 병용요법이 보험급여 적용을 눈앞에 두면서 임상현장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국내에 허가받은 지 2년여가 지났지만, 비용 등의 허들로 아직 시장에 출시되지 않은 상황. 그동안 환자들이 출시를 기다렸던 만큼 급여 적용과 함께 빠르게 영향력을 키울 것이란 전망이다.보카브리아 제품사진관련 업계에 따르면 얼마 전 한국GSK는 국민건강보험공단과 HIV 신약 보카브리아(카보데그라비르)와 레캄비스(릴피비린) 병용요법에 대한 약가협상을 타결했다. 레캄비스는 한국얀센의 제품이며 등재 절차는 GSK가 전담했다.두 약제는 경구제로 개발됐던 약물을 각각 주사제로 개발한 제품이다. 장기지속형 주사제로 HIV 감염을 치유할 수는 없지만 백혈구를 표적으로 작용해 AIDS 바이러스의 수치를 낮추고 유지되도록 도움을 주는 치료제다.지난 2022년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바이러스학적으로 억제돼 있고 바이러스학적 실패 이력이 없으며 카보테그라비르 또는 릴피비린에 알려진 또는 의심되는 내성이 없는 성인 환자의 HIV-1 감염 치료를 위한 병용요법으로 승인됐다.현재 시장을 3제요법인 빅타비(빅테그라비르/엠트리시타빈/테노포비르알라페나미드, B/F/TAF)와 2제 요법인 도바토(성분명 돌루테그라비르/라미부딘)가 양분하고 있다.빅타비와 도바토 이전에 많은 처방이 이뤄지고 있던 젠보야와 트리멕도 여전히 처방이 이뤄지고 있지만 후속 치료제의 등장으로 무게추가 넘어갔다는 평가다.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2023년 빅타비의 매출은 545억원으로 HIV 치료제 중 가장 높은 매출을 올렸다. 이는 2022년 매출 491억원과 비교하면 11% 성장한 수치다.도바토도 2020년 급여 당시 18억원의 매출을 올린 이후 ▲2021년 132억원 ▲2022년 203억원 ▲2023년 260억원으로 성장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등장하는 '보카브리아+레캄비스' 병용요법의 가장 큰 강점은 편의성이다.기존 HIV 치료제는 경구제로 연간 365일 매일 복용해야 했지만, 보카브리아 병용요법은 월 1회 혹은 격월 1회 근육 내 주사제 투여로 최대 연 6회까지 투여 빈도를 줄일 수 있다.이러한 강점은 HIV 감염인의 어려움으로 꼽히는 사회적 낙인의 불안감에서 효과를 볼 수 있다는 평가다.실제 HIV 감염인 단체 러브포원이 진행한 '2024 HIV 치료제 인식' 설문 조사에 따르면, 국내 HIV 감염인의 73%가 HIV 치료제 복용 시 다른 사람들의 시선과 주변에 감염 사실이 드러날 수 있다는 두려움을 느낀다고 답했다.이미 임상현장에서 '보카브리아+레캄비스' 병용요법에 대한 환자들의 문의가 있는 만큼 치료제 전환도 적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의 판단이다.김진남 한양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기존 치료제는 매일 하나씩 복용해야 해서 직장에서 중간에 먹게 되거나 출장 혹은 여행 등 부담스러운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며 "병원에 1개월에 한 번씩 내원에 주사를 맞으면 일상생활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출시 이전에도 치료제에 대해 문의하는 환자들이 존재했다"고 설명했다.최근에는 류마티스나 아토피 등 주기적으로 주사제를 투여하는 치료제가 늘어난 만큼 환자가 느끼는 사회적 낙인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는 평가다.다만 '보카브리아+레캄비스' 병용요법 역시 만능은 아닌 만큼 기존 치료제의 영향력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기존 치료제는 보통 3개월에 한 번 병원을 내원해 처방받으며 때에 따라 6개월에 한 번 방문하는 예도 존재한다.하지만 병용요법은 주사제인 만큼 투여 주기를 맞춰야 하는데 개인의 상황 등에 따라 이 주기를 짧게 가져가기 어려운 경우에는 더 높은 빈도로 병원을 찾는 것에 대한 부담이 생길 수 있다는 의미다.김진남 교수는 "약제 복약 순응도가 중요할 수밖에 없는데 매일 복용하는 경구제의 경우 병원 내원이 늦어도 기존의 약제가 있으면 매일 복용하면서 약물 농도를 유지하면 된다. 하지만 주사제는 투여일 기준 앞뒤로 7일의 여유가 있지만 환자에 따라 제한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두 약물의 병용요법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만 통과하면 곧바로 급여 적용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이에 대해 김 교수는 아직 치료제가 출시되지 않은 상황에서 단언할 수는 없지만 환자 문의를 기준으로 최소 10% 이상의 환자가 전환할 것으로 전망했다.그는 "주사제는 주사 부위 통증도 있고 새로운 약제가 있어 한 번에 많은 수가 변경할 것 같지는 않다. 그래도 문의하는 환자의 수가 두 자릿수(10% 이상)였고, 이미 여러 연구를 통해 효과가 증명된 만큼 선택지가 늘어났다는 점에서 전환하는 환자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2025-02-28 06:00:10황병우 -
MSD 희귀암 치료제 '웰리렉' 급여 재도전 성공할까[데일리팜=어윤호 기자] 희귀 항암제 '웰리렉'이 보험급여 등재 재도전에 성공할지 관심이 모아진다.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MSD 경구용 저산소증유도인자-2 알파(HIF-2α)억제제 웰리렉(벨주티판)이 오는 3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암질환심의위원회에 상정될 전망이다.이 약물은 지난해 4월 급여 신청을 제출, 5월 국민동의청원에 오른 후 5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냈지만 암질심의 벽을 넘지 못한 바 있다. 웰리렉의 재도전에서 관건은 역시 재정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웰리렉은 폰히펠-린다우(VHL, Von Hippel-Lindau)라는 희귀한 적응증에 대해 2023년 국내 희귀의약품으로 지정, 같은해 5월 최종 승인됐다.구체적인 적응증은 즉각적인 수술이 필요하지는 않으나 VHL 관련 신세포암, 중추신경계 혈관모세포종, 췌장 신경 내분비 종양에 대한 치료가 필요한 VHL 성인 환자의 치료 등이다.이 약은 세포 증식, 혈관신생, 종양 성장과 관련된 HIF-2α 표적 유전자의 전사 및 발현을 감소시키는 기전을 갖고 있다.웰리렉은 신장에 국한된 최소 하나 이상의 측정 가능한 고형종양이 있는 VHL 관련 신세포암 환자 61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개방표지 임상시험 Study 004 연구를 통해 유효성을 입증했다.등록된 환자는 CNS 혈관모세포종, 췌장내분비종양을 포함해 다른 VHL 관련 종양이 있었다.임상시험의 주요 효능 평가변수는 독립적인 검토위원회가 RECIST v1.1을 사용해 평가한 방사선 평가로 측정된 객관적반응률(ORR)이었다. 다른 추가 효능 평가변수에는 반응 지속기간(DoR)과 최초 반응 획득까지의 기간(TTR)이 포함됐다.그 결과, 웰리렉은 VHL 관련 신세포암 환자에서 ORR 49%를 보였다. 모든 반응은 부분 반응이었다. 반응 지속기간은 아직 중앙값에 도달하지 않았으며 최소 12개월 이후 반응이 지속된 환자 비율은 56%로 집계됐다. 최초 반응 획득까지의 기간 중앙값은 8개월이었다.또한 VHL 관련 CNS 혈관모세포종이 있는 환자 24명에서 ORR은 63%로 나타났으며, 이 가운데 완전 반응률이 4%, 부분 반응률이 58%였다.웰리렉은 얼마 전 미국에서 신장암 적응증을 추가하기도 했다. 이 약은 PD-1 또는 PD-L1 억제제 및 VEGF-TKI 치료 후 질병이 진행된 진행성 신세포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 LITESPARK-005를 통해 유효성을 확인했다.그 결과, PD-1 또는 PD-L1 면역관문억제제 및 VEGF 수용체 표적 치료제를 순차적 또는 병용투여 받은 진행성 신세포암 환자에서 에베로리무스 대비 무진행생존율(PFS)을 개선했으며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25% 감소시켰다.2025-02-28 06:00:01어윤호 -
조용준 제약협동조합 이사장 3연임…"규제 개선 총력"[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조용준 한국제약협동조합 이사장이 3연임에 성공했다. 조 이사장은 "중소기업 매출 기준 확대와 산업 규제 개선확대 등 회원사의 현실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한국제약협동조합은 27일 제약회관 4층 강당에서 제61회 정기총회를 개최하고 제26대 이사장에 조용준 현 이사장을 선임했다. 조용준 동구바이오제약 회장은 23대, 24대, 25대에 이어 4번째 이사장직을 수행하게 됐다.조 이사장은 개회사를 통해 최근 원료수급 불안과 유통 구조 문제 등 대내외적 경영 환경의 어려움을 언급하며 적극적인 대응을 당부했다.특히 최근 제약업계와 관련한 규제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 중 하나가 현행법 내 중소기업 매출 기준 상향 추진이다. 최근 조합은 중소기업중앙회 등과 함께 매출 기준을 3년 연평균 매출 1500억원으로 상향하는 방향을 논의하고 있다.법률상 '중소기업'은 현행 중소기업기본법 시행령에 따라 3년 평균 손익계산서상 매출액 기준에 따라 정해진다. 제약업종의 경우 '3년간 평균 매출 800억원'이 기준이다. 그 외 재무상태표상 자산총계가 5000억원 미만인 경우에도 해당된다.중소기업에 해당하면 ▲중소기업특별세액감면 ▲수도권 밖으로 공장 이전 시 세액 감면 ▲통합투자세액공제 ▲수도권 과밀억제권역의 투자에 대한 조세감면 배제 ▲최저한세액에 미달하는 세액에 대한 감면 등의 배제 ▲기술 이전·취득 등에 대한 과세 특례 ▲경력단절 여성 고용 기업 등에 대한 세액공제 ▲정규직 근로자로의 전환에 따른 세액공제 ▲고용유지중소기업 등에 대한 과세특례 ▲중소기업 사회보험료 세액공제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다만 최근 전 산업군에서 해당 법령이 2015년 시행령 개정 이후 변동이 없어 현재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이에 조 이사장은 "중소제약사의 성장과 보호를 위해 중소기업 기준 확대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현재 3개년 평균 매출 800억원으로 설정된 중소기업 기준이 현 실정과 맞지 않음을 지적했다. 이어 "지난 10년간 감염병 대유행과 인구 고령화로 제약산업이 크게 성장했지만 기존 기준이 유지되면서 많은 조합사가 중소기업 혜택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제약산업의 규제 개선에도 집중할 방침이다. 조합은 지난해 국회·식품의약품안전처와 함께 GMP 적합판정 취소제 개선 방안을 논의하는 간담회를 연 바 있다.조 이사장은 "조합사들의 경영환경을 고려한 정책 개선과 현실적인 대안 마련에 주력하겠다"며 "국회 및 정부와의 지속적인 논의를 통해 조합사들의 애로사항을 해결하겠다"고 전했다.조 이사장은 화성시 향남제약공단의 환경 개선 계획도 발표했다. 조합은 공단 내 교통과 편의 시설 개선을 위해 지난해 4개 노선의 통근버스를 유치한 바 있다. 올해 중순 복합문화센터 착공을 시작으로 내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또 주차장 확대 등의 조치도 단계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 축사(대독)를 통해 "중소기업들은 고금리와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속에서도 수출 확대와 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 "특히 중소제약사들이 국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은 "업계가 R&D 혁신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집중해야 한다"며 "앞으로도 협회와 조합이 원활한 소통과 협력을 통해 글로벌 제약바이오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고 당부했다.총회에서는 2024년 사업 수익 67억원 등의 손익계산서와 정관 내 집단 사업 관련 조항 등을 원안대로 의결했다. 여기에 조용준 현 이사장의 3연임을 통과시켰다. 조 이사장은 "저에게 이사장직을 맡겨주신 데 감사를 전한다. 이사장직을 수행하면서 어려움도 있었지만 조합 회원의 노력으로 지금까지 이사장직을 수행해왔다"며 "규제 및 정책 건의 사항에서 산적한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지금 조합의 과제를 해결하는 데 주목하겠다. 차기에는 더욱 능력있는 이사장을 모실 수 있도록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이어진 표창에선 ▲강신일 영일제약 이사 ▲최준호 이니스트에스티 본부장이 중소벤처기업부장관 표창을, ▲김필설 동구바이오제약 부장 ▲유한철 한림제약 팀장 ▲김영만 한국프라임제약 부장 ▲황현정 맥널티제약 부장이 중소기업중앙회장 표창을, ▲장호일 화일약품 과장 ▲이종현 대웅제약 팀원이 한국제약협동조합이사장 표창을 각각 수상했다.2025-02-27 17:53:25김진구 -
"남일 같지 않네"...미국 바이오기업 폐업·헐값 매각 속출[데일리팜=차지현 기자] 최근 문을 닫거나 헐값에 매각되는 미국 바이오텍이 증가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투자 심리가 위축된 상황 속 연구개발(R&D) 비용과 운영비 부담을 견디지 못한 기업의 시장 퇴출이 이어지는 분위기다.27일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크리스퍼(CRISPR) 유전자 편집 기술 전문 업체 스포트라이트테라퓨틱스가 최근 문을 닫았다. 2018년 설립된 스포트라이트테라퓨틱스는 특정 세포만 선택적으로 유전자 편집을 해 치료 정확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면역항암제, 안과 질환 등 다양한 치료 분야 파이프라인을 개발해 왔다.그러나 전임상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를 얻으면서 추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전임상 마우스 실험 모델에서 망막 세포의 유전자 편집 성공률이 7%에 불과했고 미니피그 대상 모델에서는 1% 미만으로 나타났다. 스포트라이트테라퓨틱스는 작년 여름부터 직원을 해고하는 등 긴축 경영에 돌입했다.코진 테라퓨틱스 구조조정 관련 공지(자료: 코진 테라퓨틱스 공식 SNS) 미국 보스턴 소재 코진 테라퓨틱스도 폐쇄를 결정했다. 코진 테라퓨틱스는 지난 13일 자사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작년 새로운 리더십 팀 구성 이후 암과 자가면역 질환을 대상으로 한 최초의 소분자 페로프토시스 치료제 개발에 있어 놀라운 진전을 이뤘다"면서도 "이 프로그램의 임상을 진행하기 위한 충분한 자금을 확보하지 못해 향후 구조조정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했다.코진 테라퓨틱스는 세포 대사 상태와 약물 반응성 간 상관관계를 연구해 새 치료법을 개발하는 바이오텍이다. 2019년에 설립한 뒤 2021년 시리즈 A 라운드를 통해 6000만 달러를 모집했다. 하지만 이후 후속 투자 유치에 실패하면서 재정난이 심화했다.암 생명공학 업체 비락타 테라퓨틱스도 모든 직원을 해고하면서 영업을 종료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 3일 이사회를 열고 회사 운영을 중단하기로 의결했다. 비락타 테라퓨틱스는 직원 전체를 해고하는 등 청산 작업에 10만 달러의 일회성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비락타 테라퓨틱스는 1998년 설립됐다. 작년 파이프라인 우선순위를 재조정하는 과정에서 인력의 23%를 감축했다. 비락타 테라퓨틱스는 당시 고형 종양 프로그램을 일시 중단하고 말초 T세포 림프종(PTCL) 치료제 개발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작년 하반기 추가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인력의 42%를 해고했다. 이후 자금조달에 난항을 겪으면서 림프종 파이프라인 임상 중단을 선언했다. 이달 초 최고경영자(CEO) 마크 로테라가 사임한 데 이어 최고재무책임자(CFO), 최고의료책임자(CMO) 등 고위급 임원이 줄줄이 퇴임하면서 폐업을 공식화했다. 지난 4일 나스닥에서 상장 폐지됐다.미국 샌디에이고에 위치한 벨리아 테라퓨틱스도 지난달 운영 중단을 발표했다. 2021년 설립 이후 4년 만에 문을 닫기로 결정했다. 만족스럽지 않은 임상 결과, 투자 유치 실패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로써 올해 들어서만 미국 바이오텍 3곳이 영업을 중단했다.재정난으로 인해 헐값에 회사를 매각하는 사례도 속속 나오고 있다. 미국 블루버드바이오는 최근 글로벌 투자 업체 칼라일과 미국 사모펀드 SK캐피탈에 인수되는 내용의 최종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에 따라 블루버드바이오 주주는 1주당 3달러를 현금으로 받는다. 제품 포트폴리오의 실적 달성에 따른 조건부 가치권(CVR)을 추가로 받는 조건도 달렸다. CVR을 포함한 총 거래 규모는 최대 1400억원 수준이다. 거래 완료 이후 블루버드바이오는 비상장기업으로 전환된다.블루버드바이오는 유전자 치료제 개발 전문 업체다. 1992년 설립한 제네틱스파마슈티컬즈가 전신으로 2010년 사명을 바꾼 뒤 2013년 나스닥에 상장했다. 베타 지중해 빈혈(TDT)과 겸상적혈구병(SCD) 등 혁신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하며 시장의 크게 받았다. 유전자 치료제 분야 선두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면서 2018년 시가총액이 120억 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상업성 실패 등으로 기업가치가 지속 떨어졌다. 현지시각 24일 종가 기준 블루버드바이오 주가는 4.05 달러, 시가총액은 3938만 달러다. 미국 23앤드미(23andMe)도 현지 시각 21일 SEC 공시를 통해 창업자 앤 보이치키 CEO가 상장폐지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보이치키 CEO와 미국 투자 업체 뉴마운틴캐피탈은 1주당 2.53달러, 총 7470만 달러에 보이치키 CEO가 보유하고 있지 않은 나머지 23앤드미 주식 전량을 매입할 계획이다. 다만 이는 이사회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2006년 설립된 23앤드미는 유전자 검사와 연구를 전문으로 하는 미국 바이오텍이다. 소비자가 직접 유전자 검사를 받을 수 있는 DTC(Direct-to-Consumer) 유전자 검사 서비스를 제공한다. 2021년 특수목적 인수기업(SPAC) 방식으로 나스닥에 상장했으나 최근 경영난과 주가 하락으로 생존 위기에 직면했다. 2023년 직원 25%를 감축하면서 구조조정에 돌입한 데 이어 작년 말 신약개발 사업부를 완전히 접었다.코로나19 팬데믹 시기 급성장했던 바이오텍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회사를 청산하는 기업이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회계법인 언스트앤영(EY) 조사 결과 2023년 미국과 유럽의 바이오벤처 자금 조달액은 184억 달러로, 팬데믹 이전 5년 평균인 475억 달러 대비 60% 이상 감소했다.EY가 분석한 바이오텍 생존 지수를 보면, 2023년 약 31%의 기업이 향후 1년 이상 운영 유지를 위한 현금이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과 유럽의 상장 바이오 업체의 2023년 매출은 1919억 달러로 전년보다10.7% 감소했다. 상장을 추진하는 바이오텍도 같은 기간 5% 감소했고 고용은 1.5% 줄어들었다.2025-02-27 12:04:24차지현 -
오스코텍, 매출 50억→340억...쏠쏠한 신약 기술료 효과[데일리팜=차지현 기자] 신약개발 바이오텍 오스코텍의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약 7배 증가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항암신약 '렉라자' 마일스톤과 로열티가 유입된 덕분이다. 현재까지 오스코텍이 렉라자 기술수출 계약으로 벌어들인 기술료는 950억원에 육박한다.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오스코텍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34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50억원 대비 587% 증가한 수치다. 2021년부터 3년 간 총 매출 139억원의 두 배 이상을 작년 한 해 동안 벌어들였다.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27억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 폭이 300억원 축소됐다. 오스코텍은 2023년 영업손실 327억원을 기록했다.오스코텍 실적 현황(자료: 금융감독원) 오스코텍은 1998년 치과의사 출신 김정근 대표가 설립한 1세대 바이오 기업이다. 국산 31호 신약이자 국내 첫 FDA 허가 항암신약인 렉라자 물질을 만든 원개발사로 유명하다. 2010년대 초 후보물질을 오스코텍이 개발했고 2016년 전임상 직전 단계에서 유한양행이 도입해 초기 임상을 진행했다.유한양행이 2018년 11월 존슨앤드존슨 자회사 얀센바이오테크에 렉라자를 다시 기술수출하면서 오스코텍도 수익을 분배받게 됐다. 유한양행이 얀센으로부터 수령한 기술료 수익 중 40%를 오스코텍에게 지급하는 구조다. 오스코텍은 이를 다시 제노스코와 절반씩 나눈다.지난해 FDA 허가로 렉라자의 기술료 수익이 유입되면서 실적이 호전됐다. 앞서 렉라자는 지난해 8월 FDA로부터 존슨앤드존슨 '리브리반트' 병용요법으로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엑손 19 결실 또는 엑손 21 L858R 치환 변이가 확인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NSCLC) 성인 환자의 1차 치료제로 승인받았다. 당시 오스코텍은 유한양행이 렉라자 FDA 허가로 수령한 마일스톤 800억 중 321억원을 받았다.이로써 오스코텍이 현재까지 렉라자로 벌어들인 기술료 수익은 총 948억3900만원으로 확대됐다.오스코텍은 2015년 7월 유한양행과 기술수출 계약금으로 15억원을 수령했다. 이어 2018년 유한양행이 얀센과 계약을 맺으면서 유한양행으로부터 계약금 분배금 191억원이 유입됐다.오스코텍은 2020년 5월 유한양행으로부터 마일스톤 144억원을 분배받았다. 당시 존슨앤드존슨은 리브리반트와 렉라자 병용요법 임상시험을 시작하면서 유한양행에 추가 마일스톤을 지급했다. 유한양행은 2020년 4월 얀센으로부터 마일스톤 3500만달러를 수령했다.이어 6개월 뒤인 같은 해 11월 오스코텍은 유한양행으로부터 253억원의 마일스톤을 추가로 나눠 받았다. 존슨앤드존슨은 당시 임상시험 피험자 모집을 시작하면서 추가 마일스톤 6500만달러를 유한양행에 지급했다.오스코텍은 유한양행으로부터 렉라자 판매에 따른 로열티도 분배받는다. 2022년 11억원, 2023년 13억원을 수령했다. 국내 상용화가 완료된 데 따라 꾸준히 로열티가 유입되고 있다. 의약품 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렉라자의 2023년 매출은 226억원으로 전년 대비 40.3% 증가했다.오스코텍 렉라자 기술료 수익 현황(자료: 금융감독원) 올 상반기 중 추가 마일스톤 유입도 예상된다. 작년 말 렉라자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 승인을 받으면서다. 이에 따라 유한양행은 3000만달러의 유럽 출시 마일스톤을 수령할 전망이다. 오스코텍이 분배받는 금액은 약 177억원으로 예상된다.이외 매출 성장 가능성도 열려 있다. 미국과 유럽 매출이 본격화하면 로열티 규모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점쳐진다. 유한양행이 받는 렉라자 미국과 유럽 매출 로열티 비율은 10~12%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이외 유럽, 중국, 일본 등 타 국가 승인을 받을 시 추가로 마일스톤을 받을 수 있다.오스코텍은 렉라자로 창출한 수익을 다시 연구개발(R&D)에 투자, 지속해서 R&D 성과를 내는 바이오텍으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다. 렉라자를 이을 후속 파이프라인으로 면역혈소판감소증(ITP) 치료제 '세비도플레닙'과 퇴행성뇌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ADEL-Y01'을 보유했다. 세비도플레닙은 임상 2상을 마쳤고 ADEL-Y01은 작년 2월 임상 1a상 투약을 개시했다.오스코텍 파이프라인(자료: 오스코텍) 다만 자회사 코스닥 상장을 둘러싼 주주와 갈등은 고민거리다. 오스코텍은 제노스코의 상장을 추진 중이다. 제노스코는 지난해 10월 한국거래소에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했다. 이에 앞서 작년 4월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기술성평가에서 AA·AA 등급을 받았다.오스코텍은 제노스코의 상장으로 R&D를 강화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오스코텍 주주는 반발하고 있다. 제노스코가 오스코텍과 렉라자 판매 로열티를 절반씩 분배받는 만큼 제노스코가 상장하면 지분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오스코텍은 지난 26일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작년 4월 제노스코 상장 관련 언론보도 이후 오스코텍 주가는 같은 해 8월 렉라자 승인까지 상승하는 흐름을 보였다"면서 "이는 제노스코 상장이 오스코텍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이거나 단순히 부정적으로 해석할 수 없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했다.이어 회사는 "제노스코가 상장을 통해 시장에서 기업가치를 재평가받으면 오스코텍의 장기적인 기업가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앞으로도 경쟁력 있는 신약 후보물질 발굴, 임상 개발, 사업 개발 등에 최선을 다해 주주 가치를 극대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2025-02-27 12:00:20차지현 -
HK이노엔, 비원츠 아이세럼스틱 신제품 출시HK이노엔 스킨케어 브랜드 비원츠 아이세럼스틱 제품 사진 [데일리팜=차지현 기자] HK이노엔의 슬로에이징 스킨케어 브랜드 비원츠가 신제품 아이세럼스틱을 출시했다고 27일 밝혔다.비원츠 '펩타이드-X 퍼밍 아이세럼스틱'은 예민한 눈 주위 피부의 탄력을 높이고, 수분 충전과 주름 개선 등에 도움을 주는 아이케어 제품이다. 스틱에 스틸볼(마사지볼)을 장착해 손을 대지 않고도 부드럽고 시원하게 마사지를 하면서 눈가 케어를 할 수 있다.기존 제품인 '피토콜라겐 아이세럼스틱' 대비 스틸볼 크기를 약 36% 키워 쿨링 마사지 효과를 높였고 리필 용기를 도입한 게 특징이다.또 10종 펩타이드와 돌콩단백질을 함유해 눈가 탄력 향상에 도움을 주고, 바쿠치올·쌀 유래 폴리데옥시리보뉴클레오타이드(PDRN)의 강력한 시너지로 탄력과 수분을 강화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펩타이드-X 퍼밍 아이세럼스틱은 오는 28일에 올리브영 현대시티아울렛 동대문점에서 선오픈한다. HK이노엔은 신제품 출시를 기념해 내달 1일부터 31일까지 전국 16개 올리브영 매장에서 팝업 행사를 진행한다. 행사 이후에도 올리브영 온·오프라인몰에서 펩타이드-X 퍼밍 아이세럼스틱 본품과 리필로 구성된 기획세트를 구매할 수 있다.HK이노엔 뷰티BM팀 담당자는 "인기 제품인 아이세럼스틱을 소비자 반응과 시장 트렌드 등을 반영해 새롭게 리뉴얼했다"며 "수분, 탄력, 주름 개선은 물론 다크서클, 붓기, 쿨링까지 도움을 주는 올인원 제품"이라고 했다.비원츠는 HK이노엔이 론칭한 2030세대 슬로에이징 스킨케어 브랜드다. 셀프 케어에 최적화된 다양한 제품을 선보인다. 고객 니즈와 트렌드를 반영한 신제품을 지속 개발 중이며 국내 시장을 넘어 미국, 일본 등 글로벌 시장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2025-02-27 10:51:00차지현 -
루닛, 유럽영상의학회서 유방암 AI진단 연구성과 발표[데일리팜=황병우 기자]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은 다음달 2일까지 오스트리아 빈에서 진행되는 '2025 유럽영상의학회(European Congress of Radiology 2025, 이하 ECR 2025)'에서 유방암 진단 분야의 최신 연구 성과 15편을 발표했다고 27일 밝혔다.루닛은 이번 학회에서 유방촬영술 AI 영상분석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MMG’를 활용해 학회 주요 성과로 꼽히는 구연 발표(Oral Presentation) 13편과 포스터 발표 2편을 선보였다.특히 권위있는 유럽 의료기관들과의 협력 연구들을 통해 AI 기반 유방암 진단의 임상적 가치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이번 ECR 2025에서 루닛의 발표 중 가장 주요 연구는 노르웨이 암 레지스트리(Cancer Registry of Norway) 연구팀과 공동으로 수행한 대규모 연구다.연구진은 노르웨이 국가 유방암 검진 프로그램(BreastScreen Norway)의 100만 건 이상 유방촬영술 데이터를 분석, 현행 이중판독(Double Reading) 시스템에서 ‘루닛 인사이트 MMG’가 영상의학 전문의 두 명 중, 한 명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지를 탐색했다.연구 결과 AI가 유방암 양성 가능성이 10% 이상이라고 판단한 경우, 실제 검진 시 발견된 유방암의 79.9%를 찾아냈고, 양성 가능성 5% 이상의 경우에는 실제 발견 유방암의 75.5%를 감지했다.특히 기존 검진이 놓친 간격암(Interval Cancer )의 5.7%를 추가로 찾아내며 조기 탐지 효과를 입증했다. 이는 AI 도입으로 전문의의 판독 업무량을 크게 줄이면서도 암 발견율을 유지할 수 있음을 실증적으로 입증했다.이와 함께 루닛은 노르웨이 공중보건 연구소(Norwegian Institute of Public Health) 연구진과 협력해 지난 2004년부터 2018년까지 노르웨이 국가 유방암 검진 프로그램에 참여한 11만 6천 명 이상 여성의 유방촬영술 데이터에 ‘루닛 인사이트 MMG’를 적용, AI의 암 조기 탐지 능력을 평가했다.그 결과, AI는 암 최종 진단을 받기 6년 전부터 향후 암이 발생할 위험을 감지했다. 또한 검진 과정에서 유방암이 발견된 사례들을 AI로 분석한 결과, 암 발생 위험도 점수가 19.2에서 82.7로 크게 상승하며 유방암 의심 병변을 높은 정확도로 식별했다.반면 암에 걸리지 않은 여성들은 지속적으로 낮은 AI 위험도 점수를 유지했고, 간격암에서도 AI가 조기에 위험도 상승을 원활히 감지해냈다.서범석 루닛 대표는 "이번 ECR 2025에서 공개되는 연구들을 통해 다시 한번 루닛 AI 솔루션에 대한 높은 신뢰성과 안정성을 입증했다"며 "특히 전문의 부족 문제 해결과 조기 진단이라는 두 가지 핵심 과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2025-02-27 09:25:26황병우 -
광동제약, 공정거래 준수 캠페인 통해 윤리경영 강화[데일리팜=노병철 기자] 광동제약(대표이사 회장 최성원)이 공정하고 투명한 기업문화 정착을 위해 ‘공정거래준수 캠페인’을 진행했다고 27일 밝혔다.이번 캠페인은 임직원의 공정거래 원칙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준법경영 문화를 조직 전반에 내재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현하는 동시에 법규 준수 의식을 강화해 공정한 시장 환경 조성에 기여하겠다는 취지다.캠페인에 참여한 임직원들은 본사 출입구에서 ‘함께하는 공정거래 문화’, ‘신뢰를 만드는 공정거래’ 등의 메시지가 담긴 어깨띠를 두른 채 플래카드와 피켓을 들고 공정거래 준수의 중요성을 알리며 실천 의지를 다졌다.광동제약은 지난 1월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CP, Compliance Program)’을 공식 도입하며 윤리경영을 한층 강화했다. 이를 통해 ▲사업계획 반영과 실천 ▲자율준수 관리자 선정 및 별도 담당 조직 구성 ▲내부 관리 위원회 운영을 통한 사전 감시체계 작동 등을 체계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또한, 부패방지경영시스템(ISO 37001)과 준법경영시스템(ISO 37301) 인증을 유지하며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윤리경영을 실천해 왔다.광동제약 관계자는 “임직원들의 공정거래 준수 의식이 더욱 높아지며 회사의 윤리경영이 강화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이를 더욱 확대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교육과 프로그램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한편, 광동제약은 지난 2019년 윤리경영위원회를 신설하고 임직원 대상 윤리경영 전용 홈페이지를 구축했으며, 2018년부터 익명제보 시스템을 도입해 운영 중이다. 또한, 매일 윤리경영 뉴스레터를 배포해 ‘선물/금전 수수 금지’, ‘공정한 거래 절차 및 경쟁 원칙’ 등의 내용을 전파하며 준법 의식을 높이고 있다.2025-02-27 09:21:17노병철
오늘의 TOP 10
- 1'또 창고형' 광주 2곳 개설 움직임…대형마트에도 입점
- 2환자 6% 줄었는데 진료건수 60% 증가...소청과의 역설
- 3보령, 6개월새 5배 뛴 바이젠셀 지분 절반 매각
- 4연말 절세 전략만으론 부족…약국 세무조사 리스크 커진다
- 5충북 국립소방병원 진료 시작...약국은 2곳 개업
- 6위탁 제네릭 5년새 94%↓...규제 강화에 진입 억제
- 7에임드, 상장 3주 만에 몸값 6배↑…유한 평가액 1천억 돌파
- 8동아ST, 로봇수술 '베르시우스' 허가 신청…중소병원 공략 시동
- 9또 터진 의료인 흉기 협박 범죄...의협 "강력한 처벌해야"
- 10PNH 신약 속속 추가…기전·투여 편의성 경쟁구도 확대
